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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더린 - "Hälfte des Lebens"에 관한 몇가지 단상 4

2.3.1 5행 „und“와 성사되지 못한 대화

이 시 5행의 „und“는 사전적인 의미로, – 비트겐슈타인을 따르자면 – 구체적인 사용과 괴리하여 이해하고 번역할 수 없을 것 같다.

여기 이 „und“의 구체적인 사용에 관하여 두가지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새로운 상황의 전개이며 다른 하나는 말을 주고 받는 대화상황이다.

루터 번역 독어 성경 창세기 1장 3절을 보면 이렇게 쓰여있다.

„Und Gott sprach: Es werde Licht!"

한글 번역은 다 이 „und“를 생략하고 있다. 여기 이 „und“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가? 그렇지 않다. [예기치 않았던] 새로운 상황이 전개됨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und는 대화상황에서 자주 쓰인다.  말을 건 사람이 말을 다하고 나서 „Und?“하고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고문실에서 고문하는 사람이 고문 당하는 사람을 잔뜩 협박하고 나서 „Und?“하고 „술술 말하기“를 기다리는 상황도 이런 상황에 속한다.

이 시 5행의 „und“이 이런 상황을 알리고 있다. 백조님들의 태도가 예기치 못했던 것이고, 그들과의 대화가 단절됨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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