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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노랑머리 창녀'가 성특법 전도사 조영숙을 만나다(평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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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노랑머리 창녀’가 성특법 전도사 조영숙을 만나다
    평 등 연 대
    27459 870  /  4
    2007년 01월 29일 14시 37분 00초  
[한국인권뉴스 2007. 1. 29]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 사회적 약자의 비애를 느낀 성노동자 은비는 실오라기 하나 없는 완벽한 누드정치’를 내걸고 국회 의원에 출마한다. (한맥영화 사진)

[한국인권뉴스]


평등연대 제공 http://cafe.daum.net/gendersolidarity




"신영복은 현실화시킬 대안이 마땅치 않다면 우리들은 ‘노랑머리 창녀’처럼 힘겹게 견디어야 하는 삶의 모습들은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 속에서 오히려 시각을 달리해 뭔가 배워야 한다는 겸허한 자세를 강조한 게 아닐까. 그런즉 그의 ‘설교야말로 폭력’이라는 표현은, 제3자들이 그들에게 함부로 가르쳐들지 말아야 한다는 엄포성 취지로 들리기도 한다.."


[칼럼]신영복의 ‘노랑머리 창녀’가 성특법 전도사 조영숙을 만나다
- ‘설교야말로 폭력’ 제3자는 그들에게 함부로 가르쳐들지 말아야

안 빈(논설위원)


신영복(전 성공회대 교수)은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20년간 복역하면서 겪은 자신의 경험담을 출소 후 강연이나 저서를 통해 종종 이야기하곤 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만나 수인(囚人)중 이 사회의 맨 밑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기층민들에 관심을 많아 그들의 삶 속에서 민중성을 읽으려 노력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예컨대 그는 “집을 그릴 때 많은 사람들이 지붕부터 그린다. 감옥에서 주춧돌부터 그리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일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그린다.”는 식으로 특정한 현상을 민중들의 관점에서 보려고 나름대로 애를 썼던 모양이다. 감옥에 들어가기 전 신영복의 신분은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이었지만 그곳에서는 거꾸로 기층민이 그에게 교사가 된 셈이다.


그의 이야기 중에는 요즘 우리네 언론에서 동네북처럼 자주 등장하는 ‘매춘’(성매매)과 관련된 것들이 몇 가지 나온다. 그 중 하나.

“감옥에서 만난 한 젊은이는 서울을 지독히도 싫어했다. 13살에 서울로 간 누이동생을 10년 만에 창녀가 된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그 젊은이는 서울을 누이동생을 창녀로 만든 도시로 인식하고 있다. 비록 거칠기는 하지만 누이동생을 창녀로 만들었다는 인간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 사회학적 분석능력이다. 우리가 어느 도시를 판단할 때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이 그 도시에 내팽개쳐 졌을 때 10년 후에 어떤 모습일까? 로 판단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어떤가?”

그는 한 젊은이가 서울을 유독 싫어하는 이유를 눈여겨봤다. “누이가 그리 되었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이 그 도시에 내팽개쳐 졌을 때 10년 후에 어떤 모습일까?”라며 도시란 공간이 함축하고 있는, 기층민에 대한 자본의 무자비한 폭력성에 혐의를 암시하고 있다. 그는 이를 ‘사회학적 분석능력’이라고 에둘러 표현하며 우리에게 자성을 요구한다.


또 ‘노랑머리 창녀’란 얘기가 있다. 대전에는 유명한 '중동'이라는 창녀촌이 있는데 거세기로 소문난 ‘노랑머리’란 여자가, 자신을 억압하려는 골목건달들에게 피 칠갑으로 덤벼가면서 ‘자주국방체제’를 확립하고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스토리다. 여기에 신영복은 이렇게 부언한다.

“만약 그 노랑머리라는 여자한테 ‘중산층여성의 정숙성’을 요구하거나 설교한다면 ‘그 설교야말로 폭력’이라는 것이지요. 그 사람이 발 딛고 있는 처지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그 사람 개인에 대해서, 그 사람의 생각에 대해서 관여하려는 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

적어도 현재까지 드러난 신영복의 ‘창녀’와 관련된 몇몇 문건에서는 좀처럼 ‘온정주의’가 발견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그는 ‘부익부 빈익빈’을 강요하는 이 사회 구조가 그녀들을 포함한 기층민들에 대한 가해자인 만큼 거꾸로 사회가 그들에게 온정주의로 접근하는 발상은 마치 ‘병 주고 약 주는 것’처럼 앞뒤가 안 맞는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신영복은 현실화시킬 대안이 마땅치 않다면 우리들은 ‘노랑머리 창녀’처럼 힘겹게 견디어야 하는 삶의 모습들은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 속에서 오히려 시각을 달리해 뭔가 배워야 한다는 겸허한 자세를 강조한 게 아닐까. 그런즉 그의 ‘설교야말로 폭력’이라는 표현은, 제3자들이 그들에게 함부로 가르쳐들지 말아야 한다는 엄포성 취지로 들리기도 한다.

이쯤 되면 신영복이 ‘노랑머리 창녀’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픈 애정 어린 충고가, 성매매 근절 특효약(?)인‘성매매 특별법’의 제조 및 공급책인 주류여성계에게도 훌륭한 경종이 될 법 한데 현실에서 신영복은 생뚱맞게 영 딴판으로 애용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지난해 12월 14일 조영숙이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에 올린 칼럼 “한해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가 그런 경우인데, 여기서 신영복은 느닷없이 인용에 등장해 애먼 고생을 하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는 ‘성매매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총괄하는 여성가족부 위탁기관이다.

칼럼에서 조영숙은 '석과불식'(碩果不食, 씨가 있는 과실은 먹지 않는다)이라는 “화두의 주창자 신영복 교수님은 많은 이들에게 '조급한 기대'와 '성급한 실망'을 경계할 것을 당부하고 계신”다며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된 성매매 피해자 지원활동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걱정하면서 위축되기도 하였”다고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의 한 해 사업을 회고했다.

또 '엽낙분본‘(葉落糞本, 떨어진 낙엽이 뿌리를 거름한다)이라는 신교수님의 또 다른 화두는 우리에게 쉽게 낙담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함을 가르쳐주고 계’신다며 “성매매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은 왜곡된 현실을 흔들어, 근본을 바로 세우기 위한 과정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으며 “그 과정이 많은 저항과 반발, 그리고 소란을 유발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매 순간 긴장과 성찰을 놓치지 않고 있는 현장활동가들이 바로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격려했다.

워낙 신영복이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소문났는지라 조영숙이 그를 칼럼에 즐겨 인용한 것이 그녀의 글에 무게를 싣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다만, 조영숙이 평소 신영복이 ‘매춘’과 관련된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다녔는지 사전에 알았다면 아마도 그를 인용함에 신중하게 재고하지 않았겠나 하는 추측을 해본다.

더욱이 “성매매 피해여성을 구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자랑하며 “많은(?) 예산”을 쓰는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에는 그 어떤 ‘피해여성’의 실체가 전해지는 게 아니라, 오로지 <중산층여성>인 소장을 비롯해 그들만의 목소리만이 자화자찬으로 가득하니, ‘노랑머리 창녀’에 대한 제3자의 어설픈 접근에 깊은 우려를 표한 바 있는 신용복이 혹시 이 칼럼을 보았다면 묘한 느낌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혹자는 필자에게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는 당신은 지금 신영복을 인용한 게 아니고 뭐냐고. 맞다. 그 점 동의한다. 그렇다면 필자의 현 칼럼과 조영숙의 칼럼 <한해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을 신영복에게 가져가 한 말씀 부탁한다고 하면 절충안이 되긴 하겠다.

문제는 국가보안법에 걸려 청춘을 20년간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던 신영복이 감옥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회고형으로 즐겨 강의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성(性)에 관한 한 국가보안법으로 일컬어지는 성매매 특별법이 서슬 퍼렇게 현재 진행형인데 그가 지난 시기처럼 기층민의 입장에서 대놓고 ‘노랑머리 창녀론’을 발언할 수 있을지 그건 필자도 감히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관련자료]
한해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조영숙(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소장)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가 벌써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탄생 2006년이 되는 해지만, 성매매 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나선 우리들에게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2주년이 되는 해이자, 성매매방지 정책과 활동이 자리를 잡아가는 한 해였습니다.

올해 우리사회에는 '석과불식'(碩果不食, 씨가 있는 과실은 먹지 않는다)이라는 화두가 많이 회자되었습니다. "석과(碩果)는 먹지 않는 것(不食)이기도 하지만 함부로 먹히지 않는 것(不見食)이기도 하다"는 부연설명과 함께 화두의 주창자 신영복 교수님은 많은 이들에게 ‘조급한 기대’와 ‘성급한 실망’을 경계할 것을 당부하고 계십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들은, ‘과연 성매매를 방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우려 반 걱정 반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된 성매매 피해자 지원활동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걱정하면서 위축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엽낙분본(葉落糞本, 떨어진 낙엽이 뿌리를 거름한다)'라는 신교수님의 또 다른 화두는 우리에게 쉽게 낙담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함을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가을에 나무가 낙엽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나무의 근본인 뿌리를 위해 거름을 마련하는 행위입니다. 그러기에 낙엽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끝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시작을 알리는 행위인 셈인 것입니다.

