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Docs 2011

from 영화+독립영화 2011/05/0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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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http://www.hotdocs.ca/

* Volunteers Trailer : http://www.youtube.com/watch?v=3yupHti_A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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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영화제와 인연이 닿기 어려웠다. 올봄, 어쩌다 일터'에서 만난 윗사람이 자신의 그룹활동에 관해 다큐멘터리를 발표한 활동가였다.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당신은 카메라 뒤에서 당신의 주인공들에게 이런 저런 표정이나 대사를 주문한 적이 없나? 다큐멘터리는 가끔 저렴한 극영화가 될 위험에 놓이지 않던가? 당신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주고 촬영을 허락한 사람들에게 당신은 뭘 줬나?' 일을 시작하기 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내가 물었을 때 그 활동가는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같이 일해보자고 했다. 매주 만나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을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만들도록 해보자던 약속도 있었다.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한 채로 일을 마쳤다. 그이도 나도 처음에 정한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함께 일했지만 마주 앉아 커피 한 잔 같이 마실 시간조차 만들지 못했다. 그이에게 '대상화'에 대한 숙제만 남기고 헤어진 셈인가. 오랜만에 닿은 다큐멘터리적 인연을 살짝 비켜가면서 어느새 핫 독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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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에 14불, 적어도 7편 이상 볼 계획이라면 패스를 사는 게 낫다.

오전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학생과 노인에게 무료로 상영한다는데 작년에도 그랬나?

그랬더라도 그 시간에 시내 중심가로 영화를 보러 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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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토론회, 설명회, 특강 등을 들을 수 있는 패스.

40일전에 구입하면 50불 할인되고, 다큐멘터리 관련 조직에 소속되어 있으면 50불 더 할인된다.

그래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어찌 어찌해서 네트워킹 & 마켓 패스를 손에 넣었으니

여기서 만난 영화제 관계자들이나 다큐멘터리 아카이브에 한국 독립다큐작품들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3주전에 경순 감독에게 부탁했고 다른 분이 소포를 보냈다는데 아직 못받았다. 곧 도착하겠지.

 

 

 

How Are You?

http://www.hotdocs.ca//film/title/how_are_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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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영화는 한 예술가 커플이 베니스 비엔날레에 작품을 전시하기까지, 일상과 활동을 따라가면서 10대와 20대 시절 촬영한 비디오클립을 섞어 구성한 작품이다. 게이라는 정체성과 예술가라는 정체성이 만나 사람들 앞에서 좀 더 예리한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인 듯도 하고, 이런 다큐멘터리로 인해 게이 예술가에 대한 또 하나의 편견이 작동할 수도 있겠다. 나는 꽤 재미있었는데 같이 간 친구는 영 심드렁했다.

 

 

I AM JEJUS

http://www.hotdocs.ca/film/title/i_am_je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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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여성감독이 세계 각국의 예수들을 만난 이야기.

브 라질, 러시아, 영국에서 '나는 예수다'라고 선언한 사람들이 무얼 먹고 누구와 어떻게 사는지 보여준다. 이들은 진심으로 자신이 부활한 예수라고 믿는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감독이 이야기하기로는,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후원자들 덕분에 굶지 않고 체면을 잘 유지하는 편이라고.  영국에서 마약을 하다가 어느날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한 남자, 허경영씨를 생각나게 하는 브라질의 예능체질 할아버지, 러시아의 외딴 마을에서 '여자는 남자를 돕기 위해서 신이 만들어낸 존재'라고 가르치고 '전쟁과 같은 부정적인 역사는 가르치지 않는' 제법 성스러워보이는 한 마을의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 안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여성혐오 혹은 철저하게 종속적인 존재로 '사용'하는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싱거운 코미디가 되고 만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를 상영할 수 있을까. 상영하면 좋겠다. 친구들 반응이 궁금하다.

