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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과 통제의 시대,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 - 영상자료원

 위에 링크한 페이지의 글 중에서...

1970~80년대 중반은 흔히 한국영화의 쇠퇴기, 침체기로 불리며, 소위 ‘저질’영화들이 양산되었던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 70년대 유신체제 하에서 정부는 영화사 설립의 허가권과 취소권, 외화 수입 추천권을 쥐고 있었고, 각본 심의와 필름 검열이라는 강력한 통제 장치를 확보하여 강력한 관주도 영화정책을 추진하였는데, 이로 인해 영화인들의 자율성은 극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반공영화, 새마을영화와 같은 국책영화와 각종 코믹, 청춘, 고교, 멜로, 깡패영화와 같은 저급 오락영화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더욱이 TV의 전국적인 보급은 관객들로 하여금 한국영화로부터 발 돌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유신체제와 마찬가지로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80년대의 제5공화국은 성적 표현에 있어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등 영화계에 상대적인 자율성을 부여하였지만, 영화내용의 검열은 70년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사회적 비판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 결과 80년대 전반에 걸쳐 ‘에로영화’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러한 침체의 늪 속에서도, 훗날 한국영화를 기사회생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80대 후반 박광수, 장선우, 정지영 감독 등에 의한 ‘코리안 뉴웨이브’를 열게 할 수 있었던 주목할만한 기운이 분명 있었다. (후략)

* * * 

 

   홍보자료를 읽다가...

 

  기획전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모두 어린 시절 이 따뜻한 나라의 저 후미진 고향마을에서도 개봉했던 것들이다. 포스터의 이미지로만 남아있던 이 작품들 중 일부는 공중파의 주말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고, 보고 나서 멍하니 앉아있던 기억이 난다.

  짐승같은 시대가 오히려 천재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 짐승들이 천재의 목을 비틀어버리는 것으로 천재 아닌 자들과 교감할 기회를 막는다. 비틀어버린 건 한 인간의 상상력이 아니라 그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단초를 제공했고, 그래서 극장에 찾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였던 수많은 사람들의 호흡이다.  간혹 어떤 천재는 끌려가서 맞거나 죽거나 미쳐버리거나, 심지어 짐승의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극장에 숨어들기에도 마땅치 않은 환경을 가진 요즘, 사람들은 개그맨이 진행하는 버라이어티쇼를 보면서 웃으려고 애를 쓴다. 웃어야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기에, 죽어라 고생하는 연예인들의 '도전'이나 '야심'한 산골의 '1박'에서 '무르팍'을 툭툭 쳐가며 웃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미 2인자는 커녕 중간에도 낄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우리들은, 호통을 치고 싶어도 칠 수 없을만큼 목이 쉰, 호동의 기가 듬뿍 담긴 부적을 지녀도 고민이 해소될 것 같지 않는 우리 삶은, 연봉 몇 억이 넘는 그들이 만들어낸 웃음소리에 섞이지 못하고 자꾸만 모니터 앞에서 부딪힌다.   TV를 끄고 가끔 극장에 가자. 슬픈데 웃으려고만 하지 말고, 웃긴데 사실은 너무 슬픈 그 영화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한번쯤은 필요하니까.

 

 

2007/11/29 22:29 2007/11/29 2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