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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7/12
    www.xtra.ca(2)
    금자
  2. 2006/07/11
    침묵의 봄(4)
    금자
  3. 2006/03/05
    .성.적.좌.절.의.지.정.학?(5)
    금자
  4. 2006/01/26
    .헉.느.자.구.없.어.도.유.분.수.지.(6)
    금자
  5. 2006/01/22
    .사.람.은.취.약.하.다.(1)
    금자
  6. 2006/01/12
    .언.니. 이.혼.해.
    금자
  7. 2006/01/06
    .여.성.은.식.물.인.간.이.되.었.다.
    금자
  8. 2006/01/04
    .랄.랄.라. 결.혼.질.
    금자
  9. 2005/12/27
    [책읽기].희.망.의.이유.
    금자
  10. 2005/09/19
    [책읽기] .거.세.된.희.망.(2)
    금자

www.xtra.ca

작년 토론토 게이 퍼레이드 사진들,

엑스트라에서 격주로 발간하는 타블로이드판 신문에서 찾아내 찍은 사진들

뿌옇고 흐리고 연하지만,

에너지는 넘치는 레즈비언과 게이들이 나와 있으니.

 

올해 토론토 게이퍼레이드 사진은

http://www.xtra.ca/pridepix/default.html 에서 선명하고 확실하게 보삼.

 

 

 

무슨 연유로 '섹스워크'가 나와있는지 모른 채 그저 난감;;;





 

아아, 다 좋다고.

그런데 신문을 암만 들춰봐도 광고든 기사든

게이들만 우글우글 거리는 것 같았다. 울룩불룩 근육질 남자들이 깔려있는 광고판.

그 많던 레즈비언 언니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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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Carson, Rachel

                  2002 『침묵의 봄』김은령 옮김, 에코리브로.

 

 

한참 거실에서 디브이디 참을 없는 존재의 무거움 보고 있는데 방귀 냄새 킁킁!!

마치 우당탕탕 괴짜 가족의 국회의원 뒷마당에 들어와 막대한 똥을 같았다.

아니 미녀는 괴로워 나오는 뚱녀 변기에 산처럼 쌓인 자신의 똥을

젖가락으로 끊어서 물을 흘려보내는 장면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뒷마당에는 뚱녀 국회의원 아닌

스컹크가 들어와 방귀를 , 뀌고 간거라고 엄이 설명해줬다.

시멘트만 들어찬 서울에서 스컹크는 커녕

비둘기와 고양이 이외의 동물도 보기 힘들고 흙을 밟아보기도 어렵다.

시멘트로 둘러쌓인 아파트 안에는 바퀴벌레와 모기를 쫓는 그 거시기들과,

물먹는 하마, 뽀드득 아주 야무지게도 닦이는 세정제 그런 것들이 마구 있다.

스컹크가 뒷마당에 와서 방귀 끼고 가는 캐나다에 들어앉아 침묵의 봄을 읽으면서,

스컹크 방귀 냄새보다도 독하고 심한 날마다의 생활에 야리꾸리한 감상에 젖었다.

이런 기분은 티벳의 라마승들이

살아있는 작은 모든 것들을 나도 모르는 새에 밟을까봐 봄철에는 발걸음을 되도록 자제한다는 다큐먼터리를 봤을 느꼈던 그런 것이랑도 비슷했다.  

나는 한번도 바퀴벌레를 죽이는 살충제 쓰면서 죄책감을 느껴본 없고 살충제 성분이 무엇인지 궁금해 적도 없었다.

 

아주 추상적으로,

너무 많이 쓰고 많이 가지고 많이 탐내고 그러는 나도 모르게 환경을 파괴하고

그래도 도시생활에서는 어쩔 없고,

그러다가 대안 생리대를 쓰거나 텀블러를 들고다니거나 재활용을 똑소리나게 하는 것으로

자기를 위로하고,

그러다가 쓸데없는 인생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것들이 쓰여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이 들고는 그랬다.

존재가 참을 없을 만큼 무거웠다.

 


 


읽을 때는 방만한 증거 자료들에 조금 질리기도 해서 (도대체 살충제는 그렇게 끝이 없이 많고 해악도 그렇게 끝이 없이 많은지)

카슨이 방사능 효능을 들먹이면서 살충제의 해악을 이야기하는지 몰랐는데

후기를 보니 카슨이 비밀 핵실험과 핵비축이라는 장막에 대항하기 위해 책을 썼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니까 그녀는 미국 육군이 비키니 섬에서 실시한 원자폭탄 실험의 세부적인 내용을 감추려 연구를 시작해서

쿠바 미사일 위기로 인해 핵전쟁이 일어나려는 찰라에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p 337)

(>///< 언니 최고로 멋져!!)

그녀는 박사학위를 갖지 않았다는 점과

어떤 단체나 기관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는 때문에 거의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살충제만큼 독한 화학살충제 기업들과 그에 연루된 박사 학위 가진 과학자들의 공격에 많이도 당했다.

