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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7

  • 등록일
    2009/05/07 17:35
  • 수정일
    2009/05/07 17:35

더운 날씨다. 흑석동에서 서교동까지, 바쁜 일정이 지나간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기사를 검색하고 집을 나선 시간이 정오가 되기 전이다.

 

연구소로 오기 전에 학교를 들른다. 학과 사무실에는 아는 여학생 둘이 앉아 있다가 오똑 인사한다.  둘 다 가난한 학문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출내기다. 저들은 어떻게 견뎌 나갈까? 공부하겠다고 연구소 책상에 칸칸이 앉아 있는 후배들을 보면 솔직히 걱정과 한숨이 앞선다. 그래서 그네들이 더 안쓰럽고, 또 더 소중해서, 아껴 주고 싶다.

 

석사논문 준비중인 D와 논문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H를 만난다. 그녀도 역시 논문 준비 중이다. 비보를 접한다. 아둥바둥 돈 벌며, 학업을 이어 왔던 Y가 기어이 공부를 포기했다는 소식. 종합시험이라는 강을 건너지 못한 거다. 종합시험 두 번 낙방이라서 제적이란다. 난 이런 규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째서 몇 년 인생을 볼모로 잡아 가며 공부했는데, 고작 시험에 떨어 졌다고 그동안의 노력을 한 순간에 헛되게 만드는 것인가? 그동안의 시간을 교수들이며 학교가 책임 질 건가? 입학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로 꼬드기더니만 이제는 필요 없다니 ... . 게다가  이 사람들은 나이가 적지도 않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거다. 이제 Y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지도교수나 학과장은 도대체 뭘 한 것일까? 도대체 제자가 이 지경이 되도록 한 게 뭐란 말인가? 다들 지 밥그릇 챙기기 급급할 뿐이다.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7시 30분에 저녁 약속이 있고, 9시에는 회의다. 하루 종일 꾸준히 바쁘다. 이런 날은 몸이 피곤한 것 보다, 정신적인 긴장감이 더 높다. 천천히 느긋하게 보내자.

 

아래는 요즘 내가 달달 외우고 다니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곡 "유자차"다. 장기하는 애저녁에 지겨워졌고, 브로콜리도 조금씩 식상해 지는 중이다. 그래도 이 곡은 아직 감칠맛 난다.

 

 

 요즘은 [피들밤비]가 슬슬 좋아지기 시작한다. 앨범을 사려고 마음 먹고 있다. 더불어 오카리나를 배우기로 작정했다. 예전부터 연주해 보고 싶었었는데, 이제 결행한다.

 

[피들밤비] 1집

 

지금 분양 받으려고 하는 오카리나들이다. 아래 동영상은 이 오카리나로 연주하는 곡(물론 연주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_-;). 오카리나가 매력적인 것은 다른 악기와는 달리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똑같이 편안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평등심. 그런 게 이 악기에는 있다. 이 악기를 사람들은 '들꽃 향기 가득한 작은 돌맹이'라고 부른단다. 너무나 어울리는 별명이다. 흙으로 빚은 소박한 악기지만 사람을 한없이 고요하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콘도르 오카리나, AC, SG, 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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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메이데이, 촛불 투쟁

  • 등록일
    2009/05/03 16:24
  • 수정일
    2009/05/03 16:24

5월이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적어도 BBC 다큐로나마 518의 잔학상을 접했던 90년대 초중반 학번들까지는 그렇다.  올해 5월 또한 첫 주에 펼쳐지는 정세가 어김없이 예사롭지 않다.

 

요약하자면, 4.29 재보선 은 '반MB'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야당의 승리로 끝났으며, 그 뒤를 이어 메이데이 투쟁, 그리고 촛불 1주년 투쟁이 있었다. 이 일련의 정세 추이 안에서 몇가지 시사점을 발견한다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재보선을 살펴 보자.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재보선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야당과 재야에서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각각의 세력이 가지고 있는 정치성향에서부터 비롯된 것이겠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들의 이념적 지향점이나 이해득실에 대한 판단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이번 선거가 가지고 있는 제 정당 내부 세력 다툼이라는 복합적인 특징이 고려되면 분석은 훨씬 복잡해진다.

