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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

"87년 대선이 압승이었다구?"

이렇게 제목을 달면 너무 선정적이다 싶어서 그냥 "압승?"이라고 썼다.

 



오늘 민중연대 간부수련회에 갔었다.

철도웨딩홀에서 연맹 중집위 마치고

곧바로 철도노조에 가서 급한 공문 하나 기안해서 연맹으로 보내고

느긋하게 대전 동구청소년수련원으로 달려갔더니

예고한 것보다는 빨랐지만 지각은 지각이다.

 

한쪽 구석에 앉아서 발제를 듣는데,

한 동지가 나와서 시군구민중연대 건설과 10만 아펙투쟁 계획이라고 발표를 했다.

 

무심히 듣고 있다가

우리 역사에서 항쟁은 반드시 선거에서의 압승으로 이어졌고, 87년 대선에서도 그랬다,

대통령은 노태우가 되었지만 김영삼과 김대중의 표를 합치면 압승이었다,

하는 대목에서 귀가 번쩍 열렸다.

이게 무슨 말이냐?

얼른 자료집을 찾아 보았다.


1. 10만 아펙투쟁의 역사적 의의

1) 투쟁의 측면: (생략)

2) 조직의 측면:

- 10만 아펙투쟁은 집권태세를 확립하는 투쟁이다.

민주노동당이 공식 선언한 ‘2012년 집권’은 어떻게 가능한가?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 토론회에서 어떤 참가자가 “2012년 집권은 황당개그 수준의 발상이다”고 염려하는 등 집권경로를 둘러싼 연구, 토론과 실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 집권경로는 과연 무엇인가?

<<상식에 속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선거와 항쟁 수준의 대중투쟁을 결합하는 것이다. 항쟁은 민중의 의식화 조직화 수준을 비약적으로 높여 선거에서의 압승을 보장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역사에서 항쟁은 반드시 선거에서의 압승으로 이어졌다. 1987년 6월 항쟁과 789노동자 대투쟁 이후 치러진 12월 선거를 보자. 물론 노태우가 800만표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표를 합치면 1200만표, 압승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우리의 당이 없었기 때문에 대중투쟁의 성과가 고스란히 가짜 야당으로 사라졌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2012년에 집권하겠다는 선언은 2012년 전에 항쟁 수준의 대중투쟁을 조직하겠다는 선언이며, 시급히 항쟁의 태세를 갖추겠다는 선언이다.>>

-100개 시군구에서 1,000명씩 조직, 동원하는 10만 투쟁태세를 갖추자.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세계 최강이다. 우리나라 농민운동도 세계 최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중은 왜 집권을 하지 못하는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투쟁에 힘을 합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하 생략, <<   >>표는 내가 임의로 표시한 것임)


푸하하하-

착각도 유분수지 이 정도면 거의 맹목적인 신앙 수준이다.

논리는 관변학자들의 궤변을 능가한다.

그러니까 11월의 아펙투쟁을 제대로 해치우면 내년 5월의 지방선거는 따놓은 당상이렸다?

‘2012년에 집권하겠다는 선언이 2012년 전에 항쟁 수준의 대중투쟁을 조직하겠다는 선언’이라면, 2007년에 집권하겠다고 하고서 그 전에 항쟁 수준의 대중투쟁을 조직하면 되지 않나?


‘민중진영의 상설공투체’라는 민중연대, 실망이다.

그동안 무관심하게 지나쳤는데 민주노총만큼 눈여겨 지켜봐야겠다.

이런, 오늘 수련회의 주된 쟁점이 민중연대를 발전적으로 재편하여 ‘단일연대연합체’를 건설하자는 것이었는데, 사소한 일에 트집이나 잡고 있다니,  나도 참 불쌍하구나. 쩝.


단일연대연합체가 뭐냐고?

-민중연대가 ‘민중진영의 상설공투체’로서 자리잡았고 이제 정치투쟁의 구심으로 가야 하는 길목에 서 있는데,

-기층의 결합이 취약한 상층연대의 한계로 조직발전이 지체되고 있고,

-기층을 대상화시키는 구조적 한계와 지도집행력이 취약하며,

-사안별 연대체의 난립으로 집중과 분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투쟁의 성과가 유실되고 있으니

-민중연대 강화를 넘어 연대연합운동의 질적 발전을 준비해야 하는 때이다.

따라서, ‘전국민중연대의 강화’라는 양적 발전을 넘어 새로운 질적 발전을 위한 연대연합의 발전적 재편 전망을 내와야 하므로, 진보진영의 연대연합 질서를 발전적으로 재편하여 ‘단일한 투쟁의 구심’으로서 ‘단일연대연합체’를 건설하자고, 자료집에 써 놓았다.


이런저런 문건들 꽤나 읽었지만 이거 참 조악하다.

누군가, 단일연대연합체라는 것이 민중연대와 통일연대를 통합하자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문건에는 꼭 그렇게 표현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하더라. 눈가리고 아웅-

아, 전국연합도 있구나.

그러고 보니, 민주노총과 전빈련은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에 가입하고 있고,

전농은 민중연대, 통일연대, 전국연합에 모두 가입하고 있다.

각종 연대단위들의 족보를 읊어보니 성경 읽기 못지 않구만-^.^


단결도 어렵지만 연대도 이리 어려우니 투쟁은 언제?


(진보넷 에러로 두 번 쓴 글; 술술 내려갈기던 첫 번째와는 달리, 너무 힘들었다. 근데 아래한글에서 써서 옮겼더니 글씨체가 뒤죽박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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