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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 등록일
    2005/07/03 14:28
  • 수정일
    2005/07/03 14:28

이주활동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이별을 자주한다.

어린이집에 나왔던 방글라데시 아이 라비와 이별을 한다.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여, 저번주 수요일 환송해겸 생일파티를 하였다. 액자에 비친 라비의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린다.

 

가냘픈 몸.... 태어날 때부터 인큐베이터에서 있었던 아이 그리고 밝게 자랐고, 방글라데시 말보다 또박또박 한국말을 잘하는 아이이다. 눈도 이쁘게 생겼고 아이들에게 말썽을 부려서 그렇지만 해맑게 자랐다. 아버지가 과로사로 죽은 아이 그래서 목사님과 삼촌들을 보면 아빠라고 서슴없이 말하며 따르던 라비가 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방글라데시 집으로 간단다.

 

오목사님과 어린이집 이진희 선생님이 라비에게 줄 선물이라며, 잘 먹는 미역을 한아름 선물하고 옷가지 몇개와 선물을 준비하였다. 이별을 준비하기에 어린 나이... 마냥 엄마와 아이들과 뛰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인지 천방지축 뛰어다닌다. 라비 안녕이라고 말하지만 라비는 집에 간다는 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의미.... 그리고 한국에서 떠나면 자신의 모국어를 배우고 한국에서 생활을 기록된 사진 몇장으로 밖에 기억하지 못한 라비에게 잘가라는 인사를 하지만, 라비는 신이나 있어 이도 아랑곳하지 않고 떠든다.

 

아이들과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라비를 보내는 것이 아쉬움보다는 라비가 이공간에서 함께하였던 시간에 대한 애증이며, 사람과 사람이 헤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늘 큰 목소리로 아저씨 삼촌을 외쳤던 라비의 음성을 이제는 듣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니 또 이별하는 구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전에 먼저 귀국한 방글라데시 밈 소식도 들었다.

 

방글라데시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것인지... 자꾸 아프다고 한다. 그래서 라비도 은근슬쩍 걱정이 된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몸이 외소한 라비.... 방글라데시에서 잘 적응하고 방글라데시인으로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면 한다.

 

내일이면 또 함께하였던 이를 보낸다. 며칠전에 환송해를 해주었으니 오늘 고국땅을 그리고 있을 라비의 엄마와 라비를 생각해 본다. 그렇게 센터에 있으면서 이주동지들과 이별을 늘 준비하며,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 마음 한켠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달에 한두명 아는 이들을 보내는 것도 그리 썩 기분내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국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이 쓸쓸하지만은 않아서 다행이다.

 

온갖 어려움을 몸소 꿋꿋히 버텨왔을 그/녀들의 삶이 고국 땅에 돌아가서도 노동자로 살아왔던 삶을 되세기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과 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생생히 알고 떠나갔으면 한다. 또 그/녀들이 방글라데시에서도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동지가 되었으면 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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