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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6호>다함께 정종남 동지의 반비판에 대하여

다함께 정종남 동지는 사노위 기관지 24호의 ‘3자통합당이 진보정당? 다함께의 기회주의적 행태를 비판한다!’에 대한 반박 기사를 레프트21을 통해 게시하였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성격규정에서부터 사회주의당 건설의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점들이 내포되어 있기에 논쟁이 건설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라며 세 가지 부분에서 비판을 전개하고자 한다.

 

우선 정종남 동지는 ‘상층 지도부의 행태와 이데올로기적 후퇴’만으로 통합진보당의 성격을 규정할 수 없으며 통합진보당의 ‘기반’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기반을 노동조합 상근간부층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 통합진보당은 국민참여당으로 대표되는 노골적인 반동 부르주아 세력과 민주노동당, 새진보통합연대의 노동조합 상층 간부들을 기반으로 구성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진보당은 FTA 투쟁 국면에서 국회에 등원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강령상으로는 ‘비정규직 사용 제한’으로 후퇴하고 있다. 정종남 동지가 밝힌 통합진보당의 ‘기반’이 바로 상층 지도부의 경악할 행태와 강령적 후퇴인 것이다. 그들의 기반을 봐야 한다는 주장은 혹시 ‘다른’ 기반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인가?
 

두 번째로, 정종남 동지는 배타적 지지방침이 마치 부르주아 정당과의 완벽한 단절을 위한 전가의 보도인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배타적 지지방침은 진보정당-노동조합이라는 전형적인 양 날개 전술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다. 이조차도 지금은 산산조각나 버렸다. 통합진보당의 강령을 보자. ‘중소기업 주도형 경제체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수많은 부품사 자본가들과 노동자들의 연대를 의미한다. 이것이 부르주아 정당으로부터 독자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인가? 노동자계급이 부르주아 정치로부터 계급성/독립성을 지켜내는 방법은 애매한 진보정당들에 대한 복수의 지지가 아니라 단결과 연대에 기반 한 대중투쟁을 건설하는 것이다.
 

더불어 정종남 동지는 ‘민주노총에게 통합진보당을 지지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정종남 동지는 지난 토론회에서 분명히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철회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다함께의 공식적 입장이 바뀐 것인지 묻고 싶다. 또한,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지지를 가로막으면 노동자들이 갑자기 사회주의 당 건설로 올 것 같나’라는 질문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의회주의/개량주의 지도력을 노동자계급 스스로 거부하게 만들기 위한 진지한 시도를 마치 도박처럼 여기고 있는 듯하다.
현재 사노위는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철회시키고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와 사회주의로의 견인을 위한 1,500인 선언운동과 10만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지도부의 우경화를 비판하며 좌파세력을 규합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다함께 동지들이 이 대중적인 서명운동의 흐름에 왜 동참하지 않는지 의문스럽다.
 

마지막으로, 정종남 동지는 사노위의 당 건설 운동을 폄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노위 운동에 대한 존중은 고마운 일이나 당 건설 운동은 진정성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다함께는 지금의 정세가 트로츠키가 개혁정당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특정 상황’이라 규정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남한의 사회주의자들에게 ‘특정 상황’이란 경제위기와 인민전선의 부활 속에서 제대로 된 사회주의를 이야기하는 당이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사회주의세력의 독자적 세력화와 당 건설 없이 개혁정당에 대한 개입과 견인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인가? 사회주의당은 선포되어지는 것이 물론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적들의 품에서 탄생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망상이다.

 

손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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