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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0/13
    내가 먼저 책임을 질까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5/10/13
    [공공연맹] 민주노총 집행부의 책임있는 결단을...(2)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5/10/13
    [한선주] 민주노총에 사직서를 제출하며(2)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5/10/13
    재미있군-.-
    손을 내밀어 우리

내가 먼저 책임을 질까

지금 막 참세상에 보낸 글이다.

 

형편없다고,

참세상에서는 퇴짜를 놓을지 모르는데,

여기다가 덜렁 올려놓아도 되나...............?^.^

 

글에서도 썼지만

책임지고 내가 먼저 사퇴를 하든지

그만큼의 내용있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나도 세월이 갈수록 강승규와 똑같은 놈으로 수렴하지 않을까.

 

이미 그런가-^^

 



 

오늘도 여러 동지들을 만났다. 지난 며칠간, 만남은 어김없이 술을 동반했다. 술잔이 오갈 때마다 서글픔과 분노와 허탈함이 서로 뒤섞인 감정들이 눈물이 되기도 하고 실없는 웃음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강승규가 긴급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필이면 나는 술자리에 있었다. 백기완 선생께서 새로 낸 책을 거저 주는 자리였다. 백 선생께서는 책에 일일이 서명을 하셔서 오래 정들었거나 믿어왔던 동지들과 선생을 존경해온 사람들에게 직접 나눠 주셨다. 그렇게 즐겁고 기꺼운 자리가 민주노총의 참담하고 절망적인 신세를 타령하는 자리로 바뀐 것은 아주 짧은 시간으로 충분했다. 그 날, 나는 그것을 핑계삼아 퍽 많이 취했다.


처음엔 강승규에게만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강승규가 누구던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다. 기아자동차노조에서 노조 간부가 취업비리를 저질렀을 때 그는 진상조사단장이었다. 체포되던 당시까지 민주노총 혁신위원장이었고, 민주노총 대전본부 임원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졌다면서 지역본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았었다. 혁신이란 말을 한자로 풀어보면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가죽을 벗기는 아픔을 감수하고라도 조직혁신 제대로 한번 해봅시다, 하고 혁신위원들 앞에서 연설하던 그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언제나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세상을 살아온 듯 그는 위풍당당하게 간부나 조합원 대중들에게 훈화 수준의 말을 하곤 했다. 89년 여름 전노협 건설을 위한 몽산포 여름캠프에서 나는 그를 처음 보았는데, 밤새 모닥불 옆에 앉아, 고려운수 위원장으로서 그가 겪었던 택시노조 민주화투쟁의 지난한 역정을 우리는 감동에 겨워하면서 들었다. 그의 어떠한 말과 행동에서도 독직이나 배임수재의 혐의를 발견한 적이 없었다. 10월 5일에 그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하여 예의 당당한 모습으로 절대로 문제될 일이 없다고 호언하였는데 불과 이틀만에 그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의 찬란한 경력과 언행만으로도 우리들의 원망과 비난과 야유는 그 근거가 충분했다.


이 사건이 강승규에 대한 성토와 단죄만으로 끝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호재를 만난 언론 매체들 덕에 150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까지 금세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 머시기가 돈 받았다고 잡혀가는 거 나오던데 당신들은 뭐 받은 거 없어? 강승규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내조차 내게 핀잔을 던졌다. 한 노조 간부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돈은 받지 말라고 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동지들은 식당에서, 티비 앞에 모여 민주노총 간부들을 한꺼번에 싸잡아 뇌물받은 정치인 수준으로 매도하는 시민들을 보고는, 간담이 서늘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의 조합원들의 분노가 강승규라는 한 개인이 아니라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에게 쏟아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그 현상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읽었어야 했다. 이번 사건이 민주노총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잘못 대처하면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평생을 노동운동에 헌신해온 많은 동지들이 믿어왔고 기대왔던 삶과 운동의 근거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빼앗기는 일대 사건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했다. 대의원대회의 잇따른 파행과 단위노조의 비리사건으로 인하여 크게 훼손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민주노총이 가장 믿을만한 조직이라는 것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끔 원칙과 기풍을 분명히 세워야 했다. 그래서 이 사건을 저마다의 입장과 의견의 차이를 떠나서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우리 모두가 환골탈태하는 시금석으로 삼아야 했다.


