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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르다

배여자님의 [] 에 관련된 글.

 

글을 쓰는 중에 블진에 오르니...은근 부담이 되는군요...

오타왕의 면모를 한껏 과시하게 되고...참나...난 왜 이러지...

여튼 조금씩 더 고치고 다듬어 보아야지.

그럼 어제 쓴 글을 오늘(10월 16일)에 고쳐쓰고 있삼.

일본다큐멘터리 특별전부터 이번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총 12편의 영화를 봤다. 다큐멘터리 11편, 극영화 1편.

 

1.

부산에서는...가기 전부터 맘이 참 심난했는데...

오랜만의 혼자만의 외출이기도 했고 4년만의 부산행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작년에 베트남 출장 갔을 때도 있었지만...그때는 완전 일이었고...

이번은...나름 최근 작업 상영 때문이기에 활동중 하나이긴 해도...

좀 절대적이진 않았던 거지. 

여튼...작년에도 며칠을 아니 근 한달을 준비했던 거 같은데...

이번에도 준비 하느라...

이번에는 주로 맘의 준비를 하느라 꼭 가야하나? 뭐 이런...고민을 하느라 2주는 보낸 것 같다. 내려갈 시기를 정하고 기차 예매를 하는데 한참 결렸고.

결국 마지막 날에는 포스팅까지 하면서 맘을 다잡고서 겨우 짐을 쌀 수 있었으니. 

 

발목을 잡았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미루를 돌봐줄 사람 구하기인데..

이전 같으면 구리 엄마에게 손을 내밀었을 텐데..

이번에는 동네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올 10월 들어와서는 일주일에 하루를 동네사람들에게 맡기고

다른 하루를 동네아이들을 보는 식으로 품앗이를 하는데

이 이야긴 언제 한번 해야지 싶다.

눈물 나게 고마운 팀에 대한.

 

내가 영화제 가 있는 일, 월, 화 중 일욜과 화욜을 동네사람들이 봐줬다.

상구백은 월요일 동네아이들과 미루를 보고.

물론 상구백이야 긴장은 했겠지만 일정상 혼자서 미루를 전담하지 않아도

되야서 내 맘은 편했다. 물론 동네사람들에게는 미안하고 고마웠지만.

 

이럴때 참 숨통이 트인다. 어떨때는 그들의 존재가 눈물나게 고마울때도 있다.

중요한 회의가 생각보다 길어질때....아이는 찾아야 하고..숨이 조여올때...

그럴때 전화를 하면 참 선뜻 대신 아이를 찾아주겠다고 한다. ㅠㅠ 눈물 찍...

 

영화 이야기하려 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네..

이제 부터 영화 이야기 *^________^*

 

 

 



우선

일본다큐멘터리 특별전에서 본 다큐 부터

 

- 조난 프리타

이번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봤던 영화.

 

일본 젊은이의 계약직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다큐라고 해서 그들의 일상은 고민은 뭔가 궁금해서 이번 특별전 보고 싶은 다큐 1위였다.

 

이 다큐를 보기 위한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난 이 다큐를 꼭 보고 싶은 맘에 것도 꽁자로 참세상 이벤트에 응모까지 했다.

그리고 당첨!!!! 오호. 뭔가 응모해서 당첨까지 되다니...넘 기분이 좋았다.

이 자리를 빌어 캄사캄사...오호.

 

들뜬 마음에 인디스페이스에 가서 당첨자라고 하면서 표를 달라고 하니

담당자왈 "감독님 한독협 회원 아니세요? 회원은 꽁짜인데.." 잉...

"그래요? 몰랐어요. ^^;;;" 회원들에게 안내메일까지 보냈다고 한다.

그때 내가 한 말 "요즘 금융위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망할 거 같아서 좀 들떠있어요. ^^;; " 뭔 소린가...

참말로 그냥 그 즈음해서 나의 맘이 그렇기는 했지만 내가 해 놓고도 참 벙찐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웃으라고 하는 소리니까 뭐 그러는데..

인디스페이스 소장왈 "감독님, 자본주의 쉽게 안 망해요. 넘 맘 많이 주지 말아요. 그러다 맘 상해요." 그런다. 띵....이 사람 무지 진지한거다. 아마도 이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께다. 그러니 이런 말을 하지.