 

이번 선거가 '반MB전선의 승리'라는 데에는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당연한 반응이지만 한나라당 쪽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애써 사안을 축소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조중동이 적극적으로 거들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수구세력을 기만하는 데는 상당부분 성공했다고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과 시민들은 그러한 축소해석과 기만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번 선거가 반MB전선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으며 이것이 MB에 대한 심판론으로 얼마만한  힘을 발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선거 전선 형성 과정과 그 사전 조건을 살펴 봐야한다. 사실 이러저러한 정황들을 짚어 보면  소위 '선거승리'라는 것이 100% 인민의 활력(potentia)으로 전화되라라는 기대를 가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국민은 심판했지만 MB는 심판받지 않는다?).

 

우선 민주당은 정동영 출마로부터 비롯된 내부 잡음을 봉합하지 못하고 선거를 치름으로써 전체 선거판을 '지역주의'와 '연고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치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반MB전선이라는 대의를 충족시키고자 한 그들의 시도는 일정부분 흠결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대 후보가 모두 당선됨으로써 민주당은 자신의 텃밭에서조차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당 내외의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따라서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필두로 한 당내 386세력의 입지가 상당 부분 위축될 수밖에 없는 내부 조건이 형성됨과 동시에 '정동영 분파'라는 새로운 골치거리를 안게 된 것이다.  선거 전에 터지고 선거 기간 내내 암울한 그늘을 드리웠던 노무현-박연차 커넥션은 사안이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민주당 주류 의 정치적 추락에 가속력을 부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겠다. 다행히도 반MB 전선의 형성이라는 선재적인 목표가 재보선을 통해서 전면에 배치된 상황에서 이러한 당내 투쟁이 격화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어쨌든 이 갈등은 항상 잠재적인 진행형으로 남을 것이다.

 

민주당 사정에 비해 민노당과 진보신당 쪽은 선거 이후 상황이 매우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 사실상 민노당은 후보경선에서 패배함으로써 견원지간이었던 진보신당에 울며 겨자먹기로 '몸빵'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었다는 걸 먼저 인정해야 하겠다.  대부분의 당원들이나 지도부는 이런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겠지만, 자기 정서에 솔직한 몇몇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박승흡 "조승수 단일화, 억장 무너져"). 사실 오월동주를 거부하는 것이 민노당의 당이념에는 더 맞아 들어간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튼 진보정당 단일 후보 조승수의 승리는 두 정당, 특히 진보신당의 의회 내 입지를 강화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원내에 교두보를 두는 투쟁과 그렇지 않은 투쟁은 부르주아 정치판에서 상당한 차이를 노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신당은 민노당이 선거에서 '몸빵'을 한 것에 대한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되는 처지에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를 당내에서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의 당선 축하 연설에서도 드러난다(진보신당 원내 시대 개막 조승수 당선자 언급 참조).

 

분명한 것은 의회 내 투쟁에서 두 정당은 사안 별로 전술적인 동맹을 추구해야 할 것인데 이럴 경우에는 먼저 사안의 경중을 재는 기준이 상이하다는 것을 서로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오월동주한 이상 선거정당이 안고 가야할 당이념의 전술적 후퇴와 명분의 작은 흠결 정도는 앞으로 감내해야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 "연대라는 것은 선언문에 서명하는 것 이상"(홀거 하이데)이라는 것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톺아 봐야 하는 사항은 이러한 선거 승리가 결코 인민 투쟁의 동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필연적인 모멘텀은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선거'라는 부르주아 대의정치 기제는 본격적인 의회 정치를 위한 일종의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을 띈 경우가 많았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가 많다. 실상은 오히려 반대다. 인민투쟁의 성과가 선거에 반영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그러하다. 야당이 내걸었던 반MB전선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까지의 촛불투쟁과 용산투쟁의 성과에 정치권이 무임승차하기 위한 티켓에 불과한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선거가 인민투쟁의 활력을 갉아 먹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게다. 선거 연합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의외의 변수(정동영 출마, 무소속 연대)나 연합 조건에 대한 복잡한 계산 등이 돌출됨으로써 투쟁의 활력과 대의가 손상되는 사태들을 방지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

