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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좌.절.의.지.정.학?

나의 하메 (하우스메이트) 주발의 친구가 크리스마스 전날 짜잔 하고 나타났는데 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친구였다. 잘 생긴 초딩 남학생들을 찍어서 미니홈피에 올리는 낙으로 사는 그녀가, (그녀의 미니홈피는 공개하지 않겠다 -_-;;;;;) 아침 식탁에서 교실 안의 '남초' 현상 이야기를 꺼냈다. 보통 한 반에 여학생이 5명 쯤 남학생보다 적은데 자기네 옆반은 전학 가는 사람마다 여자고, 전학 오는 사람마다 남자였던 탓에 학기말이 된 그 때 시점에서 여학생 8명 vs 남학생 18명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크댄스를 가르칠 때 남남 커플을 짝지어 심히 음란한 상상을 하곤 하였다는 그녀는, 암튼 문제는 심각하다고 그랬다. (그녀는 Y녀였던가) 나도 조카가 몇몇 있는데 여자 조카는 한 명 뿐이다. 친척들은 여자 조카를 보면서 "서연이는 좋겠다. 크면 고르고 골라서 시집가는거야" 라는 말을 '좋다고'들 해대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아, 내가 최고로 잘 하는 것이 한국말 하는 것인디... (매우 유창하다) 그래도 인자 슬슬 뜰 준비를 해야 쓰겄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귀염둥이 서연이 ^^


마틴 워커 <유피아이 UPI> 편집장은 국제관계 전문지 <포린폴리시> 최근호에서 남초 현상으로 성적 욕구를 총족할 수 없는 중국 등 아시아의 남성들이 호전적 애국주의를 분출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성적 좌절의 지정학'이라는 글을 통해서 남아선호 사상이 짙은 아시아에서 초음파 기술의 발달로 태중의 여아를 낙태하면서 (여아살해!) 2020년에는 아시아 남성들의 '거대한 성적 좌절'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성들이 성욕을 해결하지 못해 남성호르몬이 과다해지면 나쁜 행동을 하는 경향을 주장하며, 19세기 중국에서 여아 살해로 결혼하지 못한 남성이 '불한당'이 되어 반란에 가담했다는 예도 인용했다. -_-;;;; <한겨레신문, 2006. 03.02 참고> 성적 좌절의 지정학, 심히 유감 1. 나는 도대체 남성호르몬이 과도해지면 나쁜 행동을 하기 쉽다는 식의, 남성 호르몬은 다 싸잡아 '죽일 놈'이라는 신문기사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남성 호르몬이 생산되는 고환이 아주 알토란 열개는 합쳐 놓은 것처럼 큰 수컷 보노보는 급식 장소에 나타나서 허겁지겁 먹다가 암컷들이 나타나면 우선적인 위치를 포기한다는 동물 행동학자들의 연구결과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수컷 보노보는 심지어 중하위 서열의 암컷들보다 먹이에 대한 우선권을 적게 가지고 있다. 남성들이 태어날 때부터 여성들보다 생물학적 공격성을 더 갖고 태어나는지는 아직 뭐라 말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이고 양육 vs 타고나는 것의 대립이 (nature냐 nurture냐) 해소되는 최신 연구결과들이 나오는 지금, 이 딴 식으로 기사 쓰는 것 진절머리난다. 2. 신문 기사에서 왜 '성적 좌절'이 여성들이 남성보다 많을 때는 일어나지 않고 남성들이 초과될 때만 일어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도 구리다. 남성들만이 성적 좌절 땜시 망나니로 돌변하는 짐승들도 아닌데 (아~~ 짐승~~) 이렇게 남성들을 모욕하셔도 되는 것인지 남성협회 이런데를 대신해서 심심한 유감의 인사를 전한다. (3/4 가 여자로 채워져있다는 뉴욕의 여성들은 왜 성적 좌절의 정치학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고!!) 왜 나는 이민을 가고자 마음을 먹었는가? 신문기사의 두 가지 구리구리한 점을 빼면.... 내가 이민을 떠나고자 마음 먹은 것도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 -_-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더욱 망나니처럼 -_-;;;; 키워질 가능성이 많아!!! (ex.군대) 그리고 그 놈들이 넘쳐나게 되면, 분명 살기는 퍽퍽해질 뿐이지" 요것이 나의 요점이었다. 저잣거리에 떠도는 시정잡배 격의 '돌격이론'에 따르면 어딘선가 갑자기 돌이 날아오면 대개 여성들은 우선 그것을 피하고 나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어떻게 해결할지를 결정하는 반면 대개 남성들은 모두 죽을 지라도 '돌격'하면서 돌 들고 달려나간다고 한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이 훠얼씬 많은 사회에서 사는 것은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사료되었다. "즐기기보다는 참아야만 하고 무시해야만 하는 환경에서 사는 것은 인간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다" 라는 싱클레어 골디의 말이 생각났던 것이다. 여자가 적은 세상. 우리 조카에게 하는 말처럼 사람들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적으면 '고르고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여성에게 조금은 이로운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티벳트족이나 인도의 토다 Toda 족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티벳트족이나 토다 족은 일처다부제의 모습을 보이는데 일처다부제는 여아살해풍습으로 인한 성비의 차이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현저하게 모자라는 곳에서 나타난다. 여아살해풍습은 여러 부족에서 은근슬쩍, 혹은 대놓고 행해져온 관습이지만, '뼈빠지게 일해도 세 끼 밥을 걱정할' 정도로 환경이 척박하거나 가부장적 관념이 강한 곳에서 심각한 성비불균형을 일으킬 정도로 많이 일어난다. 따라서 여아살해가 빈번한 곳에서 나타나는 일처다부제는 '여성이 고르고 골라' 식의 환경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 토다족의 여성들은 각각의 남편들의 발에 꿇어 앉아 입을 맞춰야 하고 티벳의 여성들은 남편의 '아내 빌려주기'에 동원될 수도 있다. (지금은 어떠한지 정보 부족, 흠흠) 아주 척박한 환경에 자리잡은 것도 아닌 한국에서 심각한 성비 뷸균형이 일어나게 만든 요인은 끔찍한 가부장제가 가져온, 그 끔찍한 여아살해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의 가부장제도 벅찬데 여자들까지도 점점 적어질 것이 뻔한 한국 땅에서 사는 것이 난감했던 것이다. UPI편집장 마틴 워커는 고민의 늪에 빠져있을 나같은 여자들을 위해서 아시아의 성적 좌절이 분출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의 포르노 상품 수출, 24시간 스포츠 채널, 맥주와 나초, 피자 등을 점지해주셨는데, '진짜 놀고 자빠졌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놈들이 득시글 있을 법한(미국비자가 없어서 아직 확인 못함) 미국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교훈도 얻었다. 제길, 갈 데가 있긴 한거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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