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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7호>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발걸음

2011년, 우리는 희망버스라는 새로운 연대운동을 경험하였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5차례의 희망버스가 전국 곳곳에서 부산으로 향했다. 5차 희망버스이후 한진중공업의 문제가 합의 타결되면서 이후 희망버스운동의 진로와 방향을 어떻게 가져 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지금,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발걸음”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문제가 합의타결로 한 순배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우리사회는 여전히 살인적인 정리해고와 기업의 무한이윤추구를 위해 끊임없이 양산되는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암울하기만하다.
 

지난 3년간 쌍용차에서는 19명의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였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차가운 농성장에서 삶을 이어가는데, 사장은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공장을 차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살고 있다. 코오롱은 엄청난 돈을 들여 세계 유명선수들을 초청해서 골프선수권대회를 여는데 정리해고 된 이들은 7년째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00억 매출의 시그네틱스가 경영이 악화되었다며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유성기업은 노조를 없애려고 징계해고를 남발하고 있다. 기업을 비싸게 팔아먹으려고, 공장을 해외이전하려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만들려고, 노동조합을 없애려고 각종 해고가 자행 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는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법적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점을 악용하여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임금을 30만원도 넘게 깎은 것이 재능교육이다. 성희롱과 저임금을 견디며 일해 온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자 바로 해고한 것이 공기업 국민체육진흥공단이다. 고3 실습생을 죽도록 부려먹어 쓰러지게 만든 것이 기아자동차다. 뿐인가. 공기업을 팔아먹기 위해 외주화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남발하는 것이 정부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는 ‘더 많은 기업의 이윤’이라는 탐욕이 낳은 제도일 뿐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사회적인 투쟁을 우리는 조직하고 만들어내어야 한다. 그리고 그 투쟁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바로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발걸음”이다. 대표적인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사업장인 재능에서부터 쌍용자동차까지 희망을 만들기 위해 함께 모여 문화난장도 하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에 저항하여 싸워온 이들을 중심으로 한 ‘희망뚜벅이’라는 행진단도 구성하여 재능에서 쌍용자동차까지 걷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운동사회 일각에서 ‘희망발걸음’에 대해 우려석인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자율성에 대해 자유주의 경향, 또는 원칙 없는 대중추수주의로 보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수 없고, 장마가 무서워 호박을 안심을 수 없듯이 우려되는 바가 있다고 해서 희망발걸음에 대해 폄하하거나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희망발걸음’을 통해 정리해고제도와 비정규직제도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사회적 투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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