지역본부에서 일하는 한 동지는 일부 언론의 추측 보도를 곧이곧대로 믿고 집행부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고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현장 간부들과의 간담회가 있어서 보란 듯이 큰소리를 쳤다. 민주노총은 이래서 다르다, 봐라, 즉각적으로 집행부가 책임지고 총사퇴를 한다고 하지 않느냐? 간담회가 끝나자마자 그 동지의 믿음과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지만, 대체로 현장의 조합원들은 상식의 선에서 그 동지의 얘기에 공감한다. 거리에 나가서 물어보라,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집행부의 대응은 처음부터 무책임하고 안이했다. 조합원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변명부터 흘리더니, 하나씩 사실이 드러나자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비리로만 규정했다. (설혹 개인의 비리라고 하더라도 그 사건 속에 담긴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부하고 그것을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다만,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위원장은 스스로 직무를 정지하고 일체의 대외활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집행부가 스스로 결단해야 할 총사퇴의 문제를 중앙집행위원회의 안건으로 떠넘겨 즉각적인 수습과 대처보다는 총사퇴를 둘러싼 찬반논란을 부추겼다.


새로 지명한 수석부위원장에게 밤샘회의를 맡겼던 이수호 위원장은(지난 2월 대의원대회가 파행으로 끝났을 때에도 그는 이렇게 책임을 떠넘긴 적이 있다), 다음 날 아침 기자회견을 통해 말한다. 비리혐의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지고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위원장으로서 도의적(!) 책임과 대중적 책임을 분명히 질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하반기 투쟁에 책임을 다하고 나서 조기 선거를 실시할 것이며, 자신은 이후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구차하고, 구구하다. 책임이란 낱말을 되풀이해서 구사하지만, 정작 책임을 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신속하고 결단력있는 조치를 통해서 민주노총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앞으로 제2의 강승규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기대와 요구는 철저히 무시당하고 외면당했다.


한 조합원이 얘기한다. 1월이 되면 06년 투쟁계획을 세우기 위해, 6월이 되면 상반기 투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또 내년 연말이 되면 하반기 투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변명은 얼마든지 많죠. 투쟁도, 책임도, 제발 늑대소년처럼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진정 책임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요? 이 얘기에 이수호 위원장은 무어라고 답할까. 책임을 지겠다면서 당장에 책임질 일을 뒤로 미루고, (사실상의 사퇴선언이라고 언론은 덧칠을 했지만) 뜬금없는 불출마선언으로 혼란을 자초하는, 이 모순과 불일치를 누가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조바심과 충격으로 며칠을 보내다가, 이수호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더 큰 실망과 분노를 느꼈다는 민주노총 상근 활동가의 사직의 변이 차라리 훨씬 알기 쉽고 내 가슴에 절절하게 와 닿는다.


민주노총과 연맹 간부들의 말과 행동이 조합원들과 일반 국민들에게 강승규의 그것과 똑같이 회자되고 있을 오늘, 나를 포함해서 많은 동지들이 혼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집행부의 행보를 보면 흔들림없이 의연하고 당당하다. 마치 체포되기 전까지의 강승규를 보는 듯하다. 혁신에 실패한 집행부가 아직도 혁신을 되뇌고, 정부의 노동운동 탄압과 일방적인 노동관계법 개악처리 기도를 방패막이로 내세운다. 그들의 관성이 놀랍고 무섭다. 진지한 반성일지라도 관성이 되면 더 이상 뉘우침과 성찰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에 또다시 경악한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이지러진 모습 속에서 돌연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들에게 향했던 연민과 안타까움, 분노와 실망을 지나, 나에게 드리워지고 있는 막막하고 캄캄한 느낌이 나를 압도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들은 옳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궤도를 벗어나 질주하는 저들의 독선을 어찌할 수 없다면, 나도 관성의 늪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하리라는 아득한 절망감이다. 거대한 불감증과 관성의 수구적 행태를 깨뜨리지 못한다면,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이 세상을 살맛나게 바꾸는데 작은 힘 보태겠다며 살아온 것이 헛소리나 개수작에 지나지 않으리라는 뼈아픈 예감이다. 내 인생에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치더라도, 나 자신부터 단호하게 백의종군의 길로 나서든가, 그에 상응하는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이 어찌, 지금 나만의 고민이겠는가. (200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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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맹] 민주노총 집행부의 책임있는 결단을...

