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5/10

1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0/31
    도대체 뭘했지?(2)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5/10/29
    단풍놀이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5/10/24
    초심(3)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5/10/22
    중고폰으로 바꾸다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5/10/21
    휴대폰 고장(2)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5/10/20
    내가 몰랐던 내 성격(3)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5/10/18
    허송세월(2)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5/10/17
    경찰이 구글보다 못하랴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5/10/15
    구글에서 내 이름을 검색했다가...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5/10/15
    [가족] 개구리 소동
    손을 내밀어 우리

도대체 뭘했지?

사무실에 온전하게 붙어있지 못한 지 오래이다.

 

오죽하면 사무처장 발목에 족쇄 하나 채워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가 등장했을까.^.^

 

사무실을 자주 비우는 것은 큰 스트레스 중의 하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챙겨야 할 현장의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는 상황에서

그건 내 일이 아니야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이번 주는 지난 주와 다를 줄 알았는데 시작하니 역시 마찬가지다. 쩝.



24일, 월요일은 하루 종일 회의가 이어진다.

임원회의(08:30), 상집회의(10:00)...

오후 4시경부터 한시간 반 가량 노동안전 전문월간지 "일터"의 인터뷰가 있었다.

 

25일, 화요일은 분당 장애인고용촉진공단 회의실에서

연맹 투본회의/중집위가 아침부터 하루종일 있었다.

모처럼 공공산별노조 건설에 관한 중집위원들의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원칙은 동의, 현실성은 다소 부족'이라는 소식지의 카피처럼

넘어가야 할 산이 얼마나 험하고 많은지 다시금 확인했다.

 

26일, 수요일은 15번째 맞이하는 과학기술노동자 대동한마당이 있었다.

하루종일 대덕연구단지 운동장에서

일년만에 만나는 현장의 조합원들과 어울리고 술마셨다.

날이 어두워지자 평소의 새벽시간과 같은 취기가 올라왔다.

바람이 시원하더라.

 

27일, 목요일은 대대준비팀 회의와 실장단 회의로 오전이 끝났고,

오후에는 2시간짜리 사회보험노조 조합원 산별교육을 하고,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 이취임식으로 달려갔었지.

전집행부와 현집행부 간부들만 참가한 참 조촐한 이취임식이었다.

손님이라면 나와 초대, 2대 위원장, 그리고 사측 실무자 3명.

 

28일, 금요일 아침에는

광주시도시철도공사노동조합 위원장 이취임식이 있었다.

배일도 구캐이원나으리, 김남일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이 단상에 자리잡았고

단하의 손님들 자리에는 궤도연대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연맹 산하 조직의

간부들이 의례적이고 일상적인 행사 하나를 아주 낯설게 대면하고 있었다.

오후에는, 광주전남 혁신도시 입지선정위원회 회의가 있었다.

6개의 후보지 중에서 3개가 선택되었고

실사를 거쳐 마지막 한 곳을 선정하는 일만 남았다.

밤에는 당초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진행되는 사회복지수련회에 가기로 했는데

광주에서 대전에 돌아오니 벌써 10시 반,

유성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되고 있던 여성위원회 수련회로 곧장 갔다.

"밥, 꽃, 양"의 임인애 감독을 만났고, 우리네 투쟁의 한계를 다시 한번

절감한다.

 

29일, 토요일, 연맹 총력결의대회가 대학로에서 있었다.

끝나고 세종문화회관지부의 광화문 음악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늦은 시간에 소주 여러 잔 거푸 마셨다.

결혼한지 16년 되는 날이었다.

 

30일, 일요일, 아내의 생일이다.

광주 망월동에서 고 이용석 열사 2주기 제사가 있는데, 포기했다.

아침에 조개를 넣은 미역국을 끓이고 있는데 아내가 한마디 한다.

-그 딴거는 끓여서 뭐하냐? (평소에나 잘 해라!)

 

다시 월요일이다.

