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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홍대노동자들은 왜 다시 거리로 나왔나

홍대노동자들은 왜 다시 거리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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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새해 첫날 집단해고 통보를 받고 49일간 본관 점거농성을 벌인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들. 간접고용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사회적으로 알려내며, 많은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냈고, 그 투쟁의 성과로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1년 3개월이 지난 5월 9일, ‘자율교섭권 쟁취, 손해배상 철회’라는 요구를 내걸고 또다시 홍익대 정문 앞 농성투쟁에 돌입했다. 무엇이 이들을 또다시 거리로 내몰았는가?

 

뒷끝 소송! 원청인 홍익대 사측의 노조 탄압

홍익대는 지난 4월 20일 점거투쟁을 한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2억 8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패소하자 서울고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보복성 뒷끝 소송이라는 사회적 질타에도 불구하고 원청인 홍익대 사측은 막대한 재산상 손해와 명예 훼손을 가져왔다며 소송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그동안 월 75만원, 하루 식대 300원을 받으며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다 못해 2010년 12월 노조결성 후 학교와 업체 측에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홍익대는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학교분회가 설립된 직후인 12월 말, 업체와의 계약해지를 통해 2011년 1월 1일자로 170명의 청소, 시설, 경비노동자 전원을 집단해고 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원청인 홍익대를 상대로 투쟁에 돌입했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이후 원청의 업체 계약해지를 통한 집단해고와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그간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대표적 노조탄압 방식이다. 2011년 홍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의 투쟁은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기막힌 노동실태를 사회에 고발하는 계기가 되었고 사회적 여론은 뜨거웠다.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강고하게 전개됐고 그 결과 사회적 여론과 투쟁에 밀려 원청인 홍익대는 노동자들의 현장복귀를 인정하게 됐고 투쟁은 마무리된 듯 보였다.

그런데 이번엔 원청을 대상으로 한 투쟁자체를 봉쇄하기 위해 법적 소송을 내고 1차에서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하면서까지 노동자들을 대상을 협박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조 탄압에 이용되는 복수노조 교섭 창구단일화

홍익대 투쟁 이후인 2011년 9월, 경비업체인 용진실업에 ‘홍경회’라는 어용노조가 경비노동자들의 과반수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하여 설립되었다. 2012년 집단교섭 투쟁으로 서울지역 다른 대학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정식 임단협을 체결했지만, 공공운수노조 홍대분회는 집단교섭으로 쟁취한 시급 5100원 타결에 실패했다.

어용노조인 홍경회 노조의 교섭거부로 임단협 체결을 하지 못했으며, 사측은 창구단일화를 이유로 홍경회노조를 교섭대표로 인정해 일방적으로 단협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용역업체가 어용노조를 협상파트너로 삼으며 점거농성을 함께한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요구는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이를 통해 민주노조를 완전히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교섭창구 단일화 규정으로 인해 오히려 소수노조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이 박탈되고, 노동권이 침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투쟁과 연대의 힘으로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사용되는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규정이나 손해배상청구 등은 노조의 존재를 무력화시켜 노조 자체를 고사시키려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서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권을 쟁취하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고자 끊임없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속에 홍익대 청소 경비노동자들의 농성투쟁이 자리잡고 있다. 현장 투쟁의 힘으로 각종 악법 및 독소조항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2011년 경험한 연대의 강력한 힘을 잊지 말고 간접고용노동자들의 민주노조 사수, 자율교섭 쟁취를 위한 연대투쟁을 조직해 나가자!

 

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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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사회주의 로그인'을 읽자!

‘사회주의 로그인’을 읽자!

 

 

이론과 실천

경북 고령에서 김대중을 지지하셨던 우리 외삼촌! 지금도 외갓집에는 다양한 이념서적과 함께 버젓이 『노동해방문학』과 『현실과 과학』이 꼽혀있다. 국졸에다가 건설일용직이셨던 우리 아버지도 『신동아』를 읽던 시절이었다. 신동아의 별책부록, 「사회주의 대변혁 핵심문헌 50선」따위가 고향집 창고 한 켠에서 썩어가고 있다. 소위 말하는 80년대 말 90년대 초, ‘민주화’로 현상되었던 운동의 이념이 이렇게 대중적 차원에서 공유되던 시절이 있었다.

90년대만 해도 대학가 서점에서 써클들의 ‘문건’들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가 있었다. 선진 노동자운동들도 직·간접적으로 조직운동과 결합돼 있었다, 이를 통해 선진노동자들은 실천의 무기로써 이론을 공부했고 정기적인 학습은 현실에서 혼란함을 겪을 때나, 현장실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때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했다.

 

당 운동과 함께

그러나 최근 ‘노선논쟁’은 조직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진행될 뿐 대중들은 물론이고 선진노동자들 사이에서조차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 현실의 계급투쟁으로 스스로를 입증되지 못하는 ‘문건’논쟁은 ‘말들의 성찬’으로 끝났다. 급기야 사상운동과 노동운동의 최소한의 접점마저 사라지면서 실용주의적이고 조합주의적인 운동의 범람을 아무도 제어하지 못했다. IMF 이후, 핵심적인 투쟁들에서의 패배가 일차적이겠지만, 사상운동의 좌초도 지금의 현실을 규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판단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사노위가 본격적인 ‘사회주의 당’운동을 제출하면서 투쟁하고 있다. 그 일환의 하나로 이론정책지 『사회주의 로그인』을 발간했다. 여전히 그 파장은 미비하지만, 이제 ‘출발’을 한다는 의미에서 너무나 소중하다. 한국 사회에서 기꺼이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는 이들의 ‘실력’과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그것이 어떠하든, 지금 운동의 현실이 이러하고, 여기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투쟁하는 이들의 살아있는 고민

그렇다. 사회주의 운동의 질적 비약과 대중적 확산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는 이들의 고민과 성찰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그 한가운데에 『사회주의 로그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조직에 대한 투명한 생각, 강령토론 속에서의 문제의식, 2012년 정세를 바라보는 관점과 투쟁방안들, 역사적인 강령들에 대한 성찰들, 국제적인 계급투쟁에 대한 추적, 그리고 생태와 지역을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노력들!