그녀에게 가장 불리하게 작용했던 사실은 대중을 위해 글을 과학자라는 점과 여성이라는 점이었다. (p339)

과학자들과 저널리스트들과 평론가들은 카슨을 감정을 호소하는 단어 사용하는 히스테릭한 여성이며 지나치게 섬세한 본성의 소유자이고 그녀가 책은 자신이 저주하는 살충제보다 독하다 말했다.(p 339)

의학전문 평론가인 빈은(William B.Bean)

“<<침묵의 >> 읽으면 여성과 논쟁을 벌여 이길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라고 말했다. 농무부 장관은 공식적으로 아이도 없는 독신녀가 유전학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가라는 의문을 표현하기도 했다.(p340)

이런 놈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이른 나이에 암에 걸리고 회복하지 못한 것이 아닌라는 생각에 분노 게이지 부르르.

 

그들에게는 

"목축업자에게는 초원을 찾아다닐 권리가 있고

나무꾼에게는 벌목을 권리가 있듯이

누군가에게 야생들꽃을 즐기는 것이 도저히 포기할 없는 권리이기도 하다. (p94)"

라는 투의 그녀의 문장이 지극히도 '계집애'스럽고 '비과학적'이고 넌저머리날 만큼 '몰상식하게'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카슨의 지극히도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이 기록은

가슴을 찡,하게 만들고, 그 수없이 쏟아지는 구구절절한 증거들에 압박당하는 느낌을 준다.

 

책을 보는 내내 한 가지 걸렸던 점은

인간은 도자기 진열장에 들어간 코끼리처럼 자연을 짓밟고 있다 사실에 민감했던

그녀의 책에 동물 실험의 결과들이 너무 태연자약하게 나와 있었다는 점이다.

실험동물들에 대해서 죽음에도 자비를라는 입장과 실험동물자체에 대한 의문이 켜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살충제 해악을 설명하기 위해 동원된 많은 실험동물들을 생각하니

짚신벌레 위에 있는인간이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

존재가 한없이 무거워져버렸다.

(물론 카슨이 동물실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책에 나와있지 않다.

그녀는 그저 동물실험 결과들을 들이대면서 살충제의 해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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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좌.절.의.지.정.학?

나의 하메 (하우스메이트) 주발의 친구가 크리스마스 전날 짜잔 하고 나타났는데 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친구였다. 잘 생긴 초딩 남학생들을 찍어서 미니홈피에 올리는 낙으로 사는 그녀가, (그녀의 미니홈피는 공개하지 않겠다 -_-;;;;;) 아침 식탁에서 교실 안의 '남초' 현상 이야기를 꺼냈다. 보통 한 반에 여학생이 5명 쯤 남학생보다 적은데 자기네 옆반은 전학 가는 사람마다 여자고, 전학 오는 사람마다 남자였던 탓에 학기말이 된 그 때 시점에서 여학생 8명 vs 남학생 18명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크댄스를 가르칠 때 남남 커플을 짝지어 심히 음란한 상상을 하곤 하였다는 그녀는, 암튼 문제는 심각하다고 그랬다. (그녀는 Y녀였던가) 나도 조카가 몇몇 있는데 여자 조카는 한 명 뿐이다. 친척들은 여자 조카를 보면서 "서연이는 좋겠다. 크면 고르고 골라서 시집가는거야" 라는 말을 '좋다고'들 해대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아, 내가 최고로 잘 하는 것이 한국말 하는 것인디... (매우 유창하다) 그래도 인자 슬슬 뜰 준비를 해야 쓰겄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귀염둥이 서연이 ^^


