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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예전에, 당근꼬투리를 야채가 담겨있던 스티로폼에 키운 적이 있었다.
대략 이 주가량 키웠던 것 같은데,
말라가는 당근 꼬투리와
21세기형 청소년들과 비슷하게 여리여리 비실비실 연한 연두색의 기~인 줄기들을 보면서,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버렸다.
한겨울이었는데, 햇볕을 받게 해주겠다고 창가에 내 두었더니,
긴 줄기들이 한 시간만에 바닥으로 누워 버렸다.
그렇게 극단적인 나약함도 충격이었지만,
누운 줄기들이, 따듯한 아랫목에서 다시 꼿꼿하게 섰던 것은 더더욱 큰 충격이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그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나는 결국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 아이에게 미래가 있는가에 대해서, 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었다.
당근의 줄기는, 먹는 부분도 아니다.
당근의 뿌리는 자꾸 작아져 간다.
어느 순간 이 아이는 더이상 자라지 못하고 수명이 다해 죽을 것이다.
그 끝은 곧 온다.
돌이켜보면, 그리 급할 것이 없었다.
가끔 물을 주면서 제 수명이 다하게 두면 될 것을.
무언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나는 당근을 버렸다.
그 뒤로 우리집에서는 2마리와 한 떼(한 화분에서 살던)의 식물들이 살다가 버려졌다.
한마리는 2년정도나 함께 살아서, 정이 많이 들었던 L군이다.
L군은, 하트모양으로 생긴 선인장이었다.
말이 선인장이지 가시도 없고, 보는 사람마다 플라스틱 장난감같다고 했던 귀여운 녀석이었는데.
하트모양이라서 LOVE군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름이 너무 쑥스러운 것 같아 L군이라고 불렀었다.
L군은 새 집에 이사온지 얼마 안되어 죽어버렸다.
죽는 모습이 너무 처참해서, 죽은 뒤에도 사실 정말 죽어버린 건지......무서워서
한동안 건드리지도 못했다.
꽃가게에 데려갔을 때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두고 보는 수밖에...결국 그냥 죽어버렸다.
또 한마리는 최근에 어느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서비스로 받았던 봉숭아였는데,
한 2주 만인가, 손가락만큼 자라다가 죽어버렸다.
나머지 한 떼는, 고양이들에게 먹이면 좋다해서 산 잡풀이었는데,
생명력이 어찌나 좋던지 그냥 두기만 해도 그야말로 미친년 꽃다발처럼 불어나긴 했는데,
초코가 매일 뜯어먹고 매일 토하더니 살도 빠지는 것 같아서,
죽은 봉숭아를 버릴 때 같이 버렸다.
다시는 식물을 기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나는 식물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그들이 너무 무심하기도 하고, 나도 너무 무심하다.
그리고 버릴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바질이라고, 이태리요리 등에 많이 들어가는 향신료가 있습니다.
요모조모 쓸 데가 많아요. 스파게티에도 살짝 넣으면 좋은 향이 납니다.
온갖 샐러드에도....
채식주의자이신 분들이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
바실리코와 마늘빵.
바실리코 만들기
1. 토마토 1개, 양파 반개를 직경 5mm정도로 작게 썬다.
2. 한 그릇에 토마토와 양파를 담고, 식초 한큰술, 설탕 약간(대충 하삼), 올리브오일 한큰술, 바질 1/2 큰술, 후추를 넣고 섞어줍니다.
3. 끝.
마늘빵 만들기
1. 올리브유에 마늘다진것을 양껏 섞습니다 (파슬리가루가 있으면 더 보기 좋습니다).
2. 팬에 할 경우, 식빵의 한쪽면을 굽습니다.
3. 구워지면 뒤집어서, 섞어놓은 올리브유 마늘다진 것을 얹고 더 굽습니다.
4. 다시 뒤집어서 살짝 구워요.
마늘빵에 바실리코를 얹어 먹습니다.
만들기도 쉽고, 먹어보면 맛있고, 꽤 든든하답니다.
사실은, 마늘빵을 올리브유로 만들어 본적은 없어요.
