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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10/31
    경성트로이카 - 안재성著(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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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4/10/30
    21그램(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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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4/10/30
    스머프님의 10월오프모임 후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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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10/27
    난 운동권은 아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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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4/10/26
    아... 이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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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4/10/22
    시월이 가긴 간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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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4/10/19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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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4/10/17
    10월은 어째 더디게만 가는 것인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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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4/10/16
    나쁜 교육 - 페드로 알모도바르(2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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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4/10/16
    남성들의 소통문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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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트로이카 - 안재성著

 

이 책은 '파업'의 작가 안재성씨가 1930년대 조선내 사회주의자들의 자취를 뒤쫓아가며 쓴 소설이다. 주인공은 조선내 자생적 사회주의 그룹이었던 "경성트로이카"를 이끌던 이재유, 김삼룡, 이현상 그리고 그들의 수많은 동지들이다.

 

저자는 책의 첫부분 "사라진 시간을 찾아서"라는 章에서 자신이 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략히 적고 있다. 1990년대초 소장파 사학자 김경일 교수에 의해 발굴되어 비로소 활자로 기술된 "이재유 연구"와 이효정 할머니(경성트로이카조직의 유일한 남한내 생존자)의 아들 박진환씨와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작가인 안재성씨는 이 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도중 주인공들의 모습이 대단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들의 비극적 죽음을 보고 허탈하기도 했다. 죽음을 각오하고서 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들이었지만, 이재유는 해방을 1년 앞둔 채 감옥에서 죽음을 당했고, 해방정국과 6.25를 거치며 남로당 총책이었던 김삼룡과 빨치산 총대장으로 활동했던 이현상도 남한정부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 또한 항상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던 순박한 이상주의자 이관술의 죽음은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일제의 모진 핍박을 받으면서도 그 고통을 온몸으로 이겨냈던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버림받고서 설자리를 잃고 죽어갔다. 박헌영 또한 미제의 간첩이라는 죄명으로 북한에서 총살당했으니 말해 무엇하랴. 이 대목을 읽으면서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던 수많은 혁명적 좌익세력이 생각났다. 인류의 이상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 스페인의 혁명적 좌익을 탄압하고 심지어 사살했던 스페인의 스탈린주의자들과, 자생적이고 현장중심적인 사회주의자들인 경성트로이카를 견제했던 국제파의 모습이 과히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그들의 삶의 숭고한 의미를 더욱 기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따라서 이후에도 일제하 자생적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역사학계의 연구와 그들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이러한 책들이 더욱 많이 나와야 한다.

 

2004년 6월의 어느 초여름밤 경성트로이카 조직의 일원이었던 남한내 유일한 생존자 이효정 할머니가 숨을 거뒀다. 그의 삶은 빨갱이라는 낙인 때문에 모진 핍박만 받았던 한많은 생이었다. 할머니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며 이 세상을 등진 것일까? 세월이 모든 것을 용서해 줄 수 있을까? 그건 결단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딱딱한 역사서같은 구성을 피해 소설적 장치를 차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씌여졌으며, 인물을 중심으로 당시의 사회주의 운동의 전개과정을 시대순서에 따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읽고 싶으신 분은 덧글로 남겨주시라. 널리 읽힐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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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그램

* 이 글은 sopoi님의 [21 grams 감상]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금요일 <21그램>을 봤다. 사무실에서의 일상에서 벗어나 수요일부터 안국동에서 3일간 연수를 받았는데 그 마지막날 수업이 오후 3시에 끝났기 때문에 뭘 할까 하다가 영화를 보러갔다. 저녁에는 스머프님의 오프모임이 안국동에서 있었기 때문에 지척에 있는 허리우드 극장으로 갔다. 

 

상영중인 영화중에 <21그램>이 눈에 띄었다. 감독이 알레한드로 곤쌀레스 이냐리투였기 때문이다. 그의 전작 <아모레스 페로스>를 너무나 재미있게 본 적이 있었던 나는 그냥 <21그램>을 끊고 들어갔다.

 

'삶'과 '사랑에의 집착'이라는 의미에서 <21그램>은 <아모레스 페로스>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럼에도 나는 <21그램>에서 <아모레스 페로스>에서 느꼈던 신선함과 강렬한 영상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영화를 보는 도중 조금 지루하기도 했고 뭐랄까 왠지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지워지지가 않았다.(아직도 그 이유는 모르겠다. 생각을 정리해서 나중에 더 쓰도록 하겠다.) 더군다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장면을 혼합하여 편집한 것도 왠지 나는 거북하기만 했다.