 

또한, 인민의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소부르주아 시민계급이 부르주아 대의 장치에 매몰되어 직접적인 행동 투쟁에 결합하지 않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사실  '선거'라는 장치가 그런 효력을 달성한다는 건 상식에 속하는 것이다. 현장 투쟁에 결합하지 않거나 또는 결합할 수 없는 스스로의 객관적 조건에 대해 냉소하면서, '선거 때 보자'는 식은 권력(potestas)에 어떠한 결정적인 타격도 줄 수 없으며, 자칫 그 권력의 포획망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일각에서 제기된 선거 비판론도 새겨 들을만 하다 하겠다(후보 차지 위한 단일화논의를 집어치워라).

 

마지막으로 이 주에서 가장 중요한 정세 사안이 남았다. 4.30에서 5.1 메이데이 그리고 촛불 1주년에 이르는 인민투쟁의 정세 조건이다. 이는 아직 진행중이다.

 

먼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이번 투쟁을 통해 인민들 다수가 촛불에 대해 정권이 얼마만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확실히 학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1만이 넘는 중무장 병력을 촛불 하나 달랑 든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배치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권력의 두려움을 간파한 인민들이 본능적으로 대담해진다는 사실이다. 5월 2일 현재까지 현장에서 두 가지  주목할만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투석전이 벌어졌다는 것이고, 하이서울페스티발(저들이 의도적으로 시청광장을 선점하기 위해 벌인) 을 무대 점거를 통해 무력화했다는 것이다.  전자는 지금까지 촛불 다중이 가지고 있었던 대항폭력에 대한 과도한 거부반응이 일정정도 해소되었다는 표식이며, 후자는그러한 위축감의 극복이 권력의 두려움을 간파한 이후 대담함으로 승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자면, 투석전이라고 해봐야 명동거리에서 잠시동안 이어졌고(이틀 간 2번), 무대 점거라고 해봐야 10분 정도였지만, 투쟁 현장의 급박한 좌표계 안에서는 이 작은 사건들이 피아 적대 함수의 중대한 변곡점을 형성한다고 보아야 하겠다. 현장의 판도가 인민들의 의식 안에서 승산 있는 싸움으로 표상되려면, 이러한 급작스런 폭발들이 자꾸 이어져야 하며, 수동적 정념이 적극적인 정념으로 진화하는 체험을 누적해 감으로써 결국 승리를 쟁취하는 잠재적 활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 투쟁일정의 두 번째 긍정적인 모멘텀은 노학연대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혹자는 대학생들을 '불쌍하고 멍청한 집단'이라고 했지만(멍청한 대학생들, 빨대 꼽히다), 그렇지 않은 축들도 많다는 것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조직적으로 봤을때 이들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으로 대표될 수 있지만 이에 결합하지 않은 다수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이번 메이데이를 기점으로 출범을 선언한 '대학생 반독재 투쟁 위원회' 가 있을 것이다. 이 외에 여기에다 한총련, 대학생 다함께, 민노당 학생위 등이 결합하고 있다. 조직에 속하지 않은 축들, 그리고 '10대 연합'을 비롯한 고등학생 조직까지 아우르면 이들이 가지고 있는 앞으로의 가능성은 결코 작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청년 실업 100만이라는 객관적 정세로 봐서도 이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이들이 80년대, 90년대 식의 노학연대 틀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념적으로 이들이 실용주의에 매몰되지만 않는다면, 다시 말해 등투만 가지고 투쟁의 외연을 좁히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면 매우 훌륭한 투쟁의 자산이라 하겠다. 사실 이들은 투쟁 당일 노동자들과 함께 움직이기 보다는 대오에서 빠져 잠실로 향했으며, 전술적으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냈다.('2009 하이서울페스티벌' 중단... 경찰은 연행작전 5월 2일 2신 참조) 상집에 기고, 현장 머리수를 채우거나, 문화 공연에서 아양 떠는 방식이 더 이상 아닌 것이다. 이들이 과연 68세대로 대표되는  유럽의 새로운 좌파와 같이 새로운  운동의 단초가 될지 어떨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정세를 살펴 보았을 때, 2009년  5월 첫 주 주말이 그 여느 때와는 다르게 뜨겁게 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싸움의 성과에 들뜨기 보다는, 이럴 때 일수록 우리의 활력을 재점검하고 저들의 헛점을 분명하게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단순한 정세판단을 넘어 적의 약한 고리를 타격할 수 있는 실천의 무기가 더 날카롭게 벼려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정의 변증법을 유지하며 긍정의 실천을 하는 건 그래서 힘들지만, 고귀하다 하겠다.