 

오늘은 민주노총 비대위원이 되어 더욱 바빠진 위원장을 대신하여

한국원자력연료노조 조합원 교육,

내일과 모레는 충주호 리조트에서 민주노총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대회와

민주노총 중앙위원회,

참, 모레 아침에는 광주에서 혁신도시 입시선정을 위한 실사 참가,

모레 밤에는 다시 서울에서 회의 하나,

이렇게 제목만 바뀌면서 시간은 숨가쁘게 채워질 것이다.

 

하늘도 보고 별도 보고

산에도 오르고 바람도 맞고

아무리 바빠도 그렇게 살자니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풍놀이

이 아침,

유성유스호스텔에서 유성으로 오는 길,

길 가에 빨갛게 물든 갖가지 나뭇잎들 감상하며

미끄러지듯이 한가롭게 차를 몰고 있는 있는데...

 

그 반대편 방향,

동학사 또는 갑사, 아니면 안면도나 낙화암 가는 길,

끝없이 이어져서 이윽고 멈춰선 자동차 행렬,

오매,

저 끝의 차가 단풍산으로 가면

단풍은 기다리다가 지고 말겠네.

 

나는 이 오후에,

혜화동 마로니에 나무에도 단풍이 지는지

한번 보러 가야겠다.

 

이용석열사 추모 주간-

이용석열사 정신계승!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공연맹 총력투쟁 결의대회

10/29 (토) 3시 / 대학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초심

"모두가 초심 얘기를 하시는데

 저도 초심이 되겠습니다.

 양초처럼

 저 자신을 태워 불밝히도록 하겠습니다."

 

10월 21일부터 22일까지

충북 초평저수지에 자리잡은 진천청소년수련원에서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그리고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하여 공공연맹에 가맹신청한 병원노조들이

합동상집간부수련회를 가졌다.

 

수련회는 시종일관 활력이 넘쳤고

70여명 참가자들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하고 있었다.

 

그 끝 순서가

병원노동조합협의회 준비위원회 출범식이었고,

그 자리에서 어느 집행위원이 했던 말이

촛불과 같은 '초심'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먹은 마음이든 양초의 마음이든

둘 다 필요한 시기이다.

 

(결의문과 사진 몇장은 나중에 올리도록 하고,

 수련회 참관기는 시간이 허락하면 써볼 작정이지만, 글쎄올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중고폰으로 바꾸다

삼성A/S센터에서 1시간쯤 기다렸을까,

사람좋은 얼굴을 한 기술자가 나를 불렀다.

 



-부팅이 아예 안되니까 회로 전체를 갈아야 하는데

 수리비는 12만원쯤 됩니다.

=예에? 그러면 차라리 새 것으로 바꾸어야지요.

-그게 낫겠지요?

=근데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타는 살릴 수 있을까요?

-공장에 보내봐야지 칩이 살아있는지 알수 있습니다.

  혹시 칩이 온전하면 데이타는 복원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2만원이고, 일주일 이상 걸릴 겁니다.

=예, 데이타라도 살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휴대폰을 공장으로 보내기로 하고 빈손으로 나왔다.

 

당장에 전화받고 걸 일이 많은데 이를 어쩐담?

 

우선은 A/S센터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아내의 회사 앞으로 갔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서는 다짜고짜 전화기 들고 회사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전화받을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 아내는

자기한테 전화오는 거 있으면 잘 챙겨달라고만 하고

전화기를 내게 건네주었다.

 

아내의 전화기로 011-200-8282로 전화를 걸어서

리모콘 서비스에 접속했다.

 

내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착신전환을 선택해서는

아내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고장난 내 전화로 오는

모든 전화는 내가 갖고 있는 아내의 전화기로 곧장 연결된다.

(전화기를 어디다가 두고 왔거나 밧데리가 없을 때

 이 서비스는 참 편리하다. 다만, 문자메시지는 착신전환이

 되지 않고 원래의 전화기로 가서 보관된다)

 

다음, 전화기는 이제 어떡한다?

때마침 일전에 한 동지가 전화기를 바꾸었다고 하길래

쓸 때가 있겠다 싶어서 얻어둔 중고폰이 차에 있었다.