마틴 워커 <유피아이 UPI> 편집장은 국제관계 전문지 <포린폴리시> 최근호에서 남초 현상으로 성적 욕구를 총족할 수 없는 중국 등 아시아의 남성들이 호전적 애국주의를 분출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성적 좌절의 지정학'이라는 글을 통해서 남아선호 사상이 짙은 아시아에서 초음파 기술의 발달로 태중의 여아를 낙태하면서 (여아살해!) 2020년에는 아시아 남성들의 '거대한 성적 좌절'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성들이 성욕을 해결하지 못해 남성호르몬이 과다해지면 나쁜 행동을 하는 경향을 주장하며, 19세기 중국에서 여아 살해로 결혼하지 못한 남성이 '불한당'이 되어 반란에 가담했다는 예도 인용했다. -_-;;;; <한겨레신문, 2006. 03.02 참고> 성적 좌절의 지정학, 심히 유감 1. 나는 도대체 남성호르몬이 과도해지면 나쁜 행동을 하기 쉽다는 식의, 남성 호르몬은 다 싸잡아 '죽일 놈'이라는 신문기사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남성 호르몬이 생산되는 고환이 아주 알토란 열개는 합쳐 놓은 것처럼 큰 수컷 보노보는 급식 장소에 나타나서 허겁지겁 먹다가 암컷들이 나타나면 우선적인 위치를 포기한다는 동물 행동학자들의 연구결과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수컷 보노보는 심지어 중하위 서열의 암컷들보다 먹이에 대한 우선권을 적게 가지고 있다. 남성들이 태어날 때부터 여성들보다 생물학적 공격성을 더 갖고 태어나는지는 아직 뭐라 말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이고 양육 vs 타고나는 것의 대립이 (nature냐 nurture냐) 해소되는 최신 연구결과들이 나오는 지금, 이 딴 식으로 기사 쓰는 것 진절머리난다. 2. 신문 기사에서 왜 '성적 좌절'이 여성들이 남성보다 많을 때는 일어나지 않고 남성들이 초과될 때만 일어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도 구리다. 남성들만이 성적 좌절 땜시 망나니로 돌변하는 짐승들도 아닌데 (아~~ 짐승~~) 이렇게 남성들을 모욕하셔도 되는 것인지 남성협회 이런데를 대신해서 심심한 유감의 인사를 전한다. (3/4 가 여자로 채워져있다는 뉴욕의 여성들은 왜 성적 좌절의 정치학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고!!) 왜 나는 이민을 가고자 마음을 먹었는가? 신문기사의 두 가지 구리구리한 점을 빼면.... 내가 이민을 떠나고자 마음 먹은 것도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 -_-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더욱 망나니처럼 -_-;;;; 키워질 가능성이 많아!!! (ex.군대) 그리고 그 놈들이 넘쳐나게 되면, 분명 살기는 퍽퍽해질 뿐이지" 요것이 나의 요점이었다. 저잣거리에 떠도는 시정잡배 격의 '돌격이론'에 따르면 어딘선가 갑자기 돌이 날아오면 대개 여성들은 우선 그것을 피하고 나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어떻게 해결할지를 결정하는 반면 대개 남성들은 모두 죽을 지라도 '돌격'하면서 돌 들고 달려나간다고 한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이 훠얼씬 많은 사회에서 사는 것은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사료되었다. "즐기기보다는 참아야만 하고 무시해야만 하는 환경에서 사는 것은 인간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다" 라는 싱클레어 골디의 말이 생각났던 것이다. 여자가 적은 세상. 우리 조카에게 하는 말처럼 사람들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적으면 '고르고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여성에게 조금은 이로운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티벳트족이나 인도의 토다 Toda 족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티벳트족이나 토다 족은 일처다부제의 모습을 보이는데 일처다부제는 여아살해풍습으로 인한 성비의 차이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현저하게 모자라는 곳에서 나타난다. 여아살해풍습은 여러 부족에서 은근슬쩍, 혹은 대놓고 행해져온 관습이지만, '뼈빠지게 일해도 세 끼 밥을 걱정할' 정도로 환경이 척박하거나 가부장적 관념이 강한 곳에서 심각한 성비불균형을 일으킬 정도로 많이 일어난다. 따라서 여아살해가 빈번한 곳에서 나타나는 일처다부제는 '여성이 고르고 골라' 식의 환경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 토다족의 여성들은 각각의 남편들의 발에 꿇어 앉아 입을 맞춰야 하고 티벳의 여성들은 남편의 '아내 빌려주기'에 동원될 수도 있다. (지금은 어떠한지 정보 부족, 흠흠) 아주 척박한 환경에 자리잡은 것도 아닌 한국에서 심각한 성비 뷸균형이 일어나게 만든 요인은 끔찍한 가부장제가 가져온, 그 끔찍한 여아살해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의 가부장제도 벅찬데 여자들까지도 점점 적어질 것이 뻔한 한국 땅에서 사는 것이 난감했던 것이다. UPI편집장 마틴 워커는 고민의 늪에 빠져있을 나같은 여자들을 위해서 아시아의 성적 좌절이 분출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의 포르노 상품 수출, 24시간 스포츠 채널, 맥주와 나초, 피자 등을 점지해주셨는데, '진짜 놀고 자빠졌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놈들이 득시글 있을 법한(미국비자가 없어서 아직 확인 못함) 미국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교훈도 얻었다. 제길, 갈 데가 있긴 한거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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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느.자.구.없.어.도.유.분.수.지.


신문을 보다가,

무심코 광고란을 보다가,

헉!!

 

<<성북동의 어여쁜 처녀야, 이토록 매서운, 혹한의 겨울아침에

 

어떤 치한이 너의 아름답던 모습을 알몸으로 벗겨 놓았느냐?

 

강제로 겁탈당한 이 알몸 책임져 주오!>>

 

를 보고 말았다.

 





 

참말로, oh my God! 이여 -_-;;;

이 느자구 없는 문구들을 어쩔 거시여, 시방!!!!!!!

 

전화번호는 031-261-3421, 3407 입니다. ^^

마구 전화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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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취.약.하.다.

우리 동네 마트에 손으로 만들어서 파는 두부 가게가 생겼는데

두부를 사랑하는 나는, 그 뜨끈뜨끈하고 말캉한 두부가 뽀얗게 뽑아져 나오는 광경이 너무 좋다.

그 놈들은 고이 봉지에 쌓여 바코드가 붙는데 이런 식이다.

 

미국산 콩 두부 1,000원, 국산 콩 두부 1,780원.

 

그러면 나는 WTO 홍콩 시위도 선명하고, 두 농민의 영정도 아직 채 가시지 않았지만,

아니 그래서 한 세 번쯤 고민하다가 1,000원짜리 두부를 사 든다.