여튼 그래도 당첨된 표를 들고 나와서 우연히 만난 후배친구에게 건냈다.

당첨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

 

여튼 그렇게 해서 영화를 봤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영화를 잘못 골랐나 싶었다.

감독이 캐논 공장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무슨 뚜껑을 하루 종일 닫는 그런 일이였던 거 같은데 그 일상을 묵묵히 찍어 나간다.

그런데 그거이 완전 셀프 카메라이다. 카메라를 식탁에 놓고 찍어서 감독이 움직이는 모습이 신체의 일부가 짤려서 좀 보기 부담스러운...

자전거 타면서 찍은 화면은 마구 흔들리고....그런 화면이 그 큰 스크린 가득 보이는데 워낙에 카메라를 들고 찍는 다큐가 많은 한국 다큐에 익숙한 사람이라 해도 그 흔들림은 속까지 확 뒤집히게 했다.

 

너무 사적인 이야기를 답답하게 되뇌이는 영상을 보게 될 것 같은 부담감에

슬쩍 후회를 하고 있을 즈음...

 

감독은 캐논에서의 계약직으로 사는 주중의 일상과 그리고 주말에 도쿄에 와서 하는 일용직으로 사는 일상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카메라에 막 말도 해가면서..

이 사람 이 시기에 참 외로웠나 보다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다 이 감독이 자신의 계약직...거서는 그거이 자유롭다는 의미로 '프리타'라는 용어로 쓰인단다. 물론 자유롭게 자를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여튼 그런 자신의 경험을 토론회 같은 곳에 가서 발표도 하고 그런다.

참 루저 같은 겉모양을 한 감독이 뭐랄까...멍해 보이고 암 생각 없어 보이지만 솔직한 이 감독은 선배 운동권들이(활동가는 아닌거 같고 양복은 빼입은 것이 아무래도 운동권지식인(?) 정도 되는 사람 같다) 프리타로 사는 것은 자본에 이로운 일을 하는 멍청한 짓이다 미래도 없고 그런거다 막 그러니까...

그 말을 평소처럼 멍하니 듣고 있다가 감독이 이런다. 

"선배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꼭 그냥 계속 그렇게 살고 싶어져요." 한다. 

솔직하다. 이 청년.

나는 그 소리를 듣는데 예전 내가 다큐를 한다고 하던 활동을 관둘때 "너의 삶을 강제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서 활동을 계속하기를 종용하던 선배 생각이 났다.

여튼...사람은 안보고 대의만 내세우고 옳은 소리만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소리 같아 시원했다.

 

그러다 이 친구는 그 토론회의 발표가 계기가 되어 마치 무슨 '프리타' 의 전형인양 이 방송국 저 방송국의 섭외를 받으며 방송에 나가기도 한다.

물론 생존의 위협이 되니 얼굴은 모자이크로 가린체....

그런데 그 모습에 대한 멘트도 재미나다. "나는 그저 거기에서는 얼굴도 미래도 없는 프리타가 되었다" 정확한 것은 아니고 이런 멘트였던 거 같은데...

여튼 것도 맘에 들었다. 기존 대중매체가 어떻게 주인공들을 다루고 있는 지에 대한 쐐기 같기도 하고...그러다 그 방송을 만든 피디랑도 수다수다를 한다. 좀 스포일러지. --;;

 

그러다 이 친구 주말에 일용직으로 도쿄에 와서 생활하는데

돈이 없어서 주로 만화방에서 혹은 24시간 하는 맥도날드에서 밤을 센다.

그러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정말 돈이 없어서 담날 아침까지 걷기로 한다. 무작정.

걷다 걷다 비도 오고 걷다 걷다 카메라 밧데리가 나가서 건물에서 몰래 충전도 하고 그러다 건물경비에게 쫓기기도 하고 그러다 그러다 결국 도쿄에 면해 있는 바다까지 간다.

가는 내내 카메라는 돌아가고 감독은 뭔가 끊임 없이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

마지막에서는 바다 앞(무슨 항구 같은 곳)에서 출입금지 표지를 보더니..

