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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문자메시지

 

동지가 있어 행복합니다.

동지가 있어 꿈을 꿉니다.

을유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낮에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전화번호도 이름도 남겨져 있지 않다.

누구신지 모르겠소만, 나에게 그대도 마찬가지요,

하고 말 전하고 싶다.

 

2. 배추뿌리

 

재래시장 입구에

배추뿌리들이 뒹굴고 있었다.

한무더기에 2천원, 5개를 사왔다.

아내가 반기면서 생으로 반개 먹고

남은 반개를 채썰어서

어제 해둔 무생채에 버무려 반찬으로 먹었다.

술집에서 입가심으로 먹던 배추뿌리,

실은 어릴 적 우리네 소중한 간식이었는데, 잊고 있었다.

저녁에 다시

한개를 우적우적 깨물어 먹었다.

 

3. 차례

 

부모님께서 우리집으로 오시기로 했다.

3일동안 집에만 처박혀 지내야겠다.

 

아, 리베라노조 동지들에게는 가봐야 하는데.

 

4. 밤비

 

비가 온다.

 

심심해서

새벽 1시가 지나 가문비와 함께 장보러 간다.

컴퓨터잡지 한권, 사탕 한봉지, 안주거리 두엇,

과일 한바구니, 두부 한모, 캔맥주 하나, 샐러리 한다발,

이것저것 주섬주섬 챙겨다가

새벽 3시에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맥주도 마시고...

 

비가 계속 내린다.

이번 겨울에

눈구경이라고는 한번 했나 두번 했나.

 

5. 단술 또는 식혜

 

고두밥에 엿기름 불린 물을 부은지 얼마나 되었나,

슬로우쿠커에서 제법 단내가 난다.

아내가 새벽 4시쯤에 설탕 두컵 더하고

강한 온도로 바꾸라고 했는데, 벌써 4시가 지났네.

 

밥알이 우르르 동동 떠올라야 하는데

겨우 열두어개 떠올라서 헤엄치고 있다.

 

6. 인사

 

새해 인사를 두번씩 받고 있으려니

민망하고 미안하기만 하네.

대전에서 전화거는 동지들 있으면

집에 와서 술이나 한잔 하고 가라고 할꺼나.

 

세상이 아무리 엉망진창 제멋대로 굴러도

내가 처박힌 곳은 똑바로 살피렷다,

동무들, 동지들, 벗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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