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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리의 글을 읽으며 맘이라도 달래주려 트랙백을 확 눌렀는데
막상 뭐라 쓰려고보니 내 코가 석자다. 미루는 벌써 2주동안이나 코감기, 기침감기 그리고 엇그제부터는 땀띠로 잠을 제대로 못잤다. 아가가 잠을 제대로 안잔다함은 부모도 잠을 못 잤단 이야기.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머리는 멍하고 또 그동안 답답한 살림살이에 탁탁 터지는 구멍들을 메꾸느라 맘을 쓰다 보니 몸도 탈이 났던지 그만 목감기에 걸렸다. 그래도 그 와중에 교육을 하러 다녔는데 역시 사람들을 만나니 맘도 몸도 순환이 되고 조금은 기운을 차렸다. 그런데 땀띠로 잠을 못 자는 미루 때문에 한 사나흘 잠을 못 진 피로감이 결국 터져 별일 아닌 일로 아침에 상구백과 한바탕했다.
문득 아기를 키우면서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이 뭔가 뭐 그런 생각을 했는데 바리의 글을 보니 여러가지가 확 올라온다. 바쁜 시기에 아가가 아프면 애가 탄다. 속이 상하단 말을 잘 쓰지 않았는데 아가가 아프면 속이 상하다. 많이. (바리 많이 속상하죠. 나도 많이 속상해요.)
그래도 믿을 건 아가 밖에 없다. 아가는 그 시간을 잘 견뎌낼 것이다. 그리고 같이 있는 사람.
진경아, 미루야, 잘 견뎌낼꺼지? 그래도 많이 힘들잖아 그럴땐 맘껏 징징거려 그럼 니 등을 토닥여 줄께.
2.
미루가 지난 금요일부터 걷기 시작했다. 조금씩 한발 한발씩 걷기 시작했다. 한 이틀 전부터 아무 것도 안 잡고 서는 폼이 참 든든했는데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한발을 띠고는 뒤뚱거리며 다음 발을 띤다. 한발 띠는 미루 얼굴을 보면 정말 뭔가 신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 같다. 나는 그럴때 마다 있는 호들갑을 떨면서 환호를 해준다. 상구백은 평소의 나와는 다르다고 유난히 미루가 걷는 것을 좋아라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아마도 미루가 걷게 되면 좀 더 편해지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있어서고 그 다음으로는 그 녀석이 한발 걷기 위해 했던 많은 노력들이 생각나서 그렇다. 한동안 엎드려서는 다리를 한짝씩 들고 내리고를 열심으로 했다. 처음엔 왜 저러나 했는데 어느순간 보니 그게 걷기 위해 다리를 단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외 다양한 노력들을 했다. 인간이 직립보행하는 데 얼마나 많은 조건이 필요한지...여튼 그런 노력들이 생각나니 마구 환호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문득, 나중에 이녀석이 하나씩 뭔가를 성취할 때도 이렇게 호들갑 떨면서 수고했다고 좋아라 해야지 다짐을 했다. 나의 노력의 결과를 나누고 싶을 때 나는 간혹 외로웠던 기억이 있다. 그 시간에 누군가 나를 지지해줬다면 난 더 행복했을 것 같다.
3.