 

더군다나 이 영화 속에서 어느 누구도 죄인은 아니다. 그저 우발적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뿐이다. 감독은 무조건적인 사랑과 용서 그리고 삶의 가벼움을 설파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게 있어 이건 거의 성인의 수준이 아닐까 싶다. 신이 할 수 있는 용서를 인간세계에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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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님의 10월오프모임 후기

이글은
스머프님['시월 벙개 장소 '공지'..']
이러나님의 [우리들의 시월?] [그들의 면면] [브라더스[연작]]과 연결된 글입니다

현근님[10월오프모임후기]

 

10월 오프모임에서 두 분의 new face를 뵙게 되었네요.

스머프님, 현근님, 이러나님 모두 반가웠습니다. 이러나 님이 추천하신 "사막"도 차~암 좋더군요. 한바탕 일이 벌어진 후의 동아리방같은 황량함이란... 왜 간판이 사막인 줄 알겠더군요. 달착지근한 취생몽사의 맛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수인 쿨피스의 맛에 버금갔으며, 메인 안주였던 "얼큰해물너구리"도 역시 대단했습니다. 그것은 진정 너구리 라면맛이었거든요~~ └(-_-;)┐ ㅋㅋㅋ

 

농담이구요. 이러나님. 어제 제 멘트로 기분이 상하셨다면 사과드리옵니다. 그리고 전 정말 그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다음에 친한 친구들도 데려갈 거에요~~^^

 

그리고 후기를 보면 참석자분들 중 어제 오프모임이 1차로 끝난 것에 대해 아쉬워 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어제 제 체력이 뒷받쳐 주지 못해 파장 분위기로 몬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합니다. 제가 토요일에 일정이 있어서 일찍 들어와서 좀 쉬어야 했거든요.

 

암튼 어제 참석자분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구요. 현근님은 시험도 잘 치시고 부디 잃어버린 지갑을 하루속히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가지 활동하시느라 많이 힘드실테지만, 다음번에도 꼭 뵈었으면 해요.

 

그리고 이러나 님도 원하시는 바대로 공부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후라이팬 얘기는 생각하면 할수록 어색해요. 으흑....-_-;;; 제가 생태적으로 살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이런 오프모임 추진하려면 항상 누군가 한 사람이 나서야 하는 것 같아요. 그걸 먼저 해주신 스머프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오프계획 있으시면 저한테도 꼭 알려주세요. 전 어제 너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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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운동권은 아니다.

* 이 글은 달군님의 [난 왜 운동권학생이 되었나]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어.. 빨리 자야 하는데, 오늘도 이 XX을 하고 있군.=.=;; 역시 네트는 광대햐~~

 

근 20년을 경상도 땅끝마을(?)에서 보낸 나는 대학교에 들어갈 때 모든 일가친척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데모만 하지말어라"

그 말을 들은 나는 그런 걱정을 하덜덜덜 말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중파 9시뉴스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철썩같이 진실이려니 믿고 있었던 나에게 "데모하는 놈=빨갱이"라는 등식이 있었다. 초등학교 다니던 87년에는 전두환이 노태우에게 대통령 물려준다는 뉴스 듣고 "음.. 당연히 그래야지"라고 생각까지 했던 나니께...

 

그러던 내가 촌에서 상경해서 서울로 대학을 왔다. 기숙사에서 1학년을 다녔는데, 하루는 고등학교 선배가 점심 사주면서 어딜 좀 같이 가자고 했다.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별 생각없이 따라갔는데, 대학교 입학식 몇일전이었던 그날 김영삼 화형식을 하더라. 투쟁가 부르고 영새미 인형은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면서 불에타고 어...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더만. 그날 보았던 장면은 내게 참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이거 데모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입학식도 마치기 전에 어기다니.

 

그러던 차에 뭔 동아리에 가입을 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나도 대학생활에서 동아리를 연상했던 걸 보면 어릴 적 월요일저녁마다 보았던 "우리들의 천국"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듯 싶다.(어릴 적 보았던 홍학표는 참 멋있었지) 솔직히 그냥 어울려 놀기만 할 뿐 별다르게 하는 것도 없는 동아리이긴 했지만(내가 뭐 시키면 맨날 피해다녔거든) 그냥 거기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환경에서 적응을 해서 살았고,그렇게 동아리 사람들하고 어울려 놀다보니 데모하는 거나 집회가는 거나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시간과 환경이라는 놈은 그래서 무서운 건가보다.