우리 연맹 중집위가

오늘 오전 10시부터 대구지하철노조에서 있었다.

민주노총의 상황에 대한 토론이 있었고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나온 성명서가 아래 첨부하는 거다.



공공연맹은 10월 12일 제23차 중앙집행위원회(2차 투본회의)를 개최해 최근 사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민주노총 결정이 민주노조운동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건이 민주노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민주노총마저...’ 라며 따가운 눈초리와 비난을 조직 안팎에서 쏟아 붓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민주노총의 뼈아픈 반성의 목소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 지도부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 집행부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사퇴냐 아니냐를 높고 갑론을박하며 분열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줬습니다. 이수호 위원장은 직무정지를 선언하고 나서 중앙집행위원회가 끝나자마자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하반기 투쟁에 대한 책임을 다하여 투쟁을 끝내는 즉시  조기선거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발표함으로서, 당면한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사실상 유보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공공연맹은 이번 사태에 대한 민주노총 집행부의 안일한 대응에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98년 정리해고법 합의 때, 그리고 02년 발전소 매각 저지 총파업을 철회했을 때 민주노총 집행부는 조직에 준 혼란을 책임지고 총사퇴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자주적이고 민주적으로 대안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대안이 투쟁이면 투쟁을 조직하고,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면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것은 집행부의 책임 있는 결단과 조합원의 결의를 모아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것이 곧 민주노조운동이 부여잡고 있는 민주성이며, 자주성이며, 단결이었습니다.


이번 민주노총 핵심집행부의 비리문제는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앞서 얘기했던 것보다 그 정도가 덜하다 할 수 없습니다. 또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은 기아자동차 취업비리 진상조사위원장으로,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리를 비웠을 때 그 업무를 대신해 왔습니다.

비리를 저지른 개인에 대한 징계를 넘어 민주노총 집행부로써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현실을 바로 바라봐야 합니다. 지금은 집행부의 결단만이 조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돌파할 수 있습니다.


이번 비리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민주노총 집행부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각 조직별 입장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집행부의 결단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정리해야 할 순간에 집행부는 문제를 안건으로 처리했습니다. 그 순간 이미 조직은 또 다른 혼란과 분열로 휩싸이기에 충분했습니다. 급기야 ‘다수의 의견’이라는 외피를 쓰고 민주노총 집행부는 결단이 아닌 중집위 결정으로 이 문제를 덮으려 하고 있습니다.


반성하고 거듭나려는 노력보다 투쟁을 이유로 그 노력을 유예시킨 민주노총을 보수언론은 때를 만난 듯 비난하고 있습니다. 함께 해온 동지들이 안일하게 대응하는 민주노총을 등지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민주노총마저...’ 라는 소리에 부끄러움과 지도부에 대한 배신감으로,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무엇으로 하반기 투쟁을 조직하겠다는 것입니까? 이런 상황마저도 정파적 구조를 얘기하며, 그래도 현 지도부를 지지하는 조합원과 대의원이 더 많으니 상관없다 하겠습니까? 그것으로 민주노총 전체가 극복해야할 갈등과 위기가 극복될 것이라고 정말로 믿는 것입니까?


하반기 민주노총은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 등 중요한 투쟁의 과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비리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책임 있는 자세만이 현실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어렵더라도 조합원들이 투쟁의 정당성마저 외면하지 않도록 현장을 조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공연맹은 민주노총에 대한 애정을 담아 민주노총 집행부가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을 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더불어 공공연맹은 모든 조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와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 민주적 재편을 위한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05년 10월 12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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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주] 민주노총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내가(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선주 동지가 민주노총에 사직서를 냈다.

