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단체들이랑 일하기 싫다 (18) 2007/09/23
  2. 일기 (2) 2007/09/22
  3. 하루 (4) 2007/09/12
  4. 그림 (3) 2007/09/11
  5. 시간이 없어졌다 (2) 2007/09/11
  6. 꼴닥 2007/09/11
  7. 개강 (4) 2007/09/03
  8. 자극이 필요해 2007/08/31
  9. 갖고 싶은 것들 (15) 2007/08/30
  10. 애호박찜 (9) 2007/08/30

단체들이랑 일하기 싫다.

 

일정이 수시로 바뀌고, 모든 상황에 대해서 거의 통보에 가까운 정보를 던져주고,

마감에 가장 가까운 시기에만 일이 진행되고,

필요한 자료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봐주는 일은 절대로 없고,

때로는 내가 고민고민해서 요구한 자료들을 주는 것에 대해서조차 굉장히 아까워하거나,

사실은 매우 귀찮아한다.

심지어, '그런 식으로 자료를 요구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화를 내기도 한다.

내가 나 좋자고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대충 자료받아서 심미적인 요소 고려하지 않고 막일하면 편하다.

자료 고르는 것도 굉장한 일거리인데, 그냥 보내주면 내가 찾겠다는데,

그거 웹하드에 올려주기가 그렇게 힘든가?

 

조합원이냐고? 아닌데요.

조합원이 아니라서 잘 모르나 본데...

그냥 조합원한테 시키기로 결정하시지, 왜 이제와서 그런걸 따져요?

죄책감이라도 느끼라는 건가요?

 

내 노동은 그들에게 있어서, 기계의 노동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조금도 존중받고 있지 못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기들 편할 때, 전원버튼 켜고 돌리면 그만이다.

 

방금도 그런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날 밤중에, 일거리를 던져주고 10월 2일까지 끝내달라는 건,

추석동안 일하라는 건데.

남한테 그렇게 일 주면 기분이 좋을까?

어쨌든 넘겼으니 자기는 마음이 편할까?

 

11시가 넘어서 문자하나 달랑 남기는 것도 기분이 나쁘다.

문자란 정말 편리한 거겠다.

미안한 이야기 한마디 할 필요 없고, 쓸데없는 감정노동 안해도 되고,

메일 보냈으니 확인하세요.^^ 웃는 이모티콘 하나면 친근한 느낌 살짝 주면서.

 

메일에는 답장을 '빨리' 달라는 귀여운 독촉도 있었다.

 

추석에 일을 주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해줄 수 없었을까?

 

참 대단한 일들 하셔서, 난 뭐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다시는 그 단체와 일하고 싶지 않다.

 

자신들의 노동도, 전혀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니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것도 지겹다.

짜증나.

 

정말 짜증이 나네.

 

내가 무슨 5분 대기조인가.

기획도 안해놓고 사람 불러서 급하다고 일 시켜서 일정맞춰 일해줬더니

일정이 늦춰졌다고 한달 넘게 연락없다가 추석연휴시작될 때 문자하나 보내 마무리 해달라니.

솔직히 작업할 마음이 안난다.

 

맨날 하는 소리.

저희는 단가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서...얼마를 드리면 될까요?

그 소리도 지겨워.

언제 단가 맞춰 준 적 있나?

단가 맞춰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고, 줄 생각도 없으면서,

왜 사람 곤란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들 예산이 있을 거 아닌가. 예산이 얼마니, 거기 맞춰 일해달라 말하면 큰 일이라도 나는건가?

그건 근거없는 착한 척인가 순진한 척인가 그냥 돈이야기 꺼내는 습관인가.

아, 예산보다 적게 부를 지도 모르니 한푼이라도 아껴보겠다는 생각인가?

 

자원활동이 아닌 일은 안하겠다고 다짐하다가도,

급하다고 하면,

나도 돈이 없으니 어차피 일하는 김에 조금이라도 버는 게 낫다는 생각에 덥석 맡지만,

즐겁고 멋지게 일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내가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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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3 01:37 2007/09/23 01:37

일기

from 우울 2007/09/22 23:40

최근에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하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편한 일이었다.

늘 생각하면서 살 때는 몰랐는데.

 

하나의 단초를 만나면, 그 끝에 이르렀다고 느낄 때까지 어디에서나 생각하곤 했었는데,

나는 무엇에 지친걸까?

 

좀 아팠다.

아팠다기 보다는, 기력이 쇠했달까...

영화에서처럼 손을 묶인 채, 주먹으로 얼굴을 된통 맞고,

쇠몽둥이로 배와 등을 차례로 얻어 맞은 다음, 무릎 뒤쪽을 맞아서 땅에 철퍼덕 엎어져서,

찌그러진 눈두덩이를 들어올려가면서, 뭉글뭉글한 핏덩어리를 입에서 뱉어 내면서

아스팔트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나는 엄살이 심하다.