- written by REDBRIGADE

 

아래는 5월 2일 촛불 투쟁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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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스크랩]2009/4/25-30

  • 등록일
    2009/04/30 18:40
  • 수정일
    2009/04/30 18:40

용역무죄, 유족유죄

  • 등록일
    2009/04/30 18:16
  • 수정일
    2009/04/30 18:16

용산 철거민에 물대포 쏜 용역 집행유예

 

올해 1월20일 발생한 `용산참사' 전날 철거민들에게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린 혐의(공동폭행)로 기소된 용역업체 관계자들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박진환 판사는 30일 H용역업체 허모 본부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직원 정모 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용산참사 전날인 지난 1월19일 서울 용산구 재개발지역 내 남일당 건물 인근에서 건물 옥상에 있는 철거민들을 향해 물을 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2월9일 용산참사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경찰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물을 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현장 상황을 챙기느라 바빠 그만두라는 지시를 하지 못했다"며 "잘못은 분명하나 고의가 없어 직무유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9-04-30 오후 03:11:48 ⓒ 한겨레 (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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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430 청와대 오찬

  • 등록일
    2009/04/30 17:41
  • 수정일
    2009/04/30 17:41

한국노총 '청와대 점심' 먼저, '강력한 투쟁'은 나중에

장석춘 위원장 등 '청와대 오찬' 참석…'노동절 장외집회'는 취소

기사입력 2009-04-30 오후 3:22:07

역시 한국노총 지도부의 '강력한 투쟁 의지'는 없었다.

정부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예정대로 30일 '근로자 포상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다. 전 방위적인 압박을 받으며 신음하고 있는 공기업노조가 속한 공공연맹 위원장은 예고대로 청와대에 가지 않았지만, 공공연맹은 새달 1일 열려던 집회를 취소했다.

명분은 국무총리실, 감사원, 노동부 등으로부터 공기업노조와의 면담을 약속받은 만큼 "일단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지난 27일 정부에 대해 "엄청난 배신감과 분노"를 피력하며 예고했던 한국노총의 "강력한 투쟁"은 또 한번 소리 없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셈이 됐다.

한국노총 "집중 면담 및 노사 자율 원칙 존중 약속 얻어낸 것이 성과"

공기업 노조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비판하며 '공기업 선진화 2차 과제 중단'을 요구했던 장석춘 위원장 등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노사협력 우수 사업장 포상 등 '근로자의 날' 기념 오찬에 참석했다. 불과 며칠 전 정부를 향해 "역대 독재정권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핏대를 세우던 한국노총 지도부가 정부와 한 자리에서 술잔을 기울인 것이다.

