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A에서 대안달거리대 워크샵을 하다

나의 화분 2005/04/12 05:26
지난 4월 8일에 대항지구화행동(Counter Globalization Action, CGA)에서 워크샵을 했습니다.
제가 단독으로 대안달거리대 만들기 워크샵을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그간 항상 워크샵 보조에 머무르던 설움(?)이 싹 가시는 듯 했습니다;-)

대항지구화행동은 평소 피자매연대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활동가들의 단체인만큼 피자매연대의 대안달거리대 운동에 대해 애정어린 비판들도 들을 수 있었어요.
저는 바느질을 하랴, 워크샵 진행하랴 그리고 질문들에 대해 틈틈히 답하랴 바빴지만 그만큼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

피자매연대의 대안달거리대 운동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제기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1. 일회용 생리대 대신 대안달거리대를 만들어 쓰자는 운동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과중한 노동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바느질까지 해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2. 특히 쉴 시간도 없이 일하느라고 바쁜 많은 여성들은 여유를 부릴 틈조차 없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생리대를 쓸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여성들에게 마치 '대안달거리대를 사용하는 것만이 올바르고, 진정한 대안'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즉 피자매 활동으로 인해 '타자화'되고 있는 많은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3. 이미 산업화된 선진국 여성들은 이제는 일회용 생리대의 문제점들을 알고 다양한 대안생리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회용 생리대를 만드는 기업들(대부분 초국적 기업들인데요)은 선진국에서 감소하고 있는 일회용 생리대 소비를 만회하기 위해 저개발국가들 또는 개발도상국들에서 일회용 생리대 소비를 확대시키려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에요.
문제는 우리가 생리대 산업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생리대의 소비를 여성의 개인적 차원으로 한정시켜서 여성 개개인들이 일회용 소비를 줄이자고 해봤자 일회용 생리대를 만드는 기업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점이에요.
왜냐하면 그들은 생산을 줄이지 않고 다른 지역의 여성들을 다시 일회용 생리대의 타겟으로 삼아 생산활동을 계속 하니까요.
(2004년 여름 중국 운남성에 다녀온 피자매 활동가 곤에 따르면 그 지역의 여성들 가운데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하죠)

4. 그래서 피자매연대의 활동이 더욱 커다란 의미를 얻기 위해서는 사회의 체제를 바꾸는 운동을 하거나 이들과 함께 해야 하며, 특히 달거리대를 직접 만들 여유조차 없는 많은 여성들 그리고 제3세계 여성들과 긴밀히 연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밖에도 몇몇 비슷한 맥락의 질문들이 있었어요.
저는 나름대로 대답을 하긴 했는데요, 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들도 있었고, 여러분들과 함께 논의해보았으면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언제 시간이 나면 토론회 같은 것을 개최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열띤 토론의 장의 마련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피자매연대의 활동에 대해 더욱 고민들을 심화시켜나가는 계기가 된 것 같네요.

* CGA 홈페이지 http://cga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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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2 05:26 2005/04/12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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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화숙 2005/04/12 17:55 Modify/Delete Reply

    너무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요. 흐흐흐.cga에 있는 모임후기에 제 완성품 살짝 올라있습니다. 강사의 이야기에 앞서 너무 많은 질문이 터져나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못들었어요.
    다음에는 주말에 한번 하는 것이 좋을 듯.

  2. 돕헤드 2005/04/13 11:13 Modify/Delete Reply

    그래요. 주말에는 보통 바쁘지만 다른 분들도 참가할 수 있게 주말에 시간을 내보죠.

  3. 2005/04/16 00:25 Modify/Delete Reply

    돕, 너무 좋았겠다~ ^^ 근데 설움이라니, 서러웠던 게야?
    이젠 피자매 정기 워크샵에서도 돕이 진행해봐봐~!! 난 돕이 진행을 꺼리는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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