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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이 심하다.

  • 등록일
    2005/07/06 10:07
  • 수정일
    2005/07/06 10:07

요근래 들어 출입국 관리소의 단속이 한층 강화된 느낌이다.

오산역과 터미널 주변에 차를 대기해 놓고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는 출입국 직원의 출현소식을 자주 접한다. 그래서 이주노동자 동지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어제는 오산터미널을 시작으로 양감까지 단속을 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법무부에서 내놓았던 2005년도 미등록이주노동자 6만 정도로 유지하고, 2007년 4만까지 숫자를 줄이겠다는 발표가 공염불이 아님을 느끼는 날이다.

 

특히,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이 단속으로 인해 도망쳤다는 소식을 접하면 잡히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이도 늘 사업장에서 출입국 관리소 직원의 단속으로 불안한 일상을 보내는 그/녀들을 생활이 참 고달프고 불안 속에서의 노동을 전개하고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

 

그러나 단속추방에 대한 뽀족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단속추방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해도 사건이 벌어진 뒤라서 크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상시적으로 그 단속을 막을 수 있게 대기하는 인원도 부족한 터라 대응이라고 해봐야 출입국 직원이 봉고차를 몰고 공장을 단속하는 과정을 지켜보거나 아니면 단속 활동을 저지하는 수준이다.

 

몇번 가보면 이미 이주노동자 동지들을 봉고차 안에서 불안하였던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고국으로 갈 준비를 한다. 뾰족한 묘수가 없는 한 그/녀들은 출입국 관리소에 들렸다 보호소로 이감된다. 다만, 체불임금과 퇴직금이 밀린 사람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비행기 티켓이 나오기 전까지 보호소 생활을 하다 간다.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아노아르 위원장 처럼 보호소에서 투쟁을 전개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연일 진행되는 단속으로 인해 출입국 관리소는 물론 보호소 이주노동자들의 수가 부쩍늘어나 출입국관리소나 보호소에서 이주노동자들에 처우문제가 붉어지고 있다고 한다. 부쩍 늘어난 인원수 때문에 출입국 관리소나 보호소는 인원이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하며, 그 공간에서 생활이 불편하다고 한다. 그리고 죄인도 아닌 사람들에게 죄인처럼 대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들은 한국에서 노동을 위해 왔고, 한국노동자들이 마다하는 3D업종에서 일을 하며 갖은 고충을 이겨내고 있다. 자국에서 노동할 수 있는 조건만 있으면 한국이라는 타향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주노동자 동지들의 모습에서 우리내 과연 이주노동자들이 단지 불법체류한다고 해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이렇게 방치하는 것이 올바른 처사인가를 물어본다.

 

중소영세사업장의 경우 이주노동자들이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출입국 관리소의 단속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는 사업장들도 많다. 그 이유야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있는 노동자들을 살펴보면 이주노동자들 밖에 없고, 한국 노동자들이 공장에 와봐야 몇달 못하고 떠나간다. 그리고 대부분 연수생으로 왔고, 숙련노동자로서 어느정도 지위를 확보하고 노동에 종사할 시기에 정부는 비자만류로 이주노동자 그/녀들을 떠나보내거나 다시금 자국에 돌아가서 몇개월 후에 돌아와야 하는 현상에서 회사는 그 기간동안 또다른 노동자를 고용해야 하는데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말을 들으면서 정부의 이주노동자정책에 대한 쫒아내기 방식으로의 정책운영은 그 한계가 이미 바닥을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는 희미해 보인다.

 

이렇듯 지금 이주노동자들은 자진 출국하거나 단속추방으로 출국 당하고 있다. 단지 산업화를 이루어내 발전하였다는 이름으로 아시아 노동자들을 홀대하는 정부 그리고 한국 노동자들 또한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자본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만들려고 하는 모습에서 경제발전의 미래의 그림자를 본다.

 

계속되는 단속추방 이주노동자 투쟁과 한국노동자 그리고 연대하고자 하는 단위의 굳건한 연대투쟁을 위한 활동들이 이제는 하나둘 보여져야 한다. 또한 정부에 대한 이주노동자들의 지역조직강화와 단결을 통한 강력한 투쟁이 또다시 요구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도 되어진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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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 등록일
    2005/07/03 14:28
  • 수정일
    2005/07/03 14:28

이주활동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이별을 자주한다.

어린이집에 나왔던 방글라데시 아이 라비와 이별을 한다.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여, 저번주 수요일 환송해겸 생일파티를 하였다. 액자에 비친 라비의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린다.

 

가냘픈 몸.... 태어날 때부터 인큐베이터에서 있었던 아이 그리고 밝게 자랐고, 방글라데시 말보다 또박또박 한국말을 잘하는 아이이다. 눈도 이쁘게 생겼고 아이들에게 말썽을 부려서 그렇지만 해맑게 자랐다. 아버지가 과로사로 죽은 아이 그래서 목사님과 삼촌들을 보면 아빠라고 서슴없이 말하며 따르던 라비가 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방글라데시 집으로 간단다.

 

오목사님과 어린이집 이진희 선생님이 라비에게 줄 선물이라며, 잘 먹는 미역을 한아름 선물하고 옷가지 몇개와 선물을 준비하였다. 이별을 준비하기에 어린 나이... 마냥 엄마와 아이들과 뛰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인지 천방지축 뛰어다닌다. 라비 안녕이라고 말하지만 라비는 집에 간다는 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의미.... 그리고 한국에서 떠나면 자신의 모국어를 배우고 한국에서 생활을 기록된 사진 몇장으로 밖에 기억하지 못한 라비에게 잘가라는 인사를 하지만, 라비는 신이나 있어 이도 아랑곳하지 않고 떠든다.

 

아이들과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라비를 보내는 것이 아쉬움보다는 라비가 이공간에서 함께하였던 시간에 대한 애증이며, 사람과 사람이 헤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늘 큰 목소리로 아저씨 삼촌을 외쳤던 라비의 음성을 이제는 듣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니 또 이별하는 구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전에 먼저 귀국한 방글라데시 밈 소식도 들었다.

 

방글라데시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것인지... 자꾸 아프다고 한다. 그래서 라비도 은근슬쩍 걱정이 된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몸이 외소한 라비.... 방글라데시에서 잘 적응하고 방글라데시인으로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면 한다.

 

내일이면 또 함께하였던 이를 보낸다. 며칠전에 환송해를 해주었으니 오늘 고국땅을 그리고 있을 라비의 엄마와 라비를 생각해 본다. 그렇게 센터에 있으면서 이주동지들과 이별을 늘 준비하며,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 마음 한켠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달에 한두명 아는 이들을 보내는 것도 그리 썩 기분내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국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이 쓸쓸하지만은 않아서 다행이다.

 

온갖 어려움을 몸소 꿋꿋히 버텨왔을 그/녀들의 삶이 고국 땅에 돌아가서도 노동자로 살아왔던 삶을 되세기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과 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생생히 알고 떠나갔으면 한다. 또 그/녀들이 방글라데시에서도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동지가 되었으면 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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