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6기 임원선거 유세가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21일 충청권역 합동유세가 대전지역본부 대강당에서 열렸다.

민중의례 장면. 사진=민주노총 선관위

민주노총 제6기 임원선거 대전충남충북 지역유세가 21일 오후 7시 대전지역본부 1층 대강당에서 펼쳐졌다. 이날 유세에는 대전충청지역 현장 대의원과 간부, 조합원들 등 오십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14일 광주 기아자동차지부(광주전북전남제주)에서 시작된 6기 임원선거 지역유세는 18일 창원(부산․경남), 19일 울산, 20일 대구(대구․경북)로 이어졌으며, 21일 다섯 번째로 대전에서 열렸다.

위원장-사무총장 기호2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는 “제가 위원장이 되면 상반기 노동법 개정, 단협해지 철회, 구조조정 분쇄투쟁을 위해 산별-지역본부, 현장 간부들과 함께 결단해 지구전과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하고 “민주노총은 노개투 이후 추락해온 길을 멈추고 MB정권의 독주를 막아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정행 사무총장 후보는 “민주노총이 위기를 거듭하고 힘을 발휘 못하는 것은 민주노총 집행을 6년 간 특정정파가 독식하면서 도덕적으로 무너졌고 조합원들이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더 이상 그런 누를 범할 여유가 없으며 현장에서 조직하고 활동해 온 제가 강력하고 희망찬 민주노총을 만들어 동지들 가슴에 안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위원장-사무총장 기호1번 김영훈 위원장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노동자 죽이기에 맞서 철도현장이 위력적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투쟁하는 조합원들 맨 선봉에 서고자 위원장으로 출사표를 던졌다”고 출마동기를 말하고 “철도노조 직선제 쟁취,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들 노조 가입, 운수산별 출범, 어용철도 민주화 투쟁 등 경험을 살려 승리하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고 성토했다.

강승철 사무총장 후보도 “노동자들이 정권과 자본 탄압에 맞서 전국 곳곳 현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이 벼랑 끝으로 내몰려 각개격파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더 이상 총부리를 우리 내부에 돌릴 것이 아니라 나 자신부터 혁신한다는 각오로 투쟁 힘을 하나하나 모아 통합전선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권역 합동유세장에서 후보자 유인물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는 조합원. 사진=민주노총 선관위

 

여성할당 부위원장 기호4번 노우정 후보는 “민주노총은 자기만 위한 것이 아닌 더불어 살기를 원하는 우리의 자랑스런 조직”이라고 지적하고 “현장에서 핍박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몰라서 당하면 지혜를 주고, 사용자 눈치를 보며 당하면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면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길에 제가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여성할당 부위원장 기호1번 정혜경 후보는 “제가 스무살 갓 노동자가 됐을 때 제 삶에 희망을 주고 불의한 세상을 바꿔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준 것은 바로 전노협과 민주노총 깃발이었다”면서 “투쟁의 칼날을 적들이 아닌 우리 동지들에게 겨누며 15년 간 힘을 키우기보다 갉아먹어온 과거를 청산하고 민주노총을 다시 우리의 소중한 조직으로 강화하자”고 역설했다.

일반명부 부위원장 기호2번으로 출마한 양동규 후보는 “그동안 현장을 돌면서 현장 간부와 조합원들은 다가오는 전임자-복수노조 문제, 노조 손발을 다 묶고 민주노조 뿌리를 뽑아 민주노총을 말살하려는 음모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었다”고 전하고 “구조조정, 노동법 개악 등에 맞서 96~97년 총파업과 FTA 총파업, 쌍용차 투쟁을 이끈 제가 기백과 좌표를 세우고 동지들 앞에서 달려가는 지도부가 되겠다”고 밝혔다.

기호4번 주봉희 후보는 “화물․덤프․레미콘 등 노동자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니라며 신고필증 반려가 강요되고 있는 지금 대전에 오니 특수고용노동자 박종태 열사가 가슴에 맺힌다”면서 “과거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2번을 강력히 고사하면서 투쟁하는 파견노동자로 살아온 제가 비정규담당 부위원장이 돼서 민주노총 비정규직 투쟁을 힘차게 이끌겠다”고 외쳤다.

