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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란 참 힘들게 다가온다.

  • 등록일
    2008/11/15 23:41
  • 수정일
    2008/11/15 23:41
이별을 예정하고 살아가는 것도 참 힘들 일이라는 것이 이 곳에 내려와 느끼게 된다.
언젠가는 가야할 곳이 있고, 만남의 시간이 고정되어 있는 이주노동자 그/녀들과의 함께하는 삶은 즐거우면서도 한편 이별이라는 예정된 작별이 있기에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오늘 스리랑카 자나드씨와 만쥴라씨.... 이들은 EPS(Empolyment Permit System)를 받고 한국에 체류기간을 보장받아 아직 기간이 남은 합법이주노동자들이다. 합법과 불법의 차이는 그 기간의 차별은 추후에 말하더라도 이러한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고국에서의 불안한 노동의 삶을 연장하기 위하여 이곳에 온다.

만쥴라씨 집에 빚이 2만달러를 져서 한국에 와야만 했고, 동생이 EPS를 통해 들어오면 자신은 내년도 비자만료시점인 1월에 출국한다는 말을 하였다. 자나드씨도 불법사람 무서워요. 집에 가요. 꼭 스리랑카 오면 저희에게 연락주세요. 말하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또 이별을 하는 구나... 시간은 남았지만 정해진 시간 또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막막하기 그지 없다. 이들에게 투쟁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기에 스리랑카에서의 삶과 상황이 이를 뒷받침 하기 어렵게 한다.

송출할때 브로커에게 4천달러를 주고 왔다는 만쥴라씨.... 집에 빚을 이제서야 다 갚았다며 안도하지만, 동생이 EPS로 들어오지 못하면 출국을 안한다고 말한다. 자나드씨 무서워서 한국에서 살아가기가 어려워요. 친구들도 집에서 나가지 못하고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그냥 집에 머물고 있어요. 돌아다니지 못해요.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한국에서의 고단한 삶을 털어놓는다.

자신이 가도 꼭 스리랑카에 오면 찾아달라고 안부도 전해준다. 자나드씨는 브로커가 친구와 절친한 사람이라 만쥴라씨보다는 적게 1800달러를 주고 한국에 들어왔다고 말한다. 유럽은 더 많은 돈을 브로커들에게 주어야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하며, 여전히 한국에 들어와 일을 하고 싶은 스리랑카 친구들이 줄서 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먼쥴라씨는 동생의 패스포드를 주면서 아는 사람중에 사장이 있으면 이 사람을 고용해 달라며, 카피해서 전달해 주라는 부탁을 한다.

이렇게 친구들은 이곳에 정착하고 싶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방인으로 취급받는다. 한쪽에서는 이주노동자 그/녀들을 위한 문화행사와 사회적약자를 위한 지역민과 함께하는 사업들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행사와 시간 때우기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국제결혼한 가정의 이주민(이주여성)에 대한 지원 또한 다채롭게 되지만 이주민(이주여성)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그녀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남들이 하는 사업이니 진행해 보자고 그리고 그녀들과 친구하기를 말한다. 그러나 정작 그녀들은 함께 이야기하고 따스한 말한마디 전하는 진솔한 친구를 원한다. 이러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기 그지 없다.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미명으로 교육자와 피교육자라는 대상으로 전락한 사업은 이주여성이 한국에서 정착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게 오늘도 이별이라는 화두가 이주노동자들과의 이야기에서 진행된다. 참 마음이 아린 일이다. 웃고 함께 지속적으로 지내지 못함을 알았지만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참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스리랑카 사이트에 들어가 노래를 듣거나 소식을 접하면서 이주노동자 그/녀들이 갖게될 고국에 대한 향수의 깊이를 가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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