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발이 위에서의 기도
뒤바뀐 현실 2012/02/01 18:27
2012년 2월 1일, 한겨울.
제주 바닷바람이 세차게 부는 강정포구.
이곳에서 불법 해군기지 공사를 저지하려는 사람들이 오후 내내 비폭력직접행동을 펼쳤습니다.
해군은 저 삼발이들을 건져내 멋대로 이동시키고 그 자리에 침사지를 만들어 결국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그 삼발이들에 앉거나 서서 바지선 크레인을 막아보려 합니다.
서귀포해양경찰서에서는 쉴새없이 '업무방해로 현행범 체포하겠다'는 협박을 늘어놓지만, 우리들 평화활동가들은 끄떡하지 않습니다.
공사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대로 물러난다면 강정 앞바다의 수많은 생명들이 끽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추위로 꽁꽁 언 손발을 입으로 호호 불며 버티지라도 않는다면, 저 죽음의 저주 해군기지가 이내 세계 평화의 섬 제주도를 장악해 어두운 전쟁의 그늘을 드리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바로 오늘, 우리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강정 바닷가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남은 힘을 모아 외칩니다!
불법 해군기지 공사 즉각 중단하라!
잘못된 해군기지 사업 백지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