성매매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은 왜곡된 현실을 흔들어, 근본을 바로 세우기 위한 과정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많은 저항과 반발, 그리고 소란을 유발시키는 것은 당연합니다. 많은 해외전문가들이 법 시행 2년을 경과하는 한국사회를 바라보면서 경탄을 금치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참으로 건강한 씨앗을 품고 있는 꽤 저력 있는 사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저력의 밑바탕에는 전국 각지에서 씨앗과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고 있는 현장활동가들의 땀과 노력이 있음을 압니다.

성매매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씨앗으로서의 법의 제정과 뿌리내리기로서의 법 시행과정은 이제 겨우 2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긴 호흡으로 매 순간 긴장과 성찰을 놓치지 않고 있는 현장활동가들이 바로 우리들의 희망입니다.

2006.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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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진보 100대 과제 만들자(박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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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진보 100대 과제 만들자
[박래군의 진보기획] -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3)
박래군(인권활동가) 
박래군 인권활동가가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을 던졌다. A4 18장 분량의 이 글에서 박래군 활동가는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이 왜 필요한가를 묻고, 진보운동의 상황 진단과 함께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진보운동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와 한반도 평화의 문제, 그리고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과제 등을 어떻게 풀어갈 지를 짚었다.
또한 2007년 권력재편기에 진보운동이 무엇을 할 지, 그리고 한국 사회 진보의제 설정하기와 전국적 네트워크 구성 제안도 담고 있다. 2007년 한해 정세가 큰 변화를 예고하는 가운데 인권활동가의 한 주체로서 박래군 활동가가 작성한 글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은 진보운동의 과제를 정리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을 세 차례에 나눠 게재하며, 본문은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 [편집자 주]

 


5. ‘진보운동의 새로운 구상’을 제안한다.

 

이제 새로운 운동의 흐름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가 왔다. 이 새로운 운동은 물론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일컫는다.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은 어떻게 가능할 것이며, 그 방향과 내용은 무엇이고, 조직은 어떤 경로를 거쳐서 구체화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도록 하자. 이는 제안자만의 고민이 아니라 진보운동의 위기 극복을 위한 여러 활동가들과 토론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1) 진보운동의 새로운 구상의 가능성과 방향

 

앞서 말한 것처럼 새로운 진보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체나 모임은 주로 ‘생태, 인권, 여성주의, 평화, 지역’ 운동을 하는 단위들이다. 이들 중에서 지역운동은 다른 세 영역과는 성격이 다르다. 왜냐하면 생태, 인권, 여성주의, 평화가 진보운동이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중심으로 나뉘는 영역인 반면에 지역운동은 그 안에서 이들 운동들이 구현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즉 지역운동이면서 생태운동일 수 있고, 지역운동이면서 인권운동, 평화운동일 수 있지 않겠는가. 또 생태, 인권, 여성주의, 평화운동이 지역 풀뿌리 운동과 결합하여(이는 구체적인 생활을 하는 대중과 결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굳건하게 자기 운동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다르다.

 

이들 운동들은 개별 영역에서는 주류 운동과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면서 독자적인 운동력을 보여 왔고, 어느 운동들보다 보다 근본적이어서 타협적이지 않다. 생태주의 운동은 성장과 개발만능주의, 과학만능주의에 반대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한다. 인권운동은 민주주의의 기초이면서 원리이기도 하고,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는다는 운동적 원칙은 진보운동의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다. 여성주의 운동은 군사적, 가부장적 질서에 반대하면서 젠더에 기초한 다양성, 다름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평화운동은 전쟁, 구조적 폭력, 군사주의에 반대하면서 이를 해체하며 인간의 상호존중을 통한 비폭력적 방식의 운동을 추구한다. 이런 네 영역의 보편적인 가치들은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새로운 진보담론을 형성해낼 수 있다. 이들 운동은 현재의 국면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부르는 끔찍한 파국에 대한 가장 치열한 문제의식을 내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운동들이 서로 간의 대화와 소통을 하지 않은 채 독자적인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이들 운동이 때로는 만나기도 하지만(새만금에서 생태와 인권이, 평택에서 인권과 평화가, 이라크 파병반대 투쟁에서 4자가 연대한다) 본격적인 만남은 이루어진 적이 별로 없다. 따라서 이들 운동영역 간의 대화와 소통은 꼭 쉽지만은 않다(가령 평화와 인권 간의 대화와 소통은 쉬울 수 있으나, 인권과 생태 간의 대화와 소통은 그리 간단치 않다). 그럼에도 이들 사이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우리 시대의 새로운 진보담론이 형성될 가능성은 충분하며, 이를 통해서 각각의 운동이 갖는 한계들도 보완될 수 있다. 그래서 각자의 문제의식은 더욱 풍부해지는 가운데 새로운 질의 진보담론의 형성을 이룰 수 있다.

 

아울러 이들 운동이 갖는 속성상 비폭력 불복종운동과 같은 운동의 저항의 방식은 서로 관통한다. 비폭력 불복종운동이 부분적으로 실천된 적은 있지만, 이들 운동의 결합에 의해 전면적이고 중심적인 방식으로 사고되고 제시된 적은 없다. 비폭력 불복종운동은 단지 운동의 방식만이 아니라 이들 운동영역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들 운동이 택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투쟁이다(물론 이 다음 단계인 저항권의 발동 단계도 포함하여 사고할 수 있다). 이런 운동방식은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보장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고, 대중에게 호소력 있는 실천이 될 것이므로(물론 대중은 쉽게 식상하므로 늘 새로운 운동방식을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안세계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고, 그를 통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운동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보편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운동들은 이전의 진보운동의 이념과 단절되어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는 없다. 기존의 노동해방(자본주의적 질서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이념을 통칭해서 말한다.)의 지향을 실현하는 운동이 갖는 역사성과 긍정성을 인정하고 그 위에 이들 보편적 가치들을 녹여내면서 진보운동을 풍부하게 만들어야 한다. 노동해방의 지향과 이들 보편적 가치들이 상호침투하면서 재구성되는 것이어야 한다. 한국의 진보운동의 역사는 1990년대 이후 보편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자발적인 운동그룹을 성장시켰으며, 이들 운동이 가진 긍정성에 동의하는 대중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새로운 운동은 기존의 진보운동을 부정하지 않는다. 민중운동은 민중운동대로 시민운동은 시민운동대로 자신의 역할과 실천이 있다. 예를 들어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대오는 강고하게 계급의식에 기초한 자본주의 체제 반대운동을 완강하게 전개하면 이 새로운 운동은 이 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옹호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게 된다. 때로는 같은 사안과 목표를 설정하고 역할을 달리하여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진보운동은 기존의 운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운동을 자극하면서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2) ‘새로운 운동’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앞서 민중총궐기 시기에 우선 진보활동가들이 비폭력 비합법운동을 선도적이고 완강하게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것은 아무리 새로운 운동이라고 해도 당면한 정세에서 진보운동에 요구되는 투쟁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이고, 두 번째로는 그를 통해 새로운 운동의 가능성을 선전하고 이후를 준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 어떤 경로를 밟아서 새로운 운동의 흐름을 조직할까?

 

(1) 제안

 

민중 총궐기 투쟁 진행 과정에서나 종료 후에 이에 대한 평가 모임과 함께 이후 논의를 제안한다. 제안은 진보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공개적으로 할 수 있으며, 개별 활동가들에게 비공개적으로 제안할 수도 있다. 핵심은 전국에서 생태, 인권, 여성주의, 평화, 지역운동을 고민하는 진보 활동가들이 이 제안에 얼마나 많이 호응할 수 있느냐이다. 이를 위해서 초기 제안자 모임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민중운동 활동가들이나 시민운동 활동가들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 그들 중에서도 기존의 운동이념이나 운동방식, 운동조직에 대해 문제점을 느끼고 이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느끼는 활동가들의 의외로 많이 있다. 진보운동을 새로 세우자 하는 모든 이들이 우리의 제안 대상이며, 이후 논의와 실천을 함께 해나갈 사람들이다.