여기까지 왔군요. 이정표를 따라 왔는데 아무 생각 없이 왔는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그러더니 이제 돌아가야죠. 하며 돌아선다.

근데....그 느낌이....마치 알이 깨지는 순간 "빠직"하는 그 미세한 소리가 우주의 소리 마냥 크게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그랬다구.

아마도 그 감독은 그 전과 그 이후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많은 조건들은 여전히 같겠지만..

그 감독은 이제 그 이전의 사람이 아닌 뭔가 다른 괘로 옮겨 살아갈 것 같다.

분기점 같은 그 시기를 담은 다큐...것도 솔직하게.

 

여튼 그래서 참 좋았다. 솔직한 감독이...

자신의 불안한 미래와 일상을 솔직하게 끝까지 담아내는데....

이런 작품은 평생 한번 만들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큐는 좀...어떨때는 조건들이 만들어내는 뭔가란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러저러한 상황에서만 나올 수 있는 다큐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만들 수는 없는거다. 그냥 주어지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이 다큐는 주어진 시간,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의문을 품고

그 의문들을 심지어 명확하지 않은 의문들을 밀고 나가는 폼새.

주어진 상황에서 머리를 쓰지도 뭔가 기술을 쓰지도 않고

그냥 솔직함 그대로 자신의 고민을 담아 내는 그런 다큐...그래서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힘도 좋고.

산만한 듯 보이지만 자신의 고민을 밀고 가는 힘...

게다가 청년의 불안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래서 아마 평생 한번 만들 수 있는 다큐란 생각이 들었는지도 몰겠다.

난 그 시기를 뭐하고 보냈나 싶다.

하기야 청년이 일생의 어떤 시기, 나이라는 것으로 구분되지는 않지.

여튼 솔직한 다큐는 힘이 있다.

 

이야기가 길어졌군...마이 길어지겠다. 조금씩 써야지.

 

-아마추어의 반란

두번째로 본 다큐지 싶다. 시간이 안됐느데 어찌해서 특별상영으로 겨우 봤다. 다큐 그 자체로는 별 재미는 없었지만 나오는 인물이 정말 재미있었다. 이건 선거관련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봐도 재미있겠단 생각이 들고...여러 문화관련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여튼..

도쿄의 약간 후미진 동네에서 중고제품점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그 중 하나가 거리의 문화를 바꾸고 싶단 생각으로 집회를 열기 시작한다.

이 사람들 인터넷 방송도 하고...

 

여튼 첫 집회는 집회 신고부터 문제가 많았는데

집회신고하러 가서 올 사람 숫자를 쓰라는데 4명을 쓴거다.

그걸 본 공무원이 "아니 그래도 4명은 더오지 않겠냐? 10명 정도 라고 써라" 그랬단다. 근데 이 사람들 "아니다 4명 온다. 더 올 사람이 없다." 그러면서 결국 4명으로 신고를 했다.

그리고 정작 그날 온 사람은 3명, 나머지 1명은 늦잠을 자서 못 오고....

그렇게 시작된 집회는 구호도 없고 계획도 없이 그냥 길거리를 3명이서 걷는 것이었단다. 주변에 경찰들이 깔리고...^^;;

 

그러다 주인공 결국 거리에서 집회 맘껏 해보자는 욕심으로 구 의원 선거에 나간다. 선거 기간에는 맘껏 집회를 할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그러면서 선거 기간 일주일 동안 사람들과 동안 방송차도 직접 만들고

인디밴드들이 와서 길거리에서 공연하고 춤추고

역 앞에서 트럭 세워놓고 토론회 열고 그걸 인터넷 방송하고..참 재미나게 보낸다.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승리했다고 축하파티를 연다. 승리의 내용은 공탁금을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바꾼다. 계속해서....

 

카메라는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약간 흥에 겨워 그들의 모습들을 담아낸다. 그래서 쪼끔 아쉬웠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뭔가 궁금했는데...약간 인물 중심이어서...여튼 잼난 다큐.

 

난 이 다큐를 연분홍치마의 일란감독에게 추천했다.

지금 한창 진행중인 다큐가 무지 기대된다.