 

휴대폰 가게를 하고 있는 동생한테 전화를 걸어서

그 중고폰에다가 내 전화번호를 입력해달라고 했다.

문제는 이 중고폰은 몇 가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A/S를 받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기종이 모토로라이다.

 

114에 전화를 걸어서 모로로라 A/S점을 찾아갔다.

수리비 26,000원,

나는 밧데리 하나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니까 새 밧데리 29,700원,

그래서 55,700원의 돈을 치르고 중고 휴대폰이 하나 생겼다.

 

이렇게 해서 전화기가 고장나고 나서 3시간쯤 후에

수백명의 전화번호, 각종 메모 등등의 데이타를 빼고는

내 이동 통신수단은 정상화되었다.

 

진천에서 만나기로 했던 동지는 대전으로 불러 만났고,

1시쯤이면 진천청소년수련관에 가기로 했던 것은

6시가 지나서야 간신히 합류할 수 있었다.

 

휴대폰 하나 고장난 덕/탓에

금요일 오후 한나절을 비오는 거리구경 잘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휴대폰 고장

내 휴대폰이 워낙 혹사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고장날 것이라는 예감을 하긴 했었다.

 

진천으로 수련회가는 중인데

오전까지 잘 되던 휴대폰이 고장난 것을 알았다.

 

아예 부팅이 안된다.

 

평소같으면 그냥 가버려도 될 것 같은데

휴대폰에만 저장된 전화번호 하나가

오늘 꼭 필요하기도 하고

(오후에 통화해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는데 

 전화번호만 저장해 놓았고,

 그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나를 둘러싼 상황이 또한 만만치 않은지라

 

지금, 하염없이 A/S센터에서 기다리고 있다.

4시간은 걸린다는 것을 1시간안에 끝내달라고 졸라대면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내가 몰랐던 내 성격

* 전반적인 태도

 

상당히 방어적임. 성격적, 역기능적 방어태도가 구축되어 있음.

자신은 심리적으로 매우 온전한(intact) 사람이라고 여기는 마음이 매우 강한 편으로, 문제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자신의 요인을 고려해보는 태도가 빈약하겠음. 자기정당화에 많은 시간을 쓰는 편이겠음.

 

주변사람들과 진정으로 깊이있게 심리적으로 교류하기 힘들어 보임. 자신이 원하는 심리적 안정의 상태가 상당히 중요한 사람으로, 문제상황과 갈등,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에 서서 정보를 차단하거나 무시하는(neglect) 태도를 보일 소지가 큼.

 

친밀감과 공격성에 대한 뿌리깊은 공포를 지니고 있음.

 

* 현재 정서상태 및 증상들

 

위험수위에 다다르는 현격한 증상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은 사람임. 그러나 워낙에 경직된 방어적 태세가 굳은 사람으로, 친밀관계에서 갈등과 마찰이 많겠고, 적절한 감정반응이 부족하기 쉬움.

 

경미하게 경조증적(hypomanic)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unstable) 경향을 보임.

"현실부인"과 방어

감정적 미분화(undifferenciation)가 뚜렷함. 일상생활에서 사안에 맞게 적절하고 생생한 정서반응을 하는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음. 대부분의 경우, 경미하게 경조증적인(mildly hypomanic) 대응으로 일관하기 쉬움.

 

내면에 강하게 억압된 우울감이 시사됨.

 

(이하 생략)

 

(굵은 글씨체는 내가 표시한 것임)



오래 전에,

아내가 나의 삶과 활동 전반에 대한 스트레스가 무척 심해서,

함께 부부심리검사를 받아보자고 하여 돈내고 성격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보고서의 내용 일부이다.

 

친밀감에 대한 뿌리깊은 공포,

즉, 관계가 일정 수준 이상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는 것으로

가까워질수록 도리어 먼 사람처럼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면에 강하게 억압된 우울감,

외형적으로는 아내가 우울의 정도가 나보다 더 크다고 나왔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내면 깊숙히 잠재된 우울을

스스로 강하게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면 이런 모습이구나,

묘한 느낌이 들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살아오면서

내 스스로의 깨달음과 남들의 지적을 통해 내 성격의 결점들을 알아채고

뜯어고치거나 개선하기 위해서 애썼던 것들도 많은데

그게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는 감추어져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이런저런 사건들도 겪고 사람들의 얘기도 들으면서

내가 나한테 더욱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불쑥 들어서

처박아두었던 "결혼만족도 및 성격특성 평가보고서"를 꺼내보았다.