지난 27일 장석춘 위원장은 임금 삭감, 단협 평가 등 정부가 벌이고 있는 공기업 노조에 대한 탄압을 언급하며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청와대 오찬 참석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노총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국무총리실, 감사원, 노동부, 기획재정부를 잇따라 항의 방문해 "노사 자율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또 새달 6일에서 8일 사이에 유관기관과 공기업 노조가 면담을 갖기로 한 것도 성과로 보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일단 대화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강력한 투쟁'은 6~8일 사이 열릴 면담 결과를 지켜본 뒤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연맹이 노동절 기념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 계획이던 장외 집회를 취소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이명박 "한국노총이 있어 내가 자신감을 가진다"

한국노총의 태도 변화에 화답하듯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오찬에서 한국노총을 한껏 치켜세웠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노총이 주도적으로 제안했던 '노사민정 대타협'을 언급하며 "노사민정은 관이 주도한 게 아니라 민이 주도했고,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이 앞서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며 청와대 오찬 불참까지 시사했던 한국노총의 태도 변화에 화답하듯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한국노총을 한껏 치켜세웠다.ⓒ청와대

이 대통령은 '오찬 불참'을 시사했다 입장을 바꿔 자리한 한국노총 관계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있기에 전대미문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5월의 시작은 '근로자의 날'인데, 가정을 지키는 것은 일자리 지키기와 직결돼 있다"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며, 기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노사가 잘 돼야 하기 때문에 한국노총에도 감사를 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불씨는 그대로…'강력한 투쟁' 해프닝의 승자는 정부

문제는 강력한 투쟁을 경고한 뒤 얻은 것은 '대화 테이블'일 뿐,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공기업노조 등에 대한 압박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한승수 총리는 지난 29일 장석춘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사자율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했고, 성용락 감사원 사무총장도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노사관계에 개입할 뜻은 없다"고 말했지만 이는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다.

현재 공기업에 대해 벌이고 있는 감사를 중단하겠다는 약속도 없었다. 노동부가 산하기관 단협 평가 및 시정조치를 전체 공기업으로 확대하겠다던 계획도 그대로다. 이대로라면 공기업 곳곳에서 노사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현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임금 삭감 및 인력 감축 지시는 정부의 공기업 관련 핵심 정책이어서 면담으로 바뀔 가능성도 거의 없다.

불씨는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강력한 투쟁'의 유보로 당장 발등의 불을 끄고 잠시 숨 고르기를 하게 된 것은 한국노총이 아니라 정부다. 게다가 청와대 오찬 불참 및 노동절 장외 집회 해프닝으로 한국노총은 스스로의 말의 신뢰마저 추락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됐다.

/여정민 기자-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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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 등록일
    2009/04/30 15:46
  • 수정일
    2009/04/30 15:46

광주, 문흥동, 카페 'Kenya', 오후 3시 43분. 어제 밤에 광주에 도착해서 그녀 집에서 1박을 했다. 구구는 훌쩍 더 커 있고, 그 사람도 조금씩 살이 오른다. 봄날, 아주 따뜻한 봄날이다. 반팔 면티를 입고, 외투는 벗어 손에 걸친 채로 금남로를 걷고, 문흥동으로 왔다. 그녀의 직장이 있는 곳. 난 여기서 한 세 시간 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산다는 건 이렇게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며, 기웃거리다가, 또 잠시 쉬었다 출발하는 것이리라. 마음에 한 고향이 있다면, 어디든 미련을 둘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는 건 그래서 본질적으로 유목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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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8

  • 등록일
    2009/04/28 09:05
  • 수정일
    2009/04/28 09:05

서울, 흑석동, 오전 8시 59분. 6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을 마치고, 샤워까지 끝낸 시간이 8시  40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덕을 이제야 보는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그닥 피곤하지 않다. 체중도 많이 줄었다. 과체중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재어 본 결과는 79.40. 87을 육박하던 석달 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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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생각이 많다. 운동을 하면서도, 집에 돌아 오는 길에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그득하다. 지금은 그대로 남아 보자는 생각이 더 많다. 한동안 넉살 좋게 지내는 것도 나와 조직을 위해서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 말이다. 이번 금요일까지는 생각을 정리해서 우리 사수에게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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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6