한선주 동지뿐만 아니라 총연맹 상근자들이 우르르 사직서를 냈고

내일 아침이면 기자회견까지 한다고  했다.

총연맹 집행부의 납득할 수 없는 기막힌 행태에 안팎의 비판이 끓어오르고 있는데

정작 문제의 핵심 당사자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권력(무슨 권력?)이나 찬탈하려는 노림수라고

진정으로 민주노조운동에 몸 바쳐 왔던 동지들을 매도하고 비난한다.

 

나야말로

관성에 젖어 헤매지 말고

한선주 동지와 현장에서 말없이 온몸으로 헌신하고 있는

동지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민주노총 사무총국 활동가들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전원 사퇴를 다짐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한선주 조직국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한국일보 최흥수 기자)



민주노총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민주노총 조직국장으로 일해 온 한선주입니다,

만 5년 열흘을 몸담아 왔던 민주노총을 떠나며 동지들께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동안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성실히 노동운동에 복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상급단체 상근활동이 길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몸에 배는 관성화에 스스로 채찍질하고 반성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많은 동지들이 그렇게 노동운동 일선에 임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7일, 민주노총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금품수수 사건은 민주노조 안에서는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사건으로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 주었습니다.

조바심과 충격으로 며칠을 보냈는데 결국 11일 오전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며 더 큰 실망과 분노를 느꼈고,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며 저의 심경을 올립니다.


첫째, 민주노총 지도부의 안이하고 주관적인 태도 속에서 민주노총이 더 이상 민주노조 운동을 책임 질 조직이 될 수 없음을 가슴 아프게 느낍니다.  

강 수석은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원회 위원장이었으며, 기아자동차 취업비리를 비롯한 각종 사건의 진상조사 위원장을 맡아 조직안팎에서 핵심적인 활동을 진두지휘해 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까지 금품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민주노총과 조합원, 그리고 투쟁을 팔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와 함께 했던 지도부들이 또다시 하반기 투쟁을 책임지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슨 지도력으로 비정규투쟁을 책임지고 노사관계 로드맵 등 하반기 중차대한 사업들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둘째, 조직에 치명적인 부도덕함을 대하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태도가 절망스럽습니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금품수수 사실에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은 조합원동지들과 민주노총에 애정을 갖고 있는 민주시민들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민주노총 지도부는 신속한 입장과 대국민 사과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뼈아프더라도 민주노총답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였어야 합니다. 즉 대중조직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대하는 원칙과 기풍을 확고히 세움으로 제2, 제3의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고 조직의 건강성을 회복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퇴냐 아니냐를 놓고 밤새 논란하면서 권력에 연연해하는 전형적인 관료들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위원장은 업무중지 사흘만에 복귀하고, 조기선거로 이 충격의 파장을 가라 앉히려 하고 있습니다.


셋째, 민주노조운동의 생명인 자주성, 민주성이 민주노총에서부터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굳이 민주노조를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자주성과 민주성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단위노조에서 물의를 일으킨 지도부들이 책임지고 총사퇴하는 모습을 여러번 보아왔습니다. 그것은 시퍼렇게 살아 있는 조합원 대중이 노동조합의 주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나돌던 흉흉한 소문도 두려웠지만 더욱 충격스러운 것은 민주노조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팔아 먹은 온상이 민주노총 심장부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상태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만 합니다.  


넷째, 저의 짧은 생각을 백번 양보해 지도부의 고뇌와 고충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현장에서는 자주성과 민주성을 지키려고 바둥거리고, 또 다른 현장은 곪아 터지고 있다는 한숨이 나오는데 민주노총 지도부는 어떠한 원칙으로 이러한 조직을 이끌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 사태를 진정으로 책임지고자 하다면 백마디 말보다 평조합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며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지애 어린 격려와 채찍으로 함께 해야 할 일이 있고, 엄중히 벌해야 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이번 강 수석 문제는 조합원의 이름으로 벌을 하고, 그와 함께 한 민주노총 지도부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문제입니다. 앞으로 현장에 이와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면 남은 사업들을 책임지기 위해 두세달 있다가 물러나라고 지도할 수 있겠습니까?  


