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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한 단상....

  • 등록일
    2004/09/20 23:13
  • 수정일
    2004/09/20 23:13

진보넷 블로그가 생기고 난 후 지인들의 공간에 쓴 글과 이전 통신모임에 올려놓았던 글을 하나둘씩 올려 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간혹 살면서 문듯 스쳐 지나가는 흔적을 여기에 남기기도 하고 이전에 무슨 고민을 하였던가 옛날 쓴 글을 읽으면서 회상을 해본다. 그리고 요즘 시집을 사서 읽은 시를 이곳에 옮기기도 하구.... 그냥 몇안되는 이곳 진보네 블로그에서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훔쳐보면서 나와 대조하거나 비교하면서 힘을 받거나 주제넘게 참견도 한다.(어느 공간엔 글마다 가서 참견을 하지 그래도 사람냄세 풋풋한 공간에 가서 참견하는 것도 때론 미안스럽다.... 남의 삶에 참견한다는 것이 머슥해서... 소심하니까 그런가 보다.... 지식이 없어 사안에 대한 글들은 잘 읽히지 않는다. 다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노동사안에 대해서는 참견을 많이 해볼까 생각이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 몇몇 블로그에 대한 글에 대해 트랙백을 걸어 내 생각을 정리해 보았느나 글을 날려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뭐 고심해서 쓴 글을 날리는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니 이제 아예 이에 대한 글을 쓰지 않고, 그냥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오타를 날려가면서 써내려 가고자 한다.)



 

진보네 블로그를 만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은 이런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찾아오는 이는 없어도 내가 찾아갈 곳이 많고, 참견할 곳도 몇몇 곳이 있다, 그러나 참견하면서도 머리 속엔 웬지모를 미안한 감이 있어 자제할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이 곳에 링크 시켜논 곳보다 주로 나에게 답글을 남겨준 이 공간을 중심으로 찾아가 인사를 나누다 글을 만나 참견을 한다. 내 참견이 그들에게 불쾌감은 주지 않을까라는 조심성도 종종 든다. 그래서 편안하게 덧글 쓰기가 때론 미안타... 역시 소심남이였어.... 어쩌랴 성격상 남이 불편을 느낄까봐 조심스러운 생각을 가지는게... 누군가의 일기장을 본다는 것이 이상하기 그지 없지만... 블로그란 것은 남과 나를 이어주는 이야기 장이기에 가능하지 않나 판단해 본다. 이 글을 빌어 주제 넘게 참견이 심하였다면 죄송하였다는 말을 남겨봅니다.

 

워낙 아는게 없어 다방면에 대한 지식을 나열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내 이야기와  생각들을 써내려 간다. 

 

나는 블로그를 만들면서 재미난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초기엔 하였다. 그러나 재미난 이야기를 하기에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그리 한가롭거나 여유롭지 않다. 이에 난 방향을 선외하여 나에 대한 이야기와 내 주관으로 바라보는 세상사를 이 공간에 쓰고자 한다., 그리고 시와 산문 수필은 내 기분에 따라 올리고자 한다. 그리고 이 곳 방문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보다는 내가 끌적이는 낙서장.... 학교다닐때 학생회나 동아리에 있었던 날적이로 이용코자 한다.

나를 위한 공간으로 이 곳을 가꾸고자 한다.

 

내가 바라는 세상... 나의 머리속의 인식.... 내가 좋아하는 글.... 내가 사랑하는 노동자들의 삶들을 이 곳에 퍼나르기너 끌적이거나 써내려 가고자 한다. 남들보다 한가롭기에 가능하다. 바쁘게 살아가지 않아서... 그래도 좋다.

 

고민하는 이들의 글을 난 좋아한다. 자신을 들어낼 수 있는 글을 좋아한다. 그리고 삶이 배겨난 글을 좋아한다. 과거의 회상도 좋아한다. 나를 보여주면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려운 이 시대...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 치열한 삶과 즐거운 일을 훔쳐보면서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행복함을 공동으로 나누고 있는 것 같아 정겹다. 

깊은 산을 등산해 본 이라면 알 것이다. 초면인 사람들이 서로의 등산을 격려하면서 서로의 산행에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면서 산행을 즐기는 모습을... 블로그도 그렇다. 오프라인 모임도 하는 분이 있지만. 난 이 공간에서 서로 자신의 블로그 방에서 온라인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어주는 모임... 만나지 않아도 그 사람이 어떠하리라는 짐작을 해보면서 그 공간의 글을 읽어내는 느낌,... 이를 즐길지도... 아마 즐기는 것이겠다. 나와 견주어 보기도 하구.,.. 그래서 혹자만의 독백이 다른이와 공유되는 것도 이 공간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그래서 내 모습중에 일부분이라도 이 공간에 서투른 글이지만 흔적으로 남긴다. 내 삶의 과정 조각조각들을 이공간에 뿌려 놓았다. 전체는 아니지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사람과 사람이 장벽으로 가려진 삭막한 도시에서 진보네 블로그는 나에게 있어 탈출구요... 대화를 위한 창구이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공간.... 내 고민도 그래서 이 공간에 흔적으로 남겼다. 나를 위해... 이후 내가 이때의 일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도록.. 진보네 블로그는 나의 기록소이다.