  • 등록일
    2009/04/26 12:44
  • 수정일
    2009/04/26 12:44

광주, 전남대, 'Kenya', 오후 12시 37분. 광주 터미널에 떨어진 시간이 오후 1시 30분이고, 전남대 쪽으로 온 것이 2시 경이었다. 구구와 같이 밤을 보내고, 아침 10시경 일어 났다. 흐린 날씨, 조금 낯선 풍경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주위가 다소 낯설다. 아마 그때까지 꿈의 잔영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의 낯설음은 이상하게도 애잔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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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갈림길에 항상 서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한 쪽은 명분을 지키는 쪽이고, 다른 한 쪽은 경제를 고려하는 쪽이다. 내 성향상 보통 전자를 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은 후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실 '경제'만 걸린 일도 아니다. 내가 계속 일을 한다는 것이 조직에 어떤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미약하지만 그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상사가 누구든 상관 없이 말이다. 좀 더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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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사진들. 요즘 완전 말썽꾸러기 모드다. 내가 오면 겁을 좀 내는데, 그녀와 둘이 있을 때면 그렇게 그녀를 괴롭힌다. 손과 발을 할퀴고, 물고, 난리다. 이 녀석 좀 더 크면 이런 장난도 사라질 것이다. 하긴 지금도 부쩍부쩍 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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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노동자 집단 폭행

  • 등록일
    2009/04/24 13:39
  • 수정일
    2009/04/24 13:39

“경찰 7~8명, 수갑 채우고 노동자 집단 폭행”

[비정규직 24시] 민주노총 비난, 판사에게 면박 당한 후 화풀이?

2009년 04월 24일 (금) 09:06:08 권수정

 

 4월 21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는 지난해 12월 17일 동희오토공장 정문에서 있었던 경찰과 지역노동자들의 몸싸움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이백윤지회장을 비롯한 4인의 노동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있었다.

 

판사의 질문, 경찰을 당혹케 하다

영장실질심사에서 있을 법한 질문과 답이 오가던 막바지에 판사가 갑자기 참관석을 보며 말한다. “여기 담당 경찰 와있지요? 예. 좀 일어나 보세요. 제가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영장 청구하는 이유가 도주의 우려가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미 1월 17일, 조사가 다 끝난 사건을 2월도 아니고 3월도 아니고 왜 4월이 되어 이제야 청구합니까?” 추가조사가 있었고, 사측이 고소를 추가로 냈고 우물쭈물 중언부언 대답하니까 판사가 자료를 뒤적이며 다시 묻는다. “추가조사도 2월초에 한사람 한게 다고, 사측이 고소를 더 낸것도 12월 24일에 이것저것 낸것 같은데, 여기 이것말고 추가로 더 있나요? 아니 상식적으로 그동안 피의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이미 말도 다 맞추고 다 하지 않았겠어요?” 요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었다면 진즉에 영장청구하지 왜 이제야 하느냐고 묻는건데 얼굴이 빨개진 경찰이 대답을 제대로 못한다. 참 별스럽네. 판사가 참관인석의 경찰에게 질문도 하는구나.

