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부엉이 도서관 컴퓨터 두 대의 행방
꼬뮨 현장에서 2007/05/07 19:55가져갈 사람이 없었는데, 제가 가져가지 않으면 그냥 그곳에 방치되었겠죠.
그 컴퓨터들은 제가 작년 여름에 누군가로부터 기증받아서 대추리 도서관에 갖다놓은 것이에요.
그때 메일링 리스트를 비롯해 인터넷 여기저기에 '솔부엉이 도서관에 컴퓨터 기증해줄 분을 찾는다'고 알렸는데, 마침 어떤 분이 남는 컴퓨터 본체가 있다면서 제게 기증해주셔서 감사히 받았던 바로 그 친구들입니다.
모니터도 따로 구해서 솔부엉이 도서관에 그 친구들을 설치했었어요.
그리고 한동안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지킴이들은 고립되었던 마을과 외부를 연결시키는데 그 컴퓨터를 훌륭히 활용했었지요.
마을을 떠나오면서 일단 그 컴퓨터들을 피자매연대와 전쟁없는 세상과 평화인권연대가 같이 사용하는 아랫집에 놓아두었어요.
그러다가 한 대는 피자매연대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나머지 한 대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에 다시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에서 인터넷과 문서작업 용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해서 저희 지킴이들이 소중히 사용하던 그 컴퓨터를 다시 그곳으로 양도하기로 했어요.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측에서 매우 고맙다고 하셨는데, 어차피 저희들도 기증받은 것이니까 그분들이 잘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약간 수리를 해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대추리에서 퍼져나간 씨앗들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라고 있고, 대추리에서 싹을 틔운 마늘과 완두콩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곳들에서 따스한 햇살 받으면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을텐데, 그곳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평화의 마을을 지키던 컴퓨터도 이제 다른 인권단체 사무실로 이사가 또 다시 이땅에서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싸우게 되겠네요.
봄의 기운,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