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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에 와서....

  • 등록일
    2004/08/16 19:33
  • 수정일
    2004/08/16 19:33

큰아버님이 위암으로 서울 원자력병원에 약 두달간 입원한후 시안부 인생을 선고받고 함께 시골에 내려왔다. 고향인근 목포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여 그 동안 삶을 정리할려는 것 같다. 그래 서 인지 형, 누나, 나, 동생들의 만류에도 고집을 부리신것 같다. 아픈 몸이나 잘 보살펴야 하는데....
 
시골에도 인터넷이 연결되어 주인장 게시판에 글을 끌적여 본다.

 

난 꼬인 인생인 것 같다.



그 동안 큰아버님이 서울 병원생활로 사무실과 병원을 오고가며 간병하느랴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였다. 당시 나에게 중요한 것은  큰아버님이 병이 낳을 수 있냐 없냐가 중요하였다, 그런데 암이 초기가 아니라 거의 손을 쓸 수 없는 말기 판정이 나온 후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 의학기술로는 아무런 손을 써볼 수 없다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하다. 돈이 있어도 고칠 수 없는 병이기에 우리 가족의 무기력은 가슴이 쓰리다 못해 심장이 찌저질 듯한 고통이다.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는게 이런거구나. 그냥 찹찹하다.
 
결혼도 하지 않고 홀로 사신 큰아버님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우리 형제을 돌봐주시고 늘 아버지, 어머니 처럼 든든한 존재였는데,  아무런 손 써보지도 못하고 이별을 준비하여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만남이 없는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런데 더욱더 마음이 아픈건 큰아버님이 우리 신세를  질까봐 온몸의 통증이 오는 와중에도 자신의 몸을 돌보기는 켜녕 고향 병원에 내려가신다고 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누나와 내가 병원비로 이야기한 것을 밤에 들으셨나 보다. 대략 원자력병원에 두달 입원 하였는데 함암치료 그리고 여러 정밀검사를 한 비용이 총 3800만원  정도가 청구되었다. 간병인비는 대략 380만원 이 비용이 부담스러 우셨나 보다. 그리고 이후 임종하시기 전 까지 내려가서 드는 비용이 대략 1개월 마다 1000만원이 들어간다. 서울의 경우 1500만원정도가 월 평균 들어갔다(간병인비 제외). 비용은 걱정 말라고 그랬는데....  마지막을 고향 근처에서 보내고 싶은 것 같아 내키지는 않지만 승낙하고  내려왔다.
 
당장 내려와야 해서 집을 급매로 팔고, 대출을 받아 병원비와 몇 개월치 병원비를 형, 누나, 동생들과 모왔다. 난 그나마 전세로 사는 집에  있어 그냥 집을 팔았다. 큰아버님에게 받은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큰아버님의 병이 나을 수 없다는 것이 참담할 뿐이다. 그래서 매주 서울과 목포를 오가기로 하였다.
 
 내가 사랑하는 이와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이별을 한다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부모님을 가슴속에 묻고, 또 큰아버님을 가슴 속에 묻어야 하는게 무섭고, 서글프다.
 
 성실, 정직한 삶을 살았고, 남에게 늘 배풀기만 한 삶을 살아 남들에게 해가 되지 않고 살았는데 왜 이리도 빨리 삶을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불공평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이상 손 쓸수 없는 현실, 진통제와 항암제 없이는 늘 고통의 나날을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이 나에게 놓인 분명한 현실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년 몇번 내려오던 고향행이 마음만 무겁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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