기호5번 정승호 후보는 “우리 운동이 관성화되고 나태해지고 기회주의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자”면서 “열사투쟁마저 눈물과 분노가 사라진 요즘 열정과 패기를 가진 젊은 제가 선배들과 열사들의 뒤를 이어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를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호3번 정희성 후보는 “산별 강화와 비정규직 투쟁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투쟁을 담당해야 할 지역본부 사정이 너무 어렵다”고 전하고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대지자체 교섭을 통해 사회적 의제를 논의하고, 비정규직투쟁에서부터 구조조정 싸움까지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제가 중앙과 지역본부, 산별연맹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성토했다.

기호6번 정의헌 후보는 “오늘날 우리 투쟁과 선거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선거가 간선제가 치러지기 때문이며, 직선제로 사업장 곳곳을 다니면서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훨씬 의미있는 선거가 됐을텐데 전 집행부의 한 사람으로 중요한 과제를 실현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토로하고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민주노총을 살리기 위해 어깨를 건다는 각오로 집행부를 함께 꾸리고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민주노총 6기 임원선거 후보들에게 바란다
...대전충청지역 유세현장에서 만난 민주노총 조합원들 목소리

김등한 대의원(공공노조 대전충남본부장․사회보험지부 대전충남지회)

△민주노총 6기 임원선거에 임하는 마음이 어떤가?=지금 모두가 노동의 위기라고 한다. 지난해 이명박 정권의 노동자 탄압이 극에 달했다. 앞으로 더 심각한 위기상황이 예견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힘을 모아 강력한 지도부를 선출하고 전 노동자민중의 생존권과 삶을 지켜내야 한다.

△민주노총 임원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현 선거에 대해 현장의 일반 조합원들은 거의 관심이 없거나 모른다. 민주노총이 대의원 간선제로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조합원이 태반이다. 하지만 우리 조직이 늘 경험해 온 오류가 적지 않다. 직선제로 지도부를 뽑으면 좋겠지만 간선제도 대의원대회 성원을 걱정하는 마당에 총조합원 50%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 직선제가 얼마나 가능할까? 조직 전체가 고민하고 잘 판단해야 한다.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에게=이제 더 이상 민주노총이 정파에 휩쓸려 내리막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누가 당선되던지 똑같이 계파를 초월해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오늘 유세 내용을 잘 듣고 후보들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도 하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귀진 코리아웨크스타노동조합 지부장

△민주노총 6기 임원선거에 임하는 마음이 어떤가?=저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장 노동자다. 이번 민주노총 임원선거를 보면서 걱정과 기대가 교차한다. 당선되는 임원들은 당장 당면한 총파업투쟁을 어떻게 성사시킬 건지 구체적 방안을 내놓고 현장 조직화에 나서야 한다. 후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투쟁을 비타협적으로 하겠다고 말한다. 그냥 막연하게 잘하겠다는 외침으로는 안 된다. 이 어려운 시기 민주노총이 승리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 정치인들이 공약을 남발하듯이 하면 절대로 안 된다.

△민주노총 임원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현장 조합원들은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사퇴하는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보면서 마음 아파했다. 통합 논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민주노총에게 있어서 중요한 시기다. 사퇴한 후보들을 비롯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그런 행위는 분열을 더 조장하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사퇴니 대대 무산이니 하는데, 어쩌겠다는 것인가? 아쉽지만 후보들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고, 당선자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 4~5월 총파업 승리를 위해 민주노총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요구다.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에게=누가 위원장-사무총장이 되던, 어떤 후보가 부위원장이 되던 조직을 잘 정비하고 조합원들 신뢰를 회복해서 민주노총 분열요소를 극복해야 한다. 모든 후보들이 이미 조합원들이 무엇을 걱정하고 우려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