 

(2) 한국사회 진보의제 설정하기

 

조직을 꾸리기 전에 먼저 우리 사회 진보의제 설정을 위한 합의회의를 수차례 개최한다. 각 운동영역별로(소주제로 나누면 훨씬 더 많은 영역으로 분화될 수 있다.) 자신들의 운동 내용과 방향에 대해서 제시하고, 이를 통합하기 위한 논의들을 전개한다. 이런 과정에서 서로 합의되는 부분들로 예를 들어 진보적인 한국사회를 만들기 위한 100대 과제를 설정할 수 있다. 매번의 회의에서는 운영자도 호선하여 진행하고, 가장 민주적인 방식의 토론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각자 운동의 장단점을 서로 인식하게 되고, 서로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확인하게 된다. 이때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미합의보다는 합의 부분을 존중하는 기풍을 형성하여 향후 네트워크 운영에서도 이 기풍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정세를 공유하는 외에 누군가 먼저 정리된 진보운동의 이론이나 방향을 제시할 수는 없다. 각자 자신의 운동에서 실천하면서 갖고 있는 문제의식과 과제들을 제출하고, 그것을 공통으로 검토하고, 종합해내면 된다고 본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각각의 운동들이 추진해왔던 운동의 과정과 성과들, 논의주제와 그 내용에 대해서 존중하는 기풍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껏 진보운동진영은 외부의 상대와 싸우기 보다는 내부의 상대를 제압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왔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의 논의들을 집중적으로 전개하지도 못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래서 각각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그 차이들로부터 배우려는 자세는 진보의제를 합의해 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차이로부터 배우고, 그 차이를 자신의 운동에 접목시킴으로서 진보운동의 풍부화와 다양화를 추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3)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성

 

합의회의를 통해서 설정된 진보의제를 대중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에 동의하는 개인과 모임, 단체들에게 제안하여 향후 네트워크를 구성할 준비를 한다. 이 네트워크는 무슨 진보적인 담론을 형성하기 위한 논의단위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 과제들을 운동으로 풀어내려는 실천단위임을 분명히 하자. 네트워크에는 연구자, 전문가, 활동가가 모두 자연스럽게 모일 수는 있으나, 이 안에서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는 원칙이 관철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네트워크를 구성해가는 과정이 새로운 운동을 형성해가는 중요한 과정임을 분명히 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형성된 어떤 것에 누가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고 함께 세워가는 과정을 제대로 밟아야만 이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주체성을 최대화할 수 있고, 이 운동을 자기 것으로 소중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이 운동의 주인은 이에 자발적으로 결합하는 모든 구성원들이다.

 

이 네트워크에는 개인과 모임, 단체들이 모두 포괄될 수 있어야 하며, 모두는 동일한 자격과 권리를 갖는다. 다만 네트워크의 운영을 위해서 소수의 운영단위를 설정한다.

 

전국적인 단위의 단일한 네트워크로는 우리가 목표하는 운동을 만들어낼 수 없다.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되는 지역위원회는 이 네트워크의 근간이 된다. 서울지역의 활동가들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서울을 철저하게 지역으로 인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중심은 지역이다.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진보의 가치를 실천하고, 추구해야 한다. 대중들을 진보운동에 끌어들이고, 그들이 주체로 서도록 만들어야 한다.

 

(4) 운영

 

네트워크의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운영위원회를 둔다. 이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서 네트워크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는 기간 동안에 일상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회원들에게 진행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신속하게 소통하는 책임을 진다.

 

항상적인 소통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며, 운영위원들은 운영위원들의 정모, 일반회원들까지 참가하는 정모를 설정하여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합의된 운동이나 투쟁은 전체회의에서 합의된 것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게 하여 회원들의 자발적인 제안을 추동한다. 여기서 인터넷은 소통의 수단만이 아니라 이 운동을 조직하고 확장시키는 중요한 매개고리 역할을 한다. 수시로 이 공간에서 토론이 이루어지고, 합의가 이루어지며, 실천이 결의되고, 과제가 제시되어야 한다. 대중의 역동성을 자극하는 인터넷을 통한 운동질서를 우리는 이틀 통해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진보운동의 발전을 고민하고, 구체적인 시기에 당면한 정세를 파악하고, 이를 사업으로 외화하여 실천하기 위해 정책위원회를 둘 수 있다. 정책위원회는 정책을 제시할 뿐 아무런 권한이 없다. 정책위원회는 진보정책 생산을 위해 진보운동 진영의 타 정책 단위들의 논의를 참고할 수 있다.

 

처음에는 네트워크의 대표는 설정하지 않겠지만, 이후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대표를 세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 그 대표는 전적으로 대표성을 위임받는 자유위임의 형태는 아니며, 다만 대변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명령위임적인 대표여야 한다.

 

(5) 보완

 

이후 보다 문제점들을 꾸준히 보완하면서 합의과정을 다시 거쳐 높은 질의 네트워크(다중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해 간다. 2007년 상반기에는 이 새로운 운동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대중에게 비칠 수 있도록 노력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이 시기 비폭력불복종운동 과제를 합의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준비하자. 아울러 이 운동과정에서 생기는 벌금을 해결하기 위한 재정위원회도 별도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모든 네트워크 참여 단위들에는 운동의 대중화, 지역화를 실천하도록 권유하고, 그에 대한 실천계획을 공유하도록 한다. 아울러 매 시기 제기되는 투쟁에 조건에 맞게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독려한다. 그럴 경우 기존의 진보운동의 이념을 계승한 새로운 진보담론이 실천과정에서 형성될 수 있다. 진보담론이 어느 날 똑똑한 연구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가진 활동가들의 실천과 성찰 속에서 세워질 것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원리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네트워크는 지역주민들과의 또 다른 차원의 네트워크를 촘촘히 형성하여 한국사회의 너무도 다양하고 풍부한 진보운동 진영을 새롭게 만들자는 것이다.

 

3) ‘새로운 운동’ 흐름은 진보운동가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야 가능하다

 

모두 진보운동의 위기를 말한다. 그러면서도 진보운동의 위기를 넘기 위한 토론과 실천은 이른바 ‘새로운 진보운동’의 주체들인 진보운동의 활동가 사이에서는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이 제안자로 하여금 이런 제안 글을 쓰게 만들었다.

 

사실 새로운 운동에 대한 제안이랄 것도 없는 것일지 몰라도 어쨌거나 제안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이런 방식의 운동 흐름이 형성되고, 실천되어야만 할 때가 왔다 싶었다. 언제까지 각자 열심히 각자의 위치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는 각자의 좁은 영역 안에 머물면서 사회 전체의 진보를 위한 전망은 남의 손에 맡겨놓을 것인가?

 

사회의 진보는 진보운동가 전체의 책임이고, 전체가 나눠 가져야 할 운명이다. 이에 대한 대안 또한 같이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진보는 지배자들이 끊임없이 사상누각 안에 가두어 두려는 희망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과정을 통해 실현된다. 그 과정은 지배세력에 대한 배신이고, 해방의 무기를 스스로 벼리는 과정일 것이다. 이런 민중의 역사를 통해서 재정립된 진보, 모든 주체들이 소외됨 없이 주체로 나서서 만들어가는 진보여야 한다.

 

지구화 시대의 운동의 특징은 분절적이라는 데 있다고 한다. 지구화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공격에 대해 각자 영역에서의 방어도 힘에 겨운데, 어떻게 단결과 연대를 꾀할 수 있냐는 한탄이 배인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은 기성의 운동조직 내에서는 탄생될 수 없다는 것, 전혀 새롭게 출발하여 이만큼 독자적인 발전을 이룬 자생력 높은 이 운동들이 연대하고, 소통할 때 가능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정치적 대격돌기에서 우리 사회 진보의제 설정으로부터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위해 나서자. 자신의 좁은 울타리 안에 자신의 열정과 전망을 가두지 말고, 함께 만들어내는 진보의 지향과 실천 속에서 운명을 같이 나눌 때 진보운동은 위기를 넘어 새로운 대안으로 서지 않겠는가.
권력재편기에 진보세력은 무엇을 할까
왜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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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재편기에 진보세력은 무엇을 할까(박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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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재편기에 진보세력은 무엇을 할까
[박래군의 진보기획] -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2)
박래군(인권활동가) 
박래군 인권활동가가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을 던졌다. A4 18장 분량의 이 글에서 박래군 활동가는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이 왜 필요한가를 묻고, 진보운동의 상황 진단과 함께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진보운동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와 한반도 평화의 문제, 그리고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과제 등을 어떻게 풀어갈 지를 짚었다.
또한 2007년 권력재편기에 진보운동이 무엇을 할 지, 그리고 한국 사회 진보의제 설정하기와 전국적 네트워크 구성 제안도 담고 있다. 2007년 한해 정세가 큰 변화를 예고하는 가운데 인권활동가의 한 주체로서 박래군 활동가가 작성한 글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은 진보운동의 과제를 정리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을 세 차례에 나눠 게재하며, 본문은 글의 가운데 부분이다.
- [편집자 주]

 


 

3. 객관적인 정세는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요구한다.

 

지금까지 현실의 진보운동의 위기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그간 진보운동진영이 이룬 성과를 정리하기 보다는 이 제안이 갖는 성격상 주로 한계와 문제점을 중심으로 정리했고, 제안자의 생각을 중심으로 정리하다 보니 정연한 분석은 되지 못했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이 제안서를 읽는 진보운동에 대해 고민하는 활동가들이 보완해 주기를 요청한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해야 하나 그러기에는 제안자가 마음만 앞서고 그럴 만한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지금까지의 논의에 이어서 진보운동진영이 맞닥뜨리고 있는 객관적인 정세에 대해서 논의해 볼까 한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대체로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한반도서 전쟁의 위험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고, 그에 반해서 보수세력이 정국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중들은 보수진영의 개발독재적, 민간파시즘적인 보수진영의 주장에 경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보운동 진영은 답답하게도 과거의 낡은 인식과 형식, 조직을 과감하게 깨면서 변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운동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민감하고, 새롭게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한 운동은 고인 물처럼 썩게 마련이다. 썩지 않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굴러야 하는 것이 진보운동의 고단한 운명이다.

 

하지만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이 필요한 이유는 위와 같은 진보운동 진영의 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현재 부닥치고 있는 정세 또는 중장기적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진보운동만이 아닌 새로운 운동의 흐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진보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논의하기 전에 이것을 요구하는 객관적인 정세는 어떤 것인가를 먼저 정리하기로 한다.

