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민영순씨가 오는 13일부터 서울 창천동 쌈지스페이스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조명하는 ‘XEN-이주, 노동과 정체성’ 전을 연다. ‘XEN’은 이방인, 침입자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어근에서 따왔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경제와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고발하기 위해 기획됐다.
버클리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민씨는 이차원적인 회화에서 벗어나 사운드와 포스터, 비디오를 이용한 설치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그들의 감정상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실을 꾸밀 예정이다.
미국 LA 한인타운이 등장하는 비디오 작품은 한국인 역시 서구의 불법체류 노동자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며, 6대의 비디오 카메라로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 인터뷰를 담은 설치작품은 관객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민씨는 또 인도네시아계 영국작가인 알란 데수자씨와 함께 이주노동자 부부로 신분을 위장하고 전시장에서 자유롭게 관객과 함께 인간의 정체성과 노동에 대해 얘기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오는 14일 오후 1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전시는 9월 18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3142-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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