며칠 사이 벌어진 일들 속에서 저 역시 애정을 갖고 몸담아 왔던 조직을 갑자기 떠나려니 아쉬움과 서러움이 복받칩니다. 이런게 바로 기득권인가 봅니다.

힘은 없지만 저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이후 지금까지 민주노총 사무총국 성원의 한 사람으로 공식적인 토론이나 상황공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돌면서 많은 회한을 느꼈습니다.  

이제 투쟁현장에서 동지들을 다시 만나고자 합니다.


2005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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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군-.-

내 이름이 신문에 나왔어요.ㅋㅋㅋ...

 

내용은 첨부된 기사를 보시구요, 지금 하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니라, (노동자 편이라고 자처하는) 매일노동뉴스의 기사와 (여느 일간지와 별 다름이 없는) 국민일보 기사의 뉘앙스가 크게 달라서 동지들이 직접 비교해서 보시라고 하는 말입니다요.

 

그나저나, 양경규 위원장은 도하 언론에서 차기 위원장으로 유력하다고 하는구만. 떽,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하여간 언론은 웃~겨요!^^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 지도부 조기선거 결정, 강한 반발

파장 확대될 가능성 적어…충남 본부장 사퇴 등 후유증

 

(중략) 하지만 이처럼 지도부 결정에 대한 반발에도,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하반기 투쟁을 앞두고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태는 조만간 일단락 될 가능성이 크지만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과 지도력 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이수호 위원장은 “내년 조기선거가 하반기 투쟁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수호와 강승규라는 비중있는 인물들이 빠지면서 치르게 될 조기선거 판도는 벌써부터 노동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일보>

민노총 지도부 총사퇴 유보 배경·전망

 

(중략) 민주노총은 이수호 체제의 한시적 유임이라는 카드를 내놓았지만 ‘식물체제’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 공공연맹 이성우 사무처장은 “장고 끝에 악수 둔 격”이라며 “현 지도부가 하반기 투쟁을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하반기 투쟁이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1> 국민일보 기사

 

 민노총 지도부 총사퇴 유보 배경·전망

[국민일보 2005-10-11 17:56]


이수호 집행부의 즉각 퇴진까지 거론되던 민주노총이 ‘내년 1월 총사퇴’라는 고육지책을 내놓았지만 내부 갈등과 조직 내 주도권 싸움 등으로 미봉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사실상 단절된 노·정간 대화 채널 복원도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1월 지도부 재구성=민주노총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는 진통 끝에 현 집행부가 사태를 수습하고 하반기 투쟁을 마무리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이 위원장 및 이석행 사무총장 등 핵심 지도부 사퇴요구 목소리도 높았지만 일단 도덕적·정치적 책임론과 시급한 현안 해결 우선이라는 현실론의 중간 지점을 선택했다.

이 같은 절충안은 집행부 사퇴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는 업무 공백과 혼란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가 계속된 비리로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에서 민주노총마저 완전히 무너지면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최소한의 방패조차 사라진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 위원장도 기자회견에서 “사퇴는 쉽지만 무엇이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지도부 공백과 혼란은 하반기 투쟁은 물론 전체 노동계의 무장해제 상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 반발과 전망=민주노총은 이수호 체제의 한시적 유임이라는 카드를 내놓았지만 ‘식물체제’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 공공연맹 이성우 사무처장은 “장고 끝에 악수 둔 격”이라며 “현 지도부가 하반기 투쟁을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하반기 투쟁이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노동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올해의 투쟁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사회적 교섭 참여 여부를 놓고 벌어진 폭력사태,3월 폭력으로 무산된 임시대의원대회를 간신히 봉합하고 조직혁신 작업을 추진한 현 집행부에 대한 조직 내 반발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강승규 부위원장은 지난 1월 결성된 기아자동차 노조비리 진상조사단장이었으며 3월 이후에는 조직혁신위원장으로 활약했다. 이 위원장은 스스로 직무정지를 결정한 지 이틀 만에 이를 번복했다. 그만큼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동시에 민주노총은 내년 1월 차기 위원장 선거를 예고함으로써 강온파간 갈등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관심은 범좌파로 불리는 강경파 가운데 누가 차기 위원장이 되느냐에 모아졌을 정도다. 현재로서는 중앙파인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과 현장파인 유덕상 전 수석부위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심지어 ‘사회적 교섭’ 참여 여부를 놓고 빚어졌던 강온파간 폭력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2> 매일노동뉴스 기사