 

경찰, 노동자에게 집단 폭행

영장실질심사를 끝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경찰서 유치장에서 기다려야 하는 동지들이 경찰차에 타기전에 인사를 하고 집으로 왔는데 저녁늦게 민주노총 지역본부 동지에게 전화가 왔다. “이백윤, 박태수가 경찰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어요” 영장실질심사 끝난후 경찰서에 도착해서 담배한대 피우고 들어가자 했더니 “들어가라면 잔말 말고 조용히 들어가 이 새끼들아!”, “미친새끼들, 또라이 아냐” 갑자기 ‘손0’라는 경찰이 반말로 욕설을 하기 시작했고 “수갑채워!” 소리와 함께 7~8명이 달겨들어 집단폭행을 했다. “내가 짬밥이 몇 년인데, 야! 근거 안남게 CCTV 안찍히는데서 해.” 구석으로 끌어가서 발로차고 쓰려트려 무릎으로 목을 누르고 팔을 뒤로 꺽어 수갑을 채웠다. 바닥에 눌려있는 박태수동지의 머리를 잡아 바닥으로 쾅쾅 내리쳤다. 안경이 부러졌다. 서너명의 경찰이 사지를 들어 유치장으로 쑤셔 넣었다. 그와중에 경찰 한명은 주먹을쥐고 중지와 검지사이에 엄지손가락을 넣어 눈앞으로 들이밀며 히죽대고 웃었다. 유치장안에 수갑으로 결박한채 2시간이 넘게 방치했다. 다음날 오전 9시가 되자마자 면회를 하는데 어제밤 폭행당한후 이백윤, 박태수 두동지가 책임자의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을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면접 신청서를 달라고 해도 안주고 경찰청 인권보호센타에 전화하겠다고 요청했더니 수감자는 전화를 쓸수없다고 한단다. 안경이 없는 박태수동지는 얼굴 한쪽이 부어있다. 일단 병원에가서 치료도 하고 진단서도 끊어야 하니 병원에 가는 것을 더 이상 거부하지는 말라고 당부하고 나왔다.

 

'내가 미쳤구나'

서산경찰서 앞에서 돌아가며 1인시위를 하며 병원에가기 위해 나올 동지들을 기다리는데 12시가 넘어가니 대책없이 불안해진다. 9시에 면회하고 나오며 경찰에게 병원에는 보내달라고 했을 때 보내준다고 했다. 그런데 아직 안나오고 있으면 뭔가 문제가 생긴거다. 확인해보니 병원에 이송되는 동안 수갑외에 포승줄까지 2중결박을 해야 한다고 해서 거부하고 싸우고 있단다. 1인시위를 하며 경찰서 앞에 섰는데 심장이 펄럭인다. 킨텍스에서 기자회견후 일산경찰서에 연행되며 폭행당하고 '은갈치'에게 조롱당하고 나온것이 불과 2주 전이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당장 할 수 있는 성명서라도 써달라고, 일산경찰에는 은갈치가 있더니 서산경찰에는 양아치 같은 것들만 있다고, 이런 일이면 지역 노동자들이 벌떼같이 한걸음에 달려와 항의하고 때려 엎어야 하는데 그럴 힘이 없다고. 그래서 서산경찰 앞과 대전도경 앞에서 일인시위만 하고 있다고, 하루 종일 정신없이 왼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을 찾으러 이주머니 저주머니 뒤지다 문득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을 보며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람, 내가 미쳤구나!’

 

바보같이 자꾸 눈물이 난다

어디 두고보자 이를 갈아도 시원치 않은데 바보같이 눈물이 자꾸난다. 안에서 단식하면서도 소리지르며 기를 쓰고 싸우는 동지들 있는데 정신 똑바로 차리자. 한나절을 싸워서 수갑만 하고 병원에 다녀온걸 확인하니 저녁 6시가 넘었다. 저녁 8시경 마지막으로 면회를 하는데 두동지모두 목이 다 쉬어있고 눈에 띄게 수척하다. 특히 안경이 없는 박태수는 더 힘들어 보인다. “박태수 동지 말대로 경찰이 폭행하다 망가뜨린 안경은 경찰에게 요구해서 투쟁을 해서 받아야 하는데......일단 안경 새로 사서 넣어줄 테니까 그만 고집부리고 안경 쓰자.” 낮에 면회할 때만해도 경찰이 사주기 전에는 안 쓴다고 버티더니 웃으며 그런단다. 밥 먹으라는 말도 못하면서 푹 자고 물 많이 먹으라고 체력의 안배도 해가며 싸워야 하니까 힘내라고 말하고 나오며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짬밥이 오래 돼서 유치장 안에서 수용자를 팰 때는 어느 구석에서 때리고 밟아야 CCTV에 안 걸리는 지도 알고 그걸 자랑하면서 때리는 경찰을 상대로 내 동지들이 단식을 하고 싸우는데 물 많이 먹고 힘내라니, 내일은 지역의 동지들이 한꺼번에 달려와서 우리가 응징하고 투쟁해서 사과 받아 낼 테니 구속된 동지들은 그저 자기 몸 하나 건강하게 잘 챙기라고, 그만 밥 먹으라고 말 못하고 나오는 발걸음에 설움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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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9