 

-새로운 신

10대를 자존감 없는 자신 때문에 자살시도를 하며 보내다 결국 자신의 존재의 필요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는 우익단체에 혹해 우익밴드를 만들고 거서 보컬로 활동하는 주인공의 일상을 담은 다큐인데.

 

억세게 진보적인 감독이 이들과 소통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의지하는 모습이 이쁜 다큐였다. 약간 닭살스럽긴했지만 감독과 주인공이 카메라를 통해서 연예질하는 모습도 귀엽고 좋았던.

 

사실 주인공이 넘 매력적이었다. 자신은 끊임 없이 자기를 믿을 수 없고 뭔가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런 불안을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약간의 공감과 시원함도 느끼고 그렇게 자꾸 되뇌이면서도 끊임 없이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느무나 이쁜 그런 다큐였다.

 

그녀는 낭중에 프리타 운동을 하는 활동가가 됐단다. 음....올핸가 한국에도 왔었다는데 만날 기회를 놓쳐서 쪼끔 아쉬웠다.

 

약간의 보너스가 있었다면 보고 나서 같이 봤던 오랫동안 연예를 안하고 지내는 선배 감독에게 연예를 하려거든 우선 맘에 드는 사람에게 카메라를 건내 이야기를 시작하라는 좋은 교훈도 준 그런 다큐였다.

 

- 치즈와 구더기

하도 좋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너무 보고 싶었으나 몇번의 기회를 놓치고 역시나 특별상영으로 본 다큐. 역시나...

 

최근에 그런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됐느데 엄마가 돌아가신다면....이란 생각..

이 다큐는 그런 내 맘에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게 했다.

 

워낙에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감독은 자신의 엄마의 생을 마감하는 시기를 잔잔히 담는다. 일상과 더불어 하나하나 기억을 세기는 감독의 흔들림 없는 카메라는 그녀들의 공간의 공기까지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한것 같다.

 

카메라를 들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그 공간의 공기를 담는 것이다. 느낌....

이야기야 조금 부지런하면 담을 수 있는데 이놈의 공기란 놈은...쉽게 담기지 않는다. 카메라를 들면 약간 기술자적인 정체성이 몸안에서 스멀스멀 나오면서 뭔가 시도를 하고 싶게 한다. 그런데 이런 공기를 담는다는 건...

카메라를 들면서 매번 좌절하게 되는데...

 

이 감독은 그 공기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그 시간의 기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낸다. 표현이 안되는군....여튼.

 

보면서 마구 눈물을 흘렸지만 보는 내내 나도 카메라를 들어서 기록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그걸 기록하면서 드는 생각 마음들을 낭중에 돌아가신 다음에 영상을 보면서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참..그랬다.

 

그래도 참 소중한 시간을 담아낸 감독이 고맙고

카메라를 든자의 욕심은 뭔가 그런 생각도 했다.

욕심이 자신의 욕심이 아니길....나와 내 앞의 사람이 그냥 사람일 수 있는 그런 카메라는 뭔가...그런 생각도 들고...여러가지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던.

 

아마도 작업을 하면서 계속해서 되세김질하게 될 다큐가 될 듯.

 

여서부터는 부산에서 본 다큐

이렇게 다큐를 와장창 보고는 또 다시 부산에 가서 볼 영화 목록에는 다큐를 골랐다.

그래서 3시에 도착해 아이디 카드를 받고 바로 표를 끊고 본 다큐

 

- 아메리칸 앨리

기지촌의 사람들을 더도 말고 딱 사람들을 담아낸 다큐이다.

카메라는 더 들어가지도 않고 더 물으려고 하지도 않고 전통적인 시네마베리떼 형식으로 담아낸다. 맞는 표현인지는 몰라도. 여튼.

더 들어갔다면 하는 생각도 들고 넘 건조하단 생각도 들긴했지만...그게 딱인듯한 다큐였다. 그래도 다큐 여행의 시작으론 좋았던 다큐였다.

 

-농민가

그리고 뭔가 행사에 가서 저녁을 얻어 먹고 '농민가'를 보러 갔다.

 

첫 상영이여서 그런지.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리고 다큐에 등장했던 사람들이 많이들 오셔서 영화를 봐서

그 상영 자체가 참 뜨끈했다.