 

이런 선택쯤이야 맨날 맨날 마주치지만, -_-;;;;

사귀는 사람과 1,000원 짜리 두부를 집어드는 심정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참 난감하다. (스위리, 미안해! 자기가 1000원 짜리 두부가 되다니!)

 

나는

여우가 뜨끈뜨끈하고 말캉한 두부가 뽀앟게 뽑아져 나오는 광경보다,

그 두부들보다

백만배나 더 좋은데,

하루키식으로 말하자면

봄날의 새끼곰보다 더 좋은데

 

여우는 '시위해서 차 막혀'라고 지랄하는 종류의 사람은 아니더라도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어도 진보넷에 블로그를 만드는 종류의 사람은 아니고,

성매매 이야기를 하다가 '선택'이라는 단어를 들먹여서 나를 엿먹이기도 하고 (죽었어! 여우!!!)

맨날 그 뭐시냐,

'선진국' 냄새를 푹푹 풍기는 단어들로 사람을 벙찌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다... -_-;;;;

한마디로, 여우는 '교육받은 선진국 중산층'의 띠거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예를 들어 나보고 열공해서 어서 빨리 'contribute to the world' 를 하라고 말하는 식이다. 

(무슨 노래 가사 쓰냐 -_-;;;)

 

여우는 '엠네스티'나 '그린피스'에 다달이 기부하는 것으로

자신의 '건전한 시민정신'을 증명하고는 하며,

여봐라, 라는 태도는 아니더라고

자신의 'contribution'에 나의 부비부비 칭찬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여우는 어쩔 때 보면 '맥락없이 뛰어노는 자유주의자'로서, 아주 교양도 넘치시게 말하고는 했다.

"채식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개인의 선택 나름이다."

그러므로 그는 나를 위해서 야채요리를 하고 자신을 위해서는 고기요리를 하는 것이

세상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아주 'generous'한 방법인냥 생각했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많지만, 좋은 점도 많으므로 나는 자본주의를 지지한다"는

말도 하고 (오메오메!)

쿠바 여행시 쿠바에서 발견되는 야리꾸리한 광경을 자신의 의견을 증명하기 위해서

열심히 인용했다. "저런 점 때문에 사회주의는 실패한 것이 아닌가..." 쩜쩜쩜.

그래서 나는 여우의 북미식 '건전한 시민정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화장실에서 똥 끊고 나온 사람처럼 영 찝찝해지면서

 

여우, 랑 사귀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묻게 되는 것이다.

 

 

  

 

 

 

 

 

 



영, 허접스럽지만

엄마아빠가 설에 올라왔을 때 내려갈 차표를 사주지 못하는 주머니 사정의 민망함과 미안함,

둘둘 치킨을 지나갈 때마다 코를 킁킁거리다가 깜딱 놀라는 새가슴,

해면 생리대를 쓰거나

운전면허증을 따지 않는 것,

뭐 이런 것들, 이런 것들,

채식을 시작하고, 여성노동자회에서 반상근으로 일하면서 삼십만원을 받고,

뭐 이런 것들, 말이다.

나는 이런 것들을 '선택'했는데

...

나는 여우를 보려 가려고 비행기표값을 모으기 위해서

방학이 끝나면 여성노동자회를 그만 접기로 결정해야 했다.

 

 

 

그래서 '미워 죽겠다, 여우' 라는 식의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시점이었는데

 

여우가 이틀 전에 쓴 메일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나도 너랑 같이 채식할까봐'

 

정말이지,

뜬금없는 말이었다.

 

나는 여우에게 채식을 해 봐, 라는 말은 커녕

여우가 먹고 있는 고기를 한번도 쬐려본 적도 없는 그런 인간이었다.

 

그저 나에게는 채식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블라블라~' 야, 라고 이야기를 했을 뿐이었다.

그것은 내 취향을 존중해줘, 라는 식의 정말 소심하고 가소로운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울엄마처럼 "너는 고기를 먹어야써, 그래서 건강해져"라고 사골국물을 들이미는

일이 벌어지면, 여우고기라도 먹고싶어질까봐 미리 이야기를 한 것이었다.

 

여우는

자기가 많이 변했으며, 많이 변하고 있고, 많이 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냥, 어린 왕자가 된 기분이 들어서 -어린왕자와 여우 ^0^

아주 행복해졌다.

 

여우와의 관계가

어쩔 수 없이 1,000원짜리 미국산 콩 두부를 사는 기분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래도 그 두부를 가지고

맛난 두부튀김을 해 먹을 때처럼,

마구마구 포만감을 주고 있다.

 

여우가 또 나를  똥 끊고 화장실에서 나온 것처럼 느끼게 할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시츄에이션 ^^)

나는 여우가 너무 좋아 죽겠으니

잘 해 봐야 쓰겠다.^^

더군다나 하워드 진처럼 말처럼 사람은 취약해서, 매력적인 존재가 아닌가.

여우는 오십 삼년 동안 고기를 먹다가 처음 채식을 하겠다고 하는데 말이야^0^

 

"그러나 교조가 붕괴되면 희망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자라난 환경이 어떠하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개방적이고,

그들의 과거로부터 현재의 행동을 정확히 유츄할 수 없으며,

우리 모두는 새로운 사고, 새로운 태도에 취약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취약성이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모든 종류의 가능성을 낳긴 하지만, 취약성의 존재 자체는 흥분되는 일이다.