사노위라는 투쟁하는 조직, 그리고 실천하는 조직에서 깔끔한 이론적 정립은 아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투쟁하는 이들의 살아있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현실의 계급투쟁과 유리된 고매하신 ‘이론가’님들의 훈고학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운동의 최전선에서 투쟁하는 이들의 치열함이 있다. 『사회주의 로그인』의 투박하지만, 탁월한 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심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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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요구와 투쟁으로 나가자!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요구와 투쟁으로 나가자!

- 계급적 주간2교대 쟁취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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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무한 이윤창출 프로젝트 ‘교대제 개편’

주간연속2교대가 한국사회 내 주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이를 둘러싼 자본과 노동의 대응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작년 유성기업 투쟁을 통해 본격적으로 여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주간연속2교대 문제가, 올해 초 정부와 자본이 적극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천명하면서 그 주도권을 틀어쥐기 시작한 모양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실노동시간 단축을 강력한 행정조치와 제도화를 통해 추진하고자 하면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자본도 교대제 개편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간연속2교대 실행방안이 정부의 개입의지(?)로, 자본이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듯한 ‘착시현상’도 벌어지게 되었다.

 

주간연속2교대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동상이몽’

문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자본의 부응으로 본격화된 주간 2교대 논의가 노동자들의 요구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정권과 자동차산업 자본가들은 장시간 노동의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심야노동’문제는 건드리지 않는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과 노동강도 문제는 더더욱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즉, 자본가들은 시급체계와 주간맞교대 체계에 기초한 노동착취 시스템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은 ‘주간연속 2교대제’는 노사가 서로 윈윈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자본이 주간연속 2교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드러내는 지점이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삶의 질,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더 많은 일자리 만들기를 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주장과 이들의 주장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본질은 무엇인가.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날로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자본가들은 장시간노동과 실업의 문제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었다. 때문에, 교대제 개편을 통해서 신규채용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한편, 자신들의 이윤을 단 한 치도 양보하지 않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정부와 자본이 협력해서 추진하고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의 실체다. 한마디로,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면 그만큼 노동시간이 단축될 터이니, 기존 임금을 받고 싶거든 강화된 노동강도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자본의 생산량 보전 논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여기에서, 그동안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줄기차게 제기되었던 ‘생활임금 확보와 노동강도 강화없는 주간2교대 실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게 된다. 실제 현대자동차 사측이 주장하듯이, 기존 10+10(오전조 10시간, 오후조 10시간)으로 생산한 물량을 8+9로 개편시, UPH(시간당 표준 생산량) 상승은 물론이거니와, 조회, 안전교육을 정취 근무시간 외로 돌리며, 휴일 및 휴게시간을 축소하는 등, 노동강도 강화 및 노동조건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해진다.

공장을 새로 짓고 설비를 확충하는 등,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고 신규인력을 충원하라고 자본에 요구해야 한다. 만약 자본이 이를 거부한다면, 다시 말해 설비라인의 증설, 신규인력 충원이 없이 UPH 상승을 시도한다면, 노동시간을 애써 단축한 의미는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다. 결국, 자본은 돈 한 푼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관건인 물량(생산량) 유지를 성공적으로 보장받는 것이다. 반대로, 노동자는 심야노동 철폐라는 부분적 요구만 가져갈 뿐, 건강권 확보와 신규고용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놓치고 만다.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의 주간연속 2교대 요구는 여러 차례 혼란을 거듭하다가 노동강도, 노동시간, 야간노동 문제에 대한 노동자의 대안을 내놨다. 이제는 저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키는 것이 남아 있다.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 절실하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자본과 정부의 공조가 가시화된 가운데, 이에 맞선 민주노조운동진영의 대응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원하청 공동투쟁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진행중인 현대차 지부와 3지회는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비롯한 6대 요구안을 확정하고, 원하청 공동투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또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는, 현대․기아의 원하청 노동자들과 다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함께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순회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러한 원하청 연대의 기운이 사측의 탄압과 방해에도 굽힘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주간연속2교대를 자신의 투쟁의제로 설정하지 못했던 사내하청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에게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이 투쟁이 부품사 노동자들과의 공동투쟁으로까지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속노조 일부 지역지부들은 3년 전 지부 집단교섭에서 현대차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동시에 부품사 주간2교대 실행방안을 협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부품사 노동자들 역시 본격화되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 투쟁에 완성차노동자들과 함께 단일한 투쟁전선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최근 2-3년동안 부품사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공격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용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켜왔다. 이 때문에 꽤나 조직력이 있다고 했던 부품사 노조들이 파괴되고 노동3권을 잃어버린 채 노조를 지키기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당장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과제를 뒤로 미뤄두었다가는 주간연속 2교대가 노동자들의 제도개선을 이뤄내는 계기가 아니라 오히려 구조조정의 칼이 되어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은 어용노조를 앞세워 민주노조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교대제 개편과 맞물리는 구조조정을 기획하고 있다. 외주화를 비롯한 배치전환과 인력재조정 등의 작업이 벌써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사 노동자들에게 주간2교대가 구조조정의 칼날로 돌아오지 않기 위해서는 이 싸움을 미루지 말고 완성차 노동자들과 함께 조직해나가야 한다.

 

‘주간2교대’ 자본과 노동,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

올해 주간연속2교대 투쟁은 완성차 정규직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이들과 동일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내하청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그래야만 건강권과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계급적 주간2교대를 실현할 수 있다.

정권과 자본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분명한 지금, 원하청 노동자투쟁, 완성차-부품사 노동자투쟁은 한 몸처럼 움직여나가야 한다. 현대차자본이 유성기업노사관계에 지배개입까지 하면서 유성기업의 주간2교대를 막았던 이유를 되새겨보자. 그것은 결국 자동차 자본의 입맛대로 주간2교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들의 단일한 투쟁전선 구축을 막아야 한다는 것, 동시에 부품사에 대한 완성차 자본의 지배력을 높여 이윤을 더욱 높여내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파열구를 내는 것, 그것이 주간연속2교대 투쟁 승리의 출발점이다. 바로 지금부터,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총단결로 ‘계급적 주간연속2교대’ 쟁취하는 한 해를 만들어가자!