 

다큐 자체로는 조연출했던 친구에게 했던 이야기인데..

모양새가 좀 촌스럽다. 꼭 90년대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좀 걷어낼 부분은 걷어내고 농사 짓는 모습과 사람들 모습이 더 들어가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워낙에 주인공들이 이뻐서. 주인공으로 나온 여성농민은...이전에 다른 영상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보다는 강렬함이 좀 덜하긴 했지만 역시나 너무나 딱 떨어지는 그녀의 말들은 그리고 사는 모습은 울림이 있다. 

 

나름 설득력도 있었던 다큐인데....후반작업 기간이 워낙에 짧아서인지 아쉬움이 많다.

그래도 감독했던 친구나 조연출했던 친구나 다 이쁜 친구들이어서 그 모습이 그 마음이 담겨서 좋았던...그래서 좀 더 다듬은 다음판이 더 보고 싶어지는 그런 다큐.

근데 더 다듬으려나?

 

그리고 그날밤

이번에 같이 작업했던 우리 팀이 모여서 간단히 술을 한잔씩하고 그리고 해변가로 나가서 푸른영상 사람들이랑 또 한잔...

 

부산에 가면 좋은게...이런 거 같다. 서울에서 영화제를 하면 다들 영화만 보고 가기 바쁜데....부산은 다들 부산에 머물다 보니 영화를 보고 다른 일상적인 일을 안하게 되니 그저 할 수 있는 일은 모여서 수다수다...

 

그날 본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마구마구 꽃이 피는데...그게 참 좋았다. 그런 자리에서....

아마도 이번 부산에서 얻은 것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다큐가 뭔가? 독립다큐가 뭔가? 에 대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답을 찾았다는 거.

좀 거창하군....뭐 수다수다 하면서 그날 본 다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각자의 호불호가 나오게 되는데...나의 호불호는 다큐를 보면 볼 수록 하나로 모아졌다는 거지.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풀어보자.

 

여튼 그날 3시반까지 해변가에 있다 일행은 오뎅과 정종으로 유명하다던 곳으로 가고 난 숙소로 들어와 씼고 담날 볼 영화 고르고 그리고 그날 본 다큐 정리하고 하면서 4시에 잤다.

 

그리고 눈이 번쩍 뜨였는데 시간을 확인해 보니 7시 반 조금 넘은 시간.

한 세시간 정도 잔 것 같은데 어찌나 몸이 가볍던지..^^:;

 

그래도 좀 더 자고 싶긴했는데 여까지 와서 내가 잠을 잘 수야 없지 하는 맘에

9시쯤 일어나 씼고 10시 다큐를 보러 나가려는데 숙소를 같이 쓰고 있던 음악감독님이 "어머 10시 영화 보시게요? 안피곤하세요?" 한다. 그냥 웃었다.

아이 없이 잔 잠은 세시간이라도 꿀맛 같았고 몸은 닭털 같이 가벼웠으니까. 냄새 나나?  ㅋㅎㅎ

 

-댄서의 꿈

이 다큐를 보고 나서 푸른영상의 정감독이랑 의견일치를 봤던 것은...첫장면이 느무나 좋았다는 거. 그리고 그게 끝이라는 거. 흨...ㅠㅠ

 

정성스레 소똥을 모아서...진짜루 정성스럽게 소똥에 티끌도 띠어내면서 소똥을 모아서 통에 넣고는 그걸 이고 가는 소녀의 모습...그리고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서 보이는 소경매장. 이 다큐는 딱 그 장면이 젤로 좋았다.

 

그리고는....솔직히 별로였다. 그냥 뭔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만 그냥 감독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만 늘어놓은 듯한....그녀들의 삶의 팍팍함은 웃어 넘어가는 이야기에 묻히는...그녀의 당당함이 그냥 원래 그랬다는 듯이...근데 그건 아니잖아.

그래서 가진 결론은 그냥 배운 여자가 만든 작품이구나였다. 아구...이런 표현은 별론데...왠쥐 딱 그랬다. 그래서 이걸 추천해준 선배에게 항의를 좀 했다. 뭐가 재밌냐구요...하면서.