그것은 단 한 사람도 쉽게 포기해서는 안되며, 어떠한 생각의 변화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될 수는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하워드 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p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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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이.혼.해.

이혼,

 

우리 언니가 6개월 째 이혼을 한다고 한다고 한다고 하다가

다시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가... 그랬다.

그래서

나는 이제 '알아서 해, 난 몰라'라고 외면하는 문자질까지 하게 되었다.

 

 

그 남편 X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도 않다.

뻔한 스토리고,

그래서 

바람비워 집 말아먹을 뻔 한적 있는 우리 아빠는

'지랄하지 말고 어서 집에 들어가, 그 까짓거' 이라며 

갈데 없어서 친정집에 와 있는 첫째 딸을 닥달해댄다.

 

나는 그렇게도 지지해주고 연민해주고 이해해주고 짠-해해주는 사람 하나,

언니 옆에 없다는 것이 너무 너무 짠하다.

그런대도

바람핀 남편이 오히려 '친자 유전자 확인'인가 뭐신가를 가방에 싸들고 다니는

상황에서 '그 놈이 이혼을 안 해 준대'라고 계속 이혼이 불가능한 말도 안되는 이유만

갖다 붙이는 언니가  참을 수 없어서 막막 화가 난다.

 

나랑 함께 사는 휴지가 그랬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꾸정물 한 방울 튀긴 것 만큼도 없고,

싸울 때 마다 이혼하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쳤지만

막상 이혼 서류를 그 X가 턱 하니 들고오자

(그 놈은 "그렇게 공부하는 꼴 보일라면 차라리 나가" 라고 했다 -_-^)

휴지는 너무 억울해서 이혼 못해, 라고 악바리를 썼다.

 

여자, 에게 이혼은 그녀가 원할 때라기 보다는 그 놈이 원할 때 하는 경우가 많다.

막상 현실에서는 말이다.

이혼하자는 말, 이혼하자는 사유는 정작 여자 쪽에서 넘치는 경우가 많지만.

 

알콜 중독, 아내 폭력, 도박, 돈 날리기 등 덥석말이를 해서 쳐 죽일만한

극단적인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는 한, 그리고 그 상황에서 여자가 사정없이

마음을 야물게 먹지 않는 한, 거의 그렇다고 한다.

뭐 영화 정사에서 처럼, 아예 미칠듯한 사랑에 빠지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참을 수 없는 이혼의 무거움.

 

 

 

 



휴지는 너무 억울해서, 그 동안 14년을 살아온 세월이 다 부정되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것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아이는 내가 다 키웠는데 그게 다 내 팽개쳐지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온통 억울해서

이혼을 못하다가 6개월만에 이혼을 했다. 그 X는 그 동안 이혼을 재촉했다.

 

언니도 온통 억울할 것이다. 

어떻게 집을 마련했고 어떻게 년년생인 애 둘을 데리고 악착같이 회사를 다녔고... 다 억울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이혼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보수적인 직장분위기에서

(우리나라 학교, 병원 분위기가 지랄맞다는 것은 영화 연애의 목적, 에서 여주인공 홍이의 소문이 퍼지고 사람들이 그것을 씹는 과정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이혼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언니, 이혼해요, 제발. 그 사람이랑 헤어져. 

행복하길 원한다면.

나는 언니가 사랑받았으면 좋겠어, 간절하게.

..마음이 아파,

 

휴지는 연말에 한 참 '뛰다' 들어온 후 밥상 머리에 앉아 말했다.

"그 x랑 살았으면 이 존 세상 다 보지도 못하고... 내가 이혼을 잘했지, 잘했어"

 

휴지는 45살, 그녀의 곰은 올해 29살이 되었다.

휴지가 사랑받는 모습을 봄시롱,

나는 언니도 언니의 곰을 가지게 되기를 빌었다.

그러니까, 언니, 이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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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식.물.인.간.이.되.었.다.

