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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8호> [강령논쟁] 가짜 사회주의에 대한 입장

 

[강령논쟁]

 


[편집자 주] 사노위는 강령안을 마련하기 위해 3개의 초초안을 놓고 토론중이다. 이에 3가지 견해를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과 함께 하려 한다. 독자들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이번 주제는 "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성격규정과 태도, 평가에 근거한 사회주의 운동의 전개 방향"이다. 3개 의견은 일부 중복되기도 하지만, 견해의 차이는 분명하다.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비평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교훈을 얻어 생동감 있는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고자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1.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성격 규정과 태도, 평가에 근거한 사회주의 운동의 전개 방향

2. 혁명의 주체형성 전략
3. 여성, 생태, 소수자 대한 태도
4. 전쟁, 한반도에 대한 태도

 

 

가짜 사회주의에 대한 입장

 

스탈린주의 반혁명을 거친 30년대부터는

혁명의 주체였던 노동자계급에게 더 이상 권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1917년 러시아 혁명에 대한 단호한 지지, 그리고 혁명 패배의 교훈과 이로부터 사회주의 혁명의 승리의 조건을 찾아내는 것은 혁명 강령의 필수요건이다.
 

러시아 혁명과 사회주의로의 이행

1917년 러시아에서 탄생한 사상 초유의 노동자국가에서는 1920년대 후반까지는 노동자권력 아래 국유화와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위한 시도들이 수행되었다. 하지만 스탈린주의 반혁명을 거친 30년대부터는 혁명의 주체였던 노동자계급에게 더 이상 권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의 러시아는 1차 대전의 패배와 내전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혁명 이후 형성된 국가 관료주의는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들이 자본주의 최고의 단계라 착각했던 국가자본주의의 형식을 통해 이행을 추구했다. 테일러주의의 재도입과 1인경영의 강제, 짜르 관료의 재고용, 자본주의 생산방식과 인센티브 재 부과는 생산과 정치에서 노동자계급의 실질적 권력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은 3년간의 내전 동안 혁명적 노동자계급의 죽음으로 더욱 고착화되었다. 또한 세계혁명의 실패는 러시아의 볼셰비키를 고립시켰고, 결국 이모든 것은 후진적인 저개발 경제의 책임으로 돌려졌다. 이 상황을 이어받은 스탈린은 5개년 계획의 도입과 농업의 집산화로 소련이 사회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일국사회주의와 반 노동자계급적인 당 독재의 강화를 초래한다. 당이 곧 계급이라는 잘못된 판단 속에 당이 모든 권력을 장악했고, 당이 노동자계급을 대신하는 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스탈린주의 반혁명과 국가자본주의 경향

사회주의자들은 자본주의를 단순히 사유재산과 ‘시장의 무정부성’에 근거한 이윤추구체계로 보는 맑스주의에 대한 거친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자본의 사회적 관계의 지배이다. 노동의 소외는 생산수단과 생존수단 모두로부터 직접생산자를 분리시키는 임노동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노동자국가라는 러시아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필요를 생산하기 위해 일하지 않았고 임금을 받기위해 일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그들의 노동을 소외시켰고 자본을 생산했다. 자본주의에서처럼 사기업에 노동력을 파는 대신, 단순히 국유화기업에 그들의 노동력을 팔았다. 러시아는 이러한 자본과 임노동의 사회관계가 생산수단을 국가가 소유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으며, 스탈린주의 옹호자들이 생산수단의 국가소유가 전 국민에 의한 소유였다고 주장하는 것이 허위임을 증명했다. 결국 국가와 그 관료조직에 의한 생산의 집중화와 계획화는 소유의 폐지를 향한 진전이 아니라 착취강화를 위한 한 수단에 불과했다. 이와 같이 소련은 스탈린주의 반혁명에 의해 국가자본주의 형식을 취하면서 사회주의가 아닌 자본주의로 이행 했고, 이것은 사회주의의 건설이라는 미명하에 민족경제를 살리는 것으로 둔갑하였다. 이런 과정은 그 후 중국, 동유럽,쿠바, 북한 등등에서 추진되었고, 이들 국가들에서는 사회주의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노동자계급적인 그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다. 사회주의라는 위대한 사회를 참칭하며 타도해야 될 대상인 자본의 독재가 가장 쇠퇴한 형식으로 지배할 뿐이다.
 

소련 실패의 교훈

소련의 경험은 우리에게 일국사회주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국사회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자본가 대신 국가의 이름으로 자본을 축적한 것일 뿐인데, 오히려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소유가 폐지되고 부르주아지가 축출되었다는 환상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일국사회주의의 가능성에 대한 스탈린주의이론 및 소위 사회주의 국가들이나 퇴보한 노동자국가에 대한 허구는 이러한 은폐에 모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러시아 혁명의 교훈에서 피할 수 없는 사실은 국가가 반혁명의 도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강령은 소련과 같은 이행기 사회인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올바른 과정을 반드시 명기하고, 혁명의 시작에서 완수에 이르기까지 노동자계급 전체를 포괄하는 계급의 집단적 권력이자, 새로운 사회의 실제적 표현인 ‘노동자평의회 체제’에 대해 확고한 전망을 제시하는 강령이어야 한다. 또한 노동자계급과 혁명당 그리고 국가권력사이의 관계를 혁명의 시기가 오기전인 지금부터 확실하게 밝혀주는 강령이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노동자혁명도 존재하지 않았던 북한 같은 최악의 착취체제에 대해서는 노동자혁명에 의해 타도되어야 할 체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을 모종의 노동자국가나 사회주의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사회주의 선전선동과 노동자혁명 전략을 완전히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이들 체제에 대해 ‘가짜 사회주의’, ‘가짜 노동자국가’임을 분명히 하고, 노동자혁명에 의해 타도되어야 할 체제라는 실천적 결론을 명확히 하는 것은 절대로 회피해선 안 된다.
이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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