 

 

임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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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정세와 전망> 그리스, 경제위기와 총선의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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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정세와 전망 초점> 그리스, 경제위기와 총선의 쟁점

[초점] 그리스, 경제위기와 총선의 쟁점

 

그리스 부채위기의 원인을 둘러싼 공방

 

지난 10여 년간 GDP 대비 100% 미만이었던 그리스의 부채율이 2008년 세계공황을 계기로 113%(2008), 129%(2009), 149%(2010), 167%(2011)로 급등하였다. 부채가 생성된 원인과 급등한 원인에 대하여는 다양한 입장과 설명이 있다. 좌파는 30여 년간 지속된 신자유주의와 2008년 발발한 경제위기의 필연적 결과이자 금융자본의 책임을 강조하는 입장인 반면, 우파 혹은 자본측은 그리스의 특수성과 그리스의 책임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스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1991~2000년 2.36%, 2001~2007년 4.11%, 2008~2011년 –3.45%이고, 그리스의 일인당 GDP는 19,000유로(2011년)인데, 산업별 구성을 보면, 2차 산업은 12%, 농업은 3%인 반면 서비스업이 85%를 차지한다. 특히 관광과 해운(그리스는 세계적인 해운대국이다)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종사자수(총 497만 명)가 각각 18.2%와 84만 명, 15%와 16만 명에 이른다. 또한 조세 회피율은 40%를 넘고 있다.

 

사회복지 관련 지출을 보면, 교육부문을 제외하고도 보편적인 의료와 연금이 국가예산의 31.6%(2012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 10여 년간 양호한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재정위기에 처한 것은 취약한 경제구조 때문이라거나, 낙후된 제도와 PASOK(집권 사민당)의 포퓰리즘적인 정책, 또는 무리한 유로존 가입 때문이라는 설명은 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국가지출(결국 복지관련 지출과 공공 노동자의 임금)을 줄이고, 노동을 유연화(임시직, 비정규직 등 고용조건의 완화와 집단교섭권과 중재, 최저임금 관련 규제 완화 등)하고,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재를 사유화하여(발칸반도에서 가장 큰 그리스 국영 통신회사인 OTE가 2011년 Deutsche Telekom으로 넘어갔다), 국제경쟁력을 회복하고 낮은 금리로 국제투자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채위기 이전에 그리스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입장에서 보면, PASOK의 계속된 신자유주의적 공격으로 많은 것을 잃은 상태였고, 연료 등 소비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수출산업이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경쟁력 운운하면서 1%가 아닌 99%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한 구조조정과 노동자민중의 투쟁

 

아무튼 위와 같은 자본측의 논리 하에 모두 5차례에 걸쳐서 트로이카(EU, ECB(유럽중앙은행), IMF)의 구제금융이 참으로 가혹한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시행되었다. 실업율은 2010년11월 13.9%에서 2011년 11월에는 20.9%로 치솟았고(피고용자는 390만 명, 실업자는 103 만명, 비경제활동인구는 442만명), 청년실업율은 48%, 여성 실업율은 24.5%에 달하였다. 이러한 실업의 증가는 공공부문에서 해고된 15만 명을 포함한 중소회사의 도산에 기인한다.

임금은 2009년 이후 25%가 삭감되었는데, 공공부문과 공공관련 부문의 임금은 각각 15%와 30%씩 삭감되었다. 2012년 2월 트로이카가 강요하여 시행된 최저임금 삭감은 22%(청년노동자는 32%)이고, 공사부문의 연금은 10~12% 삭감되었다. 사회복지지출은 50% 감소할 예정이고, 부가세는 23%로 치솟았다. EUROSTAT에 따르면 사회빈곤층은 28%(303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국제금융투지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트로이카의 강요한 가혹한 구조정은 그리스 민중이 감내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그 결과 이에 대한 저항이 2010년 5월, 2011년 2월, 2011년 7· 10월, 2012년 2월에 노동자계급의 총파업과 점거투쟁으로 분출하였다.

 

이러한 대립전선에서의 쟁점은 무엇인가. 자본과 빚(대부금)은 신성하며, 빌려서 흥청망청 썼더라도 어떠한 경우에도 갚아야 한다는 금융자본의 논리와, 성실하게 노동한 그리스의 노동자민중은 책임이 없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즉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논리이다. 또 한편으로 좌파들은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남부의 부채 위기는 투기적 금융자본에 봉사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축적체제가 낳은 필연이기 때문에 위기의 탈출비용을 투기적 금융자본이 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즉 1970년대 축적위기에 빠진 세계 독점자본은 위기의 탈출을 위해 노동자투쟁의 결실인 일자리와 복지의 성과를 공격하면서, 합리화와 효율의 논리를 앞세워, 자본을 위한 투기와 투자시장의 개방, 즉 신자유주의 세계화정책을 강요하였다. 일자리와 복지에 대한 공격이 대중의 소비력을 축소시키자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강권하였고, 이에 따라 노동자민중들은 빼앗긴 복지를 능력을 넘은 대출로 메꾸었다. 이것이 2008년 경제위기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비롯하여 지구상의 곳곳에서 일어난 부동산 투기 열풍이고, 그리스도 마찬가지였다. 가난한 이주노동자가 값비싼 외제차를 사고 고급주택을 구입하는 일은 그리스에서도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일자리를 비롯한 모든 것을 빼앗긴 채 빈곤층이 되어버린 것이다.

 

2012년 5월 총선결과 분석

 

2012년 5월 6일 실시된 총선은 투표 참가율은 62.7%(2007년: 72.1%, 2009년: 68.9%)로 이전과 비교해 감소추세를 보였는데, 선거 결과는 보수적인 신민주당New Democracy(ND)과 집권 사민당 PASOK의 양당체제를 끝장내었다. 또한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SYRIZA)와 극우 나치당인 황금새벽당의 비약을 가져왔다. 2009년 총선과 대비하여 각 당의 지지율은 ND 33.47->18.85%, SYRIZA 4.6->16.78%, PASOK 43.92->13.18%, ANEL(Independent Greeks, ND로부터 떨어져 나온 우익민족주의) 0->10.6%, KKE(그리스 공산당-스탈린주의) 7.54->8.48%, XA(황금새벽당) 0.29->6.68%, DIMAR(Democratic Left, SYN의 우파가 독립) 0->6.11%이다.