  • 등록일
    2009/04/19 12:29
  • 수정일
    2009/04/19 12:29

광주, 전남대 예대 뒤, 카페 'Kenya', 오후 12시 11분.  어제 2시 쯤 도착했다. 광주 시내에 그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바로 갔고, 그녀는 거기 서 있었다. 화사한 모습으로 웃으며. 봄날에 외출 나온 새같이. 배가 고프다는 그녀. 곧장 인도식 카레집으로 갔다. 카레 두 접시, 란(인도식 빵) 한 접시, 그리고 밥까지 먹으니 배가 불렀다.

 

우린 둘 다 인도를 가고 싶어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녀는 예전부터 또 남미가 가고 싶다고도 했다. "따뜻하니까"라고 그녀는 말한다. 내 전공이 전공이니 만큼 프랑스로 가자고 해도, 그녀는 "거긴 너무 추워"라며 근심어린 얼굴을 한다. "아니야 남쪽 지방은 그리 춥지 않아요"라고 해도 그 표정이 가시지 않는다. 하긴 조금이라도 찬 바람이 불면 몸을 오도도 떠는 사람이니 걱정되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시내를 좀 돌아 다닌다. 내가 청바지를 하나 사고 싶어 한다는 걸 아는 그녀는 연방 청바지 쪽으로 눈이 가고, 그녀 여름 구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난 연신 여자 구두 쪽으로 시선이 간다. 결국에 그녀가 "나 구두 때문에 형 청바지 안 사려는 거지?"라고 묻는다. 난 "아냐, 그게 아니고, 당신 구두가 먼저니까 ... "라며 웃으며 말끝을 흐린다. 괜찮다, 난 청바지가 많으니까, 그리고 면바지도 몇 벌 있다. 서울 가서 돈이 더 생기면 여름 난방이나 하나 사면 된다.

 

나와 그녀, 경임이와 나리를 만나는 찻집. 둘 다 더운 날씨에 급히 와서 그런지 약간 지쳐 보인다. 나리는 더위를 많이 타니까 더 그럴 것이다. 게다가 과외 갈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했다. 아무리 일을 해야 하지만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한다고 말해 준다. 그래야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경임이는 우리 둘을 신기한듯 살핀다. 그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이 아이는 이제 곧 애인이 제대한다. 앞으로 지낼 일들을 꿈꾸며, 또는 걱정도 살짝 하며, 우리 둘을 롤모델로 삼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이 아이들에 비해 우린 정말, 산전수전 다 겪은 연인이다. 이제 다음 달이면 9주년이고, 그 사이 한 번 헤어졌으며, 여러 번 싸웠고,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지금도  둘이 있을 때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구구는 그새 더 촐삭거리는 녀석이 되었다. 온 방 안과 부엌을 뛰어 다니고, 긁고, 몸을 곧추 세웠다가는, 휭-하니 달리더니, 신발 안으로 기어이 들어 가려고 애쓴다. 난 간혹 '쥐꼬리' 장난감으로 같이 놀아 준다. 나 없을 때 구구가 있어 그녀가 그래도 소소하게나마 재미날 것이라 생각하니 녀석이 무척 기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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