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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으로 흐르는 강

  • 등록일
    2004/09/23 01:16
  • 수정일
    2004/09/23 01:16

세상사 잊어야 할 것도 많도 새롭게 기억할 것이 산처럼 쌓여간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분노하던 사건들 그리고 그토록 아파하던 것들 기뻣던 기억들 다 허망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슬픔과 기쁨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을 보면서 망각의 흐르는 강에 절어 살아가고 있지 않는지.....

 

곧 있으면 한진중공업 김주익열사의 1주기 추모식이 있겠고, 근로복지공단노조 아름다운 열사의 1주기, 올해 배달호 열사 1주기, 박일수열사 분신, 택시노동자의 분신.... 최옥란열사 2주기를 마창지역에선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치뤘고, 서울은 그렇지 못하였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탄핵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노무현 일병 구하기 위한 광화문 촛불시위로 닫힌당은 의회 과반석 이상을 차지하는 여당으로 굴림하게 되었고, 딴나라당은 박정희를 등에 없은 박다르크의 보수대연합 전선을 몰아부쳐 제1야당으로 위기를 극복하였다.

 

노무현 일병은 닫힌당의 선전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그는 더이상 노무현 일병이 아니었다. 그는 총선의 힘으로 유일하고 절대적 권력을 가진 권력자로 탈바꿈한다. 노무현 일병의 친미자주외교는 목놓아 살려달라 외쳐되던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구국의 선택이었다라는 말을 남발하며 언론 통제하며 이라크 전투병을 8월 아침 성남비행장에서 진행하였다. 들불처럼 타올랐던 이라크파병 철회투쟁에서 지도부의 운동적 권위로 인해 아직도 진통을 치루고 있고, 몇몇 반전평화운동가의 단식과 이라크 철군투쟁이 핵심 이슈를 비켜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받지 못하고 홀로히 싸우고 있다. 지금은 비정규직노동자를 양산할 법을 닫힌당에서 상정하여 통과시킨다고 전국이 들끓고 있다. 국가보안법 개정이냐 폐지냐가 전국을 들어놓고 있지... 그러나 이 또한 다 부질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 사안을 머리속에서 지워지겠지... 아니 망각 속에서 그때 그런 일이 있었나 생각이나 할까.... 열사력을 보는 이 얼마나 있을까... 달력 빼꼼히 적혀있는 열사들의 이름.... 이 토록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몸을 노동해방, 민중해방,  평등평화, 반전반핵, 군부타도를 외치며 간 이들의 이름을 우린 기억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만 잊지는 말아야 한다. 그들의 처절한 절규는 잊지는 말아야 한다. 그들이 왜 그토록 치열하였으며, 자신을 산화했는지는 우린 기억은 못해도 그들의 정신은 잊지는 말아야 한다.

 

망각으로 흐르는 강에 너무나 절여 있구나... 애통하다. 나이 별로 되지 않는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우습다. 나도 열사력을 사면서 잊지않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 시간의 흐름속에 망각이라는 놈에게 먹히며 살아간다. 아무리 몸부둥쳐도... 그러나 잊지 않으려고 난 노력은 한다. 변명이겠지....

 

그러나 보라.... 묵묵히 관심밖에서 싸워나가는 이 땅의 노동자들을... 언제 그들이 목소리에 우린 귀를 기울였나... 중요한 투쟁은 다들 취재한다. 그러나 이들의 작지만 소중한 투쟁은 빛을 보지 못한다. 아니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아니 그들의 투쟁은 버림받았는지도.... 아 슬프고 애처롭구나... 어제 건설일용노조의 장기투쟁이 막을 내렸다고 하지, 민주노총의 총력투쟁 방침으로 닫힌당에 있어 비정규직대표농성을 풀었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엔 이러한 희망의 그림자가 언제나 도래할지.... 이주노동자 프로젝트에서 쓰여져 있는 글귀.... 죽기아니면 쫒겨나기라는 말이 가슴을 짖누른다.

 

낮은 곳에 있는 노동자, 연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노동자들에게 달려가는 것이 정말 힘들까... 그럴수도... 그러나 게으른 우리를 탓해본다. 그리고 다양한 이슈로 분화된 우리를 본다. 다 중요하다. 그러나 보라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 함께 어울어져 반전평화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이라크파병반대가 동시에 울리펴지고 함께 어깨걸고 일치단결의 모습으로 나가도 모자랄 판... 우린 너무나 많이 분화되었구나... 그 분화는 한 곳의 강으로 모이지 못하는 곳으로 흐른다. 그 분화의 강은 연어가 되어 왔던 길을 돌아 산으로 되돌아간다. 다 중요하다는 미명하에.... 어찌 중요하지 않을 소냐.... 그러나 어울림이 없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망각에 빠져 사안을 없어진다. 그렇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단체들이 있다. 그러나 메이져 단체들의 전횡은 그 작지만 소중한 곳의 다양한 분화를 결코 용납치 않는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위험이 크다고 시민운동의 본연의 취지로 돌아가자고 말같지도 않은 말을 남발한다.