 

이외에 지지율 3% 미만으로 의석확보에 실패한 정당은 극우LAOS 5.6->2.9%, Green Ecologists 2.5->2.9%, 세 개의 신자유주의 우파당인 Democratic Alliance(DISI) Dimourgia xana, Action(Drasi)으로 각각 2.6%, 2.2%, 1.8%를 얻었다. ANTARSYA(전복을 위한 반자본 좌파동맹-10개의 반자본 혁명조직이 결성) 0.36->1.2%, 노동자혁명당 EEK(트로츠키 경향) 0.1% 등이 있다.

 

현재 우파와 좌파 모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고, 연정구성에 실패함으로써, 6월에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구제금융조건 재협상을 주장하는 SYRIZA의 집권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으론 유럽 우파들은 유로존에 남을 것이냐 아니면 유로존을 떠나 파국을 맞을 것이냐로 협박하고 있고, SYRIZA는 재협상을 주장하는 것이지 유로존을 탈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좌파의 진출과 신자유주의 세력의 참패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신자유주의 세력은 4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극우의 성장도 괄목할만하다. 경제위기는 히틀러의 집권을 위한 기회였듯이 좌파와 함께 극우의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SYRIZA에 대한 평가

 

한편 SYRIZA의 성격과 성공에 관하여 국제 좌파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SYRIZA는 Synaspismos가 주축이 되어 만든 ‘반신자유주의 선거연합전선’이라고 할 수 있다. SYRIZA가 제시한 10개항으로 된 선거강령은 트로이카의 대리인인 PASOK과 ND의 정치가 그리스 민중의 삶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 ‘부채 재협상(지불 중지와 부채조사 후 부당한 부채의 취소), 재산가와 고소득자에 대한 높은 과세, 군축, 반부패’가 선결조건이며,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사회적 생태적 기준에 맞는 그리스 사회와 경제의 회복과 재건에 착수할 것’이며, 취약자, 실업자, 연금수령자, 무주택자를 우선할 것이며 공공재를 방어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Synaspismos는 자신들의 소개에 따르면, 1989년 출발한 Synaspismos(좌파와 진보세력의 연합Coalition of the Left and Progress)에서 1991년 KKE(스탈린주의)가 탈퇴하자, 1992년 출범한 혁신적이고, 민주적인 급진좌파renovative, democratic and radical left의 정당이고, 2003년 운동과 생태의 좌파연합Coalition of the Left of Movements and Ecology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특히 Synaspismos는 민주적 사회주의, 생태, 여성주의, 반군국주의의 이상과 가치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으며, 다원주의와 인권을 타협할 수 없는 신념으로 삼는다고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좌파와 KKE가 EU와 유로존(화폐동맹)을 독점자본의 도구로 보면서 원칙적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SYRIZA는 유럽민중을 위한 개조를 제출하였다. 부채 재협상, 유로존 잔류를 제출한 SYRIZA의 성공에 대하여 좌파의 성공으로 환호하는 좌파도 많은 반면, KKE는 총선 당일 중앙위원회 성명에서 유로존 탈퇴와 ‘대중권력’을 제출하면서 SYRIZA와의 어떠한 협력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ANTARSYA(제4인터내셔널 계열)는 SYRIZA의 행보에 대해 대중을 의회주의에 대한 환상으로 이끌 우려와 트로이카와의 투쟁은 필연적으로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올랑드와의 협력을 기대하는 등 단호하지 못한 기회주의적 태도를 비판하면서도 비판적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포르투칼의 Left Bloc과 SYRIZA, Synaspismos는 계급운동 좌파와 사회운동 좌파(여성주의, 생태주의 등)가 연합한 반신자유주의 혹은 반자본 공동전선(선거연합일 뿐만 아니라 일상적 투쟁동원체)으로 모두 정파적 입장보다는 가치를 중심으로 연합하고 있다는 점과 대중의 동원과 운동에 충실하면서도 선거의 장에서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2010년부터 분출한 그리스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투쟁은 본질적으로 현단계 자본주의인 신자유주의 세계화 축적체제에 대한 도전이자 국제금융독점자본과 최전방에서 벌이고 있는 투쟁이다. 이 투쟁의 향배에 따라 스페인을 비롯한 남부유럽의 노동자계급과 민중 그리고 소위 ‘긴축’과 구조조정이라는 미명으로 신자유주의세력의 공격에 질식당하고 있는 유럽과 전세계의 노동자민중의 투쟁은 지대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런만큼 그리스 노동자민중의 투쟁에 대한 연대와 단결은 전세계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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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정세와 전망 정치 동향> 통진당, 당내 대립 아직도 수습 못해

1. 통진당, 당내 대립 아직도 수습 못해

 

비례대표 부실·부정선거 문제를 둘러싼 통진당 내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극한 대립아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음. 5월 4/5일 전국운영위의 파행 속에서 비당권파 운영위원만 참가하는 전자회의를 통해 ‘진상조사위 결과 보고에 대한 후속 조치건’을 통과시킨 통진당은 5월 12일 중앙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회의 전 이정희 대표의 퇴장과 당권파의 회의 방해, 단상점거 및 폭력행위로 중앙위원회마저 파행으로 끝남.

 

결국 당일 중앙위원회는 무산되고, 비당권파인 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 주도로 13일 오후부터 14일 오전까지 전자회의를 통해, ‘비례대표 경쟁명부 후보자 전원 총사퇴’가 담긴 당쇄신안과 강기갑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 통과(쇄신안 - 재석 545명(의결정족수 273명), 찬성 541명, 반대 4명/ 비대위 구성안 - 재석 545명, 찬성 536명, 반대 9명)시킴. 이로써 심상정, 조준호, 유시민 공동대표는 공동대표직을 사퇴하고, 강기갑 전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내홍을 수습하기로 결정. 같은 날 공동대표단은 사퇴에 앞서 당 대표단 회의를 통해 장원섭 사무총장을 해임하기로 결정. 당권파인 장원섭 사무총장이 전자회의를 사적 행위로 규정하고 전자회의 진행에 협조하지 않은 책임을 물은 것.

