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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

  • 등록일
    2004/12/19 12:33
  • 수정일
    2004/12/19 12:33

2000년 08월 09일 08시 50분 21초
 

내가 좋아했던 형님이 나에게 남긴 글입니다.

세르게이씨를 떠나보내고 오늘 내가 첫번째 떠남을 기억하기 위해 흔적 글 가져와 봤습니다.

무엇이 그리 급했길래 떠났을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마음 한켠 무겁고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질 않아 무작정 떠났습니다. 벌써 몇해가 지냈지만.... 2000년 떠남 2004년 떠남... 언제 그 떠남은 안착으로 바뀔지... 내가 그만큼 어리석고 여리다는 증거겠지요.

떠남이 안착으로 바뀌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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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와서야 승만씨가 인천을
떠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배노릇을 못했다는 미안함이 앞섭니다.
그래도 형이라고 찾아주고 했던 사람인데..
가슴이 조금은 아프기도 합니다.
무엇이 이렇게 사람을 떠나게 하는지...
그리고 승만씨는 왜 그렇게 연락도 없이
떠나야 했는지 궁금 하기도 합니다.

경험이 일천한 저로서는 한가지만 하기도
벅찹니다.
어떨때는 멀리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면서도 그것이 잘 안됩니다.
조만간에 또 만남이 있겠지요..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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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잘가시요.

  • 등록일
    2004/12/19 10:27
  • 수정일
    2004/12/19 10:27

12월 19일 고생많고 서러움으로 가득찼던 한국생활을 접고 한 이주노동자가 고국으로 갔다.

새벽 5시 20분 누가 잠을 깨운다.

세르게이씨다. 친구 나 비행기 타고 모스크바에 간다며 인사를 한다.

난 부시시한 얼굴을 비비고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비록 말은 못알아 듣겠지만.. 친구 잘가... 언제 기회되면 당신이 손짓 발짓 써가며 공기 좋고 고기 많다던 카자흐스탄 호수가에 가서 낚시하고 고기구워먹읍시다.

마음속으로 인사하고 서로 악수를 하였다.



당신이 준 선물 잘 간직하고 일할때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

당신의 채취로 가득찬 신발 감사히 받아 작업할때 작업화로 긴요히 쓰겠습니다.

지금쯤 인천국제공항에서 모스크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겠죠.

아 참! 불법이라 목사님이 Green door에 가서 출국하라는 말 잘 들었지요.

벌금 내지 않고 가기를 빌어봅니다.

 

한국 생활 고달펐지만 우리 함께 짧은 만남으로 친구가 된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죠.

 

어제 세르게이씨 맥주한잔 하면서 친구 사진찍자며 함꼐 필리핀 카사만코 친구들 맴버와 인도네시아 모임 대표, 스리랑카 총무 같이 환송해 해주었죠.

 

씁쓸히 보내지 않아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언제 살아있다면 만나지요. 꼭 당신이 말한 그 호수에서 꼭꼭꼭 우리 만나 고기구워 먹읍시다.

그리고 당신이 말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쁜 딸도 만나뵙구요.

 

잘가시요. 세르게이씨...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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