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예의

from 돌속에갇힌말 2006/07/1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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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를 받은 건 아니다

언제부터 이 사회가 법에 의해서 움직였나

그것은 그저 최소한의 테두리에 불과한 것인데 말이다

 

갈등이 생겼을 때

당사자간에 대화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제3자가 중재해야하거나 잘잘못을 가려야 할 때

그런데

뭔가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라는 걸 알면서도 회피하고 싶을 때,

무리를 해서라도 자기 뜻을 관철하고 싶을 때

골치아픈 일에 더 이상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서 빨리 정리하고 싶을 때

그 때 귀찮은 사람들에게 척 들이대기 좋은 것이 '법'이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법적 구속력'이라는 말은 내게, 그리고 함께 항의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별다른 영향력이 없다

'돌 속에 갇힌 말'은

인간이라면 서로에 대해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이번 면담에 나오지 않기로 한 그는

'책임' 혹은 '예의'라는 것을 생각할만한 시간이 없거나

비겁한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게 되었다

같은 인간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덧붙임: 건강이 안좋으시다고 들었는데 활동보조인 없이 스스로 출근하시는 걸로 봐서

           업무수행에 필요한 기본체력이 심각하게 악화된 것은 아닌 듯 하다

           며칠 전 보낸 메일에 대한 답변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로 추정되므로

           잠시 시간을 내서 답 메일이라도 보내주실 것을 권한다

           아직 메일을 못봤다거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작정이라면

           쯔쯔, 너무 궁색하셨어요, 딱하기도 하셔라, 라고 말해주겠다

          

 

 

2006/07/19 12:46 2006/07/19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