민주노총 지도부 조기선거 결정, 강한 반발

파장 확대될 가능성 적어…충남 본부장 사퇴 등 후유증

2005-10-11 오후 6:59:09  입력 / 2005-10-11 오후7:03:04 수정(1차)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 구속 사태 수습을 위한 민주노총 지도부 거취 결정에 대해 이수호 위원장 등은 “대중적인 책임과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각적인 총사퇴와 하반기투쟁 책임이라는 두 가지 주장을 조율한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이수호 집행부는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중도하차 하게 됐다.


지도부 거취 등을 결정하기 위한 중집회의는 유회와 정회를 반복하면서 진통을 거듭했다. 10일 오후 7시30분에 시작된 회의는 11일 새벽 12시30분까지 세번의 정회를 거친 뒤 유회되고 상집회의를 열어 중집에서 논의된 안을 바탕으로 조율에 나섰다. 이어 새벽 2시40분경 다시 중집회의를 열자마자 바로 정회시킨 뒤, 임원회의를 진행했으며 오전 9시 중집회의를 거쳐서야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정치적-대중적 책임 조율


이 과정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하반기 투쟁 등을 위해 현 지도부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또 지도부가 사퇴한다 하더라도 위원장만 사퇴하는 방안부터 지역본부장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새벽 12시30분까지 진행된 중집회의에서는 전반적인 토론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내용들이 나왔다.


하지만 새벽 12시30분께 시작된 상집회의에서부터는 △현 지도부체제를 당분간 유지한 뒤 내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기선거를 치르는 방안과 △위원장과 사무총장만 사퇴한 뒤, 직무대행체제를 유지하면서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보궐선거를 치르는 방안으로 급격히 좁혀졌다. 이어 새벽 3시께 시작된 임원회의에서는 자진사퇴를 완강히 주장했던 이수호 위원장이 마음을 바꾸면서 최종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집위원들 가운데 다수가 하반기투쟁을 책임져야 한다며 이 위원장 사퇴에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각적인 총사퇴’와 ‘하반기투쟁 책임’ 사이의 절충안에 더해, 현 집행부를 지지하는 쪽이 압도적 다수인 중집회의 구조에서 최종안이 나온 셈이다.


한 산별연맹 관계자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으로 본다”며 “직무대행이나 비대위체제로 하반기투쟁을 진행한다면 힘이 실릴 수 있겠냐”고 말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사실상 지도부는 총사퇴를 결정했고 책임을 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무관심 우려”


하지만 이런 지도부 결정에 대해 일정정도의 반발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경수 충남지역본부장은 11일 오전 중집회의에서 항의하면서 퇴장하고 본부장직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강하게 문제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주요 지도부의 비리혐의에도 즉각적인 총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직혁신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이 엷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경수 본부장은 “본부장 사퇴의사를 지역본부에 공식 통보했다”며 “이후의 문제는 현장 조합원들의 몫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도부가 사퇴하고 하반기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모두가 사는 방식이었다”며 “사회적합의 논란때부터 계속돼 온 지도부 행위에 조합원들의 무관심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 관계자도 “한국노총과는 다르게 최소한 현장입장을 반영한 결정을 기대했다”며 “하반기투쟁을 앞두고 오히려 조직 내부 혼란과 조합원들의 냉소적인 시각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지도부 결정에 대한 반발에도,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하반기 투쟁을 앞두고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태는 조만간 일단락 될 가능성이 크지만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과 지도력 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이수호 위원장은 “내년 조기선거가 하반기 투쟁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수호와 강승규라는 비중있는 인물들이 빠지면서 치르게 될 조기선거 판도는 벌써부터 노동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학태 기자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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