누군가 한번 해보삼.
적기 전에 해보려 했지만, 집에 식빵이 없어서리...
맛없으면 덧글달아주세요.
마늘빵 만들기 귀찮으면, 그냥 식빵 구워서 바실리코 얹어먹어도 괜찮아요.
Seven Heads Seven Tails
Prasong Tongtawat | 80x100cm, 1998 캔버스에 과슈, 금박
처음부터 원본을 본 건 아니니까, 이 그림 상태가 얼마나 원본으로부터 먼 지는 알 수 없다.
스캔을 하는 과정에서, 내 멋대로 그림을 변경시켰으니까...이 그림에는 내 해석이 들어가 버렸다.
태국에서 산 엽서에 그려진 그림이다.
코끼리에 새겨진 여신과 코끼리 그림도 재미있고, 머리와 꼬리가 7개씩인 것도 재미있고,
코끼리 코가 무언가 알 수 없는 동물인 것도 재미있다.
꼬리들도 그 무언가 알 수 없는 동물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오른쪽 아래쪽에 있는 날개달린 작은 파란 코끼리도 귀엽다.
오래된 벽화를 연상시키는 배경색들이 아름답다.
코끼리라는 건, 신기하고 멋진 거구나.
Rhythm
Alongkorn Lauwattana | 100x120cm, 2005 캔버스에 아크릴
별 쓸데없는 걸 다 적는다.
머리가 멍해서,
자는 편이 나을테지만, 누워서 못자고 뒹구는건 너무 괴뤄.
괴뤄.
쓸만한 걸 못쓰니까 쓸데없는 걸 다 적는 거다.
그런 걸 적고 있는 나도 괴뤕다.
집에 온 책 중에 배송된지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안읽은 책이 있다.
요즈음의 의아한 일 가운데 하나다.
개토는 요새 책을 안읽는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하고 생각해봤자다.
사람을 변화시키는게 그닥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또 뭐 그렇게 잔뜩 변했나 싶네...
책의 종류만 바뀌었지, 열심히 사들이고 있잖아.
그저 관심사가 바뀐거지....
관심사야 툭하면 바뀌는 거고.
그래, 요새 개토는 생각을 안한다.
생각을 안하니까, 겨우 몇 줄 쓰면 바뀔 걸 쓰지.
하고 생각해봐도, 그렇다기 보다는 역시 관심사가 바뀐 것 뿐.
하지만, 내가 안읽은 책이 소설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려.
어떻게 소설책을 안읽을 수가 있지?
안 궁금하니?
거참 신기할세.
버스에서, 라디오를 자주 듣는데,
오늘 이영자가 진행하는(맞나?) 프로그램을 듣다가...
그냥 뭐랄까 약간 의아했달까...
이영자가 남자게스트 둘(연예인인 듯)에게 '남자는 무엇으로 사나요?'하고 물으니
두 남자가 다 남자는 꿈으로 산단다.
여자게스트 몇명(아주머니들인 듯)에게 '여자는 무엇으로 사나요?'하고 물으니
여자들은 대답이 길다.
'그냥' 뭐 애들 잘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잘하고 등등.
우리집에는 개토랑 김상이랑 흰둥공주랑 초코가 사는데,
꿈으로 사는 남자도, 그냥 뭐 애들 잘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는 여자도 없고
뭐 그렇게 오래 지내다보니, 세상에 그렇게 사는 이들이 있다는 게 너무 낯설어져버렸다.
내 주변엔 아무도 그런 삶을 사는 이들이 없어.
각자의 현실이란 너무도 달라서, 가끔 놀란다.
현실은, 겪지 않으면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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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년 꽃다발이라..다음엔 꼭 사진을 올려주어 :)
나도 신발장 위에 죽어 있(다고 추정되)는 식물 있는데.
그쪽으로 고개도 안 돌림-ㅅ- 왠지 무서워.
쥬느 / 다음은 없다니까능!
당고 / 휴우.....
저도 정말 잘 죽여요.
좋아하는 것일 수록 빨리 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