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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용택] 사랑

  • 등록일
    2004/11/02 21:23
  • 수정일
    2004/11/02 21:23

** 마흔 여덜편의 사랑시와 한편의 이별시가 담긴 김용택시인의 시집 "참 좋은 당신"에서 한편의 이별시를 적어봅니다.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을 둘 데 없이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객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라해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멀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시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김용택 사랑시 "참 좋은 당신" 중 한편의 이별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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