 

 

Hot Coffee

http://www.hotdocs.ca/film/title/hot_coffee

공식블로그: http://hotcoffeethe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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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디어 미국에서 마이클 무어를 (긍정적인 면에서) 넘어설만한 신인이 나타났다. (다큐멘터리를 못보고 있는 2-3년 새 훌륭한 신인들이 많이 등장했겠지만.) 설득력있는 정보와 논쟁적인 사례들을 다루는 감독의 공격적인 태도, 주인공들의 훌륭한 증언들이 깔끔한 촬영/편집기술과 함께 명쾌하게 전달된다. 제목이 너무 단순하지 않냐고? 천만에, 저 제목이어야만 한다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분명히 당신의 어느 나약한 부분을 건드릴 것이다. 다 죽어가는 심장, 혹은 한쪽 눈을 질끈 감아버리곤 하던 빈약한 양심이 있던 자리를 찾아 아프게 꾹 누를 것이다. 이 영화를 꼭 보라구. 거대기업과 싸우는 용감한 소비자들, 혹은 노동자들 VS.  거대기업을 도우면서 엄청난 돈으로 미디어를 활용해 이 멋진 주인공들과 우리 모두를 기만하는 세력의 혈전이 영화 전체를 팽팽하게 긴장시킨다. 발랄하면서도 열정적인 감독과 궁금한 것이 많은 관객들의 논쟁도 인상적이었다.


 

청계천 메들리:   A Dream of Iron

http://www.hotdocs.ca/film/title/cheonggyecheon_medley_a_dream_of_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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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 풀이되는 '나'의 악몽과 '욕망'에 대한 문학적 내레이션, 한국 근현대사와 가족사, 쇳물을 둘러싼 노동자들의 이력과 청계천에서 붙박혀있던 남자들의 이야기...들이 능청맞고 육중하게 맞물려 화면 속에 계속 등장하는 기계들처럼 복잡하면서도 정교하게 굴러간다. 내레이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지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도입부, 그리고 중 후반의 무거운 표현들을 조금만 덜어내면 어떨까. 청계천 사내들이 개불을 먹는 장면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불편할 수 있겠다. 이 감독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이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생생한 장면들, 여러 자료화면들이 지루하지 않게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쇠를 다루는 남성들의 역사가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보여주는 단면이 될 수 있는데, 이 영화가 가진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핵심이 무엇인가, 어떻게 핵심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 저마다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A Barefoot Friend

http://www.hotdocs.ca/film/title/my_barefoot_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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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는 이성규 감독의 신작.

인 물 중심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아니 그런 영화에 너무 깊이 몰입하기 때문에 화면과 거리를 두려고 굉장히 애쓰면서 봤고 주변 분위기를 더 많이 살폈다. 비 내리는 늦은 밤, 한국인이 만든 인도영화를 보러 올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걱정을 좀 했는데, 객석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이들이 왔고, 대부분 감동받은 표정이었다. 주인공에 관한 후일담을 궁금해했고 보다 광범위한 펀드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낮에 먼저 상영한 박경근 감독이 통역을 맡아 다소 흥분한 듯한 이성규 감독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잘 전달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오늘은 한국인을 셋이나 만났고 커피도 같이 마셨네. 이 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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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신작 디비디를 가득 담은 소포가 왔다. 잘 보겠습니다. 그리고 틈 봐서 꼭 전달할께요.

 

*5월 4일밤부터 사진파일 업로드가 안된다. 무선인터넷 신호가 약해서 그런가,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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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Trial 5

http://secrettrial5.com/

(아직 못봤지만) 홍보 이메일을 받은 여러 영화들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작품.

 

 

Little Voice

http://www.hotdocs.ca/film/title/little_vo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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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린이들과 같이 크레파스를 쥐고 도화지에 그려본 다큐멘터리. 백 명이 넘는 컬럼비아의 어린이들(11세에서 13세)이 인터뷰에 응했고 그들 중 몇은 영화의 화자가 된다. 처음부터 3D로 기획한 것은 아니었고, 1차 작업을 완료한 이후에 마케팅을 위해서 3D로 전환했다는데 그 효과는 감독이 예상한 것보다 더 크다. 객석 곳곳에서 어른들이 어깨를 흔들며 앞 좌석에 코를 박고 운다. 전문가의 캐릭터와 어린이들이 크레파스로 그려놓은 (솜씨는 어설프지만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코 앞으로 달려와 속삭이기 때문이다. 내가 다리를 잃고 내 친구가 아빠를 잃고 내 이웃들이 이렇게 눈물 흘려도 너희 어른들은 왜 이런 전쟁을 계속하고 있니? 특히 한 주인공이 강아지 두 마리를 마당에 묶어놓고 피난 가는 장면, 그녀석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 까지 컹컹 짖는 소리를 들려주는 대목에서는 반려동물을 가족과 다름없이 아끼는 이 나라 어른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다 좋은데,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를 보는 내내'콩사탕은 싫어요'라는 에피소드가 생각난다는 점. 평화로운 시골마을을 마구 파헤쳐놓는 전쟁의 참상에 관해 어린이들이 증언하는 여러 사례들이 감독의 정치적 견해로 인해 '전쟁 반대'가 아니라 '게릴라 반대'로 왜곡되지나 않을지 제법 심란해진다.

