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개편에서 '독립영화관'이 폐지된단다
사과문 을 받느라고 몹시 어색한 면담과정을 추진했던 나는 착잡했다
사석에서 처음 그 소식을 듣고 어제 담당피디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엇, 사실이구나...(부디 그 문자 보고나서 울컥하지 않았기를...)
*참세상 - 이젠 KBS 독립영화관마저 폐지한다니
*한독협 - KBS 독립영화관은 계속 방영되어야 한다
그 누가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아무런 후속조치없는 폐지에 동의할 수 없다
설마, 나같은 사람은 기뻐할 줄 알았나, 천만에 만만에다
당신은 관심없는 사람한테도 잔소리 하나, 애정이 없으면 비판도 없다
'독립영화관'이 조금 덜 권위적이고 조금 더 유연해지기를 바라면서 움직였던 내게
이번 '폐지'소식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KBS 편성기획팀은 “충분한 기간 방영해 왔다”면서 “폐지라기 보다는 잠시 중단
하는 것이며, 제한된 방송 시간 때문에 내려야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단다
충분한 기간이라니, 누가 어떤 근거로 충분하다는 거냐
해마다 새로 제작하고 발표하는 독립영화가 수백편인데 그동안 얼마나 틀었다고 충분하냐
그나마 최근 일 년 동안 제작비가 줄어 다큐멘터리는 틀수도 없었는데 그런 말이 나오냐
잠시 중단이라니, 그 시간에 대신 내보낼 프로그램은 어쩌겠다는 거냐
한류를 열렬히 사랑해준 아시아권의 영상들을 '잠시' 틀어주고 생색만 낼거라는 건가
한번 당해봐서 아는데 그걸 '희망고문'이라고 하는 거다, 그러는 거 아니다
폐지한다고 하면 반발할 사람 많으니까 '잠시 중단'이라는 표현만 사용하는 거 누가 모르나
제한된 방송 시간 때문이라니, 조금 더 솔직하게 말씀하시라
월드컵 올림픽처럼 돈 되는 이벤트는 밤새 무제한으로 방송할 수 있지 않은가
'독립영화관'이 돈이 안되니까, 시청률이 낮으니까 내리겠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다양성, 공익성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을, 그것도 새벽 1시에 편성해놓고
광고가 붙기를 기대하는 거 자체가 이상한 거 아닌가, 애초에 그건 포기했어야지
KBS '독립영화관' 폐지에 반대한다
확대를 해도 시원찮을 지금, 누구 맘대로 폐지를 거론하는가
'독립영화관'은 방영시간을 확대해서 60분 이상의 장편 다큐멘터리도 방영할 수 있어야 하며
제작비 예산을 확충해서 보다 합리적인 방영료를 지급해야 한다
방영관련 계약조건과 계약서 내용을 수정해서 불필요한 갈등이나 오해를 줄여야 하며
고정시간대를 확보해서 시청자들이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DVD 공동제작 등 지난 5년간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고 추진했던 사업의 규모도 더 커져야한다
왜냐구?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KBS 홈페이지의 회사 소개 - 개요, 연혁, 2006년 대기획
KBS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서
공정한 보도와 공익적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여론을 형성하고
민족 문화를 창달하며 국가적 비전 제시와 국민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략)
KBS는 TV수신료와 광고 수입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영성 강화를 위해 제1TV, 제1라디오 등은 광고 방송을 하지 않고,
제2TV, 2라디오, 2FM에서만 광고 방송을 하고 있다.
(중략)
국내 외부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KBS는 지난 2001년 이후 5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매체로 인정받고 있다
그들이 과연 얼마나 공정하게 공익적으로 국민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지 모르겠고
민족문화창달과 국가적 비전제시와 국민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건 말건 거기에는 관심없다
내가 관심있는 건 다른 문제다
KBS가 매달 꼬박꼬박 TV 수신료를 납부하는 전국의 시청자들과
조금이라도 소통하려는 의지가 있는 지
근거 희박하고 개념 모호한 다수의 의견, 으로 보이는 국민여론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의 시청자 의견이라도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아시아의 창'이 반드시 '독립영화관' 시간에 배치되어야 할 이유가 있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라도 했나, 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나
아시아를 대표하겠다는 명예욕과 광고수익과 시청률 확보와 시장 개척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시청자들 앞에서 약속한 일을 제대로 진행하고 제대로 끝맺는 것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매체라고 스스로 밝힌 사람들이 해야할 도리라고 본다
'독립영화관' 홈페이지에서 제작진은 아래와 같이 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전략)
독립영화관
시청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
독립영화관
더 나아가 한국영화 발전에 알찬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후략)
윗 글은 제작진 한 사람의 개인의견이 아닐 것이다
KBS를 대표해서 '독립영화관 ' 시청자를 대상으로 작성한 글이다
그렇다면 이 글에 대해 KBS 편성기획팀을 비롯한 관련자 모두가 공동의 책임이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각 시도에 독립영화전용관이 생기고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분들이 언제든 집에서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온라인상영관이 생길 때까지
눈으로 보기 힘든 분들이 해설을 통해 소리로도 독립영화를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그 날까지
그리고 다른 방송사에서도 경쟁적으로 독립영화를 방영할 때까지
그래서 (편성기획팀이 아니라)시청자들이 이제 충분하다고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더 해라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방송사에서 이쯤으로 만족하면 곤란하지 않나
내가 보기에 한참은 더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개편해도 늦지 않다
이번 개편에 대한 발언을 보니 '독립영화관'이 시청자의 것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아직은 할 일이 더 많다, 편성기획팀은 엉뚱한 소리 그만하고 폐지 계획을 철회해라
*조용히 편집 좀 하고 싶건만 왜케 자꾸 심란한 일들이 벌어지는 지 모르겠다, 나도 일 좀 하자!
국방부나 KBS나 니들이 그렇게 위한다는 국민이 과연 뭘 원하는 지 생각을 좀 해라,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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