 

그런데 웃긴 건 그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동기나 선배가 집회 나가자 그러면 맨날 도망다니고, 변명 늘어놓고, 암튼 지금 아무리 돌이켜봐도 내 기억에 집회에 나갔던 적은 드물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난 운동권은 아니다"

나같은 사람이 운동권이라면 운동권 욕 맥이는 말같고, 난 그저 운동권 주위를 맴도는 주변인일 뿐이다. 관념적인 주변인 정도로 해두자. 아무래도 내 거대한 몸통에서 달팽이눈처럼 돋아나 있는 팔과 다리가 조금씩 강인해졌을 때라야 "나 운동권 맞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러면 그때까지 뭐라도 조금씩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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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오늘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아 일어날 때 "오늘은 일찍 들어와서 정말 일찍 자야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일찍 들어오지도 일찍 자지도 못했다.

머, 밀린 일 때문에 늦게서야 퇴근했는데, 집에 와서는 잠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진보불로그에 덧글질 하다가 시계를 보니 벌써 한시다. 젠장할.

한주의 시작을 자~알도 끊었다. 내일 아침에도 일어날 때 "오늘은 일찍 들어와서 정말 일찍 자야지"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내 조둥이가 눈에 선하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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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가긴 간다

* 이 글은 한심한 스머프...님의 ['시월'이 간다..]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나라는 인간은 역시 프로젝트 체질은 아닌 것 같다. 스머프님은 행사에 행사의 연속이라고 말씀하시는데, 만약 나였으면 거의 미쳐버리지 않았을까? ^^

 

성격탓인지는 몰라도 난 별다른 일이 없는 평온한 일상이 좋다. 하던 일(?)이나 계속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은 거다. 난 일요일에는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는다. 놀려면 금욜밤이나 토욜밤에 놀지, 일요일에는 밀린 빨래하고 방청소를 한 다음에 낮잠을 자던지, 인터넷하면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요즘들어 늘 하던(?) 일 때문에 사무실에서 조금 바빴다. 매일 야근에다, 결재에다... 뭘 하는 것 같기는 한데, 내가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현재 내가 하는 일로 내 한 몸은 너끈히 추스릴 수는 있지만 뭔가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간간이 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쳇바퀴에서 나와 조금은 딴짓을 해봐야겠다. 시월이라 서늘한 것이 날씨도 좋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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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지난주 지방으로 출장갈 때 차안에서 읽으려고 한겨레21을 샀다. 그 한켠에 이 책에 대한 한쪽짜리 서평이 있었다. 출장에서 돌아와 영풍문고에 서서 읽어봤다. 한번 책장을 넘기니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십수년간 전선을 취재한 기자가 자신의 기자觀과 그동안의 취재기록을 엮어 펴낸 책이다. 저자는 자신을 종군기자라 칭하지 않고 전선기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종군기자란 일제가 만들어낸 軍言일체의 치욕적인 단어이기 때문이다. 군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국군의 일방적인 전과를 '실황중계'하는 것은 기자의 역할이 아니다. 진정한 전선기자의 역할은 전세계 민중을 대리하여 정치의 연장으로서 전쟁을 취재하며 그 진실을 파헤치고 감시하는 것이다. 그는 "전시언론통제는 전선기자들을 전선에 오르도록 만드는 에너지다. 그곳에 전시언론통제가 있었기 때문에 전선기자들은 사력을 다해 전선에 올랐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베트남전쟁을 전선기자의 황금기라고 말한다. 전선의 참혹함과 전쟁 뒤에 가려진 권력의 추악함을 파헤쳐 냄으로써 전쟁의 종식을 앞당기는 등 인류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권언유착은 심각해지고, 우리는 지구의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전쟁을 "종군기자"들을 통해 마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보듯 즐기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저자는 참 많은 곳을 다녔다. 16년간 그는 버마 소수민족과 학생반군들의 투쟁, 베트남전 당시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벌어진 미국의 더러운 전쟁, 파키스탄과 인도사이의 카슈미르분쟁,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아체와 동티모르의 독립투쟁, 예멘 내전, 아프가니스탄 내전, 팔레스타인에서의 이스라엘군의 학살, 미국과 나토에 의해 날조된 코소보내전을 취재했다. 그가 전하는 전쟁의 모습은 참혹하며 전선에 들어선 인간이 느끼는 공포감까지도 잘 묘사했다. 그리고 "정치가 없는 전쟁기사는 자위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그인만큼 전쟁의 참상뿐만 아니라 배후에 도사린 정치지형을 해박하게 정리한 것도 훌륭하다.