.여.성.은.식.물.인.간.이.되.었.다. 남성의 여성의 차이는 동물과 식물간의 차이와 흡사하다. 남성은 동물에 대응하고 여성은 식물에 대응한다. 여성의 성장이 보다 조용하기 때문이다. -헤겔 국가수반이 되어 국가의 정상에서 공개적으로, 즉 모범적으로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우리 지역에 있을까. 우두머리는 고기를 먹는 사람이다. -자크 데리다 절대적으로 남성의 전유물인 된 사회질서가 형성되기 전에는 여성과 남성은 성역할 없이 함께 사냥했다. 함께 식물을 채집하기도 했다. 남성들은 사냥꾼이 아니라 먹거리를 조달해 오는 일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점차 사냥하는 일이 남성의 일이 되면서 여성과 아이들은 ‘힘없고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했다. 그들은 집에 남아 양육을 하고 식물을 채집하고 사냥나간 남편을 기다렸다. 성역할은 분화되었다. 사냥을 하는 남성과 육식, 채집을 하는 여성과 식물. 인류학자 페기 샌데이는 동물 중심 경제는 남성지배적인 것에 반해 식물 중심 경제는 훨씬 더 여성을 축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동물 중심 경제는 남신, 부계, 사회적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남성이 포진하는 성별 계층 조직을 보인다. 여성들은 ‘그리 중요치 않은’ 온갖 천한 일을 도맡는다. 반면 식물 중심 경제는 훨씬 평등한 경향을 보인다. 고기가 성별을 구분하고 지위와 계층을 정하는데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고기의 붉은 피를 전통적으로 남성을 상징했다. 오랫동안 신화와 전통에서는 붉은 고기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체력, 공격, 정열, 성욕’의 상징으로 여겼다. 제레미 러프킨, 육식의 종말, 시공사 p285 남부 스페인에서는 아직도 투우가 끝나면 여성들이 지역 정육점을 찾아간다. 스테미너 보양식. 고기는 남성다움과 생명의 원기를 품고 있다. 그래서 남성들은 채소와 과일을 싫어한다. 서양에서 문제의 골자 meat of matter, 내용이 충실한 질문 a meaty question, 보강하다 beef up 같은 용어를 보라. 반면에 식물은 경멸적인 단어이다. 수동적이고 단조로운, 굼뜬 존재. <한 떨기 수선화 같군요. 그는 성난 황소처럼 덤벼들었다.> 여성을 수식할 때는 식물을 붙이고 남성을 수식할 때는 동물을 붙인다. 남성과 육류, 여성과 식물을 동등하게 놓음으로써 사회적 질서는 음식과 성별의 계층조직을 서로 강화한다. 여성은 식물처럼 항상 수동적이고 남에게 베푸는 존재이며 의욕이 없는 사람이다. 반면 남성과 육식은 피라미드의 정점이 된다. 수렵과 채집을 하는 종족인 ‘칼라하리의 꿍’ 부족은 아주 작은 부분만을 사냥을 통해서 해결한다. 그러나 여성이 채집해온 식량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고 불리지만 고기는 ‘먹거리’라고 명명된다. 이제, 식물과 여성의 존재는 ‘배경화’ 되었다. 여성은 ‘식물인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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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결.혼.질.

김화용,

올해 28세, 카메라걸, 써커스 걸.

자기 입으로 소개하길

 

판타스틱한 묘기를 선사하며 화려해보이지만 어딘가 촌스럽고 정착하지 못하고

또 애환을 안고 가는 써커스단의 쇼, 그와 같은 나의 작업들

 

 

"왜 낸시 랭이 뜨고 김화용은 안 뜨는지 모르겠다"는 나의 말을

전해듣고는

 

"그 언니, 레즈비언 아니야? 레즈비언들이 날 좋아라하기는 해"

라고 대꾸했다고 들었다.

 

웰컴이에요, -_-;;;; 하지만 당신이 잘 되어서 이런 '찌라시'들,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지지해줄께.  

 

 

 

 훗날,
 멈춰서서 더 이상 흐르지 않았으면 할
 생의 한시기에 있는 당신들.

 삶의 격식이 내용보다 넘치는 것을 경계해야하듯이
 이성이 당신들의 감정을 제어하려 할 때,
 이 느끼함들로 미끄러뜨려버리라구.

 언제나 지지해줄께.

 

 - 김화용의 미니홈피 스크랩 글
 

 

가족, 상상의 공동체  2005/10/25 - 2005/11/7 , 갤러리 쌈지, 쌈지길/낙원시장


 

 

p.s 스캔하기 전에 이 찌라시를 인터넷에서 찾을수 있을까 검색해보았더니

     결혼'질'이라서, 엠파스 성인인증 창이 떡 하고 뜨고 말았다. -_-;;;;;


거리에서 수집한 나이트 클럽, 단란주점 전단지 패러디 ^^



랄랄라~ 결혼질, 하세요!

 

초저가 저품격으로 만들어냅니다.

청소년 커플부터 동성커플까지 모두를 환영합니다.

유쾌, 발랄, 화끈함 그리고 솔직한 결혼질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찌라시 뿌리는 여인이, 화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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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희.망.의.이유.


 

제인 구달처럼 늙고 싶다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7박 8일 반납’ 비디오를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나

 

고리짝 장롱 냄새를 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도덕적으로 산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누리는 가장 매력적인 일, 이라는 것,

 

그래서 나는 올 해 크리스마스 케익을 보며 제인 구달처럼 늙기를 빌었다.

 

읽는 동안 마음에 찌르르, 하는 느낌이 든다.

 

진보넷 블로그에서 ‘동지들, 내일 시위에 따숩게 입고 나오세요” 의 문구를 봤을 때 들었던 그런 마음.

 

그러니까 나는 그런 마음들과 그런 책들이 너무 좋은데, 이 책도 그렇다.  

 

이 책의 인세와 판매수익금 전액은 ‘기적의 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쓰이므로,

 

이 책을 사서 보는 것도 제인 구달처럼 ‘착하게’ 늙어가는데 보탬이 되겠습니다. ^0^

 

 

<책 속>

 

‘고상한 유인원’ 침팬지는 ‘고상한’ 미개인 만큼이나 신화에 불과하다.