 

세상사 중요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중요한 일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노동자가 중요하다. 통일이 중요하다. 노동해방이 중요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다 이어지는 사안이기에.... 전문성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전문성은 자본이 만들어 놓은 덫이다. 우린 버겁게 학습하고 투쟁하며 대응하지만 그 대응을 마치고 나면 더 큰 사안이 기다리고 있다. 아 버거워라.... 그래도 힘을 내는 이들의 힘찬투쟁이 있어 희망이라 한다. 나 처럼 비겁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한다.

 

우리 가는 길 무엇인가 묻고 싶다. 무엇이 중요키에 우린 하나이면서 둘이되고 하나이면서 여럿이 되어야 하는지... 나의 짧은 머리론 도저히 감당키 어렵다. 아니 모르겠다.

우린 길잃은 새이다. 아니 우리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다... 저마다 목청 놓아 중요한 이야기들을 말하지만 우린 이 중요한 속에서는 늘 남이였구나... 그리고 시간의 지남에 망각의 강에 허우적 거리는 우매한 노동자 민중이었구나....

 

다시금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뻘소리를 마치고자 함....

 

간장 오타맨이...

 

(더더 1집 "3-2-1"이라는 노래를 들어본다.)

 

"3-2-1"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서로 다른 셋이었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친구이길 원했지 늘 그렇게
우린 항상 함께했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같은 꿈을 얘기했지 영원하길 바라며
어느 날에 우리는 둘이 되버렸어
서로를 사랑한거야
남아있는 친구의 외로움을 져버린 채
둘이서 행복했던거야

이제 다시 하나가 되어가고 있어
서로의 길을 걸으며
지나간 바램을 기억 속에 묻어 둔 채
서로 다른 셋이 되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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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

  • 등록일
    2004/09/23 00:01
  • 수정일
    2004/09/23 00:01

오산이주노동자센터(OSAN Migrant Workers Center) 소장을 맞고 있는 장목사님이 오늘은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추석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잔치를 위해 미팅을 하였다.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대략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내가 오산에 내려와 귀거하고 먹고자는 3층(컴퓨터실과 공부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에 올라와 회합을 하였다.

 

사람들이 만나는 자리는 늘 번잡하고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의 만남은 또다른 색다름으로 다가왔다. 서투른 말이지만 그들은 오산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의 행사를 치루기에 들떠있는지 연실 웃음꽃을 피우며 회의를 진행하였다. 그들 모두의 얼굴엔 함박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지만 계속해서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들과 대화는 나누지 못하였지만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면서 가벼운 목례를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리고 난 이 곳에서 컴퓨터 선생님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뭐 이 곳에서 컴퓨터 고쳐준다는 핑계로 놀고 먹고하면서 여러사람을 만나다 보니 뭐 그럴싸싸하게 내세울 것도 없으니 그냥 컴퓨터를 고쳐주는 사람.... 사람을 선생님으로 둔갑시켰나 보다... 기분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나 컴퓨터 고치는 것 이외에는 컴퓨터 잘 모르는데.... 

 

잠시 내가 이주노동자로 나가면 저사람과 같은 위치에 있을텐데하는 생각과 더불어 인도네시아도 이주노동자 모습에서 내가 이주노동자로 다른 나라에 갔을때를 상상해 보았다.

 

먼 이국 땅에 와서 이주노동자로 살아야하는 설움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고통 그리고 궂은 노동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그들... 고국에 희망을 않고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외로움, 고독, 고된 노동을 이겨는 그들이 모이는 자리이니 얼마나 감회가 새롭겠는가... 나 또한 그러하지 않겠는가... 서툰 말씨로 한국인과 의사소통을 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그들만의 자리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언성이 높고 낮지만 참 정겹게 들려온다.

 

얼마나 그들이 자신의 모국어로 대화를 하고 싶었을까... 짧은 그들의 만남의 시간이지만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의 언어이지만 정겹고 힘찬 느낌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감 넘치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희망을 훔쳐볼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해 어제 저녁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추석일정을 논의를 끝마쳤습니다. 그리고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운영위원인 오산 엘지케리어 노조 부위원장을 위시한 조합원들이 한성 C.C 투쟁 지원을 매주 수요일 진행하고 있어 장목사님과 함께 (정확히 말해 용인... 오산은 용인, 화성, 안성, 송탄이 근접해 있는 지리적 요충지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F-16 비행기 소리와 헬리콥터가 자주 출현하여 낮에는 전투기 소리에 짜증이 나곤하지만... 그래도 서울보다는 시끌벅적함이 덜하고, 번잡함이 없는 조용한 소도시입니다.)지원 방문을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오산이주노동자센터는 오산지역에 있는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 대표자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석하고 지역에 있는 노동사회단체 대표들을 선별하여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장을 장목사님이 맞고 계시며, 실무활동은 이 실장님이 상담과 이주노동자 체불임금, 퇴직금 문제 등 이주노동자 관련 지원 및 노동관련 각종 지원과 투쟁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장님은 이 곳에서 대략 20년정도 노동운동을 하신 분이고, 운영위원들은 이 곳 핵심 노조들이 중심입니다. 

 

지역에서 이런 센터를 만들기가 쉽지 않을텐데 운영하는 것을 보면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음을 매일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오산이주노동자센터엔 오늘 함박꽃이 만발하여 그들이 떠난 지금도 그 꽃들이 이 3층 홀로 있는 방을 밝게 비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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