내가 지지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건 나의 부모와 관련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엄마와 과련이 깊다. 아빠와는 뭐 소통다운 소통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어려운 살림에 아기 셋을 키우면서 엄마는 내게 참 담담했다. 그러면서도 나에겐 참 많은 것을 기대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내가 융통성이 있길 바랬던 거다. 난 어릴적부터 부모 걱정 시키지 않는 아이여야했고 그래서 혼자서 뭐든 해결해야 하는 아이였다. 그러다 뭔가 도움이 필요해서 손을 내밀면 부모는 내게 "애가 융통성이 없어서"란 말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아이가 융통성이 있는 것이 이상한 것인데 그땐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한 것인양 힘들어하면서 다음부터는 내가 잘 알아서 해야지 했다. 그러면서도 나의 결정과 행동이 뭔가 융통성 없는 것이 아닐까 하면서 항상 불안하고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하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려야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부모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는 맘이 남아서 부모의 특히 엄마의 주위를 맴돌았는데 엄마는 아기 셋을 돌보면서 일도 해야 하는 자기 일만으로도 너무 바쁘고 고단했다. 지금이야 이렇게 고단한 그녀를 이해하지만 그땐 많이 야속했다. 그러다 어느 정도 크고 나서는 아에 그 통로를 닫고 살았다. 이제 더 이상 엄마의 지지나 인정을 받지 않아도 대략 자기 긍정을 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조금씩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가끔 하는 전화통화에도 난 그녀의 지지를 갈구하다 맘이 상한 날 발견할 때마다 내가 참 작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저번 일요일에 6시간 짜리 교육을 하러 나간날, 상구백도 알바로 일이 있어서 부모님 도움 받지 않고 미루를 키우겠단 다짐은 깨고 엄마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가 먼저 집을 나서고 상구백이 엄마 올 동안 미루를 보고 있었는데 난 엄마 얼굴을 보지 않고 나온 것이 여러가지로 맘에 걸려 나가는 버스 안에서 전화를 했다. 냉동젖은 어떻게 녹여서 언제 먹여야 하고 잠은 언제 어떻게 재워야 하고 이유식은 언제 먹어야 하는 지 등등 생각나는 대로 막 떠들고는 "엄마 수고해주라" 했는데 엄마왈 "어~ 걱정하지말고 우리딸 일 잘하고 와~ 화이팅!!", "어, 엄마"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뭔가 울컥하는 것이. 그만 눈물이 나왔다. 어찌보면 가난한 딸이 돈벌러 가니 가서 도와줘야지 하셨을께다. 그래도 난 그 말이 나의 일에 대한 지지로 들렸고 그 지지가 나의 가슴에 가득찼다. 그리고 웃어버렸다. 지지의 맛은 진정 달콤했다.
4.
내가 그대의 지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서 그대가 주저할 때, 외로워 할 때 달콤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역시나 진경한테 물려 받은 신발을 신고 함 필드에 나갔다.
신발이 어색한지 계속 신발을 들려다 보다 앞으로 넘어질뻔했다.
애 신발 신겨서 나갔다 했더니 엄마왈 "애가 바로 뛸줄 알았지?"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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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가 참 또릿하게 생겼네요~어린 애기들한테 이쁘다, 잘생겼다 이런 말하는게 어릴때부터 외모로 구별짓는 것 같아서 그런 말 잘 안하면서두... 참 땅콩같이 알차게 생겼음을 부인할 수 없네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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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미루가 걸은 것, 축하합니다!!!!!!어찌 보면 걷기 기다리며 첫 일년은 키운 것 같아요.^^ 그만큼 의미가 큰 성취죠!
미루가 고생이군요.
미루, 숱이 많아 더위나 땀에 더 취약할 수 있겠어요. 단이가 그랬거든요. 작년엔 알머리를 만들었는데, 올핸 짧은 상고머리로 버티는 중이에요. 머리 자른 날은 벅벅 긁는 행동을 안 하더군요.
인정, 저도 아직까지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저는 학구열 높으신 부모님 (본인이 좌절을 겪으신 엄마는 특히) 기대에 못 미치는 딸이었거든요. 늘 칭찬 고팠지요. 게다가 맏이, 먼저 맞는 매가 더 아파요.^^ 아직도 어떤 사건을 떠올리면 눈물부터 나기도 해요.
아가 훌륭히 키우고, 원하는 일을 하는 슈아 님이 어머니는 참 자랑스러우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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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눈매가 날카로워졌네요. 아유, 용용하고 또롱 또롱한 표정.연우가요... 저녁에 똥을 못 싸서
아파, 아파 하면서 벽 짚고 섰다 엎드려서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었다 하면서 울었어요. 좌욕도 시켜주고 마사지도 해줬는데 똥 못 싸고 지금 자네요. 좌약 사고 또 슈아네 갈까, 하는 생각도 한 일초동안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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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시작하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뭐랄까 거참 감정이 북받쳐 올랐어. 솔직히 나는 "이제 살았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엄마 블로그에 보니 이런 표현이 있더군. "걸을 줄 아는 아이가 업히면..... 더 무겁다-_-;" 진경이는 점점 무거워지는데 밖에 나가선 잘 걷지 않으려고 해. 특히 모르는 장소에선.-_-;;;; 역시나 멀고 험한 부모의 세계.미루도 진경이도 아프군. 요즘 진경이는 갓난아기로 돌아간것처럼 엄마만 보면 젖을 물고 사는데 다시 달라는대로 주고 있어. 아파서 그렇다는데 맘이 짠해서...