 

잔인한 집단간 공격과 새끼 살해의 사례들, 귀염둥이 침팬지들이 보여준 동족 잡아먹기, 공격 당한 침팬지의 흐르는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를 받아 마시는 모습 등등,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느낌표 선정 도서에 이 정도 씬은 나와줘야지’ 의 찐한 장면들을 보여준다.

 

그런 장면들은 <이기적인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조차

 

“심한 고통에 처하여 울고 있는 누군가를 본다면 대부분은 가서 그들을 부축하고 위로할 겁니다. …

 

그래서 우리는 다윈 식의 과거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고 말하게 만든다.

 

제인 구달은

 

‘나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사랑과 연민과 자기 희생의 자질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잔인하고 악해질 수 있다. 누구도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행동 뿐만 아니라 말을 통해서도 서로를 고문하고 싸우고 죽인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가장 고결하고 관대하며 영웅적인 행동들을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더 이상의 발췌는 금물, 그저 '착한 동화책'처럼만 보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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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거.세.된.희.망.

거세된 희망, 폴리 토인비/이창신 역 <개마고원> 1.고된 노동, 질긴 빈곤 “거리를 지나며 마주치는 모든 것은 내 삶을 넘어서는,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었다. 스탁벅스의 소파, 서점, 레스토랑, 하다못해 몹시 허름한 카페도 더 이상 내게 손짓하지 않았다. 오늘날 가난을 광범위하게 정의하는 말이 있다면 바로 ‘제외’라는 말이리라. 평범한 즐거움에는 하나같이 ‘출입금지’표지판이 대문짝하게 걸려있다. 이걸 사라, 저걸 사라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번쩍번쩍 빛나는 상점은 총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 돈이 모자라 가장 싼 음식을 고르는 일은 결코 즐거운 쇼핑이 될 수 없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괴로움만 더해갔다.” 제외, 라고 말하면, 가난 때문에 제외 받아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이명랑의 소설 ‘삼오식당’을 떠올린다. 삼오식당의 주인공 ‘명랑’은 영등포 시장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이동식 화장실(푸세식)이 너무 멀고 너무 오래 기다리고, 게다가 돈을 접수하는 ‘똥할멈’의 존재가 무서워서 - -;; 자기네 ‘삼오식당’에 딸린 방, 그 쪽방 뒤에 세탁기를 간신히 밀어넣은 공간으로 들어간다 . 세탁기에서 나온 물이 들어가는 조그만한 수채구멍에 엉덩이를 살포시 두고 시원하게 오줌을 싼다. 그리고 한 바가지 물을 뿌린다. 영등포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여편네들은 모두 명랑이네 엄마, 삼오식당 주인의 눈치를 봐가며 ‘삼오식당’의 찌릉내나는 세탁기 수책구멍을 이용한다. 그리고 명랑은, ‘고만한’ 동네 애들과 함께 다니던 ‘국민학교’를 떠나 시험쳐 들어간 다른 동네 중학교에서 나지막히 읊조린다. ‘처음엔 몰랐지만,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기 힘들어졌다, 한 번도 수채구멍에 대고 오줌을 싸보지 않은 친구들, 그것을 신기해하는 친구들, 그래서 말 수가 점점 적어지고, 나는 어느 순간 책을 열심히 보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가난이 제외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 역시, 삼오식당의 명랑처럼 화장실 때문이었다. 푸세식 화장실을 무서워하고 더러워하는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겁이 나” 그들이 푸세식화장실을 두려워한 것만큼이나 나도 그들에게 푸세식화장실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 겁이 났다. 번쩍번쩍 상점에서 제외받는 가난도 싫은 일이지만 화장실 하나로 사람에게서 제외받는 것 또한 서글픈 일이었다. 2. 거세된 희망은 영국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폴리 토인비가 급식조리원, 청소부, 텔레마케터, 빵 포장 등의 ‘저임금’ 노동생활을 하고 나서 쓴 책이다. 빈곤에 관한 여러 책 중에서도, 그녀를 기억하는 것은 가난해서, 무시받고 제외된 인생들에 대해서 정직하게 기술했기 때문이다. 가난해서 더 훈훈하거나 가난해서 못 견딜만큼 비참하거나, 이러지도 않았다. 다시 중산층의 삶으로 돌아오며 ‘내가 저곳이 아니라 이곳에서 태어나 얼마나 행운인가’하는 형언하기 힘든 기쁨과 안도감이 컸다고 쓸 만큼, 또 솔직했다. 그래서 이런 ‘체험식’의 글쓰기가 빠지기 쉬운 ‘아, 그렇습니까? 좀 띠겁습니다’ 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들’과 ‘나’의 자리를 인식하되 시혜나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 혹은 우리는 하나다, 라는 손쉬운 ‘거짓뿌렁 동지애’를 가장하지 않는 것. 일용잡급직으로 한동안 일해본 적 있는 내게 와 닿는 부분은 이런 거였다. 하루 일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에게 일하는 시간을 펑크내서 면접보러 오게 만들고-너무나 자연스럽게도, 이력서를 쓰고 일을 찾는 고역과 면접후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다가 자신의 가치가 이것밖에 안되나 라는 자괴감에 빠지고, 면접이 취소돼도 미리 연락주지 않고 직장을 옮기는 그 기간동안 살 돈이 없어서 갑갑하고, 빚은 쌓이고, 값싼 노동자는 고장난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나 다를 바 없다는 식의 태도,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이었다. “차도 없고 택시나 지하철을 탈 돈도 없는 사람들은 시간과 발품이 누구보다 귀한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시도때도 없이 왔다갔다할 수 있는 한가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찾기는 한결 어려워지고, 겸업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든 절차는 언제나 직접 찾아가 처리해야 하고, 그것도 대낮에 이루어지기 일쑤였다.” ‘스타벅스 커피’정도는 사 먹을 수준의 최저임금 현실화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이 얼마나 마음을 쑤시던지, 그런 것들은 자존감을 많이 손상시키고야 만다.