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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7호>재능투쟁 1500일을 생각한다 단결과 연대만이 승리를 보장한다

벌써 1500일... 재능투쟁은 계속된다!
지난 1월 28일은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복직’을 요구하며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동지들이 거리농성을 시작한지, 꼭 1500일이 되는 날이다. 4년이 넘는 긴 시간의 투쟁은, 재능투쟁을 이 나라 특수고용노동자 투쟁의 상징으로, 아니 이제는 자본의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저항하는 비정규직 투쟁의 머리말처럼, 어느새 우리 사회 내면 깊숙이 자리 잡게 만들었다.
 1500일 집중 결의대회가 열렸던 이 날도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는 승리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으자는 연대의 목소리가 1박2일 동안, 한겨울 추위가 무색할 만큼 뜨겁게 이어졌다. 

재능교육지부 동지들의 투쟁이 1500일이 넘도록, 재능자본이 여태껏 저질러왔던 일들을 돌아보면 가히 ‘노동탄압 백화점’이란 표현이 손색없다. 학습지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물론, 구사대와 용역깡패를 동원한 조합원 폭행과 상습적인 성희롱, 그리고 노동조합과 조합원 살림살이에 대한 압류경매 시도에 이르기까지, 그간 재능자본의 ‘악행’은 치졸하고 반인륜적인 수법들로 나날이 거듭되어 왔다. 이제 용역깡패를 동원한 사측의 노골적인 노조탄압은 일면 자취를 감춘 듯 보이지만, 학습지노동자들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취급하면서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는 저들의 태도는 여전하다. 물리적 폭력이 사라진 현장에는, 그 대신 학습지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자본의 논리가 저들 나름의 여론전을 통해 도처에서 포악하게 드러나고 있다.

 

연대는 생명이다! 폭넓은 연대로 힘 있는 반격을 준비하자!
이제는 더 이상 재능자본이 스스로 변화하고 반성하기를 기대하지 말자. 작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투쟁이 보여주었듯이, 전사회적 연대의 발걸음이 재능투쟁으로 향할 수 있도록 사회각계의 힘을 모아내야 한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결사의 자유조차도 불법으로 탄압받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현실 속에서, 소수화된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희망버스’와 같은 연대의 새로운 전형을 재능투쟁에서도 반드시 되살려낼 필요가 있다. 지역과 업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해를 가르지 않는 ‘계급적 연대’를 복원하고, 경찰의 차벽과 물대포에도 아랑곳 않고 권력과 자본이 규정한 합법의 테두리쯤은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는, 민주노조 운동이 잃어버렸던 ‘전투성’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한진과 쌍차의 투쟁이 정리해고 문제를 사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듯이, 재능투쟁 또한 남한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를 알려내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고, 더 나아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현실을 투쟁으로 바꾸는 데, 앞으로 많은 역할을 기대 할 수 있다.
1700만 노동자 가운데 900만에 이르는 비정규직의 아픔과 설움, 그 중에서도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노동기본권마저 박탈된 삶을 살아야 하는 학습지교사, 화물운송, 대리운전, 보험모집인 등 200만 ‘노동자’들의 팍팍하기 이를 데 없는 현실은, ‘경제위기 고통전가’의 시대를 사는 민중들로부터 깊은 분노와 폭넓은 연대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제 전체 노동자민중의 단결과 연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재능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꼭 그래야만 한다.

 

임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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