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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4
    문상가야 하는데...(3)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6/12/04
    (8)
    손을 내밀어 우리

문상가야 하는데...

국민학교 때 참 친했던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오늘 퇴근하면

곧장 김천도립병원 장례식장에 가서 문상도 하고

새벽이라도 김천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도 잠시 뵙고

엄마손맛이 그윽한 된장 좀 가져오려고 계획했는데,

아침 회의부터 다 틀어졌다.

 

1년전부터 4조직(공공연맹, 화물통준위, 민주택시, 민주버스) 통합논의를 해왔는데

그게 지지부진하다가 급기야 통합 날짜를 12월 15일로 잡은 게 지난 주라,

지난 주 토요일까지 논의한 내용을 상집, 사무처 회의에 보고했더니

비판 일색이었다.

회의에 줄곧  참여한 나 스스로도 예상했던 비판이고

줄줄이 다 맞는 얘기들이라서 변명의 여지도 별로 없었다.

 

결국 오늘 더 준비하고

내일 아침부터 다시 회의에 붙이기로 했다.

2시부터 시작해서  저녁까지,

저녁먹고 8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국회 앞 집회도 연맹 대표자회의도 모두 빼먹고

통합 관련 회의만 거듭했다.

 

그리고 오늘은 일단 끝났다.

김천 갈 차는 사실상 모두 끊어지고

(있다고 해도 내일 이른 아침부터의 일정을 생각하면 지금은 못간다)

할 수 없이 조금 전에 김천에 사는 막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 대신 장례식장에 가서

내가 간 것처럼 예를 모두 갖추고 형 친구 만나서 사정 얘기 좀 하라고.

 

금세 달려갔는지 동생을 통해 내 친구랑 전화가 연결됐다.

친구가 하는 말,

"성우야, 니가 그렇게 바쁘게 사는 게 우리 모두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안와도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

 

나는 과연 그 친구의 말에 값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곰곰 생각하고 반성하면서 사무실에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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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비정규 개악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처리된다고 해서

사무실 출근하자마자 헐레벌떡 국회앞 집회로 달려갔다.

 

마지막 연사가 민주노총 위원장이었는데, 연설 내용중에서

대강 이런 내용이 기억난다.

"미친 듯이 짖는 개새끼는,

 그 자신이 무서워서 짖는다고, 수의사들이 그러더라.

 나지막하게 으르릉거리기만 하고 조용히 노려보는 개새끼를

 진짜로 조심해야 한다.

 그런 개새끼야말로 사람이 걸리면 그냥 물어버린다.

 지금 저 개새끼들이 우리들의 집회를 불법으로 매도하고

 원천봉쇄하며 광분하는 이유는, 우리의 투쟁이 두렵기 때문이다."

 

내용보다도 개새끼라는 말에 화부터 났다.

이 대목에서 꼭 개 대신에 개새끼라는 말을 쓰면

의미가 더 분명해지고 분노가 더 크게 느껴지는가?

 

집회 끝나고 사무실에 왔다가 다시 3시 청와대 앞 집회로 갔다.

고 하중근 열사 정신계승! 살인경찰 책임자처벌 촉구! 총파업투쟁승리 결의대회.

이런 길다란 이름의 집회가

50미터 간격으로 청와대로  가는 길 어귀를 지키고 있던

경찰들의 봉쇄망을 뚫고 들어온 200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생동감있는 연설에 위트와 유머를 잘 섞어 재미를 더하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께서 연설을 하는데,

아아,  X나게 어쩌고 하면서 욕까지 섞어서 노무현과 정부를 질타했다.

재미있게 듣고 있다가 X나게 하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뒷얘기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구호나 연설 중에 욕설이 등장할 때마다

꼭 저렇게  해야 하나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는데

오전에는 총연맹 위원장 오후엔 민중연대 상임대표가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섞어서 연설을 하는 것을 보고는

"집회중 욕설금지 운동"이라도 해보고픈 충동이 일었다. 

 

 "집회중"이 아니면 욕설을 써도 괜찮냐고 

괜시리 누가 시비를 걸지 모르겠는데,

여기에다가 '개새끼'니 'X나게'니 하는 낱말들을

인용하면서도 내 손이 은근히 떨린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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