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과일가게가 생겼다
나의 화분 2007/05/17 20:30몇 번 밤에 집에 돌아가면서 들러서 과일을 사곤 했는데, 주인 아저씨가 내 긴머리를 눈여겨 봤던 모양이다.
며칠 전에는 집회에서 노래를 하고 기타를 매고 집으로 돌아가던 참이었다.
내가 바나나를 보고 있으려니까 아저씨 다가오더니 말을 거는 것이다.
"원래 음악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법인데, 젊은이도 음악하나봐요?"
"예, 노래도 만들고 기타도 치고 그럽니다."
"나도 젊었을 적에는 밴드도 하고 그랬지. 지금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대중가요 작곡자라니까. 바나나 사려고? 요즘 바나나 가격이 올랐는데, 내가 특별히 원가로 드릴께. 이거 한 송이에 이천원 받으면 나도 한 푼도 안남는데, 음악하는 사람들이 원래 배가 고픈 법이니까 내가 특별히 싸게 줄께요."
골목 한 쪽 구석에 서있던 아저씨.
그 과일 아저씨 바로 옆에는 목걸이며 귀걸이 같은 것들을 파는 중년의 아저씨가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거리에 나와 행상을 할 수도 없는 사람들.
그 과일파는 아저씨 바로 옆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문을 연 채 자동차 탄 사람들 두 배로 환영하는, 에누리는 하나도 해주지 않으면서 대량으로 물건을 팔아치우는 대형 할인점이 버티고 서있다.
한미FTA로 경쟁력을 얻게 되는 자는 누구인가.
과일가게 아저씨인가 아니면 대형 할인매장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