 

구텐베르크 - 은하계의 끝에서. 제목 한 번 멋지구나.

 

더이상 도망갈 곳은 없다.

나를 쫓아온 것도 없었지만.

 

인간은 진화의 끝에 다다른 걸까?

모든 것들이 이미지들로 변환되고 있다.

 

보드리야르처럼 생각하면 편해질까?

붐!

 

나는 아직도 너무 많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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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2 23:40 2007/09/22 23:40

하루

from 우울 2007/09/12 21:47

더러운 8차선 도로와 도로보다 더 더러운 공중과,

극단적으로 화려한 백화점, 극단적으로 꾀죄죄한 골목길을 마주하고 서서,

막을 길 없는 미지근한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버스를 40분동안 기다린다는 것은,

결코 즐거운 일은 아니다.

가방끈이 어깨를 죄어오고, 입고 있는 옷들이 서서히 남의 옷처럼 거북해진다.

막아서지 않으면 그냥 가버릴 버스를 잡기 위해,

40분동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머리와 온 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수십대의 버스들 속에서 주홍색 버스들만 가려내고,

가려낸 버스들 사이에서 내가 탈 버스의 번호를 기대하는 것 뿐이다.

시야를 가리는 사람들에게 짧고 무관심한 증오를 던지고,

가끔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아본다.

 

버스안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하다.

버스 앞 문 옆에 달린 철봉안쪽으로 들어가 기대 앉으며

되도록 육체적 고통이나 감정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려고 애쓴다.

차들은 노예들의 느릿한 행렬처럼 움직인다.

등 뒤의 철봉 반대쪽에 선 아저씨의 뜨거운 등이 자꾸 내 등에 와 닿는다.

집에 도착한 것은 출발한 시간으로부터 2시간 30분 뒤이다.

 

눈을 뜨면서 생각한다.

일어나기 싫다는 생각을 하지마. 아무 생각도 하지마. 그냥 움직여.

시계는 8시 5분전을 가리키고 있다.

5분을 더 자기로 맘 먹자마자 이미 나는 잠이 들어있다.

5분은 죽음처럼 아무것도 없었고, 인생에 그런 아무것도 없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원래는 7시에 일어나야 했다.

2시간에 걸쳐 앉아서 학교에 갈 것인가, 1시간 반으로 30분을 단축하면서 서서 학교에 갈 것인가.

매일 가야하기 때문에, 학기 초에 가능하면 앉아서 가자고 결정했는데,

결국 30분을 더 자고 서서 가고 만다.

 

삶이 정신없다고 느낄 때 내가 주로 하는 일은 책을 읽는 것이다.

오늘은 정신없는 가운데 겨우 한 권의 책밖에 읽지 못했다. 그나마 어제 반이나 읽어놓았던 책이었는데.

나는 오늘 정말로 정신이 없었나 보다.

 

어제는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읽었고, [애드버스터]를 그냥 한번 흝어봤고,

[눈먼자들의 도시]를 반쯤 읽었다. 뭔가를 더 읽었는데...아, [퍼레이드]라는 일본소설이었다.

오늘 마저 다 읽었다.

 

수업은 미묘하게 지루했다.

선생님에게는 길거리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만큼이나 관심이 가지 않았다.

유명미대를 졸업하고 이태리에서 유학한 뒤 석사를 2개인지 3개인지 받고

현재 박사과정을 진행 중인 그 분은

압구정 로데오 황금거리에 회사를 가지고 계시고 이동할때는 택시만 이용하시고

KBS, 삼성, LG, 나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유명 호텔들과 식당들과 기타 등등에 대한

알 수 없는 디자인 일들을 하고 계셔서

뭐랄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책에 나왔던 그 높은 사람처럼 다른 세계에 사시는 것 같았다.

 

이제 [눈먼자들의 도시]를 마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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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2 21:47 2007/09/12 21:47

그림

from 우울 2007/09/11 21:57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책을 많이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것과 같다.

 

책을 많이 주문해놓고 기다릴 때는 책을 읽을 수가 없지만,

머릿속엔 책에 대한 갈증과 기대와 불안이 가득하다.

책이 오면 무엇부터 읽어야할지 알 수 없지만,

왔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무엇부터 읽어야할지 고를 수 없지만,

어떤 책이건 손에 들고 나면,

나는 책을 완성시킬 수 있게 된다.

대개는 즐겁게 하나의 책으로 완성되지만, 즐거웠다고 해서 모든 책이 가장 좋은 책은 아니다.

 

가장 좋은 책은 드물게 나온다.

 

하지만, 역시 좋은 책이 아주 많이 있다.

 

그 모든 것은 필연이기도 하고 우연이기도 하다.

 

잠이 많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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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21:57 2007/09/11 21:57

시간이 없어졌다

from 우울 2007/09/11 21:45

시간이 없어졌다.