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이요원이 상사에게서 ‘저부가가치 인간’이라는 소리를 듣고 화장실에서 우는 것처럼, …스스로가 저부가가치 인간이라는 자각. 가난해서 스스로에게 제외받을 때의 기분. ‘거세된 희망’은 그런 느낌에 대해서 적고 있었다. 3. 이 책의 최고 장점은 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매겨지는가에 대해서 질문한다는 거다. 독일의 바바라 스티글러(독일 사민당 자문) 위원은 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업무 평가에 대한 차별적 상황’에 대해, “업무평가에서 특히 육체노동은 대근육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져서 임금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즉, 아이를 양육하는 일 같은 분야의 육체노동은 소근육을 많이 이용하는 일로 사회적으로 평가절하되어 왔다. 즉 대근육 중심의 육체노동만이 고임금 직종으로 분류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차별 없는 업무평가 방안’으로 연구진들이 노인을 간병하는 여성과 전문 기술직에 일하는 남성을 비교 적용해보았다. 이런 분석틀을 가지기 않았던 기존에는 기술직종이 노인간병 직종에 비해 평균적으로 200유로 정도 높게 받고 있었는데, ‘차별 없는 업무평가 기준’에 의해서는 동일한 평점을 받았다고 한다. 기존의 직종 간에 존재하던 임금 규정 및 업무 평가에 대한 관행을 뒤집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평가 방안은 기존의 남성노동 위주의 업무평가를 대체해서, “한 사람의 노동에 대해 요구 받는 능력과 약화되는 능력을 동시에 고려해 업무가치 평가를 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즉 업무평가 되는 능력은 지적 분야(전문 능력, 조직 능력), 심리사회 분야(언어 및 의사소통 협력, 협력 능력, 감정이입 능력), 책임성(업무결과 및 환경보호와 같은 가치에 대한 책임감)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축으로 업무에서 요구되는 전문 분야 뿐 아니라 그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해를 입는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즉 전문능력에 대해 수당이 지급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해가 되는 부분이나 불리한 부분도 고려되어야 하고, 수당으로 지불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 부분은 여성주의 저널 일다 ildaro.com의 ‘여성임금 부당하게 책정되 왔다’라는 윤정은 기자의 글 중에서 따왔습니다> 저자 또한 묻는다. 점화플러그를 청소하는 기술자가 노인을 씻기는 간병인보다 높이 평가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돌봄노동은 ‘싸구려 노동’이나 ‘허드레 노동’ 단지 약간의 임금이 주어지는 ‘엄마들의 일’이라고 치부되기 때문이다. “엉덩이를 씻어주고 상냥한 태도를 보이는 일은 특별한 자격이 필요 없다. 그저 여자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누군가를 보살피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가르치고, 아이를 키우는 소위 여성의 능력은 언제나 저평가된다는 것이 저임금 문제의 핵심이다.” 거세된 희망은 여기서 더 나가 저널리스트로서 자신의 글쓰기와 간병인, 혹은 급식조리원의 일의 가치가 왜 그렇게 차이가 나야 하는지를 묻는다. 간병일을 하거나 밥하는 아줌마, 아이를 돌보는 유치원 교사, 청소부 등은 저임금을 받지만 그 일들은 사회에 꼭 필요한 노동이다. “나는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병원의 시원한 통로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이따금씩 쉽게 벌고 소비를 즐기던 예전의 내 삶을 생각해보았다. 그 때 하던 일과 지금 병원에서 하는 일(환자 운반원)의 가치를 비교해보면, 지금 이 일이 왜 낮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 일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나가는 아이가 내게 그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한 마디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단 한 마디도.” 왜 이들의 노동은 ‘저부가가치 노동’으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그녀는 텔레마케터의 일을 금세 그만두면서 읊조린다. “경쟁은 자본주의 사회의 원동력이라지만, 이곳에서의 경쟁은 생산성도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진짜 청소를 하는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데 한몫할 뿐이었다.(그녀는 청소대행업체에서 무조건 싼 청소 가격을 제시하는 텔레마케팅을 했다) … 텔레마케터로 청소원을 소개하기보다는 차라리 직접 청소를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주의적 가치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노동, 그런 노동에 대한 가치 재평가...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도 중요하다. 하지만 동일 가치 노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재평가도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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