 

 

After the Apocalypse

http://www.hotdocs.ca/film/title/after_the_apocaly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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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 체제 하에서 러시아가 여러 번 시도했던 핵실험으로 인해, 그 위대한 과학의 힘으로도 결코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카자흐스탄의 한 지역과 거기 사는 사람들에 관한 작품. 피폭자였던 엄마, 그 엄마의 (소위 '기형'이라고 부르는) 얼굴을 쏙빼닮은 딸이 '유전자 여권'에 등록되어 '출산과 육아'를 국가기관에 의해 관리(감시?) 당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이한 모습으로 태어났다가 목숨을 잃은 아기들을 유리병 속에 넣어 보관하고 있는 'Polygon'이라는 곳에서는 이런 아기들을 '괴물'이라 부르며 더 이상 태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가 있고, 임신했다는 주인공에게 '멍청하게...'라고 힐난하는 의료진이 있다. 생존자들은 오히려 '내 인생, 내가 알아서 산다'며 덤덤하게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아이를 인공유산하라고 설득하는 이들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눈물을 흘리며 분노한다. 뱃 속의 아이를 살릴 것인가,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감독에게도 주인공의 원망이 쏟아진다. 공식적으로, 아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도의적으로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러시아와 그저 이 불안한 여성들을 윽박지르는 것으로 '관리'를 다하고 있다는 듯 뒷짐을 지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정책에 대해 관객들도 한없이 불편해진다. 원폭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다가 최근 대지진으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이한 일본과 이런 원자력을 여전히 '안전하다'고만 홍보하는 한국에서도 반드시 봐야할 영화.

 

 

Inside Lara Roxx

http://www.hotdocs.ca/film/title/inside_lara_ro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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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 포르노 스타가 HIV에 감염된다. 그와 같이 작업했던 세 여성배우들이 그에 의해 감염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언론은 한동안 이 여성들에 대해 호들갑스런 기사를 연이어 싣다가 더 선정적인 기사에 묻혀 이들을 잊어버린다. 그들 중 하나인 라라 록스의 인생에 관한 작품. 감독은 이전에 성매매 여성들과 같이 작업했고 포르노 영화의 제작현장이 성매매의 현장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내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애였어. 통제불능이었지.'라고 회고하는 엄마, 열 여섯살에 이미 마약을 하고 있던 라라에게  '넌 가능성이 많은 아이야'라는 격려를 듬뿍 줬다던 사회복지사, 포르노 배우로 오랫동안 일하다가 감염자들을 돕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선배들을 주인공과 같이 만나면서 감독은 라라가 왜 이 일을 시작했고 감염된 상태에서도 떠나지 못했는지를 5년 동안 귀 기울이며 깊이 들여다 본다. 그러다 어느날 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듣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모두가 라라에게 동의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는 꼭 (이 영화를 만든 감독처럼) 라라의 편이 되어주면 좋겠다. 격렬하게 논쟁할 부분이 여럿 담겨있는 좋은 영화다.

