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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병님의 [독립영화와 저작권] 을 읽고

[만화방 앞에서 망서리기]와 관련

 

 

* 인디플러그

 

아직 회원가입 못했다.

가까운 분이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줘서 샘터분식을 내려받아 봤는데 그 뒤로는 접속할 겨를이 없다. 몇 년 전, 독립영화 제작자(감독) 몇몇과 함께 제작자들이 직접 배급하는 온라인 공간을 고민한 적이 있었지만 그 틀은 지금 인디플러그와 같은 형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때 모인 이들은 저마다 배급방식이나 온라인 소통방식에 관해 각자의 의견을 분명하게 내놓기 어려운 입장이었으므로, 만약 뜻을 모아 공간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모임은 결국 성과없이 끝났다.

모인 이들은 너무 바빠서 시간이 부족했고, 제작자들끼리 새 길을 내본 경험이 없어서 자신감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한독협이라는 공식 조직이 있는데 왜 샛길을 내려고 하는가'에 대해 의혹 혹은 부정적인/불안한 견해를 가진 다수의 눈총을 매끄럽게 받아들이지 못해 각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흩어졌다. 여러 모로 아쉽고 아픈 경험 중 하나였다. 그 때 다큐야 쩜 넷의 온라인 설계를 맡아 수고하셨던 분께 (개인적으로 급히 마련한) 최소한의 수고비만 지불한 채 작업을 중단했던 것이 지금까지 두고 두고 죄송하고, 시간과 정성을 내놓고 마음을 열었던 몇몇 동료들에게도 일일이 만나서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

 

시간이 흐른 지금, 인디플러그가 등장했다.

회원가입 할까 말까, 고민이 됐다. 이렇게 운영하는 거 맞나, 판단하기 어려웠다. 가까운 분이 그랬듯이, 나도 가입해서 여러 사람들과 아이디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서, 인디플러그의 존재이유와 운영방침, 그리고 그 다음에 대해 토론하고 합의하기 위해 움직이는 게 더 급한 듯 하다.

 

 

*관련기사1

 미디어스 - 인디플러그의 활동과 독립영화계의 침묵 (2010. 8. 13)

 기사 내용 중 같이 읽고 싶은 부분 발췌

독립영화계에서 저작권 문제가 거론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 이미 <워낭소리>를 둘러싼 논란이 독립영화계를 한바탕 휩쓸었었다. <워낭소리>의 제작자였던 고영재는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의 통로가 막혔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저작권법을 위반한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고, 이를 계기로 독립영화 진영에서 저작권과 관련된 논의가 일었었다.

그런데 그 때 MB의 <워낭소리> 관람과 독립 영화 진흥 정책에 관련된 것으로 주제가 확산되며, 저작권과 관련된 논의는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그러다 다시 고영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인디플러그의 굿 다운로더 캠페인 동참과 불법 업로드 업체에 대한 법적 대응 선언으로 저작권 관련 문제가 독립영화계에 제기 되었다.

 

* 위 기사에서 언급한, '워낭소리' 고영재 피디의 발언을 담은 기사

한겨레 - 정보공유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 되길 (2009년 3월 5일 등록, 3월 13일 수정)

 

 

* 위 상황과 관련해서 [워낭소리 관련]에 보면

당시 고영재의 '디지털 악마' 발언을 비판하는 글이 여러 편 있었다

그리고 독립영화감독들이 연대서명을 받아 질의서를 전달하는 조직적 항의가 있었다

 

라울 -  [새],   [독 08]

슈아 -  [답답한데 졸려]

나루 - [연명을 부탁합니다]

 

이후 한독협 홈페이지 개편작업이 있었고, 공개질의서 및 관련논의가 올라왔던 게시판이 닫힘.

공개질의서 내용은,  '워낭소리' 불법다운로드 사태에 대한 한독협 사무총장 고영재의 대응방식(수사 요청? 경찰에 고발?)과 언론사 기자들이 여럿 찾아온 가운데 어느 대학 강의실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내용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대통령의 '워낭소리' 관람요청(감독 및 한독협 관계자 참석 하에)과 이후 장관의 대화요청에 응한 것에 대한 비판이 더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련기사1 중에서 발췌 조금 더.


