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다 다른 존재.

가끔...미루를 키우면서 '다른 아이들'은 안그러는데 미루는 왜 그럴까?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주로 미루의 까탈스러운 성격이 들어날때인데..

미루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까칠하고 상냥하다이다.

참 안어울리는데 미루를 보면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한동안 잘 다니던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아주 난리다.

감정공감 기술을 써서 마구 마구 호응해주고 난리를 쳐도

꼭 아침에 한바탕 난리를 쳐야 한다.

 

워낙에 적응할 때도 힘들었는데..

이놈의 녀석은 공간에 적응도 해야 하고

그리고 사람에 적응도 해야 하는데

내가 보기에 사람에 적응할 때 좀 시간이 걸린다.

적응하는 와중에도 그렇지만 엔간이 적응했다 싶어도 다시 확인을 하려 든다.

니가 정말 나한테 중요한 존재야? 니가 날 정말 좋아해? 뭐 그런식으로..ㅠㅠ

 

요즘 선생님한테 뭔가 결핍을 느끼나 보다.

미루가 뭔가 불만족스러운 일로 징징거릴때 원인을 짚어서 감정을 읽어주면

바로 징징거림을 그치는데 어린이집 안가겠다고 징징거릴때,

선생님이 미루 안이뻐해요? 하면 그 말에 급 반응한다. ㅠㅠ

 

미루네 반은 아이들이 세명인데...

하나는 미루보다 개월수가 많고 그리고 기질상 마이웨이식이라 주변에 별 영향을 안 받는다. 그런데 다른 한친구가 개월수가 어리고 미루랑 기질이 비슷해서 경쟁적이다. 게다가 그 친군 선생님이랑 친척인지...뭐 그런 관계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개월수도 어리고 기존 관계도 있는 아이에게 신경이 더 쓰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꺼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린이집 선생님이란 직업상 아이들에게 가지는 관심은 같을 텐데...미루는 뭔가 결핍을 느끼는 듯...우리가 파악한 건 이랬다.

 

며칠 전 일, 어린이집을 안가겠다고 징징거리는 미루에게

결국 상구백이 미루에게 "미루야 선생님이 **를 더 이뻐해요?" 그랬더니.

눈을 빛내며 "응"한다. 징징거림을 멈췄다. 그래서 미루의 감정은 이거구나 싶어

"그럼 미루가 선생님한테 선생님, 미루도 이뻐해주세요."하고 말했단다.

그리고 몇번 연습을 하더니 미루가 "이제 어린이집 갈 수 있어요" 했단다.

무시무시한 놈이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여튼 미루는 느무나 섬세하신 존재다.

그런 친구에게 그렇게 느끼면 안돼 라거나

선생님은 누구나 다 이뻐하셔 라거나

하는 말이 무에 소용이 있을까 싶다.

 

 

우선은 마음을 읽어주고 스스로 관계를 바꿀 수 있게 도와주고

그리고 선생님에게 미루가 지금 그런 시기이니 조금만 더 표현을 해주시면

좋겠단 힌트를 드리는 일 밖에...

 

언젠가는 이녀석이 또 선생님 좋다고 난리 난리 피울날이 오겠지.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애를 담대하게 키워!!" 그럼 화가 확 치민다.

 

내가 살면서 제일 어려웠던 것이 나의 감정을 아는 일이었고

그 다음 어려웠던 것이 그 감정을 인정하는 일이었고

그 다음 어려웠던 것이 그 감정을 끄집어 내 표현하는 일이었다.

 

살아가면서 많은 룰을 읶히고 알아가고 나누고 그래야겠지만

적어도 감정을 억압당하면서 또 다른 분노를 키우는 일은

없었으면 싶다. 미루가.

 

인간은 정말 다 최초의 존재들이다.

일반은 없고 보통도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특히 미루미루를 키우면서

느무나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인간은 다 다른 존재들이란 것을...

인정하자구. 나한테 다시 한번 하는 말...ㅠ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