 

1)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총체적인 대결을 요구한다.

 

말할 것도 없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주된 흐름이 되었다. 한미FTA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이런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남은 공공영역까지 자본이 지배하는 시장에 내맡기겠다는 것으로 이렇게 될 경우에 민중들이 맞부딪힐 상황은 너무도 암담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극단적인 세계로 우리 사회를 재단한다. 어떤 수식어를 달든 이제 한국사회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극단적인 대립구도로 재편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구도 속에서도 끊임없이 지배계급은 분할 통치 방식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피지배계급 내의 분화현상도 나타난다(지배세력은 비정규직 확대 법률과 노사관계 로드맵 법률을 제정하였고,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은 노동계급의 이해를 배신하여 정부, 정권 측과 야합하였다.). 그나마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규직은 비정규직을 외면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요즘의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과정은 공공성의 파괴, 빈곤의 심화, 빈곤층의 확대로 귀결된다.

 

한미FTA가 구체화되는 상황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결정적으로 구현된다는 의미가 된다. 자본과 권력은 한미FTA만이 아니라 이제는 유럽, 중국, 일본을 비롯해서 올해만도 20여 개 국과 FTA를 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민중들은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에라도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데, 이때 국가의 폭력은 극에 달한다. 이미 권력은 민중들의 생존권적 투쟁에 대해 집중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현재의 국가폭력의 양상은 ‘신자유주의 경찰국가’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신자유주의 경찰국가에서 헌법에서 규정된 기본권조차도 보장될 수 없는 무권리의 상태로 대부분의 민중들은 강제로 내몰린다.

 

따라서 이런 상황은 일부 계급이나 계층의 문제를 뛰어넘어 전 사회적인 문제로 전화한다. 전사회적인 문제에 대항하는 투쟁은 당연히 전사회적인 투쟁이어야 한다. 총체적인 삶의 위기에 맞서는 총체적인 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노동운동을 비롯한 진보운동세력은 아직은 이런 총체적인 투쟁을 할 만한 전열을 정비하고 있지 못하다. 노동자 계급 중에서 비정규직 투쟁에, 그리고 농민들의 투쟁에 사회 구성원들이 연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만의 외로운 투쟁이 아니라 사회 진보세력이 공동의 과제로 여기면서 스스로 이 운동에 나설 때 이 투쟁은 승리할 수 있다.

 

2)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군사적 대결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가장 전형적으로, 경제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총체적인 차원에서 강요되는 곳이 한반도이다. 이미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기초하여 주한미군의 선제공격형 전쟁침략기지화를 위한 재배치 구상이 착착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투쟁은 그래서 한 지역만의 문제거나 주민들만의 생존권 투쟁이 아님은 이미 진보운동 세력이라면 인정하고 있는 터이다. MP도 완결 짓지 못하였고, 미군기지의 확장사업도 애초 2008년보다도 무려 5년 이상이나 연장되는 상황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무건리는 육군과 같이 사용하는 주한미군의 종합훈련장으로 확장되고, 직도는 매향리처럼 미군들의 국제사격장으로 선정되어 있고, 제주 화순항은 주한미군의 해군기지로 설정되어 있다. 중국을 겨냥하는 미사일 방어기지(MD)가 서해안벨트로 형성되고(광주 패트리어트 기지가 최근 왜관지역으로 이전됨) 있다. 이제 전략적 유연성을 획득한 주한미군은 평택을 중심으로 언제든 들고나면서 다른 나라에(물론 북한도 여기에 포함) 대한 선제공격이 진행될 수 있다. 한미 간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로부터 자주국방을 빌미로 한 미국의 군사장비의 첨단화 요구는 군수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데, 이를 위해서 국방비는 대폭 증액될 수밖에 없다.

 

이런 조건 위에서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북한식 대응으로 북한은 지난해 미사일 발사실험에 이어서 핵실험을 단행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천명하고 있으나, 북한의 핵실험을 빌미로 한반도 남단에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핵우산이 제공되게 되었으며, 일본도 핵무장론을 들먹이면서 군국주의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일 군사동맹의 횡축에 대항해 중국은 러시아와 베트남으로 이어지는 종축을 구성한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주의적 대결, 긴장은 고조되어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최근 미국언론은 한-미간의 새로운 작계 5029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029는 북한의 공격 없이도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는 작전계획이다.).

 

미국은 중동에서 이란을 공격하는 전쟁을 이스라엘을 통한 대리전이든 직접적인 전쟁이든 간에 전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 내에서 미군의 이라크 철군론이 득세하고, 미 의회가 이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미 세계는 달러화 기축통화체제가 무너졌고, 이에 따른 미국의 재정적 위기는 한층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자본들은 전쟁의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기 때문에 이라크에 대한 미군의 증파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자이툰 부대의 철군이 아니라 재연장을 하면서 위험한 임무를 받으려 하고 있으며, 헤지볼라와 이스라엘이 대결하는 레바논 지역에 군대 파견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이로부터 한반도(나아가 동북아) 비핵지대화와 군축, 전략적 유연성 파기, 한미군사동맹 파기 등으로 나아가는 평화운동의 전면화는 절박한 운동과제로 제기된다. 이 운동에는 진보운동진영이라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복무해야 한다. 평화를 잃고는 어떤 것도 유지하거나 보장받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연대 운동도 활발해져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 민중들만의 투쟁으로 확보될 수 없기 때문이다.

 

3)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집권 이후 오히려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는 질적으로 후퇴하였다. 이는 87년 6월항쟁 이후 진행된 노동자대투쟁에 대한 민주화운동세력의 불철저한 인식의 연장, 더 나아가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토대를 민주화하는 방향으로 민주화운동을 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화운동세력이 자유주의 세력에 너무도 쉽게 정치권력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민주주의는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에 제한되었으며, 민주주의의 사회경제적 토대는 확보되지 못했다.

 

자유주의세력은 기존의 보수적 정치세력의 헤게모니에 투항해 들어가서 보수적인 정치권력으로 변하게 되었고, 이로부터 배제된 민중들은 정치영역에서 비결정 영역으로 머물게 된다. 이로부터 민중들의 요구를 대변하는 진보정당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진보정당이 진입장벽을 넘어서 어렵게 원내에 진출하였다는 것 외에 그에 요구되는 역할을 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민주화 이후 진보개혁세력이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는 인권분야와 정치개혁이라는 조사가 있듯이(경향신문 2006. 9. 19) 자유주의 정치세력 이후 많은 권리 영역이 확보된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사회권 분야에서 대대적인 후퇴를 야기했고, 그로부터 가파르게 진행된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모든 민주주의 체계도 붕괴시키고 있다. 이제 정치권력은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요하여 노동자들의 권리를 집중적으로 공격,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드높이고, 경제자유구역을 곳곳에 만들어서 자본과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데 여념이 없다. 정치권력과 함께 입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주고, 사법부는 적극적인 계급사법화 경향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주의는 형식만 남아 있게 되고, 질적으로 후퇴하는 상황이지만, 진보운동진영을 이를 극복할 민주주의 담론을 제시하지 못한다. 일부 직접민주주의의 확대 방안이 제기되기는 하였지만, 이는 잠시 정치권력을 압박했을 뿐이다. 정치영역에서 대중의 진출, 진보정당의 확고한 입지 확보, 사회․경제적 토대에서의 민주주의 획득은 아직은 요원하다.

 

4) 수구진영의 반동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수구진영의 반동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들 세력들은 ‘잃어버린 10년’을 한탄하면서 2007년 대선에서 반드시 집권하겠다는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마치 네오콘이 백악관을 장악하기 위해 4년간이나 공을 들였던 것처럼 그들은 그간의 반공주의 집단들만이 아니라 진보운동진영에서 변절해간 뉴라이트 그룹들로 전국적인 연대조직을 형성하였다. 그들은 학생, 노동, 종교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대중들을 공략하고 있고, 실제 대중들은 뉴라이트의 보수공세(그들은 안보와 경제로 단순화해서 대안을 제시한다.)에 방어막을 치지 못한다. 이들의 보수공세가 먹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집권세력인 386 정치세력의 무능함과 안보와 경제 불안정성이 한 몫 거들게 된다.

 

이제 공격 대오를 갖춘 수구보수진영은 최근에는 노골적으로 친미를 넘는 미국의 대변자 역할을 경쟁적으로 벌이면서 국지전을 불사하고라도 미국이 추진하는 대북제재를 위한 PSI에의 전면적인 참여를 부르짖기조차 했다. 그것이 불러올 전쟁이라는 비극에 대해서는 굳이 눈을 감고자 했다.

 

이들의 공세는 권력집단 내에 여전히 뿌리내리고 있는 공안세력들과 연계되어 오히려 집권세력을 고립시키고, 진보운동진영을 한편으로는 국가보안법으로(지난해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자가 증가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집시법이나 공무집행방해, 영업방해죄와 같은 악법을 통해 탄압하도록 부추기게 된다. 거기에 수구언론들의 이념공세는 진보운동진영에 대한 총공세 국면을 연출하게 되고, 이들이 주도하는 여론지형에서 항상적으로 진보운동진영은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최근의 경향성으로 보아서는 수구집단들이 경쟁적으로 진보운동진영을 공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진보세력에 대한 백색테러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4. 2007~8년 정치권력재편기에서 진보세력은 무엇을 할까?

