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에 해당되는 글 8건
- Avaaz에서 온 편지_03_2014 2014/03/25
- 자주 보는 웹툰 2014/03/16
- 여성들, 열차를 막아 서다 2014/03/14
- 이소라 - 그대와 춤을 2014/03/14
- 과거 vs. 미래 2014/03/14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4/03/09
- International Women's Day_2014 (1) 2014/03/09
- Epitone Project - Spring Day, Cherry Blossoms & You 2014/03/07
Avaaz 활동가를 처음 만난 곳은 2008년 텔아비브 다큐멘터리 영화제였다.
Tributes 프로그램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네 편 (노가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송환, 할매꽃)을 상영하던 어느날 저녁, 감독들과 초대손님들이 만나는 술자리에서 명함을 받았다.
(관련 링크: http://archive.docaviv.co.il/2008/film.asp?filmID=299)
그 때 만난 분들 중 아직 연락 닿는 이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데, Avaaz는 한글로 된 청원서도 가끔 보내기 때문에 인연이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 이메일이 오면 서명하고, 어쩌다 돈이 생기면 후원금도 넣고, 그렇게 어느덧 7년차.
아래와 같은 일들이 해마다 더 늘어나길 바라면서 오늘도 공유합니다.
* * * * *
대한민국 친구 여러분,
성폭행 피해자가 감옥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성공적으로 아바즈 캠페인을 시작한 레나타라는 훌륭한 여자 분과 방금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풀려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감옥에서 나왔대 나왔어!”라고 소리치면서, 온 집안을 뛰어다녔습니다. 어린 애처럼 깔깔거리면서요. 큰 목소리로 남편을 불러서 부둥켜안고 방방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한 사람이 얼마나 큰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지 전혀 몰랐었거든요!"
레나타씨가 하는 이야기는, 잔인한 성폭행을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혼외 성교’라는 이유로 두바이에서 감옥살이할 처지가 된 오스트리아 여성 해나*씨의 이야기였습니다!! 신문에서 이 소식을 접한 레나타는, “무서웠고 화가 났습니다. 그다음에 아바즈를 생각했고요. 일단 제가 시작해서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외교부 장관의 행동을 촉구한 그녀의 청원서에 하루 만에 15만 명 이상이 서명했고, 곧 오스트리아와 세계 언론의 열화와 같은 관심을 끌어냈습니다. 6주 동안 손 놓고 있었던 장관이 갑자기 최고의 협상가들을 모아 위기팀을 구성했고, 그들이 두바이로 건너가 결국 청원서가 시작된 지 3일 만에 해나씨의 끔찍한 악몽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녀는 풀려났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아바즈의 청원사이트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아바즈는 최고의 청원서 10개를 각 각 1만 명에게 보내며, 그 청원서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발동을 걸 것입니다. 아래를 클릭하시고 시작하십시오 --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설렘과 웃음을 퍼뜨립시다 ^_^
http://www.avaaz.org/kr/
끔찍한 뉴스 기사를 읽고,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해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아닙니다. 인터넷이 효과적으로, 그리고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속도로 빠르게 사람들을 한 데로 모으고 있고, 그냥 청원서를 시작하는 것만으로 우리 커뮤니티 많은 회원은 말 그대로 생명을 구하고 있습니다.
레나타의 청원서 말고도 예가 많습니다 -- 그녀와 마찬가지로 다른 분들이 시작한 청원서들도 이탈리아의 중요한 공원지대를 보호했고, 브라질의 부패한 비밀 투표 관행을 끝낼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오랑우탄 서식지를 보호하도록 정부가 행동하도록 도왔습니다. 이 간단한 행동이 세상을 바꿀 바로 그 잠재력 때문에 아바즈는, 우리 커뮤니티가 선정한 최고 청원서 10개를 각 1만 명에게 바로 보내드리려는 것입니다 -- 우리 모두가 시작한 최고의 청원서들이 재빨리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훌륭하나 아이디어 하나가 몇 시간 만에 100명에서 수천 명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것은 오스트리아 시민의 끔찍한 감옥행을 막을 수 있도록 언론의 폭풍같은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레나타가 활용한 첫 번째 중요한 관문이었습니다.
시작하는 데는 몇 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도움될 정보와 조언도 많습니다. 아래를 클릭하시고 지금 청원을 시작하십시오:
http://www.avaaz.org/kr/
우리는 매일 이기고 있지만, 전 세계에는 아직 우리가 영향력을 발휘해야 할 기회들이 가득합니다. 우리 3,500만 명이 함께, 산불처럼 우리의 위력을 퍼뜨려 전 세계에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미래를 바꿔나갑시다.