 

늘 나부터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평가하자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참, 보고서의 앞 면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 본 보고서는 내담자가 자신을 돌아보고 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현재 심리상태를 기술하고 성격특성을 살펴보는 기초자료입니다. 아래 기술된 내용들은 고객님 스스로 자신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신에 대해 숙고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목적이지, 부부간 갈등에서 누가 잘잘못인지, 누가 갈등의 원인제공자인지 등을 판명하는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본 보고서에 기술된 내용을 '맞다', 혹은 '틀리다'의 이분법적인 잣대를 가지고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생각해보고 돌아보는 새로운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래 기술된 내용들은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에 대한 변화불가능한 판단/평가가 아니라 나의 마음, 심리구조에 대한 과학적 가설들이며 '이해의 틀'입니다.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동지들은 

위에 소개된 일부 내용들만 가지고

나를 성급하게 재단하지는 말아 주세요, 네?!

(특히 나와 일면식도 없는 분들은 더욱 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허송세월

잠은 아늑하고 편안하여 나를 끊임없이 유혹했지만

그만큼 잠은 멀리 해야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몸이 지쳐서 스스로 잠들기 전에

일부러 잠을 청하는 것은 사치라고 여기며 살았다.

하지만 깨어 있었던 수많은 세월동안에

내가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나.

길가에 밟히는 낙엽 하나 줏어담지 않고

몸의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정도의 노동,

마음 내키는 만큼 혹은 그 이상의 술과 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툭툭 던져지는 참 편안한 느낌과 

때로 넘어서기 힘든 갈등, 느닷없이 나를 곤혹스럽게

하는 술동무들의 해프닝, 그 틈새를 헤집으며

살고, 미친듯 헤매고, 싸우고, 상처를 주고 받고,

성패와 아랑곳없이, 후회할 새도 없이

내 인생의 시간표들은 차곡차곡 채워졌다.

 

엊저녁 회의 하나,

막차를 탈 수 없는 시간에  끝이 났고,

혼자서 사무실에서 서성거리다가 새벽길 걸어서 찜질방에 갔다.

걸으면서 곰곰 생각해 보니

세상에서 허송세월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요즘의 우리네 회의인 듯하다.

어디 요즘 뿐이었나, 

1월 20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시작으로 해서 

허구헌 날 이어졌던 회의회의회의, 그 중의 압권은

민주노총 중집위원회인 것 같아.

격렬한 토론은 밤새 이어지고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은데

끝나고 보면 언제나 원안이 턱 하니 통과되어 있는 것이야.

안건이 무엇이든 원안에만 손드는 중집위원들이 과반수이니까,

웬만하면 소수파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해 가면서

결과가 아니라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가는 회의같은 거

민주노총이 모범을 보이면 안되나?

 

출근 시간에 한 토막, 점심 시간에 한토막,

그냥 생각나는 대로 혼자 중얼거리며 이렇게 쓰고 있는데

지금 보니 민주노총이 오전에 또 한건 하셨구나.

이른바, 노조비리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이라,

강승규가 위원장을 맡았던 혁신위원회에서

탁상공론에다가 수박겉핥기로 급조했던 혁신안을

9월 23일 수안보 대의원대회에서는

각급 회의단위에서 좀더 충실하게 논의하자고 유보했는데,

강승규에 대한 책임조차 지지 못하는 집행부가

오늘도 책임책임책임, 입으로만 말로만 외치는구나.

비리근절을 위한 대책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어줍잖은 혁신위원으로서 줄곧 반대토론을 했던 것이라서

점심시간을 넘겨서라도 한마디 쓰고 싶은데

그건 일정부터 챙겨보고 행하기로 하고,

오늘 아침 내게 내뱉었던 그 말을

우선 민주노총 집행부한테 보내주어야겠다.