 

이와 같이 전 국가적인, 전 사회적인 위기 국면이 형성되어 있다. 진보운동진영은 이와 같은 총체적인 위기 국면을 어떻게 돌파해갈 것인가?

 

1) 하나의 전선, 두 개의 투쟁

 

진보운동 진영은 지난해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 한미FTA 협상 저지 투쟁과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 투쟁 등 미국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미국의 한미동맹의 침략동맹 재편과정은 미국식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완성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투쟁이 종합적으로 사고되지 못한 채 미국과 신자유주의 정치권력의 총공세를 방어하기에 급급한 양상이었다. 이에 따라 사안별 공대위(또는 범대위)를 중심으로 사안별로 대응을 하였고, 이런 대응은 한미FTA 협상 저지 투쟁만이 일정 정도 대중적인 지지를 획득하였지만 구체적인 정치적인 성과(목표한 협상 중단)로 결실을 맺지는 못한 상황이다.

 

오히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서 새롭게 위기국면이 증폭된 양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6자회담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고, 만약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진행된다면 어느 무엇보다도 전쟁 위기는 고조될 것이고, 한반도의 군사주의적 대결은 강화될 것이므로 이와 연계된 모든 사안에서 국가안보 중심적인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기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한미동맹의 침략적 재편에 반대하는 투쟁동력을 하나로 묶어세우는 것이 될 것이다. 즉 전선을 정확히 설정하고 이 전선에 운동진영이 총동원되어 할 수 있는 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때만이 그나마 위력적인 투쟁을 전개할 수 있다.

 

이때 투쟁은 미국이 강요하는 군사주의,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이제 미국에 대한 투쟁은 공공연하게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 미국의 요구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민중의 생존권과 공공성을 헌납하는 노무현정권에 반대하는(퇴진 또는 심판 구호는 10%대 지지율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정권에게 너무 과분한 구호다.)을 중심으로 한 진보운동세력의 총단결 투쟁이 요청된다. 지금처럼 각각의 사안별로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투쟁역량을 집중하지도 못하며, 그렇잖아도 패배주의가 만연한 상황에서 반전시키지도 못한다.

 

올해는 미국-노무현 반대와 심판이라는 하나의 전선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분쇄, 한반도 평화군축 실현이라는 두 개의 투쟁을 중심축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2) 정치권력의 재편기와 진보운동진영의 과제

 

2007, 8년은 대선과 총선이 있는 기간으로 이 기간에 진보운동 진영이 주동적인 위치에 서지 않으면 급격하게 보수화된 대중은 민간파시즘이라도 허용하는 상황(개발독재적인)으로 나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되며, 사회의 진보는 그만큼 더욱 후퇴하게 될 것이다.

 

이 기간은 진보와 보수의 사활을 건 운명적 대결이 예견되는 시기다. 한국진보연대(준)이 자신들의 일정과 계획대로 연대체를 건설하여 대중조직들이 일사분란한 대오를 형성할 수 있다면 그래도 한결 역량의 강화에 보탬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국면을 주동적으로 헤쳐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진보운동 진영은 대중들을 무엇으로 전취할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한다. 민주항쟁 20주년, 노동자대투쟁 10주년이라는 계기점이 저절로 진보운동의 유리한 조건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담론 형성을 위한 경쟁에서 보수진영과 자유주의개혁진영을 넘어 대중에게 진보운동진영이 추구하는 민주주의 상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며,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군사주의 대결을 넘는 대안들이 제시되어야 하며, 이것이 정치적으로도 주요한 대안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 대선에서 한편에서는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대선 국면을 맞자는 의견과 시민운동진영을 중심으로는 민주세력 대동단결론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들 논의들이 대중을 움직일 수 있으리라는 보장을 주지 못한다.

 

위와 같은 조건을 고려하면서 진보운동진영의 새로운 기획이 필요하다. 그것은 지난해 민중총궐기가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농민 대오를 중심으로 일시적인 투쟁역량을 집중한 것 외에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을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내용 면에서도 한미FTA 협상을 중단시키지도 못했으며,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비롯한 평화적인 과제를 제시하지도 못한 채 운동주체들의 인식의 분절화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면서 정치적 대격돌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대중조직 대오를 중심으로 ‘생태, 인권, 여성주의, 평화, 지역운동’의 주체들이 중심이 되어 결합하고, 그 힘으로 대중들이 투쟁에 결합할 수 있는 조건을 창출해야 한다. 조직대중들의 동원된 힘에 의존하는 기획만으로는 정치적 대격돌기에서 힘을 제대로 조직해낼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선에 두 개의 투쟁을 통일시켜야 하며, 그 방식은 기존의 대중동원식 합법주의 집회와 시위로는 안 된다. 그것은 대중들 속으로 수시로 파고드는 선전활동과 비합법투쟁 방식으로 기획되는 완강한 불복종운동, 불법시위가 적극적으로 기획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우리는 1999년 시애틀 투쟁을 비롯한 이후 계속되는 지구적 차원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투쟁, 전쟁반대 투쟁의 경험을 알고 있다. 이 투쟁들은 WTO 체제를 파산냈으며, 미국의 군사패권주의에 대한 전 세계적인 반대여론을 조직해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노조운동, 농민운동과 같은 전통적인 운동의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존재했기 때문이며, 거기에 다양한 진보운동의 흐름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계획을 갖고 실천에 임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담장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동시다발적인 투쟁을 조직해냈기 때문이다. 조직적으로는 이들은 중앙집중의 민주집중제적인 방식이 아니라 인터넷을 활용한 네트워크 조직을 통해서 이루어냈다. 세계적 차원의 투쟁에서 가능한 것이 왜 한국에서는 불가능할까? 오히려 조직 범위가 좁으므로 더욱 조직이 쉬움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할 때다.
왜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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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건설운송노동자 투쟁의 의미와 투쟁이 남긴 과제

 

2006년 건설운송노동자 투쟁의 의미와 투쟁이 남긴 과제 

  

백승범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덤프분과 정책국장

(참세상 ‘정세와노동’:2007년 01월 04일 20시 46분) 

 

건설운송노동자들이라 불리우고, 건설자본들은 건설기계사업자라고 부르는 덤프노동자들과 레미콘노동자들이 올겨울 가장 추웠다는 지난 11월 12일부터 총파업을 시작하면서 15일까지 3박4일간의 상경투쟁을 하고 지역투쟁을 하고 있다.


평균나이 45세, 십 수년을 건설운송일을 하면서 빛 좋은 개살구 “사업자”로 일하였지만, 평균 빚이 4천만원이 넘고 한가족이 모여 살며 여생을 같이 보낼 집 한 칸이 없는 이 노동자군대 5천여 명이 겨울비에 차디찬 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총파업을 하였다.


이제 조금 있으면 땅이 얼어 일을 하지 못하는 건설현장의 특성 때문에 지금 바짝 벌어서 겨울을 보내야 하기에 하루일이 아쉽고, 파업을 하여도 지출되는 돈은(차량 할부금등)여전히 늘어나는 전국의 건설운송노동자들이 서울로 모여들었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10여 년 전 건설회사와 레미콘회사에 정규직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업자로 강요되어 겉옷은 사업자의 옷을 입고 있지만, 속옷은 여전히 정규직 노동자의 모습 그대로이기에 예전의 지위인 노동자로 되돌려 달라는 것이고, 정부와 자본이 필요에 의해 마냥 늘려놓은 건설기계의 공급과잉으로 생존의 벼랑에 몰려있기에 건설운송노동자들이 먹고 살수 있을 만큼 일할 수 있게 수급을 조절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건설사들의 이익을 위해 도로가 파손되건 다리가 무너지건 아무런 상관없이 과적을 일삼는 건설사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을 개정하였는데 이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니 개정된 법을 올바로 지켜낼 수 있는 개선책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하였다.


2000. 9. 19.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아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창립되었다.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레트믹스콘크리트를 운송하는 레미콘 노동자와 건설현장의 토사, 골재, 폐기물, 아스콘 등을 운송하는 덤프노동자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덤프노동자는 2004년 9월 민주노총 덤프연대로 창립되어 수도권 1,500여 조합원으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전국16개지부와 130여개 지회 14,000여명의 조합원으로 덤프노동자의 대표조직이라 할 수 있다.


2003년 9월 교통개발연구원의 인건비 산정기준에 의하면 건설기계운전기사[건설기계는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모든 기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26개종에 이릅니다. 이 중 덤프노동자는 덤프트럭을(15톤, 24~5톤)이용하여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토사, 골재, 페기물, 아스콘 등을 운반하는 일을 주 업무로 하고 있으며, 전국에 5만 여명의 덤프노동자가 있습니다.] 기준으로 월 1,977,825원의 인건비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매출 50~60%이상이 유류대이며 여기에 차량수리비, 타이어 등 부품교체를 본인 부담으로 하며, 15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매월100만원씩의 적자로 인해 전체 5만 덤프노동자의 1/4이 신용불량자 신세가 되고 있다.


