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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넷과 여성

뒷북 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엇 하려고 뒷북 치는지 모르겠다. 돌아와 상한 것을 추스르라고 치는 북은 아니다. <나>는 어떻게 글 쓰고 있는가? 궁금해서 끄적거리는 것이다.

 

그리고 푸우님을 부르고 그에게 다가가는, 아니 다가가보고 싶어하는(ansprechen) 글이다.

 

“남성이 여성의 말하기를 억압하는 기능을 가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정말 부적절했나. http://blog.jinbo.net/kimpoo88/14)

 

푸우님, 저는 푸우님과 좀 다른 생각입니다. 저는 “남성 족보”에서 헤어나와 말하기/글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착착 쌓아 올려 <남근>처럼 우뚝 서게 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저 <늘어놓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러나>, <그와 반대로> 등의 접속사를 접촉제로 사용하여 탑을 쌓아가지 않고 오직 <그리고>라는 접속사에만 기대어 <늘어놓는> 것일 뿐입니다.

 

소통과 연대라는 진보넷 공간이 이렇게 <늘어놓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하나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축적하는 연구기관과 같은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성>과<여성>을 재현하고, <탑>을 세운 <남근>이 지배하는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이 공간에 등장하는 블로거들이 <순수한Sexuality>로 등장합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몰라서 이렇게 <순수한Sexuality>라고 표현했습니다. 푸우님이 “나는 남성이다”라고 자신을 노출시켰지만 저는 푸우님을 <남성>으로 상상할 수 없습니다. <여성>으로 상상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어루만지고 싶고, 어루만져 주었으면> 하는 감정이 전혀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는 말입니다. 이런 감정은 <laron>님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진보넷 공간에서 저의 원초적인 구별은 <남성>과 <여성>이 아닙니다. 위와 같은 <Ζärtlichkeit>를 주고 받을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이것을 <순수한Sexuality>라고 표현해 보았습니다. 진보넷 공간을 이렇게

성 구별이 지양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남성 족보>에서 헤어나와 글쓰기/말하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것을 할 수 없다면 해방을 지향하는 <학문>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글쓰기/말하기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생각입니다. 디오티마의 <Semen>, 디오티마의 씨로 임신하고 그 기호를 펄럭이는 소크라테스라는 패러다임을 갖는, 족보를 세우는 학문에서 벗어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저의 화두이지만 언제 익을지 모르게 항상 덜 익은 상태로 <남성 족보>에서 헤어나와 글쓰기/말하기 하는 사람들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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