 

1차 비대위원의 당내 위원들은 권태홍(참여당계), 민병렬(울산연합), 이홍우(통합연대), 이정미(울산연합)으로 비당권파 연합 세력 중 각 계파별로 골고루 1명씩 안배한 것이 특징. 강기갑 위원장은 당권파 쪽 인사의 참여도 요청했지만, 당권파 쪽은 당권파와 비당권파 연

합 위원 동수를 요구하는 등 요구를 하면서 사실상 비대위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짐. 비대위는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후속조치를 마련을 위한 당내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당일 상황에 대한 진상조사에 입각해 당내 규정에 따라 처벌절차도 밟을 계획. 또 전국운영위에서 통과된 비례후보 투표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구성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기로 함.

 

그러나 비대위 체제의 출범에도 내홍은 아직도 진행 중. 당권파는 전자회의를 통해 진행된 중앙위를 ‘정식 중앙위원회로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음. 김미희 당선자는 “중앙위원회 전자회의 결정과정에 적법성의 논란이 있으며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힘. 당권파는 혁신비대위와 별도로 당원비상대책위(위원장; 오병윤)를 구성하고 경선 비례대표 전원 총사퇴에 대해서도 당원총투표와 같은 방식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음. 강기갑 비대위원장의 비례대표 당선자·후보자들이 5월 25일까지 사퇴할 것을 호소했지만, 김재연 당선자와 황선, 조윤숙 비례후보자는 사퇴를 거부하고 있음.

만약 이들이 시일 내로 사퇴하지 않을 시, 비대위는 출당 조치를 언급하고 있어, 비대위가 사퇴하지 않는 당선자·후보자들에 대해 출당조치를 감행하면, 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임.

 

2. 검찰, 통진당 전격 압수수색

 

21·22일, 검찰이 통진당 중앙당사와 서버관리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함. 시민단체 '라이트코리아'가 고발장을 제출한 것을 근거로 검찰은 통진당의 부정경선 의혹을 조사한다는 명분으로 전면 압수수색에 나선 것. 통진당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경찰력을 동원하여, 통진당 당원명부와 인터넷 투표관리시스템 및 데이터 서버를 탈취.

 

검찰의 통진당에 대한 압수수색은 통진당 내 분란이 수습되지 않고,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자, 이를 기화로 개입한 것. 이에 대해 통진당은 “정당 정치활동의 기본권을 짓밟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검찰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은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짓밟기 위한 불순한 의도에서 진행된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 민주노총, 참여연대, 사노위도 정당활동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성명을 발표.

 

한편, 검찰의 통진당 수사 착수 전후를 계기로 보수단체, 보수언론, 여당의 통진당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고 있음. 새누리당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통진당 사태에 사법부가 나서서 국민 의혹을 해소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라고 동조.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사실상 사문화된 국회의원 자격심사 제도를 들먹이며,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국회의원 자격심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통진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 보수언론들도 통진당 사태를 계기로 일제히 종북좌파 척결을 주장하면서 색깔론을 들먹이고 있음. 결국 통진당 사태는 당내 분쟁의 범위를 넘어 검찰 개입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됨.

 

3. 민주노총 중집, 통진당에 대한 조건부 지지 철회 결정

 

통진당 사태를 계기로 사실상 총선에서 통진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한 민주노총이 계속 통진당을 지지할 것인가의 여부가 중요 문제로 떠오름. 통진당 당원 13만 명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4만 5000명이어서 당원 규모도 무시하지 못할 규모.

 

민주노총은 5월 11일 중집을 열고,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가 이미 결정한 공동대표단 및 경쟁부문 비례후보 총사퇴, 당직자 보직사퇴를 포함한 후속조치 안이 책임있게 집행되기를 요구하며, 혁신비대위 구성은 강도높은 쇄신의 출발점이 돼야한다"는 입장을 채택.

 

통진당의 혁신비대위 출범 이후 민주노총은 5월 17일 중집을 다시 열어 아래와 같은 “통진당에 대한 조건부 지지철회” 입장을 결정함.

 

 

“1.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이 공당으로서 절차적 정당성과 자정능력이 훼손되고 있는 점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2. 민주노총은 지금 현재 통합진보당이 노동중심과 민주주의에 기초한 진정한 진보정당의 길에서 일탈하였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3.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신속히 혼란을 극복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것이 지금 이 순간 80만 민주노총 조합원, 1,600만 전체 노동자의 준엄한 명령임을 깊이 각인하기를 요구합니다.

4.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이 노동중심성 확보와 제1차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혁신안이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합니다.

5. 민주노총은 지금 이 순간부터 진정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전조직적 논의에 착수할 것이며, 통합진보당이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고, 노동중심 진보정당으로 거듭나 이 논의에 함께 하기를 희망합니다.

6. 민주노총은 이번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대중적인 제2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중단없이 추진하며, 이를 위한 특별 기구를 설치할 것입니다.”

 

 

한편, ‘3자통합당 배타적 지지 반대와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선언운동본부’(선언운동 본부)는 민주노총에 자기반성과 성찰을 촉구하며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 선언운동본부는 5월 10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노총은 총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렸던 집행부의 패권적 조직운영을 일대 쇄신하기 위한 성찰과 자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주노총이 통진당을 상대로 단호한 쇄신요구를 보이는 것에 만족하거나, ‘통진당과의 거리 두기’ 혹은 ‘노동 지분 확대’ 수준에서 이번 사태를 안일하게 바라본다면, 민주노총 역시 집행부의 패권과 인식오류에 따른 조직적 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

선언운동본부는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의 ‘일방적인 피해조직’이 아닌 ‘공동 책임조직’”이라며, “민주노총은 스스로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비판을 전제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조직적 단절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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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정세와 전망 경제와 노동 동향> 재현되는 유럽의 위기, ‘긴축’이냐 ‘확장’이냐

1. 재현되는 유럽의 위기, ‘긴축’이냐 ‘확장’이냐

○ 그리스 유로존 탈퇴냐, 잔류냐: 그리스 총선에서 제2당으로 급부상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긴축반대를 주장한 정치세력들이 70%에 가까운 지지를 받는 등 유로존의 긴축정책에 대한 그리스의 저항이 커지자 유로존 내 각 국가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임.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연합은 '유로존 탈퇴‘라는 정치적 압박을 걸고 나옴. 동시에 언론에서 유럽 위기 재현이라는 보도. 유럽 및 미국 증시도 계속 하락.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 유럽 전체가 그리스를 압박하는 모양새

특히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총리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를 놓고 내달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토록 그리스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확산('12.5.19)

이에 그리스의 일부 정당들은 현재 메르켈 총리의 제안이 주권 침해라고 반발. 독일은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즉각 성명을 내고 "오해"라며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한 상태. 유로존 내에서는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구제금융 재협상 또는 폐기를 주장하는 정당들이 세를 불릴 것이라는 예상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전망을 급속히 확산. 이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ECB 총재가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함.