덤프트럭의 경우 현장에 작업을 나가는 경우 작업에 필요한 경비(차량유류비, 운전자식대 등 차량관리에 필요한 제 경비일체)를 운전자가 부담을 하고 현장관계자가 제시하는 하루 몇회라는 운반횟수를 달성하여야 약속한 운임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물론 특정한 횟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못 받는다.


즉 덤프트럭의 운임구조는 일반 화물트럭의 경우처럼 얼마나 많은 양을 목적지까지 운반하여 주고 그 양에 의하여 운임을 받는 그러한 구조가 아니라, 목적지까지 얼마나 많은 횟수를 하느냐는 것에 따라 이해관계가 성립이 되는 것이다.


과적은 결국 운송회수가 줄어들게 되어 덤프노동자의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귀결되며 과적으로 인한 차량의 손실, 유류대의 증가, 과적단속에 대한 벌금 등 덤프노동자에게는 아무런 실익이 없고 오히려 불이익만 오는 행위인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덤프노동자는 최하위에 위치하며 일용직처럼 언제든지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현실에 과적을 거부하라고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노조가 생기고 조직력이 어느 정도 있는 현장에서는 싸움을 통해서야만 가능하다


덤프노동자와 레미콘노동자는 건설회사와 레미콘회사의 정규직 노동자였으나, 건설회사와 레미콘회사의 신노무 관리에 의해 강제아웃소싱 되어 사업자로 전환되었으나, 형식만 사업자일뿐 실질적으로는 건설회사와 레미콘회사에 종속되어 정규직 노동자와 다름없이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점점 더 하락하는 추세 속에서 덤프트럭과 레미콘트럭의 공급량이 포화상태에 달하여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치기에 덤프노동자와 레미콘노동자들은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기에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한 허가제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만악의 근원으로 건설업계에 만연되어 있는 불법다단계 하도급으로 인하여 건설현장의 가장 열악한 위치에 있는 덤프노동자들은 상습적인 체불과 불법적인 수수료로 운송업무의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건설현장의 과적방지 의무를 명시한 도로법이 개정된 지 10여 개월이 지났음에도 과적적발 현장에서는 여전히 운전자 처벌위주의 조사만이 이루어지면서 개정 전 도로법의 입법취지가 현장에서 올바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라고 불리우는 덤프노동자와 레미콘노동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2000년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합법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하여 왔으나 최근 정부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을 경제법적으로 보호한다는 미명아래 사업자로 낙인찍는 발표를 하면서 특수고용노동자인 당사자들의 의견인 노동기본권 보장은 철저히 무시되면서 자본의 의견만이 반영된 채로 노동자성 인정 논의는 봉쇄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5만 덤프노동자와 2만 레미콘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요구와 건설운송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총파업 투쟁을 2006. 11. 12. 진행하였다.


11월12일부터 3박4일간 힘차게 진행한 서울상경 노숙투쟁은 비바람 속에서도 덤프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꺽지 못하고 투쟁 속에 한층 더 단단하게 단련되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3박4일간의 상경노숙 투쟁 속에 얻어낸 성과는 도로법 개정 취지에 맞는 건설현장 조사 처벌 명시와 정부정책의 잘못으로 기인한 덤프트럭의 허가제 전환 등 제도개선에 한걸음 전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위와 같은 성과도 있지만, 남은 과제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입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그날이 승리하는 그날이 될 것이다. 어쩌면 노동법 체계를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은 자본이 사활을 걸고 반대할 것이기에, 더욱 힘든 투쟁이 될 것이다.


또한, 건설기계의 수급조절도 법안만이 발의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우리들의 요구에 끊임없이 반발하는 자본의 반대도 강력할 것이기에 우리들의 투쟁은 멈출 수가 없다.


이제, 현장복귀투쟁으로 전환하여 앞으로 국회의 입법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시 또 파업 투쟁을 준비할 것이다.<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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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는 자기가 직접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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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는 자기가 직접 하자

그림을 편집했다.

이미지 작업은 할 줄도 모르는 내가 이거 하느라 3시간을 끙끙거렸다.

그래도 재미있다.

 

 

 

 

원본 그림은 http://crimethinc.com 에 가면 pdf 파일로 있고, 아래 붙여 놓을테니까요, 이미지 작업을 좀 잘하시는 분이 깔끔하고 눈에 확 들어오도록 다시 작업해서 널리 뿌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설거지는 자기가 직접 하자
'씻을 수 없다면 내 혁명이 아니다' - 딜레마 골드만


자본주의: 설거지는 당신이 하고, 그릇을 소유한 자들이 이윤을 챙긴다.

아나키즘: 모두가 나눠서 함께 설거지를 한다.

 

 

민주주의
접시를 닦는 근로자에게도 발언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당신을 부엌에 옭아매는 이 경제제도를 정치인들은 보호하려 한다.

 

 

민족주의
설거지 따위는 잠시만 잊자. 당신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의 국민임을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자유지상주의(리버테리안)
당신이 설거지를 하면 할수록 가진자들은 더 많은 이윤을 얻는다.

 

 

파시즘
접시를 닦았던 멕시코 인들은 강제추방 되었고, 식당을 소유하던 유대인들은 투옥되었으며,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군대에 강제징집된다.

 

 

실업자
부엌 안에 갇혀 일만 죽도록 하는 것이 싫다고요? 그럴 수만 있어도 좋겠어요.

 

 

신자유주의 (또는 자유무역)
설거지해야 할 접시들이 해외에서 공수되어 오고, 당신은 실업자가 되거나 민족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개혁
설거지해야 할 그릇의 수를 줄이고, 물을 따뜻하게 하며, 더 오래 휴식을 갖지만 설거지를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사회주의
접시닦이 노동자의 임금이 인상되어 세금 부담만 늘어나게 된다.

 

 

코뮤니즘
일한 만큼 받다가 필요한 만큼 받게 된다 - 결정은 부엌 밖에서 내려진다.

 

 

맑시즘
교대 근무가 끝나면 접시닦이 노동자는 복잡한 변증법적 유물론을 공부한다. 자신의 노동으로 더러운 식기들은 가치를 축적하게 되는데, 경영주는 이것을 더많은 식기를 구매하는데 투자한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독재 부분은 더더욱 복잡해 보이지만 당의 이론가들은 오류가 없는 이론이라고 안심시켜준다. 이들의 지도에 따라 접시닦이 노동자들은 동료 노동자들과 힘을 합쳐 위험천만한 쿠데타에 성공한다.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당 관료들을 위해 부엌에서 일만 하고 있는 것에 마음이 심난한 노동자들에게 당 관료는 나중에 가서는 자신도 국가처럼 스스로 소멸할 것이라며 안심을 시킨다.

 

 

생디칼리즘
접시닦이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노조는 대표자를 대의원대회에 보낸다. 그 자리에서 언제, 무슨 식기들을 닦을 것인가가 결정난다.

 

 

여성주의 아나키즘
당신은 사장을 위해 접시닦이 노동을 해요. 그런데 집에서 설거지는 누가하지요?

 

 

원시주의 아나키즘
접시에 반대한다!

 

 

펑크 아나키스트
설거지에 반대한다!

 

 

아나키 반란주의
접시를 깨뜨리는 실천에서 정치적 이론을 추출하려는 돈키호테식의 시도


>> 영어로 된 원본 그림 보기


트랙백(1)   덧글(27) 이 문서의 주소:http://blog.jinbo.net/dopehead/?pid=495


달군  2006/12/07  
오호 -_-)b
  2006/12/07  
달군!!! 금방 덧글을 달았네. 달군 달군 달군 멋진 그림을 그려주삼.
껌뻑  2006/12/07  
설거지는 직접해야죠. 절대 공감.
당신의 고양이  2006/12/07  
아휴, 너무 재밌어요!
원시 아나키즘: 접시에 반대한다!(그럼 어떻게 되죠? ㅋㅋㅋㅋ)
이제부터 설거지는 직접 할게요 아흑흑ㅠ_ㅠ
루냐  2006/12/07  
아하하ㅡ 좋은 걸요!
그리고 이 포스팅 못지않게 멋진 한마디!
<혁명은 부억으로부터> ㅡ 乃"
고래밖  2006/12/07  
으하하 번역을 해주다니;; 난 사실 읽다가 포기했는데 말이지 ㅋㅋ
지각생  2006/12/07  
"생활속의 진보"에 트랙백 걸어주셔요~
로리  2006/12/07  
와 재밌다 돕 우리 이거 대추리에서 영상으로 만들까? ㅋㅋ 예전에 그 레고로 --즘을 표현했던 외국에 어디 아이들처럼 ^^
outwhale  2006/12/07  
로리/ 와 재밌겠다 로리 로리가 콘티를 써 -_- ㅋㅋㅋ
  2006/12/07  
당신의 고양이/ 원시 아나키즘은 도구나 기계 같은 것을 일체 거부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어도 식기 같은 것을 쓰지 않지요. ㅋㅋ
지각생/ 트랙백 걸었습니다.
로리, 고래밖/ 로리가 콘티를 쓰고 대추리에서 촬영하자. 내가 접시를 닦을께!!
목수M  2006/12/07  
헤드, 내가 설거지 할 수 있게 협조해줘
  2006/12/07  
목수, 너는 안그래도 하는 일도 많으면서 왠 설거지까지 하겠다는 것이냐. 설거지는 내게 맡겨주삼.
dalgun  2006/12/07  
ㅋㅋ 근데 돕, 니가 설거지를 못하겠다면, 그건 내혁명이 아니다. 가 맞지 않을까요? 딜레마 골드만이라니 웃겨죽겠다.
  2006/12/07  
아, you는 자기 자신을 뜻하는 경우도 많은데, 여기서는 '내가 설거지를 못하거나 씻지를 못하게 되면 그런 것은 내가 바라는 혁명이 아니다'라는 의미에 가까운 것 같아서 위에 나온 것처럼 번역을 한 것이에요.
참 딜레마지요??
navi  2006/12/07  
정말 딜레마 골드만이 제일 웃김..ㅋㅋ
지선  2006/12/07  
훕,
바로 내콤 바탕화면으로 교체하다
헤헤
외눈  2006/12/07  
재미있네..가져가야지..^^
쥬느  2006/12/08  