미루도 진경이도 이렇게 튼튼해지는 거겠지. 그나저나 땀띠... 죽음이야! 우리집은 진작에 에어컨 개시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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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땅/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요. 취향이 특이하삼. 유난히 삼식이 같은 사진이었는데... ㅇㅎㅎ단정/ 감사. 단이도 머리숱이 많지요. 후~ 미루는 미장원 갔다 온지 한달도 안됐는데 벌써 덥수룩~결국 앞머리카락만 싹뚝..ㅎㅎ 그래서 삼식이 됐시요.
단정도 칭찬이 고팠군요. 저도 어떤 사건을 떠올리면 아직까정 울컥하는데...언제 만나 이 이야기도 해야겠군요. 우리라도 서로 서로 칭찬 만땅으로 하고 살아요. 음~
벼루집/ 에공 아가 아프면 싫어요. 급하면 부르시지. 그래도 연우가 낼은 꼭 밀어내기 성공할꺼에요. 제가 여서 포스 마구 보낼께요. 진정!!!
바리/ 저도 그런 맘인가봐요. 이제 살았다. 그런데 아직 멀~~~었지요. 안그래도 무겁고 요즘은 어찌나 기운이 쎈지 놀아주다 보면 정말 진이 다 빠져요. 오늘도 컨디션 안좋은데도 어찌나 신나게 놀던지 두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놀아주다 결국 둘다 뻗었다는..흨...체력을 키워야 해요.
요즘 미루를 업어서 재우는데 이젠 정말 어깨가 빠질 것 같아요. 다행이 금새 잠이 들긴 하지만 너무너무 무거워요. 이제 슬슬 누워서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할터인데...사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엔 기운이 딸려요. 음..그래도 연구해봐야지요.
저도 미루가 젖을 자주 찾아서 젖량이 늘었어요. 흨...그래도 이럴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젖이라도 물릴 수 있어서.
땀띠 겁나요. 본격적으로 더워진 것도 아닌데 벌써 이러니..허걱이야요. 앞으로 어찌 지내나...뭘 준비해야 하나....참 미루는 최근 알로에베라젤로 효과 좀 봤어요. 언제 만나면 조금 덜어드릴터이니 테스트 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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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살 빠졌어요. 아,이쁜 미루. 직접 함 보고 싶네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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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 언니에게 많은 지지와 힘을 받고 있다는..집이라도 가까우면 자주 볼텐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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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맘/ 미루 요즘 무지 안 먹어요. 헉...사타석 이안타정도 가끔 홈런도 하나..흨. 저도 양파 보고픈데 지방에 사시죠? 아쉽네요.새삼/ 얼굴이라도 봐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터인데...왜 이리 턱턱 거리면서 사는지..오늘도 작업실 가서 카피 떠야 하는데 날은 구질하구 미루는 기침이 심해지고 오전은 날리고 겨우 오후에나 갈 수 있을 듯 한데...낼 교육 준비 때문에 카피를 해서 발송까지 할 수 있을 지 무지 의심이 돼. 나의 시간을 자유롭게 쓸 날이 오긴 오겠지만 여튼...요즘처럼 새삼도 보고 싶고 사람들이 보고 싶을땐 좀 안타까워. 그래도 그대가 문득 외로울때 지지가 필요할때 내가 생각 난다면 무지 무지 고맙고 좋을 듯 해. 지지 많이 보내~~~ 파악!!! 질풍노도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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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멋진그녀들> 영화를 보고 싶은데, 어떻게 볼 수 있나 해서요? 가능하시면 답변바랍니다. 이미애(andy1999@hanmail.net)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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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적부터 부모 걱정 시키지 않는 아이여야했고 그래서 혼자서 뭐든 해결해야 하는 아이였다->흑-ㅜ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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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 멜 보낼께요.아침/ ㅠㅠ 그래도 아침 덕분에 과거의 나를 만나 참 많이 토탁였어요. 마이 나아졌답니다. 그래도 작아지는 날 느낄때 아주 많아요. 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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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의 지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멋진 말이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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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 진짜루~지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땅콩 선물로 할 필통을 구상했는데...언제 만든다지요. 흨.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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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꺄~ 진짜 예쁘군요+_+ 슈아님도 애기 엄마라고 볼 수 없는 미모//표정이 참 좋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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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 그날 봐서 느무 반가웠슴. 근디 이름을 헷깔리는 실수를..흨..용서하고 계속 이뻐해주삼삼삼~~~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