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9호>몽구산성을 무너뜨리고 비정규직 없는 공장 쟁취하자!

 

몽구산성을 무너뜨리고 비정규직 없는 공장 쟁취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9월 6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정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버스, 컨테이너와 철조망, 수백의 관리자들, 버스와 덤프트럭 5중의 몽구산성을 넘어 비정규직 해고자의 현장출입을 보장받기 위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점심도 마다한 채 1900여명의 원하청 노동자들이 정문으로, 정문으로 행진했다. 행진대오가 늘어날수록 사측은 간담이 서늘해졌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가슴은 감동으로 물결쳤다.
 
전주위원회는 사측의 도발을 초기에 박살내고 비정규직 투쟁의 승리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수, 목, 금, 월 4일간의 아름다운 연대투쟁에 이은 최대규모의 중식집회를 조직한 것이다. 매번 집회 때마다 3백에서 5백으로, 5백에서 7백으로 정규직의 숫자가 늘어났지만 이 날 모인 전주위원회 정규직의 숫자는 자신들의 임단협 투쟁 때보다 훨씬 상회한다. 정규직 조합원들의 분노와 비정규직에 대한 정치적 태도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울산아산지회 해고자들, 전북금속, 전북버스지부, 전북택시, 민주노총전북, 사노위 등 연대세력도 수백이 넘었다. 전주공장 안팎에서 노동자 연대의 힘은 커지고 있었다.
 
이중의 정치적 승리
 
이번 투쟁은 6월처럼 1차 몽구산성을 무너뜨리지 못했지만 정치적으로 승리했다. 왜냐면 1차 몽구산성을 무너뜨릴 때보다 더 많은 정규직노동자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세 가지 노림수를 갖고 탄압을 자행했다. 하나는 임기 말의 권력누수로 쉽게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 다음으로 바로 있을 임원선거로 비정규직투쟁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임기 말의 무기력한 대응에, 임원선거 기간 동안 현장탄압과 통제를 가한다면 비정규직만이 아니라 정규직까지 ‘잡들이’ 할 수 있다는 꼼수를 부리려 했다. 그러나 전주위원회는 이동기 집행부를 중심으로 강력하고도 즉각적인 대응을 조직했고 승리의 팔부능선을 넘었다.
 
사측은 전주위원회 이동기 집행부와 정규직조합원을 무시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사측의 오류는 지금껏 대기업 조합원들의 정서상 비정규직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 비정규직 투쟁에 적극 나선 집행부는 차기 선거에서 떨어졌다는 대기업노동조합운동의 평가에 기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기 집행부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이동기 집행부는 초기부터 비정규직문제해결을 중요한 투쟁과제로 삼았다. 집행부와 활동가 몇 몇의 연대가 아닌 원하청 조합원들의 연대를 조직하고 실천해 왔다. 김영찬 조직부장의 “하루 이틀 투쟁하고 조직한 것 아니다. 현장조직일 때부터 대의원선거에서 전원 낙선하면서까지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해 왔다”는 말처럼 진정성을 갖고 조직했다. 그 성과가 대규모 집회로 드러난 것이다. 이제 충분히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 이상 정규직 조합원의 정서를 핑계로 처절한 비정규직투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기업노조에서 전 사회적 문제가 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집행부를 외면해서는 ‘귀족노조’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늘 손가락질 받게 될 것이다. 계급적 노동운동의 일보 전진도 불가능하다.
 
또 다른 정치적 승리는 제 122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이동기의장의 제안으로 9월 21일 대의원 이상 확대간부 집중투쟁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이다. 비정규직 출입투쟁과정에서 발생한 정규직 대의원에 대한 폭행, 고소고발, 징계위 회부 등의 막가파식 탄압을 박살내기 위한 것이다. 21일 울산, 전주, 아산, 남양, 정비, 판매 확대간부투쟁을 기점으로 원하청 연대투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출입보장을 넘어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투쟁으로
 
21일은 비정규직해고자들이 몽구산성을 치우고 정문으로 출입하는 것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전주공장에서 해고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면 원하청 아름다운 연대로 울산, 아산의 해고자들의 출입도 쟁취해야 한다. 울산, 아산 해고자들의 출입보장 없이는 무너진 조직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 울산지회, 아산지회 정상화를 바란다면 이번 기회에 모든 해고자들의 출입보장을 쟁취하자. 비정규직해고자들의 출입보장은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투쟁, 비정규직 철폐투쟁의 초석을 놓는 일이 될 것이다.
 
정원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