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대안의 엔진
나의 화분 2008/12/11 18:20KBS 방송국의 무슨 프로그램인데, 요즘 피자매연대에서 자전거 발전기를 사용한다는 글을 보고서 연락하게 됐단다.
무슨 프로그램인지 이름을 말을 해줬는데, 처음 들어보는 것이라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하여간, 그 프로그램에서 '요즘 고유가 시대와 환경위기를 맞아 절약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사람들'을 테마로 잡아서 방송을 만들려고 하는데, 피자매연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전거 발전기를 취재하고 싶다고 했다.
담당 작가님이 묻기를, 피자매 사무실에서 자전거 발전기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느냐고 하길레, 이러저러한 용도로 사무실에서 자전거 발전기를 사용한다고 나름 대답을 하고서는, 피자매연대는 그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으니 나가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환경위기라는 것이 개인들이 낭비를 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들이 절약을 한다고 환경위기가 치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 그런 프로그램은 환경위기를 초래한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대량생산과 대량폐기)를 지적하지는 않는다.
개인들의 각성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일으킨 근본적 원인을 언급하지 않고서 단지 석유를 소비하는 개인들의 의식 있고 양심적인 생활만을 촉구하는 것은 기만이다.
경제개발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는데, 빈익빈 부익부는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고, 지구적 차원의 환경위기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데, 오염의 주범인 대기업들은 더욱더 권력을 얻어가는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기분으로 나는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마포촛불문화제'에서 꾸준히 자전거 발전기를 사용하면서 필요한 전기를 모두 얻는다고 말을 하고, 대신 마포촛불문화제를 취재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전화를 건 작가에게 제안을 했다.
물론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촛불을 든 시민들이 대안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이명박 퇴진을 여전히 주장하고 노래하는 모습이 알려지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던 것이다.
작가는 촛불집회라는 것에 부담을 느꼈는지 그냥 알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럴줄 알았다.
그들은 자전거 발전기를 그냥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에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는 마스코트 같은 트렌트 상품으로 포장해서 소개하고 싶겠지만, 나는 이것을 전 인민이 국가에 대한 에너지 종속에서 벗어나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엔진의 하나로 알려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