모두 어디로 간걸까?

끝없이 길고 건조한 종이로 완전히 접히지는 않는 둥근 주름을 접는 것처럼,

무척 피곤한 공간들을 지나지만 결국 한 점에 계속 머물러있는 것만 같다.

점의 크기는 무한하게 커질 수 있지만, 점이다.

 

나는 쭉 그렇게 지내온 것 같다.

 

시간은 처음부터 없었던 걸까?

 

내가 원자라고 느끼면 조금은 안정된다. 나는 아직까지 하나라고 생각해.

내 안의 소립자들은 시간과 관계없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한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라고 생각해.

단위라는 것은 임의의 것인 경우가 많으니, 이런 감정은 논리적이지 않다.

 

그래도

나 역시 소립자들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면 무서워진다.

쿵 하고 부딪히면서 나는 내가 아니게 돼.

 

'어떤' 순간이동들에 대해서 생각하면 더욱 무서워진다.

1. 나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을 계산하여, 다른 공간에서 그곳의 물질로 조합하게 되면,

그것은 여전히 나일까?

2. 이 장소에 있던 내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면, 이 곳에도 존재하지 않고,

저 곳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는 순간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저 곳에 존재하게 된 나는 나일까?

 

이 두가지 문제는 사실, 우리가 살면서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인데도

마치 특수한 '순간이동'의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 되었다.

 

내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 나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재조합되는 거라면.

내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 내 손가락이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움직이려면,

내 손가락이 이 곳에도, 저 곳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있어야만 한다.

 

나는 무척 피곤하다.

 

어제는 running scared를 보았다.

 

The thing itself, The Detail, The Frame, Time, Vantage point -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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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21:45 2007/09/11 21:45

꼴닥

from 우울 2007/09/11 05:10

밤을 꼴닥 새웠구나.

가장 쓸데없는 것에 대해서 고민할 때, 잠이 제일 안오고, 그 다음날을 망치게 되어있지.

현명한 사람은 그런 짓을 안하는데.

개토는 바보라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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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05:10 2007/09/11 05:10

개강

from 우울 2007/09/03 21:11
완전히 진이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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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21:11 2007/09/03 21:11

자극이 필요해

from 우울 2007/08/31 01:11

자극이 필요하다.

내 안의 무언가를 툭 건드려줄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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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1 01:11 2007/08/31 01:11

갖고 싶은 것들

from 우울 2007/08/30 22:51

1. EIZO ColorEdge CG241W  혹은 Apple Cinema display 30"

 

개토가 지금 쓰고 있는 모니터는 부끄럽게도 4:3 20"LCD모니터.

회색이 분홍색으로 보인다.

 

A4 사이즈의 용지를 편집하려면, 24"로는 애매하다.

실제 사이즈로 볼 경우 미묘하게 위아래가 모자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근데 왜 그럼에도 불구한거지?) EIZO에서는 24.1"가 최대 최신형 모델이다.

 

그리하여,

피봇기능이 있는 24.1"의 모니터업계 최고가 제품이냐, 30"의 Apple 제품이냐,

그것보다 먼저 돈이 문제다.

대략 200만원은 잡아야 하니, 졸업이나 하고 볼 일이다.

언젠간 두개를 다 사서 듀얼로 써버릴테다. 흠.....아냐, 그럼 볼품이 없어.

PC에 EIZO 두개로 듀얼을 쓰고, 맥에다가 시네마디스플레이를 달아서

큰 작업실에 두는 거야. 음화하하하하~ 

 

2. Apple iphone

 

어차피 아직 한국에서는 휴대폰으로써의 가치가 없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녀석을 10년 채워서 쓰고, PDA도 2년정도 더 쓰고,

한국에 제대로 들어오면 사야지.

 

3. iRobot Scooba

 

이건 올해안에 꼭 사겠어! 청소는 이제 로봇에게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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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22:51 2007/08/30 22:51

애호박찜

from 우울 2007/08/30 13:27

간단 요리를 추구하는 개토입니다.

이번 요리는 애호박찜입니다.

 

 

1. 애호박을 사진처럼 잘라요. 그다음에 찝니다. 적당히 찌세요. 말랑말랑해질때까지.

    자를때 사진처럼 가운데를 약간 덜 잘라서 양념장을 넣을 수 있게 해 봅시당.

   (저는 약간 덜 쪄진것도 맛있더라고요. 얼마나 찌느냐에 따라 씹는 맛이 달라지죠)

2. 파, 마늘, 간장, 참기름, 깨소금, 식초를 적당히 섞어 양념장을 만듭니다.

    매운게 좋으면 고추가루도 섞어요.

3. 양념장을 애호박에 얹어 먹어요. 따듯할때 먹으면 정말 맛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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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13:27 2007/08/30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