 

-제발, 허송세월하지 맙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경찰이 구글보다 못하랴

5년 전에

초등학교 동기생 38명 중에서 32명인가가

전국에서 김천 직지사로 달려와 만난 적이 있었다.

졸업한 지 무려 26년 만이었고,

그 사이에 한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시골학교에서 나서

주로 경부선을 따라서 남북으로 뿔뿔이 흩어져서

그 동안 특별히 만날 기회도 없이 세월이 흘렀는데

이 모임이 어떻게 성황리에 가능했냐 하면

파출소에 근무하는 동기생 한명이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서 주민등록 검색을 했던 것이었다.

 

어젯밤에

동네 골목길에 차를 세웠다가 낭패를 당했다.

잠깐 볼일을 보고 나왔더니

내 뒤에 차가 턱하니 서 있는 것이었다.

전화하면 되겠지 했는데 이런, 그 차에는 연락처가 하나도 없다.

그냥 내 차를 두고 갈까 했더니

내 앞에 놓인 차들이 내 차 때문에 곤란을 겪게 생겼다.

 

고심하다가

어쩔 수 없겠다 싶어서 동네 파출소로 전화를 했다.

여차저차하여 내 뒷차의 주인에게 연락을 하고 싶은데 방법이 있겠냐,

전화를 참 친절하게도 받더구만,

예, 금세 연락드릴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5분도 지나지 않아서 경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으로는 연락은 되었으니까 아마 곧 운전자에게 연락이 갈 것이라고.

 

그래서

경찰에 연락하고 나서 10분도 지나지 않아 간단히 해결했다.

어, 경찰도 한번쯤 쓸모가 있네, 하고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CCTV, 몰래카메라, 도청, 감청...

언제 어디서든지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는 것도 경찰이잖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구글에서 내 이름을 검색했다가...

진보네에서 강승규를 검색한 목록을 보고는 구글에 갔다가

장난삼아 내 이름을 넣어 보았다.

워낙 흔한 이름이라서

나에 관한 내용을 만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첫 페이지에서 옛날의 내 흔적을 발견했다.

 

http://www.joungul.co.kr/admonition/admonition3/%EC%8B%A4%ED%99%94_18306.asp

 

에고에고...........얼굴부터 화끈거린다.

 

사실 내 얘기라기보다는

나와 함께 했던 많은 동지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때 나를 후보로 내세우고

고생했던 동지들의 열정과 헌신은 다시 만나기 어려울 듯하다.

 

민주노총도, 당도, 5년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망가졌고,

나도 남들이 등떠민다고 해서 

그 때처럼 겁없이 총선에 출마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나도 잊고있던 이런 기사를 다른데도 아니고 

"훈화" 게시판에서 만나니 참 야릇한 느낌이 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되고 보자는 선거풍토는 사라질 때가 됐습니다. ˝

대전 유성에 출마해 아쉽게 떨어진 이성우(李成雨.39.민주노동당) 후보. 어느 선거보다 과열.혼탁선거가 판을 친 가운데서도 시종일관 깨끗한 선거운동을 펼친 그의 ´페어플레이 정신´ 이 돋보인다.

전국과학기술노조 위원장으로 노조원들의 추대로 출마한 李후보는 지난달 28일 후보등록을 하면서 기자회견장에서 유권자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

▶선거비용의 10% 실업기금 기탁▶금품살포 및 지역감정 조장 중단▶선거비용 공개 등이 그가 한 약속. 사실 현 선거풍토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약속들이었지만 그는 하나도 어기지 않았다.

李후보는 한 사람의 손이라도 아쉬운 판에 선거기간 중 매일 자신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의 10%(5~6명) 를 할애, 경로당 등 불우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도록 했다.

그는 또 각종 유세나 TV연설 등에서 끝까지 상대후보를 비방하지 않아 유권자들로부터 ´별난 후보´ 로 인식될 정도였다.