제비로 뽑자
sd  2006/12/08  
사회주의/맑시즘을 왜곡.매도하는것을 중단하시길
개토  2006/12/08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ㅜ_ㅜ
너무 단순하게 구호로 만들어버린 것 아닌가요?
Rory  2006/12/08  
sd/이 정도 유머를 곡해하시다니~ 너무 경직되지 마세요 ^^
파르티잔  2006/12/08  
여러모로 전혀 웃음이 나지 않는 그림이군요.
역동적이었지만 알고보면 슬프게 이어져온 마르크스주의의 역사를 저렇게 몇마디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을 그냥 넘겨버리긴 힘드네요. 스탈린주의를 비꼬고자 한 바는 이해가 되지만, 전반적으로 농담거리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navi  2006/12/09  
마르크스주의의 역사는 웃음거리가 되면 안되는 건가요?
가슴아픈것은 이해하지만-_-, 그게 웃음거리가 되어서는 안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더구나 이렇게 덧글까지 남겨야 하는건지,,
현현  2006/12/10  
이런 유머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건 내 혁명이 아니야
- 나루 골드만
나눔  2006/12/12  
음. 설겆이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거 너무 심각하군요..
그래도 잠시 웃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에밀리오  2006/12/12  
저도 재밌게 웃었습니다만... 음... 저는 민족주의자의 탈을 쓴 사이비 사회주의자입니다만, 뭐 사실 내공이 깊지 않아서 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유머는 유머로서 받아 들여도 좋을 듯 해요. 스탈린주의를 비꼬는걸 이미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음... 왜곡하는건 아닌것 같지만. 음...역시 내공의 부족일까요? ^^ 하여튼 그림 퍼가도 되지요? ^^;
kneehold  2007/01/30  
^^
저도 설거지 미루는 횟수가 많죠.앞으로 얼마나 이 횟수를 줄이는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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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것은 '영적인 작업'(박순천)

인터뷰, 그것은 '영적인 작업',박순천(출처: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

인터뷰는 르뽀글의 기초자료임과 동시에 그 자체로도 훌륭한 르뽀글, 르뽀문학이 될 수 있다. 님웨일즈는 김산을 인터뷰 함으로써 '아리랑'을 탄생시켰고 피에르 부르디외의 '세계의 비참'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로 만들어졌다. 요즘 사람들이 생생한 일상생활과 보도된 적이 없는 '신선한 생각'들을 알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면서 현장 작업인 '인터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간지, 잡지에서는 매호마다 인터뷰 기사가 실리고, 사이버 공간 안에서는 인터뷰 전문 사이트인 '퍼슨웹'이 만들어졌고 '지승호'라는 인터뷰 전문가도 탄생하였다. 인터뷰 글도 종류가 다양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룬 '긴 생애사'나 특별한 경험, 한 주제에 대한 짧은 견해을 담은 글도 있다. 그 글의 형식도 다양하다. 인터뷰어가 면담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글도 있고 면담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살려 정리한 글, 질문과 응답이 있는 대화식으로 이루어진 글들도 있다.


1. 인터뷰의 생명력은 무엇인가
현장작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내용'을 얻을 수 있다. 개인들이 겪은 풍부한 인생경험과 그를 둘러싼 사회 정치적인 체험을 생생한 언어로 재현해내는 일은 매력적인 일이다. 특히 공개화된 기록 자체가 소수의 힘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면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배제된 언어의 결합체일 것이다. 인터뷰는 이런 배제된 말들의 회복 작업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결정적이었던 사건이나 경험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강력한 경험은 시간과 공간을 멈추고 끊임없이 기억 속에서 재생되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통해 그것을 기록해야 한다. 이런 기록은 대부분 '구술'의 형태를 띤다. 구술은 인터뷰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구술'자료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미국 콜럼비아 대학에서는 부설로 <구술사 연구소>를 만들었다. 1년에 2500여명 이상의 학자들이 구술자료수집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작업으로 천권 이상의 책과 수백편의 논문을 써낸다.

2. 인터뷰 방법
1) 신뢰- 깊이있고 솔직하게 면담자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생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터뷰어와 면담자가 서로 신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터뷰어는 면담자를 믿어주고 그 개인사의 독특성을 인정해야한다. 그의 시각과 감정, 사고 속으로 자신을 밀어넣어야 하는 것이다. 이럴 때 면담자는 '대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인터뷰어가 면담자의 가장 노골적인 문제나 상황을 끄집어내도 공격적이거나 위협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에르부르디외는 이러한 인터뷰을 '영적인 작업'이고, 면담자의 독특한 요구에 따라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적인 사랑'이라고 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인터뷰어는 받아들인 면담자의 내용을 '사회구조적인 관점'으로 객관화 시켜 거리를 유지한다. 특히 자신과 정치적인 신념이 다른 사람(극우주의자)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더 신중하고 사려 깊게 사회적으로 접근하여 거리를 유지 할 필요가 있다.

2) 이용허가서 - 인터뷰를 왜 하려 하는지 어디에 쓸 것인지 솔직하게 밝힌다. 이렇게 밝히고 나면 면담자가 거기에 맞춰서 이야기 하는 경우가 있는데 더 풍부하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다양하게 한다.

3) 사전 준비과정- 면담자의 개인적인 역사, 즉 그의 독특한 삶의 궤도와 그가 처해져 있는 사회, 환경적인 조건, 일의 조건에 대해 사전에 알아서 정리해 갈 필요가 있다. 면담자에 대한 사전지식은 인터뷰 과정에서 부적당한 질문과 강요하는 질문을 하게 되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적절한 질문을 즉석에서 계속 만들어 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그때그때 인터뷰어와 면담자가 만들어 내는 말들을 추적해 가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신문하듯이 질문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 최소한 2번 이상 인터뷰를 해야한다.


4) 분위기 - 면담자 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준다. 일상적인 의사교환을 제약할 수 있는 여러조건을 가능한 만들지 않는다. 시간은 충분히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넉넉해야 하고 면담자가 거북한 점, 부족한 점, 요구사항이 있으면 말하게 해서 해소한다.

5) 의미- 인터뷰의 상황과 질문자체가 면담자에게 하나의 의미가 되어야 한다. 불행한 상황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거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벗어나게 하거나 노인분들 자신의 인생 잘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준다

6) 기억 보완 - 정확하게 기억 할 수 있게 그 당시 배경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해서 환기 시킨다. 왜곡된 사실이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다시 되물어 수정한다. 사람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무의식적으로 기억에서 지워버리거나 왜곡해서 기억한다. 그 점에 유의하여 질문한다.

7) 긴 시선 -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에서 독특한 무언가를 발견하기는 쉽지않다. 살아온 여정이 다 비슷비슷하고 거기서 거기인 것 처럼 느껴진다. 이럴때는 길게 보는 시선이 중요하다. 혼자 사는 시골 할머니의 삶에서 시의 냄새를 맡고 금속 기계공의 삶에서 철학을 느껴본다.


3. 인터뷰 글 쓰는 방법

1) 인터뷰 글은 일종의 번역작업- 구두로 말한 내용을 읽기 쉽게 '글'의 형태로 드러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한다. 인터뷰 중에 말한 모든 것을 다 기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발음, 목소리, 억양, 리듬, 신체언어, 본론에서 벗어난 여담, 글로 옮기기에는 애매한 말들을 다 적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 그 왜곡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번역에서는 번역자가 중요하듯이 인터뷰은 글로 옮기는 사람이 중요하다. 미국 하층 흑인 여성들의 생활에 관한 구술 기록집 은 흑인여성의 증언을 문법적으로 정확한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 여성들의 언어'로 바꾸어서 출간하여 '구술자의 생생한 삶의 현실로부터 언어를 빼앗아 기록을 박제화하였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글쓰는 사람의 보는 관점, 사실 취사 능력, 편집방법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정반대로 기록될 수 있다.

2) 인터뷰 글의 장점- 비록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왜곡되기는 하나 인터뷰 글은 구두보다 더 생생히 내용이 전달 될 수도 있다. 그것은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하고 그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잘 드러내 주었을 때 가능하다. 구체적인 예증과 사건, 상황, 상징적인 이야기들은 문학작품 처럼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또한 면담자가 속한 계층 특유의 속성을 생동감 있게 살릴 수도 있다.