 

책의 내용중에 이스라엘군의 조준사격에 팔레스타인 어린아이들과 기자들이 차례로 고꾸라지는 상황에서 학살의 현장을 눈으로라도 보아 기억하기 위해 꿋꿋이 전선을 지켰던 기자들의 모습과, 동티모르의 위급한 상황에서 전선을 떠났다는 자책감으로 저자가 딜리의 바닷가에서 혼자 쪼그려앉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나도 괜히 콧물을 훌쩍였다. 진정 양심적인 저널리스트의 모습이란 이런 것일까?

 

*관련글 : http://armarius.net/ex_libris/archives/000220.html (강유원님의 블로그)

             http://blog.jinbo.net/docu/?pid=42 (슈아님의 블로그)

             http://blog.jinbo.net/kuffs/?pid=124 (뻐꾸기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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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어째 더디게만 가는 것인가

오랜 출장(?)에서 돌아와 출근을 했다. 내일 결재가 날 게 있어서 일욜에 나오기는 했다만, 일은 손에 안 잡히고 진보네에 들어와서 이짓하고 앉아 있다. 에혀... 빨리 이거 정리해야 하는데...-_-;

 

밖은 겨울과 가을날씨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연말에는 원래 일이 좀 몰린다. 젠장 이노무 군대식 밀어내기는 언제까지 이럴 건가 싶다. 내년 1월에 잡힐 실적을 금년 12월에 잡고.. 이거 완전히 눈가리고 아웅이지.

 

앞으로 남은 회사의 일정표를 바라보면 왠 계획이 이렇게 많은지. 이 계획표 짠 놈 열라 패주고 싶다. 이거 언제 다 끝내나하면서 걱정하면 걱정할수록 시간은 정말 안간다. 밖의 날씨는 정말 좋고 가보고 싶은 곳은 없어도(내가 어디 가는 거 싫어하걸랑) 만나고 싶은 사람, 보고 싶은 영화도, 보고 싶은 책들도 많다... 왠 배부른 고민?

 

어젯밤에는 새벽3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는데 아침 7시에 후딱 일어났다. 악몽에 시달렸던게다. 땀에 흠뻑 젖어서 놀라서 일어났는데...꿈내용은 황당하다. 회사가 이전했다는 전화를 받고 출근길에 그 건물을 잘 찾아가기는 했는데 바뀐 건물은 겉에서 보기에도 완전 교도소같았다. 복도로 들어가서 지하실로 내려가니 왠 괴물아저씨(?)가 날 덮치는데 놀라 도망가다가 잠에서 깼다. 전기톱 든 폼이 텍사스전기톱 살인마가 생각나기도 하구... 젠장.. 일요일인데 잠이라도 더 자고 나올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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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교육 - 페드로 알모도바르(2004)

 

금요일에 공짜휴가 하루를 받았다. 예정된 출장기간 하루전에 일이 다 끝났는데 팀장은 그냥 하루 쉬란다. 남들 다 일하는데 하루 쉬는 건 정말 좋더라. 평일임에도 늦잠도 자보고 점심은 서대문근처에서 일하는 친구를 불러내서 먹고 혼자 영화한편 보러갔다. 코아아트홀에서 "나쁜교육"을 아직 하고 있어서 표 끊어서 들어갔는데, 객석에 앉은 사람들이 거의 혼자서 띄엄띄엄 앉아 있어서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알모도바르 영화는 몇개 본게 없지만(키카, 그녀에게 2편?) 본 후에 후회한 적은 없었는데 이 영화도 역시나 그렇더라.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넘들이다. 앙헬은 "아모레스 페로스"에서 형수와 바람난 옥따비오역으로 나왔던 배우고, "그녀에게"에서 봤던 등장인물들이 여럿 보인다. 신기하고도 반갑다. 특히, "그녀에게"에서 베니그노역을 맡았던 하비에르 까마라는 이 영화에서 많이도 망가지더라.