 

내 삶을 조망할....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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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정생] 강아지똥

  • 등록일
    2004/09/20 21:15
  • 수정일
    2004/09/20 21:15

EBS에서 어른들이 읽는 동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을 이곳 다솜공부방 서재에서 끄내어 읽어보고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생명을 가지지 않는 미물이지만 생명력을 불어넣어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권정생 선생님의 글에서 따스함과 사물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자연에 대한 따스한 온정을 느껴보았답니다. 이곳에서 읽고 싶었던 글을 읽어 기분이 좋군요.

이에 내 공간에 두고두고 읽고자 퍼올 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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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눴어요

골목길 담 밑 구석 쪽이에요.

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니까

강아지똥이에요.

날아가던 참새 한 마리가 보더니

강아지똥 곁에 내려앉아 콕콕 쪼면서

"똥!, 똥! 에그, 더러워......"

하면서 날아가 버렸어요.

"뭐야! 내가 똥이라고? 더럽다고?"

강아지똥은 화도 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어요.



바로 저만치 소달구지 바퀴 자국에서 뒹굴고 있던

흙덩이가 곁눈질로 흘끔 쳐다보고 빙듯 웃었어요.

"뭐 땜에 웃니, 넌?"

강아지똥이 화가 나서 대들 듯이 물었어요.

"똥을 똥이라 않고 그럼 뭐라 부르니?

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

 

강아지똥은 그만 "으앙!" 울음을 터뜨려 버렸어요.

 

한참이 지났어요.

"강아지똥아, 내가 잘못했어. 그만. 울지마."

흙덩이가 정답게 강아지똥을 달래었어요.

"......."

"정말은 내가 너보다 더 흉축하고 더러울지 몰라...."

흙덩이가 얘기를 시작하자.

강아지똥도 어느 새 울음을 그치고 귀를 기울였어요.

 

"... 본래 나는 저어쪽 산비탈 밭에서

곡식도 가꾸고 채소도 키웠지.

여름엔 보랏빛 하얀빛 감자꽃도 피우고...."

"그런데 왜 여기 와서 뒹굴고 있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내가 아주 나쁜 짓을 했거든.

지난 여름,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무척 심했지.

그 때 내가 키우던 아기 고추를

끝까지 살리지 못하고 죽게 해 버렸단다."

"어머나! 가여워라."

"그래서 이렇게 벌을 받아 달구지에 실려오다가 떨어진 거야.

난 이젠 끝장이야."

그 때 저쪽에서 소달구지가 덜컹거리며 오더니 갑자기 멈추었어요.

 

"아니, 이건 우리 밭 흙이잖아?

어제 싣고 오다가 떨어뜨린 모양이군.

도로 밭에 갖다 놓아야지."

소달구지 아저씨는 흙덩이를 소중하게 주워 담았어요.

 

소달구지가 흙덩이를 싣고 가 버리자

강아지똥 혼자 남았어요.

 

"난 더러운 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아무짝에도 쓸 수 없을 텐데....."

강아지똥은 쓸쓸하게 혼자서 중얼거렸어요.

 

겨울이 가고 봄이 왔어요.

어미닭 한 마리가 병아리 열두 마리를 데리고

지나다가 강아지똥을 들여다봤어요.

"암만 봐도 먹을 만한 건 아무것도 없어, 모두 찌꺼기 뿐이야."

어미닭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냥 가 버렸어요.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ㅤㄸㅗㄷ아났어요.

"너는 뭐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래애..... 그렇구나...."

강이지똥은 민들레가 부러워 한숨이 나왔어요.

 

"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민들레가 말하면서 강아지똥을 봤어요.

"....."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끼뻣던지

민들레 싹을 함껏 껴안아 버렸어요.

 

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

강아지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

부서진 채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어요.

줄기를 타고 올라가 ㅤㄲㅗㅍ봉오리를 맺었어요.

 

꽃이 한창인 어느 날.

민들레 싹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어요.

향긋한 꽃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저 나갔어요.

방긋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똥의

눈물겨운 사랑이 가득 어려 있었어요.

 

                          강아지똥/ 글/ 권정생, 그림/ 정승각/ 민들레 그림책 1/ 길벗어린이

 

간장 오타맨이...

 

P.S  그림 동화인데 그림을 올리지 못하였군요... 아쉽습니다. 조카들이 있다면 조카책을 뺏어서 잃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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