한편 유럽연합 정상들은 오는 5월 23일 브뤼셀에 모여 그리스 문제와 성장중심 경제정책 등을 놓고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함. 그러나 이 회의에서 합의점이 나올지는 불투명. 지난 독일-프랑스 정상회담(5/15)에서도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긴다’는 합의를 한 바 있음. 그러나 유럽위기 해법을 둘러싸고 대립. 올랑드는 긴축정책 비판하며 신재정협약으로 표현되는 유로존 합의 재논의 요구. 반면 메르켈은 성장을 위해서도 긴축이 전제라는 입장을 고수. 그리스 문제를 둘러싼 유로존의 해법을 둘러싼 논란 본격화.

 

○ 뱅그런, 유로존으로 확산되나 : 그리스에서 6월 2차 총선 후에도 연정이 출범하지 못하리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예금인출, 이른바 뱅크런 조짐이 보이고 있음('12.5.17) 그리스 대통령실은 현지시간으로 15일 내놓은 성명에서 하룻만에 7억유로에 달하는 예금인출이 있었다고 밝힘.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있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위험성이 높아지자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 ('12.5.17).

5월 20일부터는 스페인에서도 뱅크런 불안감이 증폭. 언론 발표에 따르면 무디스가 스페인 16개 은행의 신용 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가운데 스페인 은행부실채권이 1994년 8월 이후 18년 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발표. 이에 스페인정부는 자국 은행의 재무 건전성 점검(일명 스트레스 테스트)을 착수함. 이 때문에 스페인 은행들은 그리스와 같이 뱅크런 사태가 벌어질까 전전긍긍.

이탈리아도 불안. 무디스는 지난 5월 14일 이탈리아 은행 26곳 신용등급 강등. 무디스는 은행이 유로존 위기에 취약성을 드러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고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유럽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언급(5/14). 이탈리아 은행들이 이미 대출금의 회수 문제와 수익성 부문에서 문제가 심화돼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경기침체로 인한 타격이 더해질 것으로 우려. 무디스는 이탈리아 정부가 정부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전망. 그리스와 함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으로 유로존 위기 공포 확산.

 

○ 한국에 미칠 영향 : 증권업계 발표에 따르면 5월에 주식시장 이탈자금 중 70%에 유럽계 자금으로 약 15일간 3조 3천억 정도 빠져나갔다는 것. 이유는 유럽중앙은행 감독청의 자기자본비율 감독 강화 때문(9%). 이후 유로존의 자본 규제 강화에 따른 유럽은행의 디레버리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한국에서 향후 유출될 유럽게 자본규모가 300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추정(금융위원회). 유럽 경기침체로 한국 경제 악영향 우려.

 

2 정부, 5.10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발표

- 부동산 거래 정상화를 위해 정부합동으로 서울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거래 정상화 및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 ('12.5.10)

* 국토해양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합동 회의로 합의

- 침체되어 있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주택단기 양도시 양도세 중과세율 완화, △수도권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 등을 추진

- 실수요자의 주택구매여건을 개선하고자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지원규모 확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 완화, △양도세 비과세 대상 일시적 2주택 요건 완화 등도 시행

- 한편 중소형·임대주택 공급 및 재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 도시형생활주택 기금지원 확대, △뉴타운지구내 용적률 인센티브제 적용 확대,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 규제완화 등을 추진

 

○ 한중 FTA 첫 협상…협상 운영 세칙 확정

- 한중 FTA 첫 협상이 협상 개시 선언 12일만인 5월 14일 베이징에서 열림('12.5.15)

* 베이징에서 열린 1차 협상에는 양국의 협상 실무진이 모두 참석

- 양국 대표단은 첫 협상에서 협상 추진의 기본 지침인 협상운영세칙을 확정

- 또 양측 수석대표를 공동의장으로 하고 협상 전반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 무역협상위원회를 설치

- 한중은 두 달 주기로 협상을 개최하기로 하고, 2차 협상은 오는 7월 한국에서 갖기로 함

- 1단계 협상의 핵심인 협정 대상 범위와 민감분야 처리문제가 본격 논의될 예정

* 한편, MB는 12일 한중FTA와 관련, "민감한 품목을 서로 양해할 수 있다면 2년 안에 FTA가 체결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농수산품, 제조업 중소기업 부분의 상품들에 대한 사실상의 양보의사를 밝히게 됨.

 

3. 현대차 노사, ‘불파’ 특별교섭 시작

- 원하청연대에서는 6개 요구 합의. 15일 노사가 불법파견 특별 교섭을 처음으로 진행. 17일 2차 교섭 진행 예정. 불파 문제에 대한 교섭과 투쟁이 본격화

- 6대 요구안은 요구안 내용은 △사내하청에 노동하는 모든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 △비정규직 투쟁으로 발생된 사내하청 비정규직에 대한 수배, 고소고발, 징계, 해고, 손배, 가압류 등 즉각 철회 △지금까지 자행한 불법과 탄압에 대해 비정규직노동자와 대국민 공개사과 △더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 노사합의 △현재 진행 중인 비정규직에 대한 구조조정(무급휴가, 계약해지) 즉각 중단 △비정규직3지회에 대해 근로기준법 준수 및 노조활동 보장.

 

4. 가사노동자협회 출범.

- 5/19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창립. “노동을 통해 사회에 참여하고 노동을 통해 직업인임을 인정받는 노동자가 되고자 한다”며 “가사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을 비롯해 실업과 사고의 위험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보험 적용을 요구하겠다”고 주장. 이에 △돌봄노동자의 법적 보호 등 제도개선운동 △가사관리사의 사회적 인식 개선운동 △교육사업 △일자리 만들기 △상조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제출.