당연하지만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인디플러그가 독립영화계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갖가지 언론들에서는 인디플러그의 사업 정책을 독립영화계로 환원해 보도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문제적인 것은 언론의 보도형태가 아니라, 독립영화계의 반응이다. 그들은 마치 거대한 침묵을 통해 인디플러그의 입장에 암묵적으로 공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침묵은 때로 동의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상업화된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영화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생산, 유통, 소비 방식을 만들어 왔으며, 그 방식의 다양화를 이루어 왔다. 다시 말해, 독립영화는 획일화된 상업영화의 그것들과는 다른, 대안적인 방식들을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만들어지고, 도입된 것이 퍼블릭 액세스이고 공동체 상영 등이다. 그것들이 성공적이었든 아니든, 그러한 기본적 취지와 의도만은 아직까지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은 상업영화가 가장 전형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내는 통로이다. 게다가 그것은 직접적인 생산자나 창작자에게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그것의 투자자들이나 거대 유통 기업들에 이익을 돌려주기 위한 장치이다. 물론 몇몇 이름난 생산자들이 저작권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얻긴하지만, 대부분의 창작자들에게 그것은 신화적인 것일 뿐이다. 상업영화계에서도 그들은 대부분 영화사에서, 방송국에서 창작 노동을 하며 착취당하는 노동자일뿐이다. 게다가 그것은 문화의 향상발전을 도모하기 보다는 그 반대로 기능하고 있다. 저작권은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서 문화적 생산물들을 확산시키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막고 있으며, (때문에) 풍부한 2차 창작물(소위 패러디나 키치 등)들이 산출될 수 있는 통로를 차단시키고 있다. 파생 창작물의 생산을 활성화 시키는 것은 문화(심지어는 산업)를 향상발전 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저작권이 가로 막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디플러그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독립영화계가 침묵하고 있는 저작권 단속은 독립영화의 기반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 된다. 그것은 상업 영화의 틀에 독립영화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만약 이 상태가 더욱 진행되어 독립영화가 저작권 산업에 기대어 생명을 유지해 나가게 된다면, 독립영화는 발명되어야할 미래의 가능성들(퍼블릭 액세스를 포함한 대안적인 영상의 생산, 유통, 소비 방식들)을 미리 포기하는 것이 될 것이다.

 

* 관련기사 2

무비위크 - 온라인 다운로드의 가능성을 보다 (2010. 3)

인터뷰 내용 중 다시 읽고 싶은 부분 발췌

고영재 대표의 답변 중 밑줄 친 부분은 같이 생각해보고 싶은 점들

아래 두번째 답변, 세번째 답변 등은 동의하기 어렵다.


- 유료 사이트라서 시장이나 유저들의 가격에 대한 저항도 예상된다.

가격은 2,000원으로 결정했다. 고민의 산물이다. 유저들은 싼 게 좋다고 하는데, 지금 개봉 영화 가격이 일반 유저들이 바라볼 때 비싸다고 인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디플러그는 그동안의 기술적 이슈였던 DRM(Digital Right Management)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DRM을 건다는 건 ‘대여’ 개념인 거고, 인디플러그는 ‘소장’ 개념이다. 이러한 정책들을 네티즌이 이해하고 인정해 주면 부가판권 시장에서 다운로드 시장이 연착륙될 수 있다.

-독립 영화 유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온라인 구축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

물론 수익성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철학적 배경으로 몇 가지 고민을 했다. 인디 음악이나 만화, 민중가요는 시장에서 다 실패했다. 적어도 유통의 영역에서는 말이다. 그들은 자기 작업은 열심히 하는데, 나머지 부분은 귀찮아한다. 개인적으로 그것이 불만이었다. 인디플러그는 자체 수익의 일정 부분을 포기했다. 수익의 50퍼센트를 제작사에 제공한다는 철학을 원칙적으로 시행하려고 한다. 그래야 온라인 배급을 통해서 제작자도 수익을 챙길 수 있고, 다양한 작품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온라인 내 독립 영화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 있다면?

각각의 독립 영화가 지닌 장점을 가지고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그 포인트를 잘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독립 영화 진영이 한 단계 질적 도약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제작 측면에서 장르를 개척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고, 마케팅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경계도시 2>에 김C가 다큐프렌즈로 참여하는 게 좋은 예다.
 

나는 아직 한국독립영화협회에도 가입하지 못했다.

가입하려고 시도했다가 안됐던 그날부터, 가입하라고 권유받던 시간을 지나, 먼 곳에 혼자 떨어진 지금도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개인작업(이라고는 하나 다양한 형태로 수많은 분들이 참여했던) 하나, 여러 감독과 미디어 활동가들이  함께 제작했던 공동작업이 하나, 제작지원 한번 못받고(2007년부터는 응모하지 않기로 했다) 몇 년 동안 혼자 꼼지락거리다가 아프다는 이유로 중단한 작업이 하나 있을 뿐인 초라한 이력에 단 한 줄이라도  더 새기게 될까. 실패의 이력만 길고, 성과없는 시도만 계속하며, 고민만 많은 나같은 이가 과연 독립영화 계속할 수 있을까. 온라인 배급은 물론 독립영화에 관련해서 나같은 이는  더 이상 발언하지 않는 것이, 이 어려운 시절을 딛고 지금 열심히 작업하는 이들에 대한 예의일지도 모르겠다.

2010/08/17 13:17 2010/08/17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