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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1/08
    사직서를 읽으며(4)
    손을 내밀어 우리

사직서를 읽으며

사직서

 

노동운동에 대한 전망을 잃었습니다.

조직이 많이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사직서를 낸다는 것이

함께 운동해온 동지들에게

짐이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노동운동의 원칙이나 전망을 더 이상 찾지 못하는 가운데

하루 하루를 조직과 동지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버티는 것은

조직이든 제 개인적으로는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면, 제가 이곳에 없으면

조금은 더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하여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2005년 10월 31일

 

이런 것도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매사 부족한 나에게 고민거리는 늘 넘친다.

 

지난 주 초에 한 동지가 사직서를 냈다.

나는 한사코 수리하기를 거부했고

겨우 두 달의 말미를 얻어낼 수 있었다.

 

하루에 몇번씩 이 사직서를 꺼내 읽는다.

이 동지가 이토록 힘들어하는 것의 절반 이상

내게 책임이 있음을 사무치게 느낀다.

 

하루에 몇번씩 나를 채찍질한다.

이 동지가 우리 조직을 떠나지 않도록

내가 더 잘해야 할 것들, 내가 놓치고 있는 일들을 생각한다.

 

하루에 몇번씩 꼭 다짐한다.

어떤 동지라도 이렇게 아픈 사직서를 던지는 일 없도록

그래서 나와 그(녀), 우리 모두

넘치는 일에 더해서 사직서 때문에 더욱 힘들어하는 일 없도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하자고, 일 똑바로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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