 

-워낭소리

이것도 하도 좋다고 해서 본 다큐.

워낙에 부산 오기전부터 이야기를 들었던지라..그 땟갈 좋다는 화면 구경좀 해보자고 갔던 다큐.

 

영화관 들어가는데 뭔가 나눠주는데 비닐에 쌓인 손수건과 엽서였다. 손수건을 건내주는 그 배려에 조금 웃음이 났지만 뭐 그래도 주는 거니 받아야지 하면서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는데...

 

화면 땟깔 좋더라. 구도 좋더라.

 

근데 시간이 지날 수록 왜 그리 숨이 막히던지.

그 좋은 구도와 땟깔 좋은 화면이 그리도 많이 나오는데...

난 계속 불편해서 몰입이 안됐다.

 

내가 낭중에 이걸 보고 나와서 독립영화인 모임 자리에서 불편했다고 했더니 몇사람이 공감해주었다. 그려면서 맘편히 따지기 시작했는데...나의 맘이 이런거다.

 

그 짧은 컷들...이것만 봐. 하면서 지나가는 그 많은 좋은 구도의 땟갈 좋은 화면이 난 참 싫었던 거다. 난 할아버지의 손톱의 때도 더 들여다 보고 싶고...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마디의 굴곡도 더 보고 싶고...그런데 감독은 낼름낼름 다음 화면으로 컷을 넘겨 버렸다. 아구구....마치 다큐에 나오는 소 마냥 나는 끌려 다니고 있었다.

 

오랫동안 TV 를 안봤다. 그래서 그랬는지 더 난 그 잡아당김이 싫었다.

난 그 호흡이 싫었다.

 

게다가 넘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의 일하는 모습을 그냥 지켜보는 카메라가 너무 불편했다. 이번에 작업했던 다큐에도 나오지만 한 선배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일하는 장소에 오면 얼른 찍고 일해야지. 어차피 많이 나오지도 않는데..찍고만 있음 찍히는 사람도 화나지."

 

다큐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런게 있는 거 같다. 얼른 찍고 일해야지. 그런데 여서는 그냥 지켜보기만 한다. 물론 그거 찍고 얼른 일했을지 모른다.

 

근데....선택의 문제겠지만....가끔은 그런 모습을 찍더라도 카메라를 들고 같이 일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때는 쓸 화면이 없기도 하다. 그래서 편집할 때 가슴을 치지만....그래서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다큐를 이끌어가겠다는 방향을 후회하면서 틀기도 하지만....

그래도...왠지...불편하다. 난 아닌 듯한. 난 그냥 카메라이기만 해요라는 느낌. 그래서 보는 사람도 그냥 픽션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 현실이 아닌 픽션을 보고...그냥 이렇게 아무 관심도 없이 여기서 이걸 보는 동안만 잠시 뭔가 느끼고 말면 되는 느낌.

프레임 밖에선 아무 일도 없고 그냥 여기 이 화면에서만 뭔가 일어나는 느낌. 그래서 난 눈물도 안나오고 영화관 앞에서 나눠준 수건을 그냥 그대로 들고 나왔다. 현실감이 떨어진다.

그래도 좋았던 장면은 몇개 있다.

 

근데...웃긴건...크레인으로 찍은 장면이 나올 때 마다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저거 한번 부르는데 얼마일까? 한번 불러서 이것 저것 다 찍었을까? 아니면 찍을 때 마다 불렀을까? 뭐 이런 생각....이러니 무슨 몰입이냔 말이쥐!

 

감독이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조금 더 목소리와 욕심을 가지고 컷을 들어내고 컷을 길게 가고 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부담스러운 클로즈업도 더 들어내고 말이다. 

 

여튼...난 많이 아쉬웠다. 쪼끔은 불쾌했고. 쪼끔은 고마웠다. 내 취향을 알게 되서.

 

-트랜스 번호 미정

-사랑의 연대기

-길

-바람이 불어 오는 곳

 

나머지 네편은 좀 있다...넘 많이 써서 좀 힘이 빠져서리..

조금씩 업데이트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곱씹으면서 선명하게 할 부분은 하고

나눌 부분은 나누고....

막 써서 좀 지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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