3) 쓰는 방법
ㄱ. 면담자의 목소리 직접 담는 방법- 그 사람이 쓰는 말투, 사투리 그대로 생생히 드러나 있다
(참고자료- 책 한권으로도 모자랄 여자이야기)

나가 스무살에 딸을 낳고 즈그 아부지 간 뒤에 유복이 하나 낳응께 딸이 둘이제. 긍께 나도 8년동 안 혼차 살면서 고상도 헐만치 혔제. 인자 나가 딸네 둘을 데불고 딴 방에서 자거든. 그라믄 시어머니가 시방 생각허믄 즈것이 마음이 빈해진가 안 빈해진가 그것 볼라고 그란 거 같어. 전에는 여 가 방이면 저가 문이 있어. 그 문으로 살짝 들어와서 나를 찔벅찔벅해. 나 간 떠 볼라고 문도 똑똑 뚜드려보고. 시어마이가 그랑께 나는 나대로 간이 커지제. 또 잠이 살짝 들믄 가만히 이불 밑으로 손을 여갖고 나 몸수색하고 그래.. 우뜬 남자가와서 이래 손을 대도 가만 있을 거인가 어첳 거인가 그거 염짬 보니라고 그래. 그러믄 누구냐고 나가 소리지를 때도 있고 발로 툭 차뿌리기도 하고 그랬제. 그런 것을 다 직감(참고)살았어. 어디 가서 홀아비라도 만나서 살으라는 소리는 시상 없이도 안해. - 나 사는 동안은 좋은 시상이 안 나올랑갑소(금산댁 할머니)-

ㄴ. 인터뷰어가 면담자의 삶을 서술하는 방법- 인터뷰어의 성향에 따라 글 내용이 바뀔 수 있다. 사물을 보는 눈이 깊은 인터뷰어가 쓰는 글은 직접적인 구술보다 훨씬 생동감있게 그 사람의 인생을 잘 드러내준다. (참고자료- 권기봉의 청계천 만물박사 이용진 대진정밀대표, 님웨일즈의 아리랑)

그가 대진정밀이라는 개인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82년이다. 71년 상경해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 77년 지금의 금형 일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82년 창업한 이 대표. 네 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었을 때도 있지만 지금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솔로 오너'다. 실제로 금속·기계·공구 상가가 발달되어 있는 이 근방에는 적잖은 작업장들이 1인 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근데 이 일 배우는 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막내 동생이 일찍이 이 일을 하고 있던 터라 그 애한테 배웠어. 참 많이 애먹었지."

"버니어 캘리퍼스(원형으로 된 물체의 안과 바깥 지름을 재는 기구)를 다 쓴 뒤에 프레스 기계 위에 올려놨는데, 갑자기 그걸 집어서 날 막 꼬집는 거야."

듣자 하니 버니어 캘리퍼스의 날이 예리해 괜히 기계 위에 두었다가 떨어뜨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끝이 부러져 못쓰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생담을 기대했지만 에피소드로 맞받은 그는 그러나 기구도 부족하고 별다른 교육 시설도 없던 상황이어서 기술을 배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그래도 내가 금형 일을 시작했는데, 이왕 하는 거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지."

쇠가 쇠를 깎는다는 게 너무 신기해 금형 일을 시작했다는 이 대표. 수더분한 인상과는 달리 독한 면이 있었던 것일까? 주변에서 6명이 함께 공부하며 도전했는데 유독 그 혼자만 선반기능사 1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1982년의 일이다.

이후 아무리 한가해도 주 50시간 이상 일하면서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곡면을 깎을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 등 독창성 있는 일 처리로 많은 일거리를 따올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경기가 안 좋아 거래처가 4개로 줄었지만 잘 나갈 때는 17개 업체와 거래를 했다고 한다.
(대진 정밀 이용진 사장, 권기봉 글)



ㄷ. 인터뷰어와 면담자의 대화로 서술하는 방법- 인터뷰 과정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대화 내용 변화의 흐름과 이야기 지점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참고자료- 지승호의 인터뷰 글)

-청계천에 어떻게 들어오시게 되었어요? :
1977년까지 이런저런 일을 하다 1977년 금형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접한 금형에 대한 호기심과 철과의 힘겨루기에 대한 매력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처음엔 막내동생에게서 혹독하게 일을 배웠어요. 1982년 선반기능사 1급 자격증도 땄습니다. 처음엔 관수동에서 시작했는데 평화은행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자리로 터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집 주인이 지금 이 건물을 사라고 했는데 세로 들어왔어요.처음엔 이렇게 넓게 쓰지 못했습니다.관수동은 14평이었는데 여기에 처음 와서는 너무 좁아서 적응하느라 고생좀 했습니다.동생이 어찌나 혹독하게 가르치는지 우리집엔 이 자가 벌어져있는게 없습니다.꼬집히면서 배웠어 요.일제시대때 시보리의 대가라 불리던 청각장애인을 마음속에 은사로 생각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그 당시는 주로 공면가공을 하던 때였는데 나는 혼자서 연습하면서 입체연마법을 익혔습니다.


-주문형태와 근무시간, 요즘 경기는 어떤가요?
주문은 주로 동네에서 받아서 해주는데 예전엔 17개업체 정도 했었는데 요즘엔 4개정도로 줄었어요. 직원도 4명이나 데리고 있었고 주50시간씩 일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IMF때보다 더 경기가 안좋아요.2000년경부터 팍 준것 같습니다.

- 경기가 안 좋아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중국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가격이 1/7~1/10정도니까.
IMF 때 싼값에 우리 좋은 기술을 돈 몇 푼에 싹 다 넘겨서 그렇죠.

- 청계천 복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청계천이 복원되면 금속,공구상가 일대도 재개발이 될 게 뻔한데
다른 곳으로 옮겨가 일을 하더라도 지금 가지고 있는 인맥을 모두 잃게 되고
와해되는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작업장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갈 수도 없고 이 골목 전체를 뚝 떼서 가져갈 수
는 없잖습니까? 청계천에 오면 모든 공정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완성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말이에요. 게다가 타지에서 정착하는데는 6개월정도가 소요되고 그동안의 금전적 피해가 막심하
겠죠.이제는 마음이 위축되고 자포자기 심정이 됩니다.
금전적 혜택이 있다면 옮겨야가겠지만 의욕은 꺾였어요.
(대진정밀 이용진 사장을 대화체 인터뷰, 청계천 드림팀)



ㄹ. 인터뷰어의 서술글과 대화를 혼합하여 쓰는 방법- 서술과정에서 생략한 대화의 구체적인 과정을 넣어주므로써 더 이해 할 수 있게 하고 대화방식에서 생략한 인터뷰 상황이나 대화의 사회적인 맥락을 동시에 짚어주어 핵신적인 내용과 전체적인 흐름을 동시에 알려준다. (참고자료- 분가: 세계의 비참 3)

서술
파리다는 35세의 여성이었으나 대중들과 섞여본 경험이나 적극적인 사회생활의 경험이 없어서인지 마치 어린 사춘기 소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는 매우 낯을 가리고, 우리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으며, 게다가 어색하고 서투른 행동을 보여주었지만, 동생이 몇번이나 안심시켜주자 마침내 인터뷰에 동의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녀와 학교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인터뷰를 원했다. 하지만 파리다가 진정으로 만족감과 위안을 느끼면서 상세히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그녀 자신의 이야기 였다

인터뷰 글
파리다 - 난 학교에 다니긴 했지만, 그것 뿐이예요. 학교가 뭔지도 모르고 다녔어요...아마 모
두들 그랬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 부모인들 학교가 뭐하는 곳인지 제대로 알고 다녔을까요?
..............
아브델말렉 사야드(인터뷰어)- 그런 생활이 정신과 육체를 모두 죽여갔을 것 같은데.
파리다- 그럼요. 죽어가게 했지요. 내가 집을 떠났을 때, 당신 말대로 내가 받은 상처가 죽음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나는 모든 걸 새로 배워 가야 했어요... 아니 새로 배우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처음 배우는 거였죠. 자연스럽게 말하는 법, 떨지않고 남의 얘기를 듣는 법, 들으면서 동시에 생각하는 법. 그런 건 내가 전혀 배우지 못했던 거예요.......나는 진정제 같은 약과 나만의 약을 갖고 살았어요.

아브덱말렉 사야드- 나만의 약이라는 게 뭐죠?

파리다- 나만의 약은....그건 독서예요. 실로 엄청나게 책을 많이 읽었어요. 잠이 안오는 날에는 항상 책을 읽으며 밤을 새웠어요. .............
(아브델 말렉 사야드의 '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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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5인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적용! 용역도급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촉구 결의대회

제목 : 5인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적용! 용역도급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촉구 결의대회
서울일반노조   2006-11-14 14:05:40, 조회:17, 추천:3
 

여기 이 땅에서 가장 차별 받고, 억압 받고, 고통 받는 비정규·영세·여성 노동자의 아픈 현실을 극복하고자!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고자!

가장 낮은 삶을 살고 있는 노동자들이 모여
힘차게 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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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금강산 가자~(등산로)

제작시기,제작자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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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까 하다가...

온라인에 또 하나의 아지트를 만든다.'daum'의 카페들,'네이버'의 블로그,'싸이월드'의 미니홈피,폐쇄된 '엔키노' 블로그 대신 만든 '씨네21'의 블로그...인터넷 아지트.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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