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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0호>[강령논쟁] 여성억압 · 환경 파괴에 맞선 노동자당의 강령

 

[강령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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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사노위는 강령안을 마련하기 위해 3개의 초초안을 놓고 토론중이다. 이에 3가지 견해를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과 함께 하려 한다. 독자들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이번 주제는 ‘여성,생태,소수자에 대한 태도’이다. 필자에 따라 분량 상 각각의 주장을 모두 다루지 못하거나, 소상히 다루지 못한 점을 독자들께서 이해하시길 바란다. 사회주의의 시각에서 위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지 같이 고민하였으면 한다.
1.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성격 규정과 태도, 평가에 근거한 사회주의 운동의 전개 방향
2. 혁명의 주체형성 전략
3. 여성, 생태, 소수자 대한 태도
4. 전쟁, 한반도에 대한 태도

 

여성억압 · 환경 파괴에 맞선 노동자당의 강령

 

노동자당의 강령은 페미니즘 여성단체나 생태주의 환경단체와는 달리 여성억압과 환경파괴에 맞선 노동자계급 투쟁의 전략 전술을 제시해야 한다. 노동자당의 강령은 여성 문제와 생태 문제를 계급모순 철폐 이후의 과제로 미뤄두는 것에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들을 계급투쟁과 무관하게 의식 개조(예를 들어 가부장적 의식 개조)나 관점 교정(자연에 대한 잘못된 관점 교정)의 문제로 접근할 순 없다. 이러한 몰계급적인 접근법을, 노동자당이 노동자계급의 투쟁방법으로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몰계급적인 의식개조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투쟁의 문제!

노동자당의 강령은 노동자계급이 여성억압을(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 장애인, 노인, 청소년 등 모든 형태의 사회적 억압과 차별을) 유지시키는 이 체제를 타도하는 데 결정적인 이해관계와 능력을 가진 유일한 계급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오직 혁명적 노동자계급의 지도 아래서만 여성노동자들을 비롯한 가난한 농민과 도시빈민층의 여성들이 프롤레타리아 독재 -- 모든 사회적 억압의 종식을 위한 전제조건 -- 를 위한 투쟁으로 이끌려 올 수 있다. 그래서 노동자계급운동은 언제나 모든 억압과 불평등, 차별에 맞선 투쟁의 선두에 서야 한다. 그러나 개량주의 정당이나 관료적 노조 등 기존 노동자 조직들은 이 같은 사회적 억압에 맞선 투쟁을 받아 안지 못하고 있다. 혁명적 노동자당의 임무는 노동자 대중조직을 이러한 억압과 차별에 맞선 투쟁의 선봉에 서도록 하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운동 내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여성을 비롯한 피억압 층들이 스스로의 조직(노조나 당 내에 여성위원회, 장애인위원회 같은)을 만들 권리를 옹호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피억압 층들의 요구를 노동자계급 전체가 받아 안도록 해야 한다. 각각의 피억압 층들이 겪는 고유한 공통의 경험으로 인해 여성운동, 동성애자운동, 청소년운동, 장애인운동, 이주자운동 등 각각의 부문적 운동이 전개되어 왔다. 혁명적 노동자당은 이들 운동의 지도력을 소부르주아 시민운동이나 사민주의자들에게 내맡길 수 없다. 사회적 억압에 맞선 공동전선을 건설해야 한다. 이 공동전선은 집회와 시위, 파업과 점거 등 대중투쟁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혁명적 노동자당은 이러한 전술을 통해 피억압층 운동을 자치주의 ․ 부문주의적 방향 또는 계급협조주의적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세력들과 정면으로 맞선다. 혁명가들은 프롤레타리아 여성운동을 비롯하여 노동계급적인 피억압층 운동을 건설하고, 이 운동 내에서 혁명적 사회주의 지도력을 위해 단호히 투쟁해야 한다. 그리하여 피억압층 사이에서 나타나는 분리주의 경향, 인민전선주의 경향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혁명적 노동자당의 목표는 피억압층의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다.
 

핵시설 및 핵 안전문제에 대한 노동자통제 투쟁

환경 파괴에 맞선 투쟁과 관련하여서도 노동자당의 강령은 녹색당이나 환경시민운동과는 달리 일차적으로 계급투쟁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원전(핵시설)에 대해 단순히 ‘폐쇄하라’는 선언적 요구로 그쳐선 안 된다. 핵 재앙에 맞선 투쟁의 과제를 노동자들에게 제기하고 투쟁을 조직할 수 있기 위한 선전선동의 기본방향과 지침이 될 수 있는 강령이어야 한다. ‘폐쇄냐 아니냐’ 논쟁에 갇히지 말고 실제 핵시설 폐쇄를 위한 노동자계급 투쟁의 방향과 전술의 문제로까지 구체화되어야 한다.
 
핵발전소를 비롯한 핵 시설을 최대한 신속히 폐쇄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통제가 필요하다. 자본가정부와 기업이 틀어쥐고 있는 핵 시설에 대한 모든 ‘기밀’과 정보, 점검기록이 공개되어야 한다. 핵시설에 종사하는 노동자 대표자들, 현지주민 대표자들, 노동조합, 환경단체 등을 포함하는, 핵시설 안전에 대한 가장 완전한 노동자 통제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핵시설에 대한 ‘폐쇄냐 노동자통제냐’는 전혀 현실의 쟁점이 아니다. 문제는 그렇게 추상적인 방식으로 제기되지 않는다. 핵시설 및 핵 안전문제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통제에 맞서 기밀 철폐와 정보 · 기록 공개를 요구하고 노동자 민중의 감사 및 통제를 도입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투쟁을 매개로 해서 대중적인 핵시설 폐쇄 투쟁이 이루어진다. 궁극적으로 핵시설의 폐쇄는 자본가계급으로부터 정치권력을 탈취해서만이, 노동자계급의 권력 장악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노동자통제를 위한 투쟁’ 같은, 노동자계급이 투쟁의 주체로 나서기 위한 전술과 투쟁방향, 조직형태를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폐쇄’만을 주장하고 마는 것은 노동자당의 강령이 될 수 없다.
 
양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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