우리 모두 같이 이뤄낼 그 모든 것들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크리스토프, 제레미, 파트리, 아리, 앨리스, 릭켄을 포함한 아바즈팀 전체
*해나: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사용된 가명입니다
자세한 정보:
‘성폭행’ 당한 여대생 되레 ‘옥살이’…황당 두바이법 (서울신문)
http://nownews.seoul.co.kr/
오스트리아 정부, 두바이 성폭행 피해자 본국의 품으로 (로이터 - 영문)
http://uk.reuters.com/article/
브라질 하원, 의원들의 비밀투표 금지 철폐 결정 (뉴시스)
http://www.newsis.com/ar_
"비밀투표 폐지 반대" 브라질 알몸 시위 (뉴스1)
http://news1.kr/articles/
176,000 서명, 아브루조 공원 살리다 (Gaia News - 이탈리아어)
http://gaianews.it/ambiente/
전 세계의 요청, 아체의 삼림을 구하라 (The Jakarta Post - 영문)
http://www.thejakartapost.com/
(사진: Zach NoCameco Ruiter)
눈보라치는 3월의 어느 오후, 몇 몇 사람이 기찻길을 막고 외친다.
'이 여자들을 찾아라, 살인자를 찾아내라, 캐나다 정부는 책임을 지고 대책을 세워라...'
찬바람에 귀가 떨어져나가는 것만 같아서 들고 있던 꽃과 피켓을 옆사람에게 넘기며
'다음에 만나요' 하고 중간에 돌아올 때까지도 그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다.
집에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고 한 참가자가 올린 사진들을 본 다음에야 아마도 나만 몰랐던,
그러니까 늘 참가하던 다른 이들이 같이 계획했을 그 일을 기어이 마쳤다는 걸 알았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아무도 체포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영길과 블로어길이 만나는 도심의 작은 교회에서 서른 명 조금 넘는 사람들이 모인다.
평일 오전 10시, 알려진 단체에서 즐거운 주제로 행사를 열어도 사람들이 몰려올 시각은 아니다.
미리 참가의사를 밝힌 숫자는 128명, 하지만 30분을 더 기다려도 인원이 늘지 않는다.
날씨도 문제다. 며칠 볕이 따사롭더니 하필 전날밤 눈폭풍 주의보가 내린 것.
10시 40분. 의자로 원을 그려 모두 어깨가 살짝 스칠만큼 가까이 모여 앉는다.
원래 이 땅에 살던 이들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피우던 향을 돌아가며 맡고 몸에도 뿌린다.
모임을 이끄는 한 분이 일어서서, 이날 장소를 제공한 분들과 이 교회와 동서남북의 방향과 날씨와
자라나고 죽고 또 살아나는 모든 식물과 동물들, 그리고 우주와 자연의 모든 것들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드린다.
다른 한 분이 일어나, 북미 대륙에서 원주민들이 어느날 느닷없이 땅을 빼앗기고 가족과 헤어져
문화와 언어마저 잃어가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얼마나 많은 여성원주민들이 사라지고 살해되었는지 나직하게 털어놓는다.
"지금 저는 이름을 말하지 않을 거예요. 최근에만도 벌써 세 사람이나 실종되었는데 그 여성들의 이름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그 많은 이름을 제 가슴에 묻었어요.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묻어야하는 걸까요..."
딸기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한 사람이 지나간다. 앉은 이들이 저마다 하나씩 딸기를 먹는다. 분홍색 조화를 가지가지 끌어안은 다른 사람이 지나간다.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서너 송이씩 집는다.
모임을 시작한 지 두 시간, 모두 옷을 여미고 밖으로 나간다. 시린 바람이 몰려온다. 눈을 뜨고 서 있기가 어렵다. 북을 친다. 산꼭대기에 올라가 새를 보며 지르던 함성이 빌딩숲에서 메아리친다. 노래를 부른다. 지나가던 차가 경적을 울린다. 소리가 날 때마다 손을 흔든다. '우리 집회에 공감한다는 소리야' 누군가 속삭인다.
경찰차가 온다. 한 경찰이 내린다. 이쪽 방향은 지금 차들이 많으니 저쪽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한다. 누구는 웃고 누구는 얼굴이 굳는다. '네게 월급을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네가 할 일을 해라, 나는 내가 할 일을 할테니..' 누군가 그에게 말한다.