사실 당선이 유력시되던 송석찬(宋錫贊.민주당) 후보가 구청장직을 중도에 그만둔데다 여러차례 토론회에 불참하는 등 비방거리가 많았었다.

그는 돈을 퍼부어 선거운동원을 동원하는 선거풍토와도 거리가 멀다.

李후보가 16일의 선거기간 중 쓴 돈은 법정 선거자금 한도(8천2백만원) 의 65%에 불과했다. 선관위 공탁금 2천만원을 포함해 총 5천3백43만원이 쓴 자금의 전부. 그가 돈을 거의 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선거운동원(연인원 1천여명) 이 모두 자원봉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들이 일당 5만원 정도를 줘가며 유세장에 대규모로 청중을 동원한 점을 감안할 때 인건비로만 5천여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李후보는 지난 12일까지 총 8백50만원을 실업기금으로 유성구청에 기탁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가족] 개구리 소동

목요일 밤에는 연맹 중집 전국순회에 하룻밤이라도 함께 하려고 광주에 갔었다.

 

밤 10시가 좀 못되어서,

연맹 사업에 대한 위원장과의 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전화가 왔다.

 



아내= 지금 어디에요? 큰일 났어요?

나- 왜요?

= 집에 개구리가 들어왔데. 아이들이 무서워서 컴퓨터방에 들어가 있다네. 어쩜 좋아?

- 경비 아저씨 불러서 같이 들어가면 되지요.

= 자기가 빨리 오면 안돼?

- 나 지금 못가.

= 그럼 어떡해?

- 일단 가 보고 얘기해요.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가 왔다.

 

= (엉엉엉 울면서) 어떡해 어떡해? 개구리가 엉.엉.엉.

- 울지 말고 얘기해 봐. 뭐가 어떻게 됐는데?

= 개구리가, 개구리가 팔짝팔짝 뛰어.

- 뭘 어떻게 했길래?  

= 거실 한 구석에 개구리가 있길래 파리약을 뿌렸어. 죽으라고.

- 개구리가 파리약에 죽냐? 개구리는 개구리약을 뿌려야지!(^^)

= 그래서 어떡하냐고?

- 경비 아저씨 부르라고 했잖아요.

= 경비 아저씨도 순찰 갔는지 없어. 엉.엉.엉.

- 그럼 119에 전화걸어.

= 이런 걸 갖고 119를 어떻게 부르냐?

- 경비아저씨 없으면 112동 경비아저씨한테라도 가봐.(작년초까지 우리가 112동 살았다)

= 몰라몰라, 빨리 와요.

- 나 못간다니까! (언성이 좀 높아졌다)

= 왜 화를 내고 그래?!!  끊어!! (전화가 끊어졌다)

 

조금 있다가 전화를 했더니 집도, 아내의 휴대폰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어디 피난이라도 갔나 보지, 하고 생각했다.

곧 전화가 다시 왔다.

 

= 경비 아저씨가 와서 개구리 꺼내 갔어요.

- 진작에 그럴 것이지.

= 아까는 경비 아저씨 없었다니까요.

- 아이들은?

= 책 산다고 해서 서점에 보냈어.

- 그런데 개구리가 왜 들어왔을까?

= 어디 개구멍이라고 있나 보지 뭐.

- 얼마 전에 애들한테 깊은 산 구멍 속에 개구리 노래 가르쳐 줬더니 개구리가 그 노래를 듣고 왔나?

= 내 참, 이게 다 당신이 일찍 안 다녀서 그런거야.

- 개구리가 들어온 거 하고 내가 늦게 다니는 거 하고 무슨 상관이야?

= 맨날 제 시간에 퇴근하면 개구리가 들어온다고 무슨 문제겠어? 경비아저씨도 그러더라, 아저씨는 어디 가셨냐고?

- 알았네요. 잘 계셔!

 

일층에 사니까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은데, 이런 일도 있구나.

아내는,

대학 다닐 때 생쥐로 실험하는 것은 곧잘 하면서도,

탈출한 생쥐가 실험실 바닥에 슬금슬금 기어나오면

의자 위에 올라가서 비명만 지르고 아예 내려오지를 않았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