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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희덕] 이 골방은

  • 등록일
    2019/12/16 18:43
  • 수정일
    2019/12/1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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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삶의 막바지에서
바위 뒤에 숨듯 이 골방에 찾아와
몸을 눕혔을 그림자들
그 그림자들에 나를 겹쳐 누이며,
못이 뽑혀져나간 자국처럼
거미가 남겨놓은 거미줄처럼 어려 있는
그들의 흔적을 오래 더듬어보는 방
내 안의 후미진 골방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방
세상의 숨죽인 골방들, 그 끊어진 길이
하늘의 별자리로 만나 빛나고 있다

나희덕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중에서....

p.s 내면들여다 보기... 투쟁도 내면 들여다 보면 구구절절하다. 각박한 세상... 안녕할 겨를 없다. 길거리로 내몰려지기 않기 위한 처절함이 광풍이 되어 이 땅을 얼리고 있다. 투쟁하는 이들만 자본과 정권에 대항해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있다. 투쟁하는 그/녀들의 내면의 방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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