눈은 어깨 위로 쌓이고 뺨에 부딪히고 장갑에 스며 얼어붙는다. 시린 눈 때문에 우는 것인지, 속에서부터 눈물이 올라오는 것인지, 앞서 가는 이도 뒤에서 쫓아오는 이도 옆에서 북을 치는 이도 운다. 울면서 걷고, 걸으면서 노래한다. 사라진 그들 중 단 한사람이라도 돌아올 때까지, 그들을 죽인 이들 중 단 한사람이라도 미안하다고 말할 때까지.
캐나다에서 실종되고 살해된 여성 원주민들 (페이스북 페이지)
* 관련기사 (CBC, 2014년 3월 10일)
* 관련단체
* 9주년 딸기 기념식 (2014):
실종되고 살해된 여성 원주민들과 식민주의에 의해 희생된 모든 이들을 추모하며
* 23주년 여성추모행진 캐나다 (Idle No More 웹사이트)
* 관련 비디오:
Survival, Strength, Sisterhood: Power of Women in the Downtown Eastside
2014년 3월 12일, 올리비아 초우 Olivia Chow (신민당 NDP) 가 토론토 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하원의원 자리를 내놓았다. 현 토론토 시장 직무는 원래 부시장이었던 노엄 켈리 Norm Kelly 가 대행하고 있다. 선거는 올해 10월에 치를 예정.
공공장소에서 만취하거나 법적으로 금지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등, 시장 당선 이후 줄곧 구설수에 올랐던 랍 포드 Rob Ford 는 2013년 11월 약물 복용 사실을 시인한 이후 시장으로서의 권한을 대부분 잃었다. 스스로 떠나기를 바라는 많은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그는, '남은 임기를 지킬 것이며, 다음 선거에도 출마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올해 2월 한 일간지 조사 결과, 여전히 30퍼센트 이상 지지율을 기록한 그에게 재선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캐나다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성소수자들과 시민이 모여 함께 벌이는 Pride Parade 행사에 '가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기간에 나는 늘 가족과 같이 휴가를 즐긴다'는 이유로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임기중인 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정치인, 한 아버지, 한 어른으로서 단지 말 몇 마디만으로도 '소수자 인권'에 관심을 가질 법도 한데 그러지 못했다. 그가 정치를 계속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토론토 시청에서는 떠나기를 바라는 시민들에게는 '그가 가진 여러가지 단점 중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것만큼만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방송 프로그램 촬영 도중 떠난 그분과
진보정당에서 활동하던 그분과
우리 곁에서 열심히 살다가 스스로 떠날 날을 선택했던 많은 분들 모두
그곳에선 부디 평안하시길.
* 사진은 3월 9일에 올렸고
3월 14일 새벽에 몇 줄 덧붙였습니다.
3월 8일 오전 11시부터
OISE (The Ontario Institute for Studies in Education of the University of Toronto) 건물
103회 세계여성의 날 기념 행사 (토론토)
사회주의자라면 꼭 봐야할 영화들, 시리즈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들 중 하나.
집회나 특강이 열리는 곳에서 자주 뵙는 얼굴, 유인물 나눠주는 저 분.
올해 가장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주제는
'공평한 임금'
'최저생계비 인상'
그리고 '육아 환경 개선'
여기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도 이민자들에게도
여성 모두에게 언제나 절실한 문제들.
동영상을 보다가 음악이 나오면 일어나 춤을 추고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른다.
발언하는 이들은 무슨 무슨 크고 유명한 조직의 대표들이 아니라
버스 안에서 지하철역에서 거리에서 늘 만나는 이웃들,
살림도 하고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공부도 하느라 바쁜 우리들 중 몇이다.
발언을 듣는 동안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엄마들은 옆사람과 수다를 떤다.
떠들썩하고 격의없는 행사여서 나같은 사람도 얼마든지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다.
3.8 여성의 날에 얽힌 특별한 기억이 없었다. 도서관에서 하는 관련 특강을 들은 적이 한번, 길에서 나눠주는 유인물을 받아 읽은 적이 한번, 그리고 종이신문이나 온라인에서 검색한 몇 가지 기사들이 전부였기에 올해는 혼자라도 가봤다. 활기를 얻을 수 있어서, 소박해서, 엉뚱한 곳에 돈을 쓰는 것 같지 않아서 참 좋았다.
올해는 겨울 다음에 여름으로 건너뛰려나 보다.
3월 6일 목요일, 아침부터 눈이 내린다.
영하 8도, 체감온도 영하 17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