- 협회는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전실련) 산하 전국여성가사사업단 우렁각시가 전실련에서 분리·독립한 것. 협회는 전국 17개 지부에 속한 1천여명의 회원으로 구성.

- 출범대회에는 양대노총·사회투자지원재단·한국돌봄서비스협회·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한국지역자활센터연합·YWCA 등 노동·여성·비영리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연대를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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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정세와 전망 국제투쟁 동향> 5.15 멕시코 노동운동가, 납치 후 살해 협박 당해

5.15 멕시코 노동운동가, 납치 후 살해 협박 당해

 

멕시코 노동운동 단체인 노동자지원센터(CAT) 소속 노동운동가 호세 몬타냐가 네 명의 괴한에게 납치를 당했다가 간신히 살아 나왔다. 복면을 쓴 괴한들은 몬타냐를 납치해 고문한 후 다음 날 새벽 고속도로에 버렸다. 납치범들은 몬타냐와 CAT 동료들을 죽이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휴대폰과 가방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는 지난 수 년 동안 끊임없는 탄압과 괴롭힘을 받아 왔기에, 노동계에서는 몬타냐의 납치가 자본 측이 사주해 노동자를 탄압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CAT는 지난 2008년부터 초국적 기업이 고용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문제 삼아온 활동 때문에 꾸준히 각종 협박을 받아왔으며, 이번에는 몬타냐가 푸에블라 지역 중재위원회 주최 공청회에 참여하기 위해 나서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현재 중재위원회는 CAT가 지원하고 있는 섬유노동자들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중이다.

 

 

 

5.20~21 미국 활동가, 나토(NATO) 반대 투쟁

 

지난 5월 20일~21일 미국 시카고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이 개최됨에 따라, 미국의 반전 활동가와 '시카고를 점령하라' 시위대 그리고 노동자 등 총 5,000여 명이 나토 반대 시위를 벌였다. 국제사회주의기구(ISO)와 공산당, 반전 연대체인 ANSWER와 여성주의 반전단체인 코드핑크 등은 일찍이 '나토/G8의 전쟁 및 빈곤 어젠다 반대 연대'를 결성해 시위를 준비해왔고, 전날인 19일부터 거리 행진을 시작해 본 회담에 진행된 20일과 21일에도 시카고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개최했다. 여러 이라크 참전용사들이 시위에 참여해 자신이 받은 훈장을 반납하기도 했다. 나토 반대 활동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다양한 직접행동 형태로 진행됐다. 시위가 대체적으로 평화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100여명이 연행됐으며, 60여 명이 경찰 폭력으로 부상당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체포된 몇몇 활동가들에 반테러법을 적용하려 한다는 것. 시위에 참여한 5명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카고 선거사무소 점거, 람 이매뉴얼 시카고 사장의 자택 공격 시도, 사제폭탄 소지 등으로 체포됐으며, 검찰은 이들에게 반테러법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른 죄로 또 여러 명의 활동가들이 구속됐다.

 

 

5.22 수 백 명의 스페인 교사와 학생, '분노한 사람들' 투쟁 이어가

 

5월 12일 '분노한 자들'의 '15M'(2011년 5월 15일을 지칭) 1주년 투쟁에 이어, 지난 5월 22일에는 교육지출 삭감에 반대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의 투쟁이 있었다. 스페인 전역 교사들은 파업을 했고, 중고생 및 대학생들은 동맹휴업하고 거리로 나왔다. 학부모와 일반인들도 대거 합류했다. 이번 시위로 전국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야 했다. 작년에 집권한 우익 라호이 정권은 얼마 전 긴축정책을 더욱 강화하면서 교육지출을 20%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교육지출이 삭감될 경우, 보조 교사 1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되고, 학급 당 학생 수는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교사의 노동시간은 임금인상 없이 증가할 것이고, 대학 등록금은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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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정세와 전망 동북아 동향> IAEA "이란과 핵사찰방식 합의점 도달“

IAEA "이란과 핵사찰방식 합의점 도달“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을 포함한 이른바 'P5+1이 2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다시 만나 핵협상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15개월 만에 이뤄진 지난달 14일 터키 이스탄불 핵협상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이란은 올해 초 2차례에 걸쳐 테헤란을 방문한 IAEA 대표단의 파르친 기지 방문 요구를 모두 거부했으나 지난 3월 6일 조건부로 사찰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달에 있었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기본적으로 이란은 평화적 핵개발 주권을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기간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인 에너지 개발과 의료 연구용 목적이라며 올 초 최대 농도 20%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추진해 왔다.(핵무기 제조에는 90% 농도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일단 20% 농도로 생산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핵무기 개발을 위한 준비가 대부분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반발과 자국 석유와 중앙은행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추진되었고, 이에 대항하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대응해왔다. 따라서 이번 협상으로 걸프 지역 긴장이 안정을 되찾을지가 큰 관심사다.

이러한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일단 이란이 내세운 전제조건은 저농도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주권 인정, 유엔과 서방의 제재 철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스라엘의 로비와 서방국들의 반대가 극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몇몇 전문가들은 최근 이란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서방이 농도 5% 이하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본 가운데, 귀추가 주목된다.

 

NATO, 아프간 철군 합의

 

아프가니스탄에서 2014년 말까지 NATO의 전투병력을 철수한다는 공식합의가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왔다. 이번 합의는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됐다. 당장 내년 중반까지 아프가니스탄의 치안권을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이양하고 2014년 말까지 전투병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10년 간 아프가니스탄에 재건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비전투요원을 제외한 전투병력은 향후 1, 2년 내에 철수하고, 비전투요원만 남고 매년 41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10년 동안 거의 50조 원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NATO 정상회의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 볼만한 이슈는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이다.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을 접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유일한 보급로를 제공하는 동맹국이다. 하지만 미군이 무인폭격기나 전투 병력이 파키스탄의 병사와 민간인을 죽이는 오폭 사건이 잇따르면서 관계가 아주 나빠졌다. 자르다니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 보급로 재개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 막판에 참석하기는 했지만, 트럭 1대가 파키스탄을 지날 때마다 250달러인 통행료를 20배인 5000달러로 인상해달라는 요구를 고수했다. 따라서 오히려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에 대한 재평가 보고에서 사실상 파키스탄의 핵유출 가능성 등으로 파키스탄이 아프간보다 훨씬 위협이 되는 지역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크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군 9만여 명을 비롯한 국제안보지원군(ISAF)이라는 동맹국들의 병력 13만여 명이 주둔하고 있다.

