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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러지 않고 [배제대신 진리와 같이] 뭔가 영원하고 [자존하는] 위대한 걸 발견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우리의 계급에서 멀어지는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새로운 호명하기와 새로운 연상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지배에 의해서 지적 차원의 접근은 아예 고려하지도 못할 정도로 겁탈당한 [노동자들의]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만 들여다보아도 그들 안에 가려져 있는 표현력을 상기할 수 있었다. 1933년 [히틀러] 이전에 점심시간에 아버지가 일하는 사업장을 방문하곤 했다. 그러면 종종 어느 한 교육단체에서 나온 사람이 기내식당에서 강연을 하거나 시를 낭독하는 일이 막 진행되는 판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저런 방식으로 정신적인 영역으로의 연관을 이룩하는 것의 불가능성이 분명해졌다. 거기 노동자들은 양철밥통, 보온병, 기름종이로 싼 빵조각 앞에서 금속과 리벳 해머의 굉음에 반 귀머거리가 된 체 허리 굽혀 앉아 있었다. 휴식은 단지 20분이었고, 그들이 강연하는 사람으로부터 눈을 떼고 얼굴이 책상에 닿도록 허리를 굽혀 앉아 있었던 이유는 식사를 빨리 끝내야 하는 바쁨에만 있지 않았다. 선의로 그들에게 제공된 것을 가지고 전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당혹함에 그 이유가 있었다. 강연이 끝나면 자리에서 일어나 사업장으로 되돌아가는 길목에서 박수를 친 것은 오로지 예의로 하는 의례적인 것이었다. 예술가인 강연자는 노동자들로부터 뭔가를 받아갔지만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가는 것이었다. 이것은 외부로부터, 위로부터 우리 속에 감명을 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감금되어 있는 한,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었다. 이걸 나는 그때 깨달았다. [감옥에 있는 우리에게] 한 번 밖을 내다보도록 선물하는 모든 시도는 [우리에게는] 불쾌하고 [노동자들에게는] 수치심을 돋우는 일 이상이 것이 될 수 없었다. 우리는 부스럼을(Zuteilungen) 원하지 않았다. 우리의 몫이라고 떼어서 주는 부족한 것(Stückwerk)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통째(das Ganze)였다. 이 통째는 또한 예로부터 내려온 것이어서는 안 되었다. 먼저 창조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우선 필요한 것은 정세보고, 정치적 조치들의 설명, 조직계획이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오로지 우리 내부의 대열에서만 나올 수 있었다. 이런 내부토론에서의 실천적인 고려가 또한 문화라고 일컬어질 수 있는 구성물로 이어지기도 했다. 세대에서 세대로 연결되는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자존과 위엄으로 발돋움하는 [탐]구하는 [촉촉한] 목소리들의 질이 묻어있는 그런 문화구성물이었다. 정신적인 억압에서 빠져나오는 우리의 길은 정치적인 것이었다. 시, 소설, 회화, 조각, 음악작품, 영화, 드라마 등 무엇이 되었든지 문화의 참조는 먼저 정치적으로 엄밀하게 검토되어야만(durchdenken) 했다. 이건 [촉각을 세우고] 우리 주변을 조심스럽게 더듬어 음미하는 (Umhertasten) 것이었고, 그러는 중 발견한 것이 있으면 어디에 쓸모가 있을지 아직 몰랐다. 단지 우리가 이해한 건 그게 의미 있는 게 되려면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코피의 아버지는 책상에 논 가방에서 구겨졌지만 [재활용하기 위해서] 접어 둔 [빵을 싸는 기름]종이, [보온]병, 이층 도시락 통(Butterbrotdose)을 꺼냈다. 설거지하고 커피를 끓였다. 코피의 아버지는 웃통을 벗고 목과 얼굴을 싹싹 씻었다. 그리고 앞 부문에 사슴머리 한 줄이 수놓인 면 재킷을 걸쳤다. 우리는 장차 우리의 소유로 만들 것들에 대하여, 우리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인류의] 업적에 대하여 이야기를 계속했다. 밤이 되면 내 팔은 2미터야, 걸으면 손이 질질 끌려. 코피의 아버지가 말했다. 이 모습에 우리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문학과 예술과 씨름하면서 우리에게 와 닿은 모든 것이 새겨져 있었다. 코피의 아버지는 공장 적하장에서 8시간 궤짝을 밀고 당기고 날랐다. 대포의 부품들을 포장한 궤짝들이었다. 그리고 코피의 어머니는 텔레푼켄공장에서 전투기 조정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했다. 만들어 내보내지는 모든 부품과 포장에는 개별적인 책임추궁이 가능하도록 작업과정에 투입된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된 감독리스트가 붙어있었다. 덜 쪼여진 나사, 톱니바퀴 안에 모래 한 톨, 빼먹은 혹은 잘못 배선된 전선, 바로 이런 것들이 읽기의 결과, 그림보기의 결과가 견주어 평가되어야 하는 구체성(Gegenständlichkeit)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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