 

 

*그 외,

  후기를 쓰고 싶지만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재밌게 봤던 영화들

 

 

The Ballad of Genesis and Lady Jaye

http://www.hotdocs.ca/film/title/ballad_of_genesis_and_lady_jaye_the/8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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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phin Boy

http://www.hotdocs.ca/film/title/dolphin_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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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ck

http://www.hotdocs.ca/film/title/b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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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Cheerleaders

http://www.hotdocs.ca/film/title/boy_cheerleaders/8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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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l Channing: Larger Than Life

http://www.hotdocs.ca/film/title/carol_channing_larger_than_life/8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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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ff Bell Light Box 는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곳이라서 예매를 못한 이들에게는 가장 피곤한 곳이기도 하다. 밴쿠버와 마찬가지로 이 도시에서도 영화를 상영하는 곳에 좌석번호가 없기 때문에, 예매를 했고 입장권을 받았더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일찍 가서 서 있는 수 밖에 없다. 누군가가 예매를 취소하거나,  도착하지 못해서 빈 자리가 생기기를 바라며, 러쉬 라인에서 한 시간 이상 서서 기다리던 한 관객은 쓰러지기도 했다. 덕분에 사고를 염려한 사람들이 이들 중 단 한 사람도 건물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그 사람은 무사히 귀가했을까.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았을까. 하루에 천 명 이상이 접근하는 영화제다. 건물마다 구급요원 한 두 명은 있었으면 좋겠다.

 

*패스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들어갈 수 있으니까, 아직 도착하지 못한 친구들 자리를 미리 맡아두는 경우가 많다. 여기 사람들도 그렇게 한다. 가방이나 자켓을 빈 좌석에 올려두고 누가 물어보면 ;사람 있어요' 한다. 재밌다. 그리고 가끔은 그건 공정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고 싶다. 거의 매일 비가 오는데, 이 빗길을 버스 타고 전철 타고 자전거 몰고 혹은 걸어 걸어 힘들게 와서 줄 선 사람들이 있는데.

 

*Tiff 후원자 리스트를 건물 복도 어느 벽에 새겨놓았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액수도 적혀 있다.  백만원 이상 기부하신 분들, 오백만원 이상 기부하신 분들... 이런 식으로 어떤 이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저 리스트를 보면서 사람들은, 내 이름도 올리고 싶다, 혹은 저렇게 큰 돈을 후원금으로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는 생각을 하게 될까? 영화제 주최측에서는 후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걸까? 한번도 자세히 본 적이 없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한국인의 이름도 보인다. 저 사람은 어떤 동기로 여기까지 왔을까. 그래서 흐뭇할까. 어떤 이름들과 그 이름이 노출되는 방법에 대한 짧은 고민.

 

*극장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는 한 친구는 Hot Docs나 Tiff에 안간다. 얄미워서 한 푼도 주기 싫단다. 겪어보니 조금 이해가 가기도. (영화를 산업으로만 인식하는)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당장 내년을 기약하기 어려운 여러 영화제와 몇 몇 영화 제작자들의 운명은 이제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 날마다 영화를 보고, 영화를 상영하는 곳에서 일하고, 앞으로도 영화에 관련된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사람조차 외면하는 이 영화제는 축제가 맞나.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축제일까. 어떤 축제가 되면 좋을까.

 

* Bloor 극장, Innis 상영장(여기는 극장이 아니라 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영화도 틀 수 있는 강당 같은 공간)의 경우,  내년에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좋을 듯. 화질과 음질 모두에 문제가 있고 좌석도 불편하다.

 

* 어느 영화제나 마찬가지지만, 자원활동가들의 편차가 커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무심코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얼굴에 피곤이 자글자글 접혀있는데도 너무나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송구스러운 분도 있었다.

 

* 어느 커피집에서 만난 한 한국인 종업원은  단지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도 환대해주셔서 약간 어리둥절했다.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한국인이면서, 아니 자신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그간 이 나라에서 겪어야 했던 갖은 모욕을 어느 만만해보이는 한국인에게 되돌려주는 분들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더 많다.  동전 두어 개를 건네고 커피를 한 잔 사는 그 잠깐 동안에도 선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과 수많은 사연들이 덧칠된다. 피부색 다르고 국적 다른 낯선 사람들로부터 욕을 듣는 것보다 그런 묘한 한국인을 한번 만나는 것이 더 서럽고 괴로운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저 '안녕' 먼저 인사를 건네며 활짝 웃고 말지만.

 

*인터넷 환경 좋은 곳에서 딱 하루만 마음 편하게 서핑 좀 하다가 자고 싶구나. 사진파일 업로드가 여전히 안된다. 아웅...

 

*5월 10일 저녁, 학교에서 사진파일을 올리다.

 

 

 

 

2011/05/03 00:54 2011/05/03 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