 

영화에는 남성들만 나와서 저마다의 사랑과 집착을 보여주는데, 나름대로 복잡한 스토리를 무리없이 잘 연결시켰다. 후반부의 반전도 쑈킹했고 말이다. 알모도바르를 나르시스트, 혹은 악동이라고 하는데 저 정도 재능이라면 그의 나르시즘은 귀엽게 봐 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겐 아직 "性"과 "예술"은 버거운 주제다. 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에 대한 어떠한 태도가 정치적으로 올바른지, 내 현재의 생각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이 영화를 보면서 참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그런 이유에서 이 영화의 가치에 대해서 판단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이 낳게 되는 극도의 집착과, 사랑의 이기적인 속성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예전에 누가 쓴 글에서 "사랑 = 정주고 쪽파는 것"이란 표현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것을 넘어서 버린다. 완전히...

 

암튼,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역시나" 화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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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의 소통문화?

* 이 글은 미갱님의 [남성, 그들만의 세계를 엿보다]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미갱님 글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다.

남성이 소통에 서툴다는 거 맞다. 그들의 대화에 자신의 솔직한 내면의 이야기가 상당부분 빠져있다는 것도 맞다. 솔직히 자신의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건 (특히나 직장동료들과 같은 관계에서는) 거의 금기에 가깝다. 직장생활하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남성들... 왜 그렇게들 "쎈 척"하는지...

 

주류(?) 남성들의 세계는 나이, 직위 등의 요소에 의해 이미 짜여진 판이다. 거기에 들러붙지 않으면 "팽"당하기 쉽상이다. 대다수의 남성들은 여기에 잘 적응한다. 왜? 그것은 먹고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은 학교, 동문회, 군대에서 20여년간 이미 너무나 익숙하게 경험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적 소통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아마 "회식문화"가 아닐까? 지금은 내가 있는 팀에 기혼여성이 반수를 넘고 팀장이 그런 문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회식을 거의 하지 않지만,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이노무 회식문화 너무 싫었다. 바람직한 회식이라면 맛난 것 좀 먹으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런 저런 얘기하며 리렉스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지 않나. 남성들은 항상 "자기보다 높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고, 때문에 회식은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남성의 일장연설과 그를 상찬하는 용비어천가식 대꾸로 이루어지기 일쑤다. 그리고 이런 문화에 찌든 남성은 친밀한 개인적인 관계마저도 힘들게 된다. 

 

또, 아랫사람이나 자신의 동기들과의 수평적인 관계에서 대화의 주도권은 자신이 잡아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인정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대화의 주도권을 뺏기면 기분 되게 나빠한다. 알량한 사회과학적, 인문학적 지식을 가지고 후까시 잡는 남성들도 되게 많다. 솔직히 나도 그런 면 많다. -_-;

 

신입사원 연수 받을 때 옆에 있던 동기와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도무지 대화가 안되더라. 대화가 빙빙 도는 느낌이 들던데 일례를 들자면,

 

그놈 : 내가 대학시절에 글도 한번 써볼려고 했었는데...

나 : 그으래? 대단하네~ 소설쓰려 그랬냐?

그놈 : 응... 너 혹시 소설가 김영하씨 아냐?

나 : 들어봤던 것 같은데... 내가 대학교 2학년 때인가, <호출>이라는 단편집인가 한번 읽고 참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놈 : 근데 니네 팀장님은 잘 계시냐?

나 : ???

 

이런 식으로 얘기가 겉돌다가 밥 다 먹을 때까지 그녀석으로부터 재테크강의만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나는 재테크 얘기 듣기 싫어하지만, 그녀석은 자신있는 주제였거든. 이토록 표준적인 남성들의 대화는 일방적인 면이 많다.

 

예전에 책장에 꽂혀있는 <금성여자, 화성남자>를 스윽 들춰봤는데, 이런 책에 대한 나쁜 첫인상을 불식시켜 주더라. 남성이 고민이 있을 때 동굴로 들어간다는 것과, 여성이 남성에게 고민을 얘기했을 때 남성은 그에 대한 합리적인 최적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정작 여성은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며 정서적인 위안을 얻는게 주목적인데 남성은 왜 자꾸 내가 이미 해결해 준 문제를 얘기하느냐며 "돌아버린다"니... 어머니가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을 때 나한테 전화를 해서 나한테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할 때마다, 왜 자꾸 그런 얘기 하느냐며 소리나 질러댔던 나는 차~암 반성 많이 했다. 특히 서구의 남성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건 참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디서나 남성은 "쎈 척"해야 하나 싶어 슬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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