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8호> 리비아의 내전

[편집자 주] 제국주의 군대가 개입함으로써 리비아 내전이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고, 각국의 태도 역시 다양하다. 사노위 내에서도 리비아 내전에 대해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를 가지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이러한 시각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전, 카다피와 제국주의의 본질을 폭로하다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

제국주의 연합군은 리비아를 공습했다. 리비아의 새벽은 피로 물들었다. 미국은 이라크나 파키스탄에서처럼 민중을 피로 물들이면서도 자신들 또한 수렁에 빠졌던 악몽과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를 떠올리며 개입을 망설였다. 그들이 한편으로는 ‘중동의 미친 개’ 카다피를 비난하면서도 혁명이 더 급진적으로 나아가 리비아의 석유로부터 뿜어져 나올 오일 머니를 잃을지도 몰라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였다. 이 동안 리비아의 반란군들은 생사를 거듭 다투고 있었다. 혁명이냐, 반혁명이냐! 그런데 서방 제국주의 나라들에서는 그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은 분명했다. 따라서 그들의 “인도주의적 개입”은 두말할 것 없이 명백히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 서방 제국주의는 방공망을 파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결국 지상군을 투입하여 리비아를 점령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공격은 카다피로 하여금 서방의 “식민주의 형태”를 비난하는 것을 정당화하면서 더욱 잔인하게 혁명을 고무하기보다 질식시켜버릴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제사회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하라”는 최근 진보신당의 논평은 리비아 민중과의 혁명적 연대가 아니라 피로 물든 제국주의에 리비아의 운명을 내놓아도 좋다는 참으로 ‘위험한’ 견해이다.
 

혁명과 내전

이처럼 리비아혁명이 카다피의 친위대와 용병은 물론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전투기 그리고 군홧발에 짓눌려 질식당할 위기에 놓여 있지만 이는 혁명의 교과서가 되었다. 이는 혁명이 과연 어떠한 길로 나아가게 될지를 예시해준다. 40여년 독재체제에서 해방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은 리비아민중의 대단결을 성취해냈다. 부족들 사이 ‘복잡한’ 분쟁 정도로 축소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착각과 달리 혁명이 진전될수록 “부족주의”라는 분열 또한 대중 자신의 힘으로 끝장내기 위해 나아갔다. 이러한 성취를 바탕으로 혁명이 승리한 지역들에서는 투쟁의 지도기관이자 미래 정부의 맹아들이 태어났다. 그 곳에서는 사회주의적 변혁을 향한 조치들이 취해지기도 했다. 이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왕정’이나 오랜 독재체제 아래서도 민주적 과제의 완수만이 아니라 사회주의로의 연속혁명이 그리고 혁명적 이행을 위한 요구들이 올바른 변혁의 길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혁명은 계급투쟁의 발전과 격화가 계급간의 전쟁 곧 내전으로 필연코 나아간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혁명이 그리고 참여자들이 살아남고 온전히 승리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비폭력 무저항과 평화적 이행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똑똑히 가르쳐주었다.
 
세계 노동자들은 서방 제국주의의 “인도주의” 가면 뒤에 숨겨진 위선들이 가차 없이 발가벗겨졌고, 쿠바의 카스트로나 차베스의 ‘21세기 사회주의’와 같은 가짜(fake) 사회주의 나라에서 오히려 독재자를 옹호하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다. 이들 체제에 대한 그 어떤 방어논리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혁명이 생사를 다투는 상황에서 카다피와 같은 독재자를 ‘친구’로서 옹호하는 체제는 노동자계급의 것이 아니다. 튀니지와 이집트, 리비아 그리고 중동의 여러 나라들에서의 혁명과 반란, 최근 미국 위스콘신에서 공공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금이 진정 혁명적 이행의 시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혁명의 현실성은 살아 있다. 이제 우리가 그것을 단단히 부여잡고 전진해나갈 때이다! 리비아혁명 만세!
김해기
 

 

제국주의에 맞서 리비아를 방어하자!

 
제국주의의 군사적 개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그러했듯이, 항상 이들의 명분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주의자들은 인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무시하지 않지만, 이에 앞서 제국주의를 패퇴시키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설사 악마와 손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내전에서의 각 세력들

부르주아 언론들은 리비아에서의 각 세력들간의 각축을 카다피 진영과 반카다피 진영으로 양분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이렇게 구분선을 설정하는 것이 리비아, 그리고 리비아를 주시하는 세계의 인민들을 기만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전투가 선/악의 대결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일단 이 대결의 한 축에 제국주의 세력과 이들의 후원을 받는 왕정 복고 세력, 한때 카다피 정권의 일원이었던 각료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공식 언론들에 의해서, 그리고 혼돈에 빠진 인민들에 의해서 카다피 독재에 대항하는 투사로, 반정부군의 지도부로 추앙되고 있다.
 
그 반대편 진영에 반제투사(?) 카다피 일가와 그의 용병단이 있다. 카다피는 나세르로부터 영감을 얻어 자국의 왕정을 타도하고 제국주의 자본을 몰수하는 등 반제·반봉건 개혁을 추진하였다. 카다피는 자신의 선배로부터 “사회주의” 수사를 사용하는 방법도 배웠다. 그러나 나세르의 이집트가 결국 자본주의 국가였듯이, 카다피의 리비아 역시 자본주의 국가였다. 그나마 이루어진 반제국주의적 조치들도 다시 제국주의에 뒷문을 열어줌으로써 퇴색되었다. 리비아 인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무기들은 제국주의자들로부터 들여온 것이다.
 
그리고 리비아의 노동자 계급이 있다. 내전의 와중에서 리비아의 노동자 계급은 놀라운 대담함, 전투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노동자 계급이 리비아의 주인이 될 수는 없다. 노동계급의 전위당이 혁명강령으로 노동자 계급을 정치적으로 무장시켜야 한다. 그러나 리비아의 노동자들에게 이것의 결여로 말미암아 상당 수준 달성한 물리적 무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는 매우 정체되어 있으며, 이는 상당수 대중들이 제국주의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는 것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제국주의 개입을 분쇄하고, 노동자 혁명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제국주의 군대의 리비아 무력 침공에 대해 우리는 명확하게 리비아를 방어하는 입장에 서야 한다. 이것은 살인귀 카다피와 일시적으로 제휴해야 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는 제국주의 개입을 지지하는 진보신당의 개량주의자들을 규탄한다.
 
그러나 우리는 카다피를 진정한 반제투사로 추앙할 생각도 없다. 민노당의 스탈린주의자들은 카다피를 미제에 맞서는 투사로 추켜세우지만, 카다피는 제국주의에 투항하는 노선을 꾸준히 실행해왔으며, 리비아에서 포성이 멎고 나면 언제라도 제국주의의 품에 안길 것이다. 리비아 노동자 계급은 제국주의를 패퇴시키고, 카다피마저 타도하는 것을 통해서 진정으로 제국주의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투쟁으로 수립된 리비아 노동자 국가는 중동/북아프리카 사회주의 연방의 첫 걸음이 될 것이고, 지중해 연안 유럽을 뒤흔들 것이다. 제국주의 군대에 패배를! 노동자 혁명으로 제국주의 사슬을 영구적으로 끊어내자!
이원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