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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오후

  • 등록일
    2005/05/10 13:32
  • 수정일
    2005/05/10 13:32

조용하다. 간만에 아무도 없는 공부방 컴퓨터에서 이렇게 글을 끄적여 본다.

(요즘 내가찾는노래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들이 올 시간이 다 되었건만 그림자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점심식사를 어제와 같이 먹고, 그냥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개짖는 소리뺴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만 공부방에 불청객이라면 봄인데도 여름에 봄직한 파리들 몇마리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이렇게 조용한 오늘같은날 아이들이 없다면 그냥 낮잠 한숨 잤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어제 그러나 내가 있는 곳을 둘러싼 공간은 분주하기만 하다.

오산을 약간 벗어나면 덤프연대 파업투쟁 대오가 덤프차량을 막고 파업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가 하면... 수청동은 여전히 아무런 소식없이 장기투쟁을 준비하고 있고, 평택에 내려가면 올해부터 파업투쟁을 전개한 행운레미콘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고, 여주CC 그리고 삼성일반노조 이마트 투쟁 등 다채로운 투쟁들이 열거되어 있다.

 

이 투쟁들 다 결합은 하지 못하지만 지역에서 가까운 투쟁에 적극 연대를 호소하는 동지들이 있다. 이 투쟁은 나의 조용한 오후와 다르게 상황실에서 늘 긴박하게 돌아가겠지 라는 생각을 해보니 조용한 오후는 나태한 게으름인 것 같다. 그래도 오늘 같은 날 그냥 날씨를 핑계삼아 조용히 고즈넉하게 혼자 노래를 보던 시집을 펼치던 사회과학 서적을 펼쳐보던 그런 나만의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

 

욕심이야 끝도 없지만 지금 조용함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있다.

아이들이 오면 또 시끌벅쩍 하겠군... 그래도 주일중 3일 월, 화, 수 이 공간에서 아이들로부터 삶을 배우고 익혀나간다. 내가 가르치는 것보다 배움이 많다. 그래서 가르친다는 것보다 함께 배워나가는 삶이 더 다채롭고 새롭게 다가온다.

날씨가 너무 좋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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