 

 

북-미간 협의, 재개하나?

 

북한 외무성은 지난 22일, <조선중앙통신>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통하여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 외무성은 “우리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8개국 수뇌자회의 참가자들이 회의선언이라는 것을 통하여 우리의 평화적인 위성발사와 자위적인 핵억제력을 부당하게 걸고든 것을 단호히 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의 자위적인 핵억제력은 우리 공화국을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생겨난 것이며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억제력은 순간도 멈춤 없이 확대 강화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광명성 3호 발사와 핵실험에 대해서는 “원래 우리는 처음부터 평화적인 과학기술 위성발사를 계획하였기 때문에 핵시험과 같은 군사적조치는 예견한 것이 없었다.”고 밝히면서 “우리의 평화 애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계속 제재압박 놀음에만 매여 달린다면 우리도 부득불 자위적 견지에서 대응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북한의 입장은 6자회담 구성국들 간에 ‘핵 억지력을 위한 핵실험의 예고’로 이해하고, 북한과의 갈등을 예고하도 있다. 특히,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곧바로 대응하며, 중국과 대화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이슈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각 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조기에 6자회담을 재개해 정세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날 밤, 베이징에서는 데이비스 특별대표와 중국 외교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성명의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논의를 했다. 회의 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중요한 것은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에 근본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히며 북한의 성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언론들이 북한의 이 같은 성명을 북한의 핵 실험 재개로 이해하는 것과 달리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그러한 극단적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북한이 이날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제재 압박이 계속되면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내용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날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데이비스 특별대표가 말한대로 현재 북한이 해야 할 일은 진정성을 보이면서 그들이 이행할 약속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할 것입니다.”고 말하며 대화가능성은 열어두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만류하기 위해 지난달 초 극비리에 북한을 다녀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지만, 북한이 22일 공개한대로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에도 뉴욕채널 등을 통한 북·미 간 접촉은 유지돼 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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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3호>5월 19일 추모의 불씨를 투쟁의 불길로

 

위기감
지금 한국사회는 통합진보당 사태가 최대 관심거리다.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와 중앙위원회는 언론사들의 취재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북새통을 이뤘다. 통합진보당은 사람들의 관심에 부응이라도 하듯 연일 자극적인 기사거리를 제공한다.
야권연대에 적극 동조하면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조직적 지지를 결정했던 민주노총 지도부들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재창당 수준의 혁신대책을 요구하고 나섰고 저마다 정당 민주주의에 먹칠을 했다며 부끄러워한다. 연일 기사를 써대는 좌우언론은 물론이고 운동세력들도 모두 한국 사회 진보운동의 흥망성쇠가 통합진보당에게 있기라도 하듯 이 사태에 모든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에 쌍용차 22번째 노동자의 죽음, 이 연이은 죽음을 막아내지 못하면 전체노동운동의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위기감과 분노다. 

추모가 아닌 투쟁을
자본과 정권은 예상대로 쌍용차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에도 끄덕도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비웃기라도 하듯이 생산 12만대, 80억의 흑자를 낸 마힌드라 자본은 경력직 신규채용을 발표하고, 용역을 앞세워 평택분향소를 무참하게 짓밟고 있다. 전국적 관심과 추모의 물결만으로는 이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5월 19일. 22번째의 노동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범국민추모대회가 예정돼 있다. 대한문에서 부산으로, 대구와 순천으로, 창원과 청주로, 인천으로까지 확대된 분향소는 추모물결의 확산이지만 동시에 ‘쌍용차 문제 해결,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전사회적 투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제 5/19범국민추모대회는 추모를 끝내고 전사회적 투쟁의 돌입을 선포하는 것이다. 따라서 범국민추모위원회는 대책위원회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쌍용차 문제해결, 정리해고 철폐’를 전사회적 투쟁으로 만들어낼 투쟁체로써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헛된 기대
추모에서 투쟁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서 민주당의 ‘쌍용차 문제 해결 특별대책위원회’ 구성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석행을 앞세워 쌍용차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처럼 등장하고 있는 민주당은 등장과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을 실토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해결방안으로 무급휴직자 우선복직 추진과 정리해고자들의 취업알선을 내놨다. 이미 쓰레기통에 버려져 불속에 태워졌을 8.6합의 휴지조각을 들고 와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들은 연이은 죽음의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선거에서 노동자투쟁을 또다시 활용하려 할뿐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노동자들의 요구와 거리가 먼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연이은 죽음을 막는 것이다. 연이은 죽음을 막아내는 진정한 해결책은 바로 쌍용차 공장에서 쫓겨난 모든 노동자들의 복직, 쌍용차 문제의 본질인 정리해고제를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이다. 싸움은 오직 이 방향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저들의 기만적 대책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그것은 투쟁을 교란시킬 뿐이다.

진정한 해결책
쌍용차 투쟁은 야만적인 정리해고제 자체에 대한 투쟁으로 확대되고, 이명박-박근혜정권의 유지와 재창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사회적 투쟁으로 확장될 때 승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지금 요구되는 것은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이다.
현재까지 쌍용차 문제 및 정리해고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쌍용차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조직노동자들의 광범위한 투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제 5월 19일 범국민추모대회 이후에는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과 맞물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자 투쟁이 조직돼야 한다. 지역마다 ‘쌍용차 문제 해결, 정리해고 철폐’를 기치로 지역노동자들의 집회와 투쟁이 열려야 한다. 이 속에서 6~8월 총파업 결의와 함께 평택과 서울 분향소를 찾는 조직노동자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이러한 흐름을 모아 6월 ‘살인정권, 이명박이 해결하라’는 기치로 MB정권과의 한판 투쟁을 조직노동자들이 전개해나가야 한다. 그럴 때 희망버스가 우리에게